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정세분석] 북한 첨단무기, 진짜일까? 눈속임일까? - 북한이 모형 내세우며 열병식을 한 이유 있다! - 북한은 열병식의 역작용을 간과하고 있다 - 김정은의 열병식 도박, 한반도를 위기로 몰아
  • 기사등록 2021-01-17 21:56:46
기사수정


▲ 북한이 지난 14일 저녁 열병식에서 선보인 SLBM [사진=노동신문 캡쳐]


[열병식서 신형 SLBM과 탄도미사일 공개한 북한]


북한이 지난 14일 저녁 평양에서 열린 제8차 당대회 기념 열병식에서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과 이른바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불리는 신형 단거리 탄도미사일(KN-23) 개량형을 공개했다.


*신형 SLBM


우선 북한이 새로 선보인 신형 SLBM('북극성-5ㅅ')은 지난해 10월 당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북극성-4’형을 처음 선보인 지 석 달 만이다.


이번 열병식에서 선보인 ‘북극성-5’형을 ‘북극성-4’형과 비교해 보면 동체 길이는 비슷하지만 더 굵어지고 탄두부가 길어진 것으로 미뤄 다탄두 탑재형이나 사거리 연장형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에 대해 조선중앙통신은 “수중전략탄도탄, 세계 최강의 병기”라면서 “세계를 압도하는 군사기술적 강세를 확고히 틀어쥔 혁명강군의 위력을 힘있게 과시했다”고 설명했다.


*신형 단거리 탄도미사일


북한판 이스칸데르 개량형으로 불리는 신형 단거리 탄도미사일(KN-23)도 더 뾰족해진 탄두 모양으로 공개됐다.


이스칸데르를 실은 차량(5축 10륜·바퀴 10개) 크기가 기존보다 1축 늘어난 만큼, 이스칸데르의 크기도 늘어났다.


이는 아마도 이스칸데르에 전술핵을 넣으려고 개량한 것으로 추정된다. 탄도 궤적을 그리며 상승하는 이스칸데르는 이후 수평 비행한 뒤 갑자기 솟구치는 기동을 하기 때문에 미사일방어체계(MD)로 대응하기 어렵다.


이 밖에 2019년 개발을 완료한 것으로 알려진 4·5·6연장의 발사대에 탑재한 600㎜급 초대형 방사포, 대구경조종방사포, ‘북한판 에이테킴스’인 전술지대지미사일 등이 동원됐다.


[신형 SLBM이 주목을 받는 이유]


잠수함에서 쏘는 탄도미사일을 뜻하는 SLBM은 일반적으로 통상 탄두도 있지만 만약 핵탄두를 탑재했다면 가공할만한 무기로 돌변하게 된다.


전략핵무기를 탑재한 잠수함이 평소에 몇 달 동안 바닷속에 숨어 있다가 지휘부의 명령이 따라 적의 숨통을 끊는 무력 행동을 할 수 있기 때문에 2차 보복 능력을 골자로 하는 상호확증파괴(MAD)를 지탱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즉 한 나라가 다른 나라에 핵공격을 하더라도 잠수함은 이러한 공격대상에서 벗어나기 때문에 2차 핵보복을 할 수 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어느 나라도 선제 핵공격을 하지 못하도록 만드는 제어장치 역할을 한다.


따라서 지상의 사일로나 이동식 발사차량(TEL)에서 발사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는 차원이 다른 플랫폼이라 할 수 있어서 SLBM 개발에 혈안이 되어 있는 것이다.


[북한의 신형 SLBM, ‘신형탄도미사일’ 진짜일까?]


여기서 중요한 것은 북한이 이번에 선보인 신형 미사일이 과연 진짜일까 하는 점이다.


북한은 지난 2016년 북극성-1형의 실제 잠수함 발사에 성공했고 지상발사형인 2형에 이어 3형까지 발사했다. 다만 3형은 실제 잠수함에서 쏜 것은 아니며 2019년 10월 바지선에서 시함 발사한 바 있고 그 후로 시험발사를 더 진행하진 않았다.


그러다가 지난해 10월 10일 북한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선 '북극성-4ㅅ' 미사일이 새로 등장했는데 3개월만인 이번 1월 14일에 또다른 미사일이 등장한 셈이다.


일단 사진과 영상으로 보아, 5ㅅ이 4ㅅ보다 직경이 약간 더 굵어지고 탄두를 보호하는 페어링(덮개)이 좀더 길고 뾰족하게 바뀐 것으로 파악된다.


문제는 이 SLBM의 진위여부다.


북극성-4ㅅ의 경우에는 3형 시험발사 1년만에 신형 미사일이라면서 과시를 했기 때문에 그럴 수도 있다고 보지만, 5ㅅ의 경우 3개월만에 나왔기에 더욱 믿기 어렵다. 북한이 열병식에 개발 단계의 모형 또는 아예 가짜를 내보낸 일이 한두번도 아니기 때문이다.


