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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정보] 北주민의 절규, “우리가 무슨 죄가 있나요?” - 경제정책 실패 자인 속 北주민들 여건 최악 - 코로나 방역 이유, 지역 봉쇄까지 겹치자 주민 원성 자자 - 통상적이던 설날 명절 보급도 전면 중단된 듯
  • 기사등록 2021-02-11 19:4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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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정책 실패 자인 속 北주민들 여건 최악]


북한 김정은 총서기가 10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8기 2차 전원회의에서 경제정책의 실패를 자인한 상황에서 명절을 맞았음에도 매년 설 명절마다 간부나 주민들에게 내려지던 물자 공급이 올해에는 사실상 아예 없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만큼 북한의 경제 상황이 좋지 않다는 것이다.


북한은 해마다 음력설이면 정권 기관 간부들에게 일종의 명절 선물로 밀가루, 기름, 고기, 술 등 각종 물자를 공급해왔다. 대부분이 중국에서 수입해 들여오는 품목들이지만,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코로나19 사태가 지속되면서 물자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자체적으로 마련할 여건도 되지 않아 그 어느 때보다 가짓수나 양이 줄어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고 북한전문매체인 데일리NK가 10일 전했다.


심지어 명절 선물 공급이 평양에서마저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는 전망도 있다. 여기에 북한의 최대 명절 중 하나인 김정일 생일 기념일(2월 16일, 광명성절)도 다가오고 있어 예년보다 음력설 명절 공급에 신경 쓸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게 데일리NK의 전언이다.


여기에 북한이 지금 얼마나 심각한 상황인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보도도 나왔다. 평양 주재 외교관들마저 생필품 부족 현상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알렉산드르 마체고라 러시아 대사는 8일(현지시간) 러시아 매체인 인테르팍스통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코로나로 인해 국경봉쇄가 길어지면서 평양에서 밀가루·설탕 등 기본적인 생필품조차 사기가 어려워졌고, 맞는 옷과 신발도 없는데 가까스로 구해도 가격이 봉쇄 이전보다 3~4배 비싸다”면서 “러시아 대사관 직원들은 서로 옷과 신발을 교환하며 자녀들에게 입히고 있다”고도 했다.


[北 주민들, “우리가 무슨 죄가 있나요?” 절규]


특히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주민 통제들이 극심해지면서 외출도 막고 심지어 장마당마저 열지 못하도록 통제하는 곳들이 늘어나면서 “우리보고 굶어 죽으란 말이냐”면서 절규하는 주민들도 늘어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북한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코로나로 죽은 것보다 당국의 경제활동 방해에 외출 규제로 인해 굶어 죽는 것이 더 무섭다”는 비명 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과의 국경지역의 상황은 더욱 심각했다. 지난 1월 벌어진 밀수사건을 계기로 북중 접경지역인 자성군과 만포시에 코로나 방역 강화를 이유로 봉쇄령이 하달된 상황에서 2일에는 무장한 국경경비대 군인이 애인과 함께 몰래 강을 건너다 발각돼 총격을 받아 사망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양강도의 중심도시 혜산시도 지난 1월 29일부터 도시 전체가 전면 봉쇄됐다. 혜산시 봉쇄는 지난해 11월에 이어 두 번째다.


전면 봉쇄가 이루어진 이들 지역에서는 집밖 출입을 할 수 없게 해 출근도 못하고 있으며 시장마저 폐쇄된 상태로 알려졌다. 문제는 이러한 봉쇄로 인해 당장 먹을 음식이 전혀 없는 집들이 속출하고 있으나 북한 당국은 방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워낙 원성이 자자해지자 각 세대에 강냉이(옥수수) 300g씩을 전달했으나 그것으로 3월 초까지 한 달을 버틸 수도 없어 “우리가 무슨 죄가 있어서 이런 대접을 받아야 하는가?”하면서 절규하고 있다고 북한 전문 매체인 데일리NK와 아시아프레스 등이 전했다.


