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정세분석] 中 대만 기습 위협 도발, 美 즉각 경고 - 중국 군용기 방공식별구역 대거 침범, 대만 비상 - 美 루스벨트 항공모함 전단 배치에 격한 반응 보여 - 미 국무부도 중국에 대해 강력 경고, 사면초가 빠진 시진핑
  • 기사등록 2021-01-24 21:02:11
  • 수정 2021-01-24 21:03:34
기사수정


▲ [사진=대만 국방부]


[중국 군용기 방공식별구역 대거 침범, 대만 비상]


중국 폭격기와 전투기가 대거 대만의 방공식별구역(ADIZ)을 기습 침범하면서 대만 전역에 비상이 걸리는 일이 발생했다.


지난 23일 중국의 핵무장 가능 H-6K 폭격기 8대 포함해 J-16 전투기 4대를 비롯해 Y-8 대잠 초계기가 대만 남동쪽 방공식별구역에 순간적으로 진입하자 대만이 긴급하게 미사일을 배치하는 등 비상사태에 돌입하는 일이 발생했다고 대만 국방부가 23일 밝힌 것이다.


침범 구역은 대만 본섬과 대만이 실효적으로 지배하는 남중국해 프라타스 군도(둥사군도·東沙群島) 사이다.


중국은 대만을 자국 영토라고 주장하면서 최근 수개월간 해당 구역에 정찰 목적으로 한두 대의 군용기를 출격시킨 바 있다. 중국 군용기는 신년 첫날인 1일에도 대만 서남부 ADIZ에 진입해 대만군 전투기 여러 대가 긴급 출격한 바 있다.


그러나 23일 같이 중국 군용기가 대거 동원된 것은 이례적이라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이와 관련해 대만의 서남공역(西南空域)본부는 중국군의 기습 ADIZ 침범으로 인해 10시12분、10시16분、10시37분、10시46분、11시00분、11시44분、11시47분、13시30분 각각 대응 출격해 경계 근무를 실시하면서 이들 기체들을 퇴각시켰다고 밝혔다.


지난 17일에도 중국군의 Y-8 대잠 초계기가 남중국해의 ADIZ를 침범한 적이 있었다.


[즉각 군사 대응 나선 미국]


중국군의 이러한 기습적 도발이 일어나자 미군도 즉각 대응했다. 우선적으로 남중국해에 머물고 있는 루스벨트 항공모함 전단도 상황을 예의 주시하면서 대만으로 향하는 중국 공군기를 견제했다.


▲ [사진=USNI]


일부 언론과 유튜브에서는 루스벨트 항공모함 전단이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 괌 방향으로 물러갔다고 보도하기도 했지만 미국 해군은 23일 루스벨트 항공모함 전단이 아직 남중국해에 그대로 머물고 있으며 중국군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 해군의 소식을 전하는 USNI는 이날 Doug Verissimo 함대사령관의 말을 인용해 “루스벨트 항공모함 전단(戰團)이 구축함 존핀(USS John Finn, DDG-113)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요격 능력을 갖춘 '베이스라인7'을 최초 탑재한 알레이버크급 이지스 구축함 핑크니함(DDG-91)과 러셀함(DDG-59), 폴헤밀턴(DDG-60) 구축함과 대지 공격용 토마호크를 탑재한 타이콘데로가급 순양함 '벙커힐함(CG-52)'등과 함께 작전중”이라 밝혔다.



군사전문가인 듀안 당(Duan Dang)도 루스벨트 항공모함의 현재 위치를 트위터를 통해 알렸다. 듀안 당이 밝힌 루스벨트 항공모함의 현재 위치는 대만과 필리핀 사이에 있는 바시해협이다.



듀안 당은 또 플래넷랩(planetlab)의 항공사진을 자신의 트위터에 올리면서 남중국해에서 기동하고 있는 루스벨트 항모의 위성사진도 확인해 주었다.



한편 360°Radar는 루스벨트 항공모함이 기동하고 있는 작전지역 부근에서 보인 P-8A 포세이돈 해상초계기가 긴급 기동을 했다고 밝혔다. P-8A 해상초계기는 미중 갈등의 최전방에서 작전하는 항공기로, 현존하는 해상초계기 가운데 가장 뛰어난 성능을 자랑한다.


