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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또 ‘전쟁준비’ 지시한 시진핑 - 시진핑 위기를 전쟁선언으로 국면전환 하려는 듯 - 120년전 치욕의 베이징조약 되풀이될 수도 - 미국-영국-프랑스-독일-일본 등 해군력 남중국해에 집중
  • 기사등록 2021-01-06 13:37:19
  • 수정 2021-01-06 18:5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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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앙군사위 새해 1호 명령 서명 “전쟁 준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이 새해 강군 사상을 강조하면서 전쟁 대비에 초점을 맞춘 군사 훈련을 주문하고 나서 그 배경이 주목되고 있다.


중국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을 겸하는 시진핑 주석은 지난 4일 1호 명령에 서명하고 전국의 중국군에 전쟁을 대비하는 훈련 개시 동원령을 내렸다고 인민일보와 신화통신 등이 5일 일제히 보도했다.


시 주석의 이번 전군 훈련동원명령은 개정된 중국 국방법이 지난 1일 공식 발효된 가운데 나온 것이라는 점에서 더욱 더 관심을 끈다.


시진핑 주석은 이날 명령에서 "전쟁 준비에 초점을 맞추고 실전화 훈련 수준과 승전 능력을 전면적으로 제고해야 한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이어 "실전 훈련과 더불어 전쟁 및 작전 연구를 강화하고 작전과 훈련을 일체화하며 전시에 대비해야 한다"면서 "언제든지 전쟁에 임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훈련에서는 중국 군의 현대화도 강조됐다. 과학기술이 미래 전투능력을 좌우한다는 점에서 군에 첨단 지식 학습 강화를 요구한 것이다.


시 주석은 또 "모든 장병은 중국 공산당 중앙과 중앙군사위의 지시를 확고히 따라야 한다"면서 "공산당과 인민이 부여한 시대적 사명을 완성해 중국 공산당 창당 100주년을 맞이하자"고 역설했다.


*관련기사: 시진핑, 전군에 훈련 개시 동원령 하달문 전문


인민일보는 시 주석의 군사훈련동원 명령과 관련하여 전쟁 대비와 군사 훈련 심화, 새로운 군사훈련 시스템 구축 등 중국 군의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전했다.


또 육·해·공 합동 훈련을 통한 중국 군의 통합 작전 능력 향상이 이번 훈련의 목적이라는 것이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지난 2021년 1월 1일부터 발효된 중국 국방법에 따라 기존 국무원이 가지고 있던 군사정책 제정권과 결정권이 중앙군사위원회로 이양되어 더욱 확고한 전쟁 역량 지휘권을 발휘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이다.


유사시 군대 및 예비군 동원, 민영기업으로부터 군수물자 조달 등의 권한과 결정권도 시 주석에게 주어졌다. 그만큼 시 주석의 권한이 강화됐다는 뜻이다.


런궈창 중국 국방부 대변인은 4일 기자 브리핑에서 "중국 국방법에 대해 중ㆍ미 전략 경쟁을 옹호하는 자들이 중국의 군사 위협을 과장하고 있다"면서 "미국이 냉전분위기 조성을 포기하고, 또 중국 내정간섭을 즉시 중단할 것으로 촉구한다"고 말했다.


[산둥함도 집중 훈련, 항모 맞시위도...]


미국이 남중국해와 대만을 겨냥해 구축함 2척을 보내고 더불어 해군 전력 증강을 준비하자 중국도 이에 대한 맞대응에 나섰다. 중국은 두 번째 항공모함이자 독자 기술로 건조된 첫 항모인 산둥(山東)함을 남중국해로 보내 집중 훈련을 하는 등 미국과의 기세 싸움에서 지지 않겠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 남중국해에서 작전 중인 산둥함. [두안 홍 트위터 계정]


지난 12월 17일 모항인 랴오닝(遼寧)성 다롄(大連)항을 출발한 산둥함은 4척의 호위함과 함께 12월 20일 대만해협을 지나 남중국해로 진입한 뒤 12월 31일부터 1월 3일까지 하이난(海南)성 산야(三亞) 인근 해역을 돌아다녔다.


