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정세분석] 북한의 철저한 국경봉쇄, 진짜 코로나 때문일까? - 北의 국경봉쇄, 코로나 아닌 정보유입 차단이 목적 - 최대 위기 맞은 김정은, 검열과 통제로 일관 - 이 상황에 급변사태 전문가가 주한미군사령관으로 부임
  • 기사등록 2020-12-31 13:25:44
  • 수정 2021-01-01 20:59:27
기사수정


▲ 중국 단둥과 북한 신의주를 잇는 압록강철교. 북한의 국경봉쇄로 오가는 차량이 보이지 않는다. [사진=Why Times]


[전례없는 북한의 국경봉쇄, 도대체 왜?]


북한이 2021년 새해 초 노동당 제8차 당대회를 앞두고 국경 지역에서 통제를 최고 수준으로 강화하고 있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이 지난 12월 29일(현지시간) 북한 내 소식통들을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북한 인민군 보위사령부가 지난 24일부터 국경선 인근 전 지역에서 검열을 시작했다”면서 “야간 통행 금지가 시작되는 저녁 6시 전 대낮에도 국경 마을에서는 사람의 이동이 눈에 띄지 않는다”라고 전했다.


보위사령부 검열조는 중국 통신기기를 통해 한국과의 통화를 주선해온 ‘전화 브로커’들의 명단을 확보하고, 이들을 상대로 집중 조사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소식통은 “한국과 전화를 연계시켜주고 돈을 벌던 전화 브로커들은 최근 당국의 국경 지역에 대한 삼엄한 단속을 의식해 활동을 멈춘 채 대부분 잠적했다”라고 전했다.


이러한 통제 강화로 인해 장사를 통해 생계를 이어온 북한 주민들은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후 6시 통행 금지 시간을 어기면 바로 체포되기 때문에 장사를 제대로 하지 못해 생계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북한에 주재하던 외교관들과 국제기구 직원들이 대거 북한을 빠져나간 상황이고, 북한 당국도 외국인의 입국을 허용하지 않는 등 북한의 외부 세계와의 단절은 전례 없는 수준으로 이뤄지고 있다.


[국경봉쇄로 북한 경제는 엄청난 타격]


그러다보니 최대 교역국인 중국과의 무역도 대폭 줄어들었다. 3월 수출과 수입액은 각각 61만6천 달러와 1천803만 달러를 기록했는데, 모두 20년 전으로 후퇴한 수준이었다. 4월과 5월에 접어들면서 소폭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다시 7월 북한이 또 한 번의 강도 높은 방역 조치를 발표하면서 내림세로 돌아섰다. 결국 가장 최근인 10월과 11월 두 나라 무역액은 각각 165만 달러와 127만 달러로, 두 달 연속 역대 최저 기록을 세웠다.


이런 여파로 북한 내 상점들에서 주요 생필품이 사라지고, 북한 원화의 미 달러 환율도 급격히 하락했다고 보도하는 등 외부에서도 변화가 감지됐다.


또 공식 기록에 잡히지 않는 북한의 석탄 수출과 유류 수입 역시 최근 중단된 정황이 민간 위성사진 등을 통해 확인됐다.


미국의소리(VOA)는 윌리엄 브라운 미 조지타운대 교수의 말을 빌어 “제재로 인해 이미 충격을 받은 북한 경제가 또 한 번의 충격을 받게 됐다”고 했다.


실제로 북한은 2017년 채택된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의 여파가 본격화하기 시작한 2018년부터 외부 교역이 10분의 1 수준으로 대폭 축소되는 상황에 직면해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이미 후퇴한 북한 경제를 사상 최악의 수준으로 또 한 번 떨어뜨렸고, 여기에 더해 올해 여름 태풍과 홍수 등 자연재해까지 경험하면서 `3중고’에 시달리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브래들리 뱁슨 전 세계은행 고문도 “북한이 신종 코로나 사태 전부터 어려운 경제 상황을 탈피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며, “3중고에 시달리게 된 북한 경제가 더욱 암울해지고 있다”고 말했다고 VOA는 전했다.


국제신용평가기관 무디스의 아시아태평양 담당 수석부사장을 지낸 토마스 번 코리아 소사이어티 회장도 지난 12월 1일 열린 ‘팬데믹 이후 북한경제 전망' 토론회에서 “코로나 충격으로 북한의 공공재정이 바닥났으며, 재정 완충제도 없고 신용에 대한 접근권도 없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번 회장은 또 북한이 재정을 충당하기 위해 17년만에 국채도 발행했다는 보도도 언급하며 이마저 실패로 돌아간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렇게 북한 경제는 지금 회복 불가능의 심각한 상황에 도달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이미 북한이 겪고 있는 3중고에 외환보유고까지 바닥을 드러내 사실상 체제 유지가 힘들 정도의 상황으로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 그래서 나오는 것이다.


[국경봉쇄, 진짜 코로나 때문일까?]


여기서 의심이 드는 것이 북한의 이러한 국경 봉쇄가 진짜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일까 하는 점이다.


중국은 사실상 코로나 바이러스를 극복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래서 중국은 요즘 마스크도 쓰지 않고 정상적인 상태로 돌아갔다고 말한다. 북한이 그런 중국을 향해 인적 교류는 물론이고 물적 교류까지 완전히 틀어 막는 이유는 과연 무엇 때문일까?


