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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北, 전술핵으로 韓 적화통일 시도할 것”, 中학자 경고 - 미북 비핵화 협상 전망 극히 낮아 - 북핵 고도화, 중국과 러시아도 피해 - 충격적 대응 없이 북한 비핵화는 불가능
  • 기사등록 2021-01-22 13:24:39
  • 수정 2021-01-23 08:0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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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학자의 경고, “北, 전술핵으로 韓압박, 통일 시도할 것”]


김정은이 지난 5일부터 12일까지 열린 제8차 노동당대회에서 발표했던 핵무력완성 선언 이면에는 전략핵과 함께 전술핵 능력을 키워 북한 주도의 한반도 통일, 곧 적화통일을 시도할 것이라는 의미가 담겼다고 중국의 소장파 학자가 주장해 주목을 끌고 있다.


칭화대-카네기센터의 자오퉁(趙通, Zhao Tong) 선임 연구원은 20일 '수면 위로 드러난 북한의 핵 보유 전략과 글로벌 안보에 끼치는 영향(朝鲜长期拥核战略浮出水面 如何牵动国际安全)'이란 제목의 칼럼에서 이같이 주장한 것이다.


▲ 자오퉁 선임연구원


자오퉁 선임 연구원은 중국의 칭화대를 졸업하고 미국의 조지아공과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인물로 중국 외교부를 거쳐 지금은 글로벌 정책을 위한 칭화대-카네기 센터에서 핵무기 정책과 미사일 방어, 극 초음속 무기, 아시아 태평양 안보 정책 등 전략적 국제 안보 문제 등에 대해 연구하는 학자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중문판에 게재된 자오퉁 선임연구원의 칼럼은 김정은의 8차당대회 연설에 담긴 북한의 핵전략에 대해 깊이 있게 분석했는데 한국에게는 아주 중요한 함의를 던져준다.


[포인트1: 북한의 핵무력 발전 전망]


자오퉁은 이 칼럼에서 우선 “북한이 그동안 비핵화 문제를 국제적으로 논의해 오던 와중에도 핵무력 기술 고도화는 지속적으로 이루어져 왔다”면서 “김정은은 이번 8차 당대회에 주요 보고에서 세계 최대 규모의 지상 기동 이동식 액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11축 발사차량을 포함해 지난 2016년의 7차 당대회 이후 이루어진 전략적·군사적 진전을 높이 평가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다음 단계 핵개발 목표는 지상 기반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고체연료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개발이 포함되어 있을 뿐 아니라 다양한 군사 시나리오에 적용할 수 있는 전술핵무기 지속 개발과 수소폭탄의 대량 생산, 핵추진 잠수함 등의 보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정리했다.


그러면서 자오퉁 선임연구원은 “북한은 결코 핵무력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며, 그럼에도 동시에 경제발전을 추구하려 한다”면서 “북한은 새로운 무기 시스템에 대해 가능한 한 빨리 시험발사 등을 통한 기술적 효과 검증을 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당연히 “중장거리 미사일의 시험발사도 곧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포인트 2: 북한의 핵전략 조정과 영향력]


이번 김정은의 8차 당대회 연설에서 가장 크게 주목해야 할 것 중의 하나는 “북한이 다양한 군사적 시나리오를 세우고 이를 시행할 전술핵무기를 개발했으며 이 능력을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고도화해 나갈 것”이라는 분석이다.


자오퉁은 “일반적으로 전술 핵무기의 개발은 핵무기를 전략적 억제하는 용도로 사용하는 것 외에도 전장에서 핵무기의 실제 사용을 고려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전제한 뒤 “북한의 이러한 전술핵 무기 고도화는 그만큼 실제 사용 가능성도 높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자오퉁 선임연구원은 “김정은이 이번 8차 당대회에서 핵무기 사용 금지를 약속하지 않았다”면서 “처음으로 선제적 핵 공격 능력과 핵 반격 능력의 동시 개발을 제안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보고서는 또한 “김정은은 핵무기가 범위 내에서 ‘전략적 표적’을 ‘매우 정확하게’ 파괴할 수 있도록 정확도를 더욱 향상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면서 “이는 한국 등의 중요한 군사목표 등의 선제적 공격에 핵무기를 포함시키려 하는 것”이라 주장했다. 당연히 “북한의 이러한 태도는 외부 세계의 우려를 증폭시킬 수밖에 없을 것”이라 봤다.