류원성(劉文勝) 중국 해군 대변인은 이에 대해 “산둥함 항모 전단은 남중국해에서 훈련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J-15 함재 전투기 32대 등 모두 42대를 탑재할 수 있는 산둥함은 중국 해군의 자존심이라 할 수 있는데, 미국의 항행의 자유 작전에 맞대응하는 차원에서 무력을 과시한 것이다.


미국은 지난 12월 18일 이지스 구축함인 머스틴함이 대만해협을 통과한 바 있고, 12월 31일에도 일본에 배치한 이지스 구축함인 존 S. 매케인함과 커티스 윌버함을 대만해협으로 보내 ‘항행의 자유’ 작전을 진행한 바 있다.


당시 중국 국방부는 성명에서 “미국 함정이 무력을 과시하고 도발을 자행해 분쟁을 일으켰다”며 “대만해역의 평화와 안정을 심각하게 해치는 미국 세력의 그릇된 행위에 우리는 단호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산둥함의 남중국해 출현은 사실 이러한 항행의 자유작전에 대한 대응이라기보다 올 1월부터 본격화될 남중국해와 대만을 향한 미국·영국·프랑스 등의 해군력 집중에 대한 선제 대응 성격이 강하다고 볼 수 있다.


영국은 퀸 엘리자베스 항공모함 전단을 1월중에, 프랑스는 핵추진 항공모함 샤를 드골호를 5월경에 남중국해로 파견하기로 결정했다. 오는 5월에는 미·영·불·일 합동군사훈련도 예정되어 있다. 여기에 독일도 7000t급 호위함 1척을 동북아 해역에 파견하기로 했다. 그만큼 남중국해가 뜨거워진다는 의미다.


특히 미국을 제외하고 유일한 핵추진 항모인 프랑스의 샤를 드골호의 남중국해 파견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 4만2500t급으로 10만t급 규모 미국 항모의 절반 수준이지만 미국 항모가 핵공격 능력을 제거했기 때문에 핵공격 능력을 보유한 세계 유일한 항모라 할 수 있다.


핵항모전단인 샤를 드골호는 레이더 추적을 피할 수 있는 스텔스 방식으로 건조됐다. 최대 속도 시속 50km 승조원 1900명, 라팔 전투기와 조기경보기 28∼40기 등 함재기를 탑재하고 호위함 2척과 핵공격잠수함 1척이 호위한다.


이번 동북아지역 방문에는 헬기 상륙전단인 잔다르크 함대도 함께 온다. 샤를 드골호와 잔다르크함은 각각 일본 7함대 기항인 사세보(佐世保)항과 도쿄(東京) 인근 요코스카(橫須賀)항에 분산 배치될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 해군은 중국과의 영유권 분쟁 지역인 센카쿠(尖閣·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열도 등 외딴 섬 탈환 작전과 유사한 연합훈련을 미국·일본과 함께 실시할 예정도 가지고 있다.


미국-일본-프랑스 3국은 함정과 상륙 부대를 올해 5월 규슈(九州)와 대만 사이에 활 모양으로 펼쳐진 섬들인 난세이(南西)제도의 무인도에 집결시켜서 착륙·상륙 훈련을 실시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프랑스 해군은 헬기 탑재형 수륙 양용함과 프리깃함으로 구성된 훈련 함대인 잔 다르크함대를 올해 5월 일본에 보낼 계획으로 있다. 프랑스 항모의 동북아 파견 사실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어느 모로 보나 이 훈련이 대 중국 압박용인 것만큼은 분명해 보인다.


동중국해를 비롯한 서태평양지역 장기파견될 예정인 영국의 퀸 엘리자베스 항공모함 전단도 오는 3∼5월 미·영·일 연합해상훈련을 개최한다.


2017년에 취역한 퀸 엘리자베스호는 영국 해군 사상 최대급 함정으로 배수량 6만5000t, 길이 280m로 샤를 드골호보다 크다. F-35B 스텔스 수직이착륙기를 비롯, 각종 헬기 등 40여 대의 함재기를 탑재하며, 전시에는 최대 60대의 각종 항공기를 탑재할 수 있다.


여기에 일본에 상시 배치되어 있는 미국의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함(CVN-76)만 하더라도 70여대의 공중 공격 자원들이 탑재되어 있어 ‘떠 다니는 군사기지’로 불린다. 로널드 레이건함은 또한 이지스 순양함과 구축함 2~3척의 호위를 받는다. 또 핵추진 공격잠수함(SSN)도 최소 1척을 같이 데리고 다닌다.


