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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1-02-25 17: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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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자유북한운동연합]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 인권 문제를 중시하겠다는 기조를 밝힌 가운데, 북한으로의 정보 유입을 대폭 강화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 될 것이라는 제안이 나왔다. 외부 정보 유입은 북한 체제의 근간을 흔들며 북한인들에게 “김정은 정권이 없는 북한”을 대안으로 제시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미국의소리(VOA)는 25일 “워싱턴의 많은 전문가들은 북한 인권 상황에 즉각적이고 가시적인 효과를 줄 수 있는 조치로 외부 정보 유입을 꼽고 있다”면서 “바깥 세계로부터 완전히 단절된 채 ‘김일성 왕국’이 돼 버린 북한에 외부 정보 유입은 체제를 흔드는 극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전했다.


전제군주를 능가하는 권력을 휘둘러온 김씨 일가가 각종 외부 매체와 대북 전단 등을 거칠게 비난하며 한국을 위협하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라는 것이다.


VOA는 이어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의 말을 인용해 “우리는 김정은이 외부 정보에 대한 과민한 반응을 보인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하지만 한국과 미국은 평화를 유지하고 여기에 전념하도록 북한에 영향력을 행사하는데 정보 유입을 거의 활용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베넷 박사가 지적한 정보 유입의 파급력은 오바마 행정부 당시까지만 해도 미 정치권에서 공공연히 제기했던 중요한 대북 제안이었다.


외부 세계의 정보 유입은 북한 정권의 취약점을 파고드는 강력한 ‘무기체계’인데 미국이 이를 채택하지 않고 있다는 이런 인식은 한때 미 최고위 정보 당국자의 발언을 통해 공론화되기도 했다.


제임스 클래퍼 전 미국 국가정보국장(DNI)은 재임시인 2016년 10월 미국외교협회(CFR) 세미나에서 “미국이 훌륭한 무기인 정보를 활용하지 않고 있어 답답하다”며 “정보야말로 북한이 매우 우려하는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특히 “비무장지대를 따라 대북확성기 방송을 하거나 민간단체들이 전단을 북한에 떨어뜨리면 그들은 완전히 미쳐버린다(go nuts)”고 말했다.


실제로 북한은 지난해 12월 ‘반동사상문화배격법’을 제정하고 외국 영상물과 라디오 방송, 출판물 유포자의 최고 형량을 사형으로 상향하는 등 외부 정보 유입을 막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베넷 연구원은 “북한이 독설에 찬 대남, 대미 심리전을 벌여왔지만, 한국과 미국은 역시 이에 대응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씨 일가가 한반도를 지배하기 위한 방편으로 지속적이고 공개적으로 미-한 동맹 분리를 시도해 왔는데, 한국과 미국은 북한의 이런 캠페인을 막기 위해 무엇을 하고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2004년 미 의회에서 채택된 뒤 세 차례 연장된 북한인권법은 북한의 인권과 민주주의 증진을 위해 민간단체와 비영리 기구에 재정을 지원하며 기존 라디오 방송 외에도 휴대용 저장장치, 휴대전화, 근거리 통신망인 와이파이, 무선인터넷 등 모든 수단을 활용해 대북 정보전달에 나서도록 했다.


워싱턴의 인권 전문가들은 북한인권법의 이런 지침을 근거로 “대북 정보 전달은 미국의 자유민주주의 가치에 부합하는 사명이자 미국법에 명시된 의무”라고 강조해 왔다. 특히 이 과정에 북한 내부 사정을 누구보다도 잘 아는 탈북민들을 적극 참여시켜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수잔 숄티 북한자유연합 대표는 “북한에 정보 유입을 확대하는 데 있어 탈북민들에게 힘을 실어줘야 한다”며 “미국은 대북 정보 유입을 독려하고, 한국의 문재인 정부가 현재 하는 것과 달리 이를 중단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한국 정부는 지난해 말 대북전단금지법을 공포하고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대북 확성기 방송이나 시각매개물 게시, 전단 등을 살포할 경우, 최대 3년 이하 징역 혹은 3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으로 처벌할 수 있도록 했다.