특히 “김정은은 미국이 대북 공격을 감행한다면 북한은 즉시 전략적 핵무기를 사용해 미국과 우방국들에 대한 핵 반격을 시도할 것”이라면서 “김정은은 북한이 전략핵과 전술핵을 동시에 갖추게 되면 미국이 함부로 북한을 넘볼 수 없을 것이며 오히려 전술핵을 먼저 사용할 수도 있을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정리했다.


이런 관점에서 김정은이 “대국들이 우리 국가와 민족의 이익을 제멋대로 흥정하려 들던 시대를 영원히 끝장내었다”는 당 대회 발언을 주목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자오퉁 선임연구원은 “남북통일 실현이 핵심 ‘민족 이익’이며 북한이 핵심 이익을 미국의 간섭으로 실현하지 못한 것을 고려하면, 향후 북한은 전략과 전술 2중 핵 역량으로 미국의 군사 간섭을 막고 한국에 대한 군사적 압박 능력을 키워 최종적으로 북한이 희망하는 방식으로 민족 통일을 실현하려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포인트 3: 핵포기의 어려움과 그 결과]


자오퉁은 “북한이 2018년 처음으로 핵억제력을 확립하고 외교 공세를 하면서 핵포기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를 조성하려 노력했지만 사실은 비핵화를 위한 일정표는 전혀 없는 ‘한반도 비핵화의 최종적 실현’이라는 막연한 미사어구만 내세웠을 뿐 그 동안 핵 고도화는 계속 추진해 왔다”고 지적했다.


그럼으로 인해 “북한 핵 정책의 궤적과 미래 동향은 점점 더 명확해졌고 국제사회는 북한이 결코 핵포기를 하지 않을 것이라는 공감대를 형성하게 됐다”면서 “북한의 이중 핵 능력 강화는 결국 한국과 일본의 핵무장을 불러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문제는 “북한의 전략 핵무기 확대와 다탄두미사일 개발, 고체연료 기반 ICBM 및 SLBM의 개발은 필연적으로 미국의 국토방어 시스템 개발을 가속화하고 더불어 미사일 요격을 위한 방어 및 공격능력을 향상시킬 수밖에 없게 된다”고 분석했다.


북한 핵의 비행 궤적이 중국·러시아의 전략 핵과 비슷해 미국의 전략미사일방어시스템(MD) 강화를 초래할 수밖에 없어서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레이더와 요격 시스템 강화로 이어질 것이란 의미다.


자오퉁은 “이러한 미국의 북한 방어 전략 미사일 시스템은 당연히 중국과 러시아의 전략 미사일에도 영향을 미치게 되면서 덩달아 중국과 러시아에게도 안보 딜레마를 확대시키는 결과를 가져온다”고 했다.


북핵의 도미노 효과로 미·중·러의 핵 경쟁도 벌어질 것이며, 더불어 북한의 핵전략 강화가 국제 안보 질서에도 큰 충격을 불러올 것이라고 평가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북한의 이러한 북핵 고도화는 미국-중국-러시아의 핵무기 경쟁을 심화시키고 더불어 관계 악화는 물론이고 지역 및 국제안보에도 심각한 부정적 피해를 줄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자오퉁 선임연구원은 “외부 세계는 김정은이 국가안보를 위한 기본적인 핵 억제 능력을 보유하게 되면 당연히 경제발전에 더욱 집중하고 개혁 개발과 열린 자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해 왔지만 김정은은 ‘북한판 덩샤오핑’이 되기를 거부하고 오히려 역으로 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는 당연히 “북한 경제의 여건을 더욱 어렵게 만들 것이고, 이에 따라 북한의 미래 경제 동향은 비관적”이라면서 “이러한 북한의 경제 압력은 북한이 지속적으로 도발적인 행동을 부추길 것이고 고위험의 정책들을 시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했다.