이뿐 아니라 지금 서태평양 지역으로 이동하는 항공모함 루스벨트도 있다. 루스벨트 항모전단에는 유도미사일 순양함 벙커힐함(CG53),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요격 능력을 갖춘 베이스라인7을 최초 탑재한 알레이버크급 이지스 구축함 라파엘 페랄타함(DDG-115)등이 포함되어 있고, F/A-18수퍼호넷 전투기, E-2C호크아이 조기경보기, 해상작전헬기 등 70여대의 항공기가 탑재되어 있어 중국도 두려워하는 최강의 항모전단이다.


이렇게 되면 동북아는 항공모함들로 채워지게 된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관련기사: [정세분석] 프랑스까지 남중국해로, "중국, 꼼짝마!"(12월 29일)

*관련영상: [Why Times 정세분석 638] 프랑스까지 남중국해로, "중국, 꼼짝마!"


로널드 레이건함, 루스벨트함, 퀸 엘리자베스함, 샤를 드골함 등 4개의 항모전단외에 깅습상륙함도 대기중이다.


반면 중국의 산둥함은 길이 315m, 너비 75m, 배수량 6만6000t, 최대 속도 31노트로 디젤 엔진을 장착했다. 산둥호의 전력은 기존 랴오닝호의 6배이며 영국의 퀸 엘리자베스급 항모와 동급 정도로 보면 된다. 물론 크기만 동급이지 전력은 비교가 안될 정도로 퀸 엘리자베스 항모가 뛰어나다.


겨우 40대 정도의 전투기를 탑재한 산둥함으로 이들을 맞선다고? 아니 중국 내륙의 중국 전투기들이 다 덤벼도 이들 4개 항모전단과 최소 2척 이상의 상륙강습함을 감당할 수 있을까? 아예 중국이 자폭하겠다고 결심하지 않는 한 감히 쳐다보지도 못할 상황인데도 말이다.


[파이브 아이즈 국가들, 대 중국 제재 강화키로...]


이러한 군사적 압박과 함께 미국∙영국∙캐나다∙호주·뉴질랜드 등 총 5개국으로 구성된 정보동맹 ‘파이브아이즈’(Five Eyes) 국가들이 호주에 대한 무역보복과 관련해 공동 대응하기로 하고, 역으로 중국을 향한 보복성 제재를 하기로 결의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파이브 아이즈의 연대 움직임과 관련해 자오리젠(趙立堅) 중공 외교부 대변인이 “눈을 비비다 눈이 멀어버리지 않도록 조심하라”고 위협한 바 있는데, 이에 대해 파이브 아이스 국가들이 본격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호주전략정책연구원(ASPI) 국제사이버정책센터(ICPC)의 퍼거스 핸슨 센터장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중국에 대한 무역 제재는 북대서양조약 제5조, ‘NATO 국가에 대한 공격은 모두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한다’와 유사한 ‘파이브 아이즈 대책’을 채택해야 한다고 호소했는데, 이는 똑같이 중국에 보복성 제재를 가해 이것이 양방향 길임을 중국이 확실히 인식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시진핑, 왜 전쟁준비 선언을 했을까?]


그렇다면 정말 궁금해지는 것이 상황이 이러한데도 시진핑 주석은 왜 전 군에게 전쟁준비 선언을 한 것일까? 두 가지로 정도로 추론해 볼 수 있다.


*이유1) 국가적 위기로 인한 인민 동요 막기 위함


보통 독재국가들이 국가적 위기 조성을 하는 그 때가 사실 체제의 위기가 왔을 때라는 것을 역사가 말해 준다.


지금 중국은 그야말로 위기 상황이다. 온갖 통계 분식과 국가자금 살포를 통해 화장을 멋드러지게 하고는 있지만 그림자 금융, 부동산 버블, 비금융 제조기업 부채, 지방정부 부채 등의 네가지 요소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활화산들이나 다름없다. 여기에 정치적 리스크로 불리는 ‘괘씸죄’까지 더해져 중국 경제는 그야말로 아슬아슬하다.