특히 P-8A 해상초계기에는 AN/APY-10 레이더가 탑재되는데 잠수함의 잠망경이나 스노클(Snorkel)2) 과 같은 작은 목표물을 정확하게 포착하며, 지형지물이 복잡한 연안지역에 대한 탐지기능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래서 잠수함 킬러라는 별칭이 있을 정도로 잠수함에게는 공포의 무기이다. 또한 P-8A 포세이돈 해상초계기는 잠수함을 잡는 대잠전 뿐만 아니라 적의 수상함을 공격하는 대함전 그리고 해상초계 임무까지 수행하는 다목적 항공기이다.


P-8A 해상초계기가 떴다는 것은 중국의 잠수함을 경계하기 위한 것으로 보여진다.



같은 날 미 공군의 또다른 해상초계기도 CL60이라는 위장 호출부호를 이용해 오키나와를 출격해 남중국해를 비행한 것이 추적사이트인 VIPER에 의해 확인되었다. 이 기체 역시 중국의 잠수함을 추적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미군의 P-8A 포세이돈 해상초계기의 움직임에 대응해 중국 해군의 Y-8Q 해상초계기도 대만의 남서부 ADIZ의 13000ft 상공에서 작전을 수행한 것이 확인됐다.


당시 중국 해군의 Y-8Q 해상초계기가 루스벨트 항공모함 방향으로 접근하자 대만의 군용기와 루스벨트 항모전단에서도 즉각적 대응을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항공기 추적사이트인 Aircraft와 Viper 등이 확인한 바에 따르면 중국 해군의 Y-8Q 해상초계기가 루스벨트 항공모함 방향으로 접근하자 인근의 군용기들이 중국군 기체의 주변을 함께 비행하는 장면이 포착됐다. 그만큼 긴박한 상황이 연출되었다는 것이다.


아마도 중국군의 해상초계기는 루스벨트 항공모함과 함께 기동하는 핵잠수함을 탐지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루스벨트 항모전단에는 통상적으로 시울프급 잠수함과 버지니아급 등 2척의 핵잠수함이 호위를 하고 있다.


미군은 지난해 6월에도 태평양함대에 전진배치된 8척 정도의 잠수함 모두가 남중국해를 비롯한 서태평양에서 작전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러한 미군의 핵잠수함 작전에 대해 태평양사령부 합동정보센터에서 작전국장을 지낸 칼 슈스터는 CNN에 "중국은 이들 잠수함이 어디 있는지 알지 못하고, 이는 중국의 대응 계획을 복잡하게 만든다"며 "특히 중국이 미 항공모함까지 계산해야 할 때는 더욱더 그렇다"고 말한 바 있다.


[미 국무부, 중국에 대해 강력 경고]


이러한 중국군의 대만 공역에 대한 기습 도발에 대해 미 국무부도 즉각 반응을 보였다. 미 국무부는 23일(현지시간) 네드 프라이스(Ned Price) 대변인 성명을 통해 “중국의 군사적 압박으로 대만 지역의 평화와 안정이 위협받고 있다”면서 “미국은 대만을 비롯한 주변 국가들에 대한 중국의 태도에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미 국무부는 “중국이 대만에 대한 군사적, 외교적, 경제적 압박을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하면서 “미국은 인도-태평양지역에서의 공동의 번영과 안보 및 가치들을 발전시키기 위해 동맹국들과 함께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 국무부는 또 “앞으로 (중국의 뜻과는 달리) 대만과의 관계를 더욱 심화해 나갈 것”이라면서 “미국은 대만 국민들의 희망과 최선의 이익에 부합하는 평화적인 양안문제 해결을 지지한다”는 뜻을 밝혔다.


더불어 미 국무부는 “미국의 대만 수호에 대한 의지는 확고하며 대만해협 전역에서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대만 수호를 위한 미국의 분명한 의지를 확실하게 밝힌 것이다.



이러한 미 국무부의 성명에 대해 대만 차이잉원 총통실은 즉각 “(미국의 대응에 대해) 감사하다”면서 “미국의 이러한 조치는 2300만 대만인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데 큰 기여를 할 것이고 앞으로도 미국과 탄탄한 파트너십을 발전시키기를 기대한다”고 24일 밝혔다.