이렇게 국경지역에서 문제가 생기는 것은 북한에서 먹고 살기가 너무 힘드니까 중국으로 국경을 넘어 도피하려는 사람들이 늘어나자 북한 당국이 이를 막기 위해 코로나 방역을 핑계대면서 아예 사살까지 하는 일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주민 봉쇄갸 이루어진 이들 지역에서 집밖 외출을 하다 들키게 되면 3개월간의 노동단련대 형을 받게 된다. 강제노동수용소로 보내진다는 의미다.


아시아프레스에 의하면 2차 봉쇄를 당한 혜산시의 경우 “이미 얼굴이 부은 사람이 늘기 시작했고 다들 눈에 살기를 띠기 시작했다”면서 “지난해처럼 30일간이나 봉쇄하면 사망자가 많이 나올 것 같다”는 비극적 소식을 전했다.


또다른 주민은 “자칫 고난의 행군(1990년대 중후반 대량아사시기) 때보다 몇 배에 달하는 아사자들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우려를 표명하기도 했다.


또다른 소식통은 “이곳은 마치 귀신이 사는 도시 같다”면서 “아파트에서 밖을 보니 개미 한마리 얼씬 안하고 사람들이 다 죽어버리고 빈집만 남은 것 같다”고도 했다. 이 소식통은 이어 “지금 옆집에서 울음소리가 들리고 있다”면서 “이대로 굶어 죽을까봐 두렵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먹을 쌀이 없어서 1일 1식을 하는데 이것도 언제까지 먹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면서 “한국이나 국제지원기구들이 쌀이나 고기를 보내줄 수는 없는가?”하고 물었다고 했다.

“약도 없고 먹을 것도 없으며 땔감도 없다”면서 “돈이 있어도 쓸 수가 없다. 마치 국가가 강제로 백성들을 질식시켜 죽이려는 것 같다. 봉쇄하다니 정말 나쁜 놈들이다”는 말도 했다.


그럼에도 북한 당국은 “내부적으로 투쟁하라(자력으로 해결하라는 의미)”면서 “김정은이 증오스럽다”고 했다.


여기에 전기도 거의 들어오지 않아 북한 주민들은 그야말로 절망적인 삶을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 현지 소식통들의 전언이다. 전기가 많이 들어올 때가 한 시간 정도라는 것이다.


아시아프레스는 북한 당국이 코로나로 인해 미국이나 외국에서 수십만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선전하고 있지만 현지에서는 코로나보다 오늘은 어떻게 먹을지가 더 걱정이라는 안타까운 소식을 전해왔다고 보도했다.


[미 농무부, “코로나19로 북 주민 63% 식량부족”]


한편 미국 농무부는 “지난해 코로나 19 사태로 북한의 식량 안보 상황이 더 악화됐다”면서 “북한 인구 약 63%가 식량 부족 상태에 처해 있다”고 추산했다.


미 농무부 산하 경제연구소(Economic Research Service)가 코로나19 상황과 식량 불안정에 대한 영향을 감안해, 새로 펴낸 국제 식량안보평가 2020-2030 보고서(COVID-19 Working Paper: International Food Security Assessment, 2020-2030: COVID-19 Update and Impacts of Food Insecurity)에 의하면 “지난해 태풍 등 자연재해로 심각한 피해를 입었고, 코로나19로 인한 국경봉쇄로 인해 농업에 필요한 비료와 곡물, 육류, 농산물 등 모든 수입이 감소해 식량상황이 불안정하다”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김정은도 북한 주민에 대한 통제 강화의 필요성을 더욱 절실하게 느끼는 것으로 보인다. 언제 어디서 어떤 상황이 발생할지 예측 불가능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10일의 중앙위원회 2차 전원회의에서 “지난 시기 경제사업에서 발로된 결함들은 당 조직들이 책임과 역할을 다하지 못한데도 원인이 있다”고 질타하면서 법적 감시와 통제 강화에 절대적 복종을 주문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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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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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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