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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아, 미얀마! ‘피의 일요일’ - 피로 물든 미얀마, 군부 강경진압으로 사망자 속출 - 아웅산 수치의 행방도 묘연, 군부가 철저하게 감시중인듯 - 문제는 중국, 군부 지원하며 反美정권 구축 의도
  • 기사등록 2021-03-01 17:02:59
  • 수정 2021-03-01 17:2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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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로 물든 미얀마, 군부 강경진압으로 사망자 속출]


미얀마의 일요일, 군부 퇴진을 요구하는 시민들의 시위를 무력으로 강경 진압하는 과정에서 사망자가 속출했고 이로 말미암아 미얀마의 양곤, 다웨이, 만덜레이 등의 대도시를 피로 물들이는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이 쿠데타 반대 시위대에 실탄과 최루탄을 사용하면서 사망자 보고가 속출한 것이다.


지난달 1일 군부의 쿠데타 이후 쿠데타 반대 시위는 대체로 평화롭게 이뤄졌으나 경찰과 군부 강경세력이 지난 2월 27일부터 폭력 진압을 시작하면서 28일 최악의 상황까지 몰려간 것이다.


유엔인권사무소는 28일 최대 도시 양곤과 남부 해안도시 다웨이 등에서 군경의 발포로 최소 18명이 사망하고 30명이 다쳤다고 발표했다.


28일 SNS에 공개된 영상에는 경찰이 달려들자 도망가는 시위대의 모습과 거리에 임시로 만든 바리케이드가 세워지고 몇몇이 피투성이인채로 쓰러진 모습이 그대로 전파됐다.


찰스 마웅 보 미얀마천주교 추기경도 “나라가 전쟁터를 방불케 한다”고 트위터에 올렸다.


로이터 통신 또한 “시위가 시작된 이래 가장 핏빛으로 물든 날이었다”며 “군경은 시위대를 향해 발포하고 최루가스를 터뜨렸다”고 전했다.


미얀마의 최대 도시 양곤에서는 군경이 아침 일찍부터 집결한 시위대를 해산시키기 위해 여러 방향에서 발포했으며, 가슴에 총탄을 맞은 한 남성이 병원으로 후송됐지만 숨졌다고 현지 언론들이 의료진을 인용해 보도했다.


BBC는 양곤의 비디어 저널리스트의 영상을 인용해 이렇게 보도했다.


“양곤의 흘레단 거리에 도착하자 구급차 한 대가 내 옆을 지나갔다. 한 남성이 총에 맞았다는 소리를 들었다. 내가 그곳에 달려갔을 땐 사람들이 이미 그를 구급차에 싣고 난 후였다. 몇 분 후, 더 많은 시위대가 도로를 점거하고 방패와 카트로 경찰의 진입을 봉쇄하기 시작했다. 더 많은 사람들이 속속들이 도착했고 자리에 앉아 구호를 외치고 있었다. 인파가 너무 많아 끝이 보이지 않았다. 이곳에서 두 명이 총에 맞아 숨졌고 한 명은 큰 부상을 입었다. 그러나 시민들은 후퇴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라비나 샴다사니 유엔 인권사무소 대변인은 “미얀마 시민들은 평화롭게 집결하고 민주주의의 회복을 요구할 권리가 있다. 비폭력 시위대에 대한 무력 사용은 국제 인권 규범 하에서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고 말했다.


시위대는 저항을 계속하고 있다. 한 시위자는 “그들이 우릴 밀면 우린 일어날 것이고, 그들이 우릴 공격하면 우린 막을 것이다. 결코 군홧발 앞에 무릎 꿇지 않을 것이다”라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다른 시위자는 AFP통신에 “우리가 도착하자마자 경찰은 사격을 개시했다. 아무런 경고 메시지도 없었다. 몇몇은 부상을 입었고 어떤 교사들은 여전히 이웃의 집에 숨어있다”고 말했다.


제2의 도시인 만달레이와 다웨이에서도 경찰의 발포로 사망자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미얀마 동남부의 도시 다웨이에서는 치안 병력이 시위대를 해산시켰는데, 이 과정에서 실탄이 사용됐다는 보도가 나왔으며 활동가들은 BBC에 다웨이에서 네 명이 숨졌다고 말했으며, 만덜레이에서 열린 대규모 시위에 대해서도 경찰은 물대포를 사용하고 공중에 사격을 했다. 일각에서는 사망자 숫자가 10명을 넘어섰다는 주장도 나왔다.