국무부 관계자는 지난 3일 한국의 대북전단금지법에 대한 질문에 “우리는 세계정책으로서 인권과 기본적 자유의 보호를 옹호한다”며 “북한에 정보를 자유롭게 유입하기 위한 캠페인을 계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는 북한인들의 정보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비정부기구(NGO) 커뮤니티와 다른 나라의 파트너들과 함께 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북한인권위원회(HRNK)는 지난달 바이든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에서 “대북 정보 유입을 활성화해달라”며 “북한에 긍정적이고 평화적 변화를 가져올 장본인은 북한인들인 만큼, 이들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 외부 세계가 할 수 있는 최선의 행동은 북한 정권에 의해 금지된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라고 제안했다. 특히, “라디오와 인터넷, 기타 매체를 통해 북한에 보낼 새롭고도 적절한 내용을 개발하고, 이런 정보를 전송하는 데 대해 바이든 행정부가 지원을 강화해 북한인들이 처한 강제적 고립을 끝내 달라”고 촉구했다.


인권 전문가들은 외부 정보 유입이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북한 주민들의 의식을 일깨워 결국 북한 정권의 존립을 위협할 가장 직접적인 체제 변혁 수단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들은 북한 내부 동력에 의한 “김정은 정권의 제거”를 핵 개발과 인권 유린을 포함한 북한 문제의 유일한 해법으로 인식하고, 지난 몇 년 동안 북한 관련 논의에서 금기시돼 온 “정권 붕괴” 전략을 다시 수면 위로 올리고 있다.


숄티 대표는 “지금이야말로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 당국자들에게 손을 뻗어 대안을 제공하고 ‘김정은 정권이 없는 북한’을 생각해 보는 최적기”라고 말했다.


이어 “(김정은에게) 처형당했거나 탈북한 엘리트들은 ‘김정은 없는 북한’이 실현돼야만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하지만 누가 대안을 제공할 것인가”라고 물었다.


실제로 김정은 정권의 속성을 가장 가까이서 경험한 북한 엘리트 출신들은 북한의 ‘뇌수’로 간주되는 김씨 일가를 그대로 놔둔 채 북한 문제에서 근본적인 진전을 이루는 것은 애초에 불가능하다는 인식을 공유해왔다.


북한 노동당 39호실 고위 관리 출신인 리정호 씨도 지난해 12월 VOA와의 인터뷰에서 북한 문제의 해법은 정권 교체뿐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북한 내부 변화에 따른 정권의 제거를 유도하기 위해선 김정은 체제에 반감을 품은 북한 엘리트 계층을 활용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접근법이라고 제안했다.


숄티 대표는 “북한 엘리트들은 아침에 눈을 뜨면 김정은에 대한 전적인 헌신 아니면 죽음이라는 두 가지 선택밖에 없다”며 “이제는 세 번째 옵션을 제공해 그들이 북한을 완전히 바꿔놓고 김정은의 압제에서 벗어나 커다란 잠재력을 발휘하는 데 일익을 담당하도록 해야 할 시기”라고 강조했다.


북한이 1990년대 중반 고난의 행군 시기 이후 오히려 핵무력을 증강하고 전대미문의 3대 세습까지 강행하며 30년 가까이 건재를 과시하자 워싱턴에서는 ‘붕괴 시나리오’가 더는 유효하지 않다는 주장이 우세했지만, 여전히 물밑에서는 실현 가능성이 측정되고 방법론이 제시돼 왔다.


또 이런 분위기는 내부 논의에 그치지 않고 미 의회에서 법제화를 통해 공론화되기도 했다.


2017년 재승인된 북한 인권법이 북한의 정권 붕괴(governmental collapse) 상황에 대비해 취해야 하는 행동을 ‘의회의 인식(sense of Congress)’에 담은 것이 대표적이다. 구체적으로는 “북한의 현 정권이 붕괴하거나 지도부에 중요한 변화가 있을 경우 지역의 안정과 안보, 미국의 핵심 이익에 영향을 줄 수 있고 이웃 국가들에 상당수의 난민이 유입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한편 인권 전문가들은 북한에 대한 정보 유입 외에도 지난 2년여 동안 적극 추진되지 못한 북한 인권 개선 활동을 전방위적으로 되살려야 한다며, 특히 북한 인권 중시 기조를 다시 내건 바이든 행정부가 이 문제에 소극적인 한국의 동참을 압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 필 로버트슨 아시아담당 부국장은 VOA에 “바이든 대통령은 문재인 한국 대통령과 대화할 때 북한 인권 문제를 분명히 포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로버트슨 부국장은 “청와대가 북한 인권을 완전히 무시하는 것은 수치스러운 일이자 미국이 문제를 제기해야 할 사안”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북한인들은 현재 한국으로부터 받는 것보다 더 나은 인권 옹호 지원을 받아야 마땅하다”고 말했다.


더 나아가 “김정은과 평양의 지도부에 인권 유린 정책을 끝내라는 범 세계적인 압박이 가해지도록 북한의 이같은 인권 침해를 전 세계가 볼 수 있게 파헤쳐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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