총부채 비율도 GDP 대비 300%를 넘는다. 여기에 국유기업들의 채무도 128%를 넘어섰다. 이 정도면 자본주의 국가라면 이미 휘청거렸을 것이다. 그런데 중국은 오히려 2035년에 미국을 따라 잡을 것이라고 큰소리친다. 일부 서방의 전문가들도 그렇게들 본다. 과연 그럴까?


한마디로 중국 경제를 자본주의 시각으로 판단하기 때문에 그렇게 평가하는 것이다. 사회주의 국가들은 결코 불황이라는 것이 없다. 문제가 생기면 정부가 모든 것을 다 해결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국가가 멍이 들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다.


과거 소련이 그랬다. 소련은 196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미국을 곧 압도할 수 있다면서 승승장구 했지만 결국 맥없이 무너지면서 국가가 해체되는 수모를 겪었다. 국유은행이 국유기업에 대출해 주었으니 부도를 낼 수도 없고 그렇게 돌려막기를 전전하다가 결국 경제가 수축되면서 나라가 부도나는 꼴을 당하게 된 것이다.


시진핑 주석이 전쟁 준비 운운하면서 큰 소리를 친 것은 사실 이러한 국가적 위기로 인한 인민들의 동요를 틀어막기 위한 것일 가능성이 아주 높다. 인민 경제의 피폐가 정권의 위기로까지 이어지는 것을 ‘전쟁’이라는 위기감으로 틀어 막고자 한 것이라는 것이다.


*이유2) 시진핑의 허세와 만용


둘째는 허세(虛勢)다. 다른 말로 하자면 만용(曼容)이다. 이러한 허세와 만용은 시진핑 주석이 사실 엄청난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는 또다른 반증이다.


미국을 중심으로한 자유주의 연합국가들의 반중 전선을 이겨내지 못한다면 시진핑 정권은 무너지도록 되어 있다.


지난해 베이다이허 회의에서도 당 원로들은 미국과의 화해를 권고했다. 미국이 요구하는 것들을 상당부분 수용하면서 허리를 낮추라고 했지만 시진핑 주석은 자신의 권좌가 흔들릴 것을 우려해 대미 강경책으로 나아갔다.


그런데 미국을 중심으로한 강력한 반중 전선에 시진핑 주석이 흔들리기라도 한다면 정권 전체가 동요할 수 있고 이는 시진핑 주석의 2선후퇴라는 최악의 상황으로 갈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시진핑 주석의 허세와 만용은 그래서 나온 것이라는 분석이다. 일단 큰 소리치면서 강 대 강으로 맞서 보겠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일단 시간을 벌어 보겠다는 심산을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시진핑의 계산이 결코 맞아 떨어질 것 같지는 않다. 남중국해에 미국을 비롯한 서방 연합국가들이 포진한다는 것은 미국이 더 이상 중국의 무력 팽창을 용인하지 않겠다는 단호한 의지를 보여주겠다는 의지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올해는 신축(辛丑)년 소의 해다. 그런데 딱 120년전 청(淸)나라와 영국 ·미국 ·러시아 ·독일 ·일본 등 11개국과의 사이에 베이징 의정서라고 불리는 신축조약이 맺어졌다. 청나라가 독일 ·일본 등에 사죄사(謝罪使)를 파견할 것, 배외(排外) 운동을 금지할 것, 관세 ·염세를 담보로 한 4억 5000만 냥의 배상금을 지불할 것, 베이징에 공사관(公使館) 구역을 설정할 것, 외국 군대를 상주시킬 것, 베이징 주변의 포대를 파괴할 것 등을 수락한 그야말로 수치스럽고 모욕적인 불평등조약이었다.


그런데 이로부터 딱 120년 만인 2021년, 그당시와 너무나도 비숫한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이번에도 미국을 위시한 자유주의 국가들이 반중 연합전선을 펼치고 있다. 아예 중국의 위세를 이번 기회에 완전히 꺾겠다는 의지로 똘똘 뭉치고 있는 것이다.


과연 2021년의 중국은 제2의 신축조약을 맺게 될 것인가? 지금의 상황으로는 그럴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고 보여진다. 시진핑은 지금 이러한 상황을 정말 두려워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덧붙이는 글]
[동영상은 1월 7일 오전 8시에 공개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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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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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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