시위대에 대한 무차별 체포·연행도 강도가 더욱 세지고 있는데, 지금까지 시위 중 체포된 사람들의 수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미얀마 정치범지원협회(AAPP)는 이를 850명 정도로 추산하고 있으나 이번 주말에만 수백 명이 더 구금된 것으로 알려졌다.


AP 통신도 “군경의 시위대 해산 수법이 더욱 가혹해지고 있다”며 “체포된 시위대원 상당수가 악명 높은 정치범 수용소인 양곤 외곽의 인세인 감옥에 갇히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국제인권단체 휴먼 라이츠 워치는 이날 성명을 발표하고 “미얀마 군경이 전국 각지에서 유혈 진압 강도를 높이고 있다”며 “이는 묵과할 수 없다”고 했다.


이러한 유혈사태는 이미 예견되었다. 이번 쿠데타를 주도한 미얀마군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이 지난주 시위에 대처하기 위해 최소한의 무력수단을 사용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기 때문이다.


[아웅산 수치는 어디에 있나?]


미얀마에서 쿠데타가 발생하면서 아웅산 수치 미얀마 국가고문의 행방이 주목받고 있다. 26일 미얀마 현지 언론인 ‘미얀마 나우’는 수치 고문이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의 익명 소식통을 인용해 “쿠데타가 발생한 후 수도 네피도의 자택에서 구금돼왔던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이 최근 모처로 옮겨졌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도 이 소식통은 “우리는 수치 고문이 현재 어디에 구금돼 있는지 모른다”고 밝혔다.


다른 NLD 고위 관계자도 수치 고문의 구금 장소가 기존 네피도 자택에서 다른 곳으로 변경됐음을 확인해줬다고 미얀마 나우는 전했다.


수치 여사는 지난달 22일 미등록 무전기와 코로나바이러스 방역 수칙 위반 혐의로 법원에 출두할 예정이었으나 수치의 변호사는 수치와 대화를 할 수 없었다고 한다. 그리고 3월 1일에도 화상 재판을 받을 예정이었다.


수치 여사와 관련하여 수치의 지지자들과 국제사회는 수치의 석방과 작년 11월 선거 후 성립된 정부의 복구를 요구하고 있다.


[문제는 중국, 군부 지원하며 反美정권 구축 의도]


그런데 군부 쿠데타의 배후에 중국이 자리잡고 있다는 소문이 미얀마 내에 퍼지면서 反中여론도 거세지고 있다.


특히 쿠데타를 규탄하려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성명에 중국이 러시아와 함께 반대한 사실도 시위대가 중국을 미얀마 군부의 '뒷배'로 지목하는 이유다.


지난 2월 9일에는 SNS에 중국에서 출발한 항공기 5대에 “미얀마의 민주롸 운동을 저지하기 위한 만리방화벽 기술을 전수할 IT 전문가와 통신 장비가 내렸다"는 주장이 사진과 함께 퍼지면서 미얀마 국민의 반중 정서가 전국적으로 확산하고 있다.


‘만리방화벽’이란 민감한 정보를 걸러내기 위해 사용되는 강력한 인터넷 검열 시스템으로, SNS, 검색 엔진, 가상사설망 등을 검열하고 통제하는 데 사용된다.


중국대사관은 이 물건이 수산물이라 주장했지만 쿠데타 이후 사실상 모든 외국 항공기의 양곤 공항 착륙이 금지된 가운데 중국 화물기만 착륙했고, 화물의 모양이 중국 당국이 주장하는 것처럼 수산물이 아니라 무기일 가능성도 제기되면서 미얀마 국민들의 반발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로힝야 박해와 학살에 대해 연구해온 미얀마의 민주화 운동가 마웅 자니 박사는 "민 아웅 흘라잉이 또다른 독재자로부터 공대공유도탄을 구입했다"면서 "미사일이 양곤에 도착했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여파로 양곤의 중국대사관 앞에서는 연일 반중시위가 열리고 있다. 시위대는 중국 시진핑 주석과 미얀마의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이 악수하는 사진 위에 '미얀마 군사 독재자 지지를 멈추라'는 글귀가 적힌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쳤다. '전 세계가 미얀마 국민 편인데, 중국만 군사정권 편'이라고 적힌 팻말도 보였다.