지난해 10월 10일의 열병식에서 선보인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전차 등 신형 무기들에 대해 로버트 에이브럼스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대장)은 지난해 10월 20일 기자회견을 하는 자리에서 “이번 열병식에서 선보인 신무기들은 실제가 아니라 ‘형상만 변형시킨(visually modified)’ 것일 수도 있다”고 분석한 바 있다.


그는 “(열병식에 등장한 일부 신형 무기는) 성능 면에서 조금 의심이 간다. 우리가 직접 조사해 볼 수 없으니 신형 탱크라는 것이 진짜인지 구형 탱크를 성능을 개량하지 않고서 새것처럼 보이도록 외형만 바꾼 것인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조셉 버뮤데즈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위성분석 선임연구원 겸 한국석좌도 "이번에 공개한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의 전투부 덮개(Shroud) 모습이 기존과 달라졌지만 북한은 항상 이 같은 행사에서 위장, 은닉과 속임수를 활용했다"며 "단순히 전투부 덮개의 외형만으로 역량의 차이를 평가하는 것은 금물이며 이번에도 속임수를 썼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결론적으로 이번에 선보인 ‘북극성-5ㅅ’은 진짜가 아닌 모형일 가능성이 크다. 여러 전문가들은 북한이 ‘북극성-3형’도 아직 완성하지 못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데 1년 남짓한 사이에 5형까지 공개했다는 것은 그저 보여주기용 가짜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것이다.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김동엽 교수(예비역 해군중령)도 "5형이 4형과 비교했을 때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이는 실제 개발(이 완료)된 것이 아닌 모형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북한이 당대회에서 발표한 신무기 개발 계획은 대부분 초기 단계이며 개발과 완성에는 상당한 시간과 기술적 난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럴 경우 대외적으로는 과장이나 허풍으로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있다"며 "이를 차단하기 위해 미사일 외부에 ‘5ㅅ’이라는 이름을 노출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특히 다탄두 각개 재돌입 비행체(MIRV) 탑재 가능성에 대해서는 더욱 회의적이다. 큰 핵탄두와 비슷한 위력을 가지면서도 소형으로 핵탄두를 만들 수 있다면 MIRV가 효율적인 것은 사실이지만 이러한 능력을 보유하려면 핵탄두 소형·경량화와 함께 원형공산오차율(CEP)을 줄이는 미사일 자체의 기술, 위성항법체계 등 고도의 정밀유도 시스템까지 최첨단 기술이 필요한데 북한이 과연 그러한 기술을 가지고 있느냐의 문제이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그러한 신무기를 만들려면 앞으로도 상당한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전망한다. 현재 북한 능력으로는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이언 윌리엄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미사일 방어프로젝트 부국장은 지난 16일 미국의소리 방송(VOA) 인터뷰에서 "다탄두는 하나의 표적에 여러 개의 핵탄두가 떨어지는 MRV 방식과 여러 개의 핵탄두가 각기 다른 목표물을 공격하는 MIRV방식이 있는데 후자는 우주에서 개별 탄두를 목표지점에 정확히 떨어뜨리는 후추진체, 즉 PBV 기술이 필요하다"며 "따라서 북한이 추구하는 다탄두미사일은 적어도 현재까지는 MRV에 가깝다"고 분석했다.


이어 "북한 로켓의 재진입체를 보면 아직 갈 길이 멀다. 북한은 대륙 간 탄도미사일(ICBM) 발사를 고각으로만 진행했다. 훨씬 비스듬하게 대기권으로 떨어지며 더 큰 마찰을 견뎌야 하는 실제 재진입 실험을 하지 못했다"며 "MIRV는 더 진전된 재진입체 기술은 물론, 훨씬 정교한 유도장치와 타격 역량을 갖춰야 한다. 따라서 북한이 그런 능력을 빠른 시일 내에 확보할 것이라는 데 저는 회의적"이라고 밝혔다.


더더욱 중요한 포인트는 만약 ‘북극성-5ㅅ’이 진짜로 개발되었다 할지라도 이를 탑재할 잠수함이 과연 존재하느냐의 문제다. 신포조선소에서 건조하고 있는 3천톤급 잠수함도 아직 제대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김정은이 지난해 7월 23일 새로 건조한 잠수함이라면서 시찰하는 장면을 북한의 선전매체들이 공개했지만 이 3000t급 잠수함이 아직 실전배치는 되지 않은 것으로 미국 정보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김정은은 핵잠수함 설계까지 다 끝났다고 호언장담을 한 것이다.


[북한이 모형 내세우며 열병식을 한 이유?]