[대만을 향한 중국 도발의 의미]


23일 중국군의 대만을 향한 도발은 루스벨트 항공모함 전단이 남중국해를 지키고 있는 것에 대해 얼마나 큰 부담을 갖는지 그대로 보여준다. 특히 이번 중국군의 기습 도발은 대만군의 반응을 떠 보는 것은 물론이고 미군이 그러한 집단적 도발에 대해 어떻게 대응하는지를 살펴보고자 하는 의도가 숨겨져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미국의 새 행정부가 자리잡기 전에 대만을 향한 기습적 국지전을 벌일 수도 있다는 예측이 나도는 가운데 중국군이 실제로 그러한 군사적 행동을 해도 가능할지의 여부를 이번에 점검해 본 것이 아닌가 하는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괌으로 돌아갈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던 루스벨트함이 중국의 코 앞에 그대로 배치되어 있고, 이번의 중국군의 기습적 도발에도 의연하게 대처하는 것을 보면서 아마도 중국군은 상당한 충격을 받았을 가능성이 크다.


이와 관련해 바이든 행정부의 국방장관으로 지명된 로이드 오스틴은 지난 19일(현지시간) 미국이 대외적으로 직면한 가장 중요한 도전으로 ‘중국, 러시아와 가속화하는 경쟁에 따른 안보 지형’을 들면서 “이에 대응하기 위해 국방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특히 중국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해군력을 강화하는 움직임과 관련해 “중국의 군사력 현대화는 공격적이고 강압적인 조치들과 함께 인도태평양 지역은 물론 전 세계에서 점점 더 시급한 도전이 돼가고 있다”고 지적한 부분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와 함께 ‘태평양 억지력 구상(Pacific Deterrence Initiative)’의 추진, 국방기술 분야의 진전, 역내 미군의 역할 강화 등을 중국의 해군력 강화에 대응하는 구체적인 방안으로 언급했다는 점도 중국에게는 상당한 충격을 준 것으로 보인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지명자도 중국이 지정학적, 외교적, 군사적, 경제적으로 가장 큰 도전이라는 의원들의 지적에 동의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진행한 방식에는 동의하지 않지만 기본 원칙은 올바른 것이었다”면서 중국에 대해 “미국이 강한 입장을 취해야 한다”고 분명한 입장을 밝혔다.


또한 애브릴 헤인스 국가정보국(DNI) 국장 지명자도 중국을 ‘적국’으로 규정했다. 그는 “중국의 불공정과 불법, 공격적·강압적 행동뿐 아니라 인권 침해에 더 잘 대응할 수 있게 하는 데 정보력을 활용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미국 새 행정부의 기류에 중국은 상당히 당황하는 분위기다. 특히 미국의 새 행정부가 중국을 배제하는 다자주의를 추구하는 것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더불어 미국이 적당한 수준에서 중국과 타협하는 쪽이 아닌 강경한 분위기가 지속되는 것에 대해서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0일 정례 브리핑에서 “대만, 홍콩, 신장위구르 문제 등에 대한 중국의 입장은 미국과 충돌하지 않고 상생 관계를 만들어 내는 것”이라면서 “다만 이 문제를 이용해 중국의 내정에 간섭하는 행위는 단호히 반대한다”고 밝힌 것도 이러한 중국의 분위기를 그대로 보여준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 중국은 그야말로 진퇴양난이다. 미국의 새 행정부가 출범하면서 ‘제2의 데탕트’를 꿈꾸었던 중국은 미국의 중국을 향한 차디찬 분위기에 한껏 움츠리고 있는 모양새다.


그런 의미에서 중국의 23일 기습적 도발에 대한 미국의 격한 반응은 앞으로 시진핑의 행보를 더욱 어렵게 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할 것이다.


이미 미 국무부가 밝혔지만 미국이 대만과의 외교관계를 더욱 심화할 것이라는 의미이고, 또 미국과 대만이 사실상의 국교정상화로 갈 수도 있음을 내비췄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시진핑 주석은 곧바로 중국내에서 그 위상이 흔들릴 수밖에 없다.


더불어 홍콩을 향한 미국과 영국, 그리고 우방국들의 지속적인 비판에 대해 중국이 어떤 식으로 타협안을 내놓을지도 또다른 관심사다. 미국의 새 행정부가 대만에 대한 강력한 수호 의지를 펼쳐 나가면서 그 다음 카드로 홍콩 문제와 신장-위구르 문제도 본격화할 것이기 때문이다.


바야흐로 2021년은 시진핑 주석에게 혹독한 시련의 해가 될 가능성이 아주 높아졌다고 할 것이다.



관련기사
TAG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whytimes.kr/news/view.php?idx=7807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추부길 편집인 추부길 편집인의 다른 기사 보기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정치더보기
북한더보기
국제/외교더보기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