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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1-01-31 08: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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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노동신문 캡쳐]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에도 북한의 침묵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전문가들은 향후 북한의 선택으로 도발과 대화 복귀, 중국과의 관계 강화 등을 꼽았다. 북한이 현재 처한 상황에서 어떤 선택을 할지 주목된다. 


미국의소리(VOA)는 30일, 미국의 전직 당국자들과 전문가들은 현 시점 북한의 ‘선택지’가 많지 않다는 데 대체로 의견을 같이했다고 보도했다.


전문가들이 예상하는 북한이 취할 수 있는 선택지는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된다.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 문제에 대한 관심을 높이도록 할 의도에서 핵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실험 등 무력 도발을 감행하거나, 미국과의 대화에 적극 나서는 것, 그리고 중국과의 관계 강화를 통해 대내외적 어려움을 타개하는 방안 등이다.


그러나 북한의 비핵화 의지가 불투명하고, 새롭게 포진한 바이든 행정부 외교안보 인사들의 대북 경험이 많다는 점 등 여러 요소를 고려할 때 어느 것도 북한 입장에선 쉽지 않은 선택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전문가들은 우선 북한의 무력 도발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과거 사례에서 보듯 북한은 도발을 통해 자신들의 존재감을 부각시키는 한편 개발 중인 무기의 성능도 개선해 왔다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단거리 미사일 발사 등을 시작으로 점점 강도를 높여 궁극적으론 ICBM 발사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미국과 북한이 맺은 ‘장거리 미사일 시험발사 유예’ 등의 조치가 트럼프 행정부 때 맺어져, 북한은 새 행정부가 들어선 현 시점 이를 파기하며 새로운 협상 분위기를 조성하거나, 기존 무기 개발 계획을 지속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이 같은 상황에 대해 미국의 전문가들은 북한이 맞게 될 역효과에 주목했다.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태 담당 수석부차관보는 29일 북한의 고강도 도발이라는 선택지에는 일종의 치러야 할 대가가 있다고 VOA에 말했다.


리비어 전 부차관보는 많은 전문가들이 북한이 ICBM이나 핵실험 등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면서, 이 경우 북한은 중국을 화나게 하고 중국과의 관계가 소원해질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둘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2016년과 2017년 북-중 관계가 매우 나빴던 주된 요인에 북한의 잇따른 도발이 있었다는 점을 지적했다.


따라서 북한의 ICBM발사나 핵실험 등 도발은 즉각적으로 한반도의 긴장을 높이고, 이는 중국이 북한의 행동을 못마땅하게 여겼던 2017년 상황으로 되돌아 갈 수 있다는 것이다.


리비어 전 부차관보는 만약 북한의 목표가 비핵화가 아닌 군축 협상이거나 제재 완화라면 이 역시 도발로는 얻을 수 없는 것들이라고 말했다.


만약 북한이 도발을 한다면 바이든 행정부로서는 매우 강경하고 완강하게 대응할 수밖에 없는데, 여기에는 외교와 정치는 물론 군사적 단계를 밟는 것도 포함될 수 있다는 것이다.


리비어 전 부차관보는 이런 상황이 실제 일어날 경우 북한과의 모든 가능성은 끝을 맺게 되고, 북한도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하는 것으로 귀결될 수 있다고 말했다.


조셉 디트라니 전 6자회담 차석대표는 VOA에 북한은 바이든 행정부의 새 대북 접근법이 나오기까지 인내심을 갖고 기다릴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이 기간이 길어지면 핵실험과 ICBM 시험발사 등에 나설 수 있다고 관측했다.


다만, 이 같은 도발은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회의감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뿐 아니라 다른 나라들이 갖고 있는 북한이 도발적이고, 비핵화에 대해 전혀 준비가 돼 있지 않다는 강한 견해만 더욱 확고하게 만들 것이라는 지적이다.


디트라니 전 차석대표는 따라서 북한의 ICBM 발사 등 도발은 ‘제네바 합의’나 한국 정부의 노력들, 트럼프 행정부의 싱가포르 정상회담 등 (북한과 했던) 지금까지 일들에 역효과를 낼 수 있다고 밝혔다.