시위에 참여한 한 유치원 교사는 “많은 사람이 쿠데타 배후에 중국 공산당(중공)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렇게 국제사회가 지난 2월 1일 발생한 미얀마 군부 쿠데타를 일제히 비난하며 규제 움직임을 보여온 반면, 중국은 “미얀마의 쿠데타가 군사정변이 아닌 ‘내각 개편’으로 단정”하면서 사실상 지지 의사를 표했다. 그러다가 각국의 반발이 거세지자 “정치·사회적 안정을 되찾아야 한다”고 하는 등 발을 빼는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미국의소리(VOA)는 중이 미얀마에서 중대한 경제적·전략적 이익을 얻고 있으며 미얀마의 입장을 지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의 미얀마 군부지지 움직임에 대해 1인 미디어 운영자 장펑은 “중국이 미국의 정권이 바뀌고 대중국 정책이 상대적으로 느슨한 시기를 이용하고 있다”면서 “중국이 대만 문제를 해결하려면 미국과 전쟁을 벌일 각오를 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미얀마라는 전략적 요충지가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미얀마는 어떤 나라인가?]


‘버마(Burma)’라는 이름으로도 알려진 미얀마는 영국의 식민지였다가 1948년 독립했다. 여기서 버마라는 이름은 국가의 대부분을 구성하고 있는 버마족에서 출발했다.


미얀마는 국호가 미얀마로만 불려지는 것이 아니다. 많은 나라들이 미연마(버마) 식으로 병기하고 있다.


프랑스와 일본, UN은 현 체제의 자주성을 인정하여 미얀마로 부르지만 미국과 영국은 군사 독재로 수립된 현 정부의 정통성을 부인하면서 과거의 버마라는 국호를 고수하고 있다.


미얀마 국민들도 일상생활에서는 버마라는 국호를 사용하지만 공식적인 자리나 출판물에서는 미얀마를 사용하고 있다.


미얀마 군부 쿠데타는 이번이 세 번째로 대부분의 역사가 군부 통치의 역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1948년 영국으로부터 독립했는데, 이때 독립을 주도한 인물이 아웅상 수치의 부친인 국민영웅 아웅산 장군이다. 독립후 정치적 혼란을 거듭하다 1962년 3월 네윈 육군총사령관이 쿠데타를 일으켜 우누 총리를 제거하고 권력을 장악했다.


네윈은 26년간 독재 정치를 이어오다가 1988년 이른바 ‘미얀마의 봄’ ‘8888 민주화 항쟁’으로 물러났다. 하지만 그해 9월 국방장관 소우마웅이 친위 쿠데타를 일으켜 민주화 운동은 막을 내리고 말았다.


1988년부터 가택 연금됐던 아웅산수치는 2015년 총선에서 승리하며 2016년 3월 민간에 의한 민주 정부를 탄생시켜 미얀마에 희망의 등불을 밝혔다. 그리고 11월 총선에서 아웅산수지가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은 지지율을 더 높이며 하원 58.6%, 상원 61.6%를 차지했지만 이번 쿠데타로 그는 국가고문 자리에서 실각하고 다시 구금되는 신세가 됐다.


군부는 11월 선거에 대대적인 부정이 있었다며 쿠데타를 정당화하고 있으나 미얀마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를 부인하고 있다.


문제는 아웅산 수치 여사가 늘 군부와 대립하는 듯 보이지만 그 역시 군부와 상생관계를 유지해 왔다는데 있다. 특히 민주화 이후 군부와 결탁해 소수민족인 로힝야인을 탄압하며 정치적 이득을 취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사실상 이번 쿠데타도 지지율이 너무 높아진 민간 정부와 군부 사이의 권력 밸런스를 조정하기 위한 과정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얀마 사태에 관심 가져야 한다]


지금 미얀마인들이 군부에 의해 길거리에서 피를 흘리고 있다. 민주주의를 위한 이 투쟁에 전 세계인들이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는 국제사회가 나서야 인명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 세계인들이 미얀마를 상대로 쿠데타의 불법성을 지적하고 민주화를 지지한다는 의사 표명을 강력하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 미얀마의 시위를 주도하는 이들은 ‘MZ세대’ 젊은이들이다. 이들은 지난 2015년 민주정부가 들어선 이래 자유와 권리, 그리고 풍요를 맛본 이들이다. 이들은 사회주의의 가치관을 버리고 민주주의를 사수해야 한다면서 길거리로 나섰다.


이러한 젊은이들의 분노에 공무원⋅경찰⋅의사⋅상인들도 시위에 적극 참가하고 있다.


이러한 미얀마인들의 분노에 우리도 동참해야 하지 않겠는가? 지금 미얀마인들은 오른손의 검지, 중지, 약지 세 손가락을 내세우는 표시로 군부에 저항한다는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 아마도 이 세 손가락이 자유·선거·민주주의 혹은 프랑스 혁명의 자유·평등·박애를 의미하는 것이 아닌가 보여진다.


그래서 우리도 손가락을 펴 그들에게 응원하고자 한다.


힘내라! 미얀마인들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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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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