[포인트 4: 미북 비핵화협상 전망]


자오퉁 선임연구원은 “미국의 정책전문가들은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할 의사가 없으며 북한이 핵포기를 할 수 있도록 추동하는 방안도 사실 없다는 점을 분명히 인식하고 있다”면서 “그럼에도 북한의 급증하는 북핵 고도화는 바이든 행정부로 하여금 이에 대처할 수밖에 없도록 만들 것”이라 진단했다.


그러면서 자오퉁은 “바이든 정권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직접적으로 노리기보다는 일차적으로 북한의 핵능력 개발을 제한하는 단계적 합의를 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중요한 것은 이렇게 미-북간 진전을 이룰 수 있을 것인지는 북한의 태도에 달려 있다”고 전제한 자오퉁 선임연구원은 “2년간 개발로 북한 핵 능력은 2019년 하노이 회담 때보다 더욱 강해졌기 때문에 2년 전 영변 핵시설을 포기하는 대가로 경제 제재 해제를 요구한 하노이 방안에 김정은은 관심이 적거나 추가 대가를 요구할 것이기 때문에 미-북간 핵협상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고 봤다.


특히 “김정은이 8차 당대회에서 미국의 북한을 향한 의도는 결코 변하지 않을 것이라 단정했기 때문에 미-북한 핵협상 전망은 사실상 매우 부정적”이라 진단한 대목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결국 북한은 핵무력 강화를 더욱 지속시킬 것이고, 미국이 북한의 비핵화를 추동할 방법은 갈수록 희미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김정은은 미-북한 교착된 미-북 비핵화 협상을 깨기 위해 미국의 적극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기 때문에 미국과의 외교적 해법을 찾으려 할 것이지만 이런 상황에서 바이든 정부가 북한을 만족시킬 수 있는 해법을 내놓기는 어려울 것”이라 진단했다.


더불어 자오퉁은 “김정은이 정찰위성 개발을 언급한 것을 북한의 로켓 발사가 임박했다는 신호”라면서 “앞으로 북한이 미사일의 시험 발사 등의 도발을 감행한다면 한반도 상황은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봤다.


[충격적 대응 없이 북한 비핵화는 불가능하다!]


자오퉁 선임연구원은 북한의 핵 개발전략을 ‘서서히 개구리 삶기(溫水煮青蛙)’ 에 비유했다. 북한이 적절하게 비핵화 의지를 표출하면서 국제사회의 심리적 충격을 교묘하게 피하면서 점점 북핵의 고도화라는 북한의 목적을 달성해 가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 관점에서 개구리는 북한이 아니고 국제사회다.


이미 이런 지경이 되어 버렸기 때문에 자오퉁은 “북한의 영구 핵 보유라는 현실은 이미 바꾸기 어려워졌다”면서 “그러나 국제사회는 지역 안보와 국제 평화에 장기적으로 끼칠 영향을 충분히 인식하지 못했고, 제대로 된 준비도 없었다”고 했다.


그러나 이는 역으로 북한의 핵무력 완성은 미국은 당연히 반대하는 것이지만 중국과 러시아 역시 결코 고운 눈으로 보지 않는다는 점이다. 북한의 핵무력 강화가 중국과 러시아의 과도한 군비경쟁을 유도하고 오히려 미국으로부터의 위협을 증대시키는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또한 미국으로서는 ‘충격적인 대북 대응’이라는 카드를 만지작거릴 수밖에 없도록 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그것이 바로 군사옵션이다.


물론 자오퉁 선임연구원은 지난 10월 중국의 한국전쟁 개입 70주년 기념식 당시 FT에 "중국은 북한 문제에서 미국과 협력하는 것이 미·중 관계 증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면서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미·중 협력 가능성을 높게 보지는 않았지만 이는 역으로 미국이 직접 북한 문제를 해결하는데 있어 중국이 관여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말과도 상통한다.


다시말해 미국이 군사옵션을 통한 북핵 처리에 나서도 중국이 북한을 지원하기 위한 ‘제2의 항미원조전쟁’을 벌일 가능성도 낮다는 의미다. 이는 미국과의 전면전으로 확대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어찌되었건 김정은의 북한 핵무력 강화 발언에 대한 중국의 소장학자의 주장은 앞으로의 미북간 비핵화 협상이나 한국에 주는 함의 등에 많은 시사점을 준다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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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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