로버트 매닝 애틀랜틱 카운슬 선임연구원은 도발을 통해 북한이 원하는 것을 얻을 가능성은 매우 적다며, 바이든 행정부 당국자들의 과거 경험을 언급했다.


현재 바이든 행정부에 포진한 외교안보 인사, 이를 테면 커트 캠벨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인도태평양 조정관과 웬디 셔먼 국무부 부장관 지명자 등이 대북 협상에 많은 경험을 갖고 있으며, 이들은 이미 북한의 수를 읽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새 행정부 초반부인 현 시점에 미-북 협상이 자연스럽게 재개되도록 하는 것도 북한의 선택 방안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다만 이 경우에도 미국이 북한에 먼저 손을 내미는 형태가 돼야 하는 것은 물론 북한이 수용할 수 있는 조건이 미리 만들어져야 하는 등 변수가 많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앞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지명자 시절이던 지난 19일 상원 인준청문회에서 미국의 대북 접근법을 재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미국의 새 대북 접근법이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끌어당기는 데 얼마만큼의 역할을 할지, 혹은 대화 분위기가 조성될 수 있을지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스티븐 노퍼 코리아 소사이어티 선임정책국장은 북한이 군사적 역량 강화에 집중하고 있지만, 동시에 미국의 태도에 따라 행동을 달리 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김정은 총비서가 군사적 대비태세를 높이고, 미국을 첫 번째 적으로 규정하며 힘에는 힘으로 맞서겠다는 점을 강조했지만, 동시에 진전(progress)에는 진전으로 맞서겠다고 밝혔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이 같은 ‘진전 대 진전’ 구도가 ‘올리브 가지(평화)’가 될 수 있고, 미국과의 대화 재개를 위한 기회로도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노퍼 국장은 덧붙였다.


디트라니 전 차석대표는 북한이 협상테이블로 돌아오는 선택을 하더라도 먼저 나서진 않을 것이라며, 미국이 손을 내밀기를 기다리는 형태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정은 총서기는 하노이 정상회담 이후 미국에 대한 신뢰를 잃은 것으로 보이며, 이 때문에 미국이 손을 내밀기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는 것이다.


디트라니 전 차석대표는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에 접근해 다시 대화를 시작하는 것은 아무런 손해가 없을 것이라며, 미-북 양측 모두 대화 재개에 아무런 조건이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중국과의 관계를 강화하는 방식으로 현 상황에 변화를 줄 수도 있는 것으로 전망했다.


북한이 도발이나 미국과의 대화에 나서기 보다는 중국과의 관계 강화를 통해 경제적 어려움을 탈피하고, 또 갈등 관계가 지속되고 있는 미-중 사이에서 어느 정도 영향력을 행사하려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크리스토퍼 힐 전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는 미-중 관계 강화 시도가 북한의 선택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힐 전 차관보는 만약 미국이 북한에 대해 일관되게 강경한 입장을 유지한다면 북한의 이런 선택은 미국에게 미-중 관계 진전의 필요성을 부각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퍼 국장도 북한과 중국의 관계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코로나19로 닫힌 국경이 개방되면 북한에게 있어 중국은 주요 경제적 후원자가 될 것이라는 것이다.


다만 노퍼 국장은 중국은 북한의 핵실험과 ICBM 시험발사 등 도발에 우려해 왔다면서, 두 나라 관계는 단순히 회복됐을 것이라고 여기는 것 이상으로 복잡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북한이 도발 등에 있어 균형을 유지하는 게 매우 중요하며, 북한 당국자들도 중국의 ‘금지선’을 넘는 데 따른 위험성을 인식하고 있을 것이라고, 노퍼 국장은 덧붙였다.


한편 디트라니 전 차석대표는 최근 북한 노동당 8차 대회 때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김정은 총서기에게 축전을 보내는 등 북한과의 관계를 강화하는 분위기에 주목했다.


그러면서, 중국이 북한에 도발을 자제하고 바이든 행정부와의 대화에 나서도록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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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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