지난 1월 14일 저녁, 열병식이 진행된 평양은 영하 8도의 추운 날씨였다. 행사장이 탁트인 광장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실제 체감온도는 아마도 영하 15도를 넘어 섰을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특히 북한이 당대회를 기념해 열병식을 개최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고 그렇게 추운 날씨에 지난 10월 10일에 이어 불과 3개월만에 또다시 열병식을 한 데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이날 열병식에서 가장 강조한 용어는 ‘핵보유국’, ‘핵무장력’이었다. 한마디로 위용 과시다.


결국 김정은은 이번 열병식을 통해 흐트러진 민심을 다잡으면서 동시에 한국을 인질로 대미 압박을 하려는 두 가지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지금 최대의 위기를 겪고 있다. 대북제재에 지난 여름의 수해 등으로 인한 경제난으로 인한 초유의 위기상황에서 김정은이 북한 주민에게 내세울 수 있는 것은 군사력밖에 없기 때문에 이러한 열병식을 통해 자신의 입지를 강화하면서 대내결속을 다지려는 의도가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핵무장력을 북한 주민들에게 보여줌으로써 정치적으로 결속하면서 북한 주민들의 불만을 무마해 보려는 의도에서 지난 10월에 이어 3개월만에 또다시 열병식을 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는 또 다른 말로 표현하자면 그만큼 지금 북한 내부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고 이를 덮어야 한다는 초조함이 과대포장된 열병식으로 나타났다는 의미다. 지난 10월의 열병식에 비해 뭔가 더 새로운 것을 보여 주어야 한다는 강박감 때문에 ‘북극성-5ㅅ’도 무리하게 선보인 것으로 판단된다. 한마디로 정치적 계산이 깔려 있는 열병식이라는 것이다.


또다른 측면에서는 SLBM을 공개하면서 정작 ICBM을 선보이지 않은 점과 열병식에서 선보인 대부분의 무기들이 한국과 일본을 향할 수 있는 것들이라는 점에서 북한이 미국을 직접적으로 압박하기보다 특히 한국을 인질로 미국을 위협하려는 의도를 보여주었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신형 SLBM을 선보인 것은 미국에게 “북한을 공격할 생각을 털끝만큼도 하지 말라”는 엄포를 놓은 것이기는 하지만 이미 언급한 바와 같이 그러한 SLBM을 탑재할 잠수함도 마무리가 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그러한 허풍이 미국에게 먹힐리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더욱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것이 ‘한국 인질론’이다. 미국의 동맹인 한국을 언제든지 공격할 수 있고 점령도 할 수 있다는 능력을 이번에 보여줌으로써 미국의 대북한 작전을 억제하려는 의도와 함께 대북제재의 해제를 요구하는 카드로 흔들고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북한은 열병식의 역작용을 간과하고 있다]


그러나 이 시점에서 북한이 놓치고 있는 것이 있다. 북한의 무력과시는 미국과 일본으로 하여금 더더욱 김정은 정권의 조기 종식을 유도하거나 북핵 대응 능력을 고조시키는 역작용을 가져올 수 있다는 점이다.


북한이 핵무력을 통해 한국을 협박할 경우 미국은 그야말로 군사옵션을 조기에 가동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특히 미국 국내 정세가 극도로 양분되어 있어 이러한 혼란을 조기에 종식할 수 있는 희생물로 북한이 미국 대통령의 손 위에 오를 수 있다.


만약 북한이 중·장거리 미사일 도발을 하거나 한국을 향한 국지적 도발을 하게 된다면 이를 기화로 김정은 참수를 비롯한 군사옵션이 시행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그런 관점에서 동북아시아에 미군을 비롯한 자유민주주의 국가들의 해공군 병력이 증원되고 있으며 한반도 내에 엄청난 전쟁 물자들이 비축되고 있다는 것을 북한은 알아야 할 것이다.


또한 북한의 이러한 핵무력 과시는 일본으로 하여금 ‘막강한 군사대국화’로 갈 수 있도록 하는 길을 열어주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일본은 이번 북한 열병식에 민감하게 반응을 하고 있다. 그러면서 대응능력 강화도 준비하고 있다.


일본은 이미 중국과 북한을 겨냥해 차세대 스텔스 전투기와 장거리 순항미사일의 독자 개발에 착수했다. 이와 함께 일본 열도 전반에 중국과 북한을 겨냥한 미사일 장벽을 쌓겠다는 의지도 밝히고 있다. 그럼으로 인해 일본을 군사대국의 길로 가도록 북한이 재촉하고 있는 셈이다.


과연 김정은의 열병식 도박이 북한에게, 그리고 우리 한국에게 어떻게 영향을 미치게 될까? 김정은의 위기는 곧 한반도의 위기이다. 이런 관점에서 2021년의 한반도는 그야말로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위기의 해가 될 것이다.






[덧붙이는 글]
[동영상은 1월 18일 오전 8시에 공개됩니다]
관련기사
TAG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whytimes.kr/news/view.php?idx=7758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추부길 편집인 추부길 편집인의 다른 기사 보기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정치더보기
북한더보기
국제/외교더보기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