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북한이슈] 불같은 분노 폭발한 김정은, 도대체 왜? - 김정은의 격노, 북한의 현재 상황 그대로 보여줘 - 한달만에 경제부장 경질, 경제계획 수립에 불만 - 경제악화의 책임, 실무진에게 떠넘기면서 공포정치
  • 기사등록 2021-02-15 13:04:08
  • 수정 2021-02-15 16:42:24
기사수정


▲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분노를 표시하는 김정은 [사진=조선중앙TV 캡쳐]


[김정은의 분노? 김정은식 충격요법]


북한의 조선중앙TV는 12일 저녁, 김정은 총서기가 얼굴이 붉게 상기돼 손가락질을 하고 손을 책상에 내려치는가 하면 간부들을 일으켜 세워 공개 망신을 주는 장면을 여과없이 그대로 방송했다. 53분여의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2차전원회의에 관한 보도”에서 김정은이 경제 실패 책임을 물어 간부들을 질책하고 화를 주체 못 하는 모습을 삭제없이 방영한 것이다.


지난 8일부터 11일까지 4일간 평양에서 열린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2차 전원 회의는 지난달 당 8차 대회와 전원 회의를 개최한 지 한 달도 못 돼 ‘준(準)당대회’ 격인 전원 회의를 소집한 것부터가 이례적이었다.


김정은은 이날 회의에서 작심한 듯 간부들을 질책했다. 조선중앙TV와 노동신문이 보도한 바에 따르면 김정은은 “내각에서 작성한 올해 인민 경제 계획이 그전보다 별로 달라진 것이 없다. 계획을 낮춰 세우는 폐단이 나타났다”면서 각 분야별로 조목조목 문제점들을 지적하기 시작했다.


김정은은 이어 “내각에서 작성한 올해 인민 경제계획이 그전보다 별로 달라진 것이 없다”며 “내각이 주도적인 역할을 하지 않았으며, 성(부서)에서 기안한 숫자를 기계적으로 종합하다 보니 어떤 계획은 현실 가능성도 없이 높여 놓고 어떤 부문에서는 반드시 해야 할 것도 계획을 낮추는 폐단이 나타났다”고 강력하게 비판했다.


김정은은 이어 “허풍을 피할 수 없게 했다” “보신과 패배주의의 씨앗” 등의 강한 용어들을 쓰면서 질책을 이어가더니 “(수십 년간 국가 경제 위에 군림해온 특수 기관의 행태에 대해) 혁명의 원수, 국가의 적” “반당적, 반국가적, 반인민적 행위”라며 “전면적인 전쟁을 벌이기로 결심했다”면서 분노는 극에 달했다. 그러면서 “당권, 법권, 군권을 발동해 단호히 쳐갈겨야 한다”고 했다.


[한달만에 경제부장 경질, 경제계획 수립에 불만]


김정은은 이러한 분노를 표시하면서 지난달 10일 경제부장으로 임명했던 김두일을 경질하고 11일 오수용을 새로 임명했다.


이날 조선중앙TV는 김정은의 오른 팔인 조용원 당 조직비서가 김두일을 일으켜 세운 채 뭔가 질책하는 장면을 그대로 방영했다. 그리고 노동신문은 이 장면을 사진으로 내 보냈다. 그리고 이 사건 이후 김두일은 해임됐다.


이는 지난달 노동당 전원회의 이후 김두일 경제부장이 주도해 세운 경제계획이 보신주의에 치우쳐 적당히 세웠다고 평가하면서 만족스럽지 못하다고 판단하고 김두일을 전격 경질하면서 분위기 쇄신을 노렸다는 것이다. 이미 지난 한 달전에 대대적인 인사를 했음에도 충격을 줄 뭔가가 필요했다는 의미다.


사실 김두일은 부임 한 달만이라 업무파악도 다 못했을 가능성이 높다. 결국은 김두일은 ‘본보기식 문책인사’로 밖에 설명이 안된다.


김정은은 이날 목표를 높게 잡은 농업 부분을 ‘허풍’이라고 질책했고, 반대로 너무나도 낮은 목표를 제시한 전력 분야 담당자들에게는 ‘보신주의’로 지적했다.


특히 북한은 이날 진행된 전원회의를 지방 및 공장ㆍ기업소 간부들이 화상으로 방청하도록 했다. 이는 이번에 세운 계획을 기준으로 ‘실적’에 미달하거나 불성실하게 목표를 내놓으면 최고존엄으로부터 질타를 받는다는 기강잡기를 한 셈이다.


그리고 고개를 숙이고 김정은의 질책을 받아 적은 북한 간부들은 새 의지를 다지는 기고문을 노동신문에 실었다. 노동신문은 13일자 1면에 내각부총리 양승호와 금속공업상, 화학공업상 등의 내각인사를 비롯해 북창화력발전련합기업소 지배인 등 3명의 반성문과 결의를 다지는 기고문을 실었다.


[김정은의 격노, 북한의 현재 상황 그대로 보여줘]


김정은이 이렇게 한달여 만에 또다시 전원회의를 열면서 내각과 실무진들을 닦달한 것은 지금 북한의 경제난이 외부에서 파악하는 것보다 훨씬 심각하기 때문에 그런 것으로 판단된다.


북한은 코로나 바이러스를 이유로 이미 1년 넘게 국경을 봉쇄했다. 당연히 수입에 의존하던 원부자재가 고갈됐을 가능성이 아주 높다.


실제로 한국무역협회가 최근 발간한 「KITA 북한무역」에 의하면 북한과 중국 간 무역이 2019년 25억1800만 달러(2조7874억원)에서 지난해 5억3900만 달러(597억원)로 80.7%가량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황이 이런데다가 대북제재로 원부자재 교역까지 중단되었으니 생산 차질은 당연한 것이다. 그런데도 북한은 "실적으로 검증받으라"며 성과를 주문하고 있다.


노동신문은 지난 13일자 논설에서 "당성, 혁명성, 인민성은 사업과 생활의 매 계기, 매 공정마다에서 구체적으로 표현된다"고 촉구했다. 자력갱생과 애국심을 통해 부족한 원료를 극복하라는 일종의 ‘맨땅의 헤딩식’ 동원령이다.


김정은의 이날 강력한 질책과 비판 역시 쥐어짜고 짜도 나올 것이 없는 상황에서 책임을 회피하려는 초조함을 그런 식으로 관료들에 대한 압박으로 나타난 것이라 봐도 무방하다.


이런 상황이라면 올 연말쯤이면 악화된 경제상황의 책임을 물어 대대적인 숙청이 일어날 가능성도 농후하다. 이를 암시라도 하듯 노동신문은 보고에서 “반사회주의, 비사회주의적 행위를 비호·조장하는 대상들을 간부 대열에서 단호히 제거하는 것이 강조됐다”고 전했다.


사실상 김정은의 잘못을 내각 및 실무자들에게 떠 넘기고 있는 것이고 이러한 경제적 위기 상황을 통해 오히려 공포 통치를 강화하고 있다고 보면 될 것이다.


지금 북한 경제가 살아날 수 있는 방법은 핵을 포기하면서 대북제재를 철회하도록 하는 방법 외에는 없다. 이를 통해 외부와의 교역 정상화와 지원을 통한 개방 말고는 대안이 없다는 것이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자력갱생만 강조하면서 주민들을 닦달한다고 결코 이 어려운 경제난을 타개할 수 없을 것이다.



TAG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whytimes.kr/news/view.php?idx=7931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추부길 편집인 추부길 편집인의 다른 기사 보기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정기구독
교육더보기
    게시물이 없습니다.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