이뿐 아니다. 북한의 강도 높은 ‘국경 봉쇄’ 조치와 함께 다른 나라들과의 협력 또한 완벽하게 틀어막고 있다. 정치적으로도 외부와의 교류를 완전 봉쇄하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 코로나 바이러스의 극복을 위한 국제적 협력까지도 거부하고 있다.


여기에 북한 당국은 중국에 “탈북민들의 북송을 하지 말아달라”고 요청했다는 사실이 밝혀져 고개를 갸우뚱거리게 만들고 있다. 이유는 북송 탈북민들을 통해 코로나 바이러스가 유입될 수도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지난 12월 30일, 한국행을 목표로 북한을 탈출하는 과정에서 중국 공안에 붙잡혀 북송 위기에 놓인 탈북민이 산둥성 칭다오(靑島)에만 최소 40명에 달하는 데, 코로나 유입·확산을 극도로 우려한 북한 당국이 중국 측에 “당분간 북송(北送) 업무를 중단해 달라”고 요청했다는 사실이 북한 인권단체 관계자들을 통해 알려졌다.


▲ 지난 12월 30일 평양에서 열린 8차당대회 대표증 수여식. 마스크도 전혀 없이 진행됐다. [사진-노동신문 캡쳐]


이렇게 코로나 바이러스의 확산을 위해 국경봉쇄를 하고 심지어 탈북민의 송환도 거부할 정도이면서도 정작 북한 내부에서는 마스크도 쓰지 않고 대형 행사를 하는 일이 목격돼 국경봉쇄의 진짜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하게 한다.


제8차 노동당 대회 개최를 앞둔 북한이 지난 12월 30일 마스크도 전혀 쓰지 않은 채 대규모의 당 대표증 수여식을 열었다. 여기에 모인 이들은 북한 전역에서 모였기 때문에 방역수칙대로라면 코로나 바이러스의 확산을 당연히 염려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움직임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지난해 1월 노동당 대회를 앞두고 방역 단계를 초특급으로 격상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북한은 대외적으로는 확진자가 단 한 명도 없다며 ‘코로나 청정국’을 자처하고 있고, 최근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와 관련해선 “어느 한순간도 방심하면 안 된다”고 주문했었다.


그래서 의심이 간다. 북한의 완벽한 국경봉쇄가 진짜 코로나 때문일까 하는 의문 말이다.


[매일 전 세계적 코로나 위기 전파하는 북한]


북한은 매일 전 세계적인 코로나 위기 상황을 상당한 양과 시간을 할애해 보도하고 있다. 매일 6개면을 발행하는 노동신문을 보면 6면의 절반을 다른 나라들의 코로나 전파 상황을 중계하듯 보도하고 있다.


▲ 지난 12월 31일자 노동신문 6면 기사 배치


지난 12월 31일자도 6면 전체 11개 꼭지 중에서 6개를 다른 나라들의 코로나 상황 기사로 채웠다. 내용들을 보면 그야말로 전 세계가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지옥을 겪고 있는 듯 보인다.


-세계적으로 8227만여명 감염, 179만 4750여명 사망

-아시아에서 감염자와 사망자 증가

-아프리카에서 감염증 계속 전파

-아메리카지역에서의 대류행전염병전파상황

-유럽에서 악성비루스전염병 만연

-여러 나라에서 방역사업 강화


물론 이외에도 북한 내부에서의 코로나 바이러스 방역사업 기사들도 하루에 최소 2~3개 정도는 꼭 게재한다.


지난 12월 30일에도 “최대로 각성분발하여 비상방역사업에 총력을 집중”이라는 제목의 논설을 통해 “세계적으로 커다란 불안과 우려를 자아내는 신형코로나비루스의 류입을 철저히 막기 위하여 각지에서 일군들과 근로자들, 주민들이 순간도 탕개를 늦춤이 없이 최대로 각성 분발하여 비상방역사업에 적극적으로 떨쳐나서고 있다”면서 “우리 당에 있어서 인민들 한사람 한사람의 생명은 그 무엇보다 소중하며 전체 인민이 건재하고 건강해야 당도 있고 국가도 있고 이 땅의 모든 것이 다 있습니다”라는 김정은의 말을 인용하며 방역사업을 독려했다.


이렇게 북한 주민들에게 전 세계적 코로나 바이러스 상황을 전하면서 국경봉쇄를 당연시하는 것이고 전 세계가 지금 북한과 같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함일 것이다.


이를 다른 측면에서 보자면 지금 북한 주민들이 겪고 있는 경제적 어려움이 전 세계적으로 공통된 상황이기 때문에 “우리만 어려운 것이 아니다”라는 인식을 심어주려 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면서 식량 부족 등의 기아로 인한 생활의 어려움 때문에 일어날 수 있는 인민들의 반발이나 반감 등을 제어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볼 수 있다.


[국경봉쇄, 사실상 정보유입 차단 의도가 훨씬 큰 듯]


북한이 왜 남한으로부터의 대북전단 유입에 저렇게도 반발을 했을까? 왜 김여정까지 직접 나서서 대북전단 유입을 막는 법까지 만들라고 남쪽에 ‘하명(下命)’을 했을까? 물론 최고존엄 이미지 훼손 이유도 있지만 더 큰 이유는 사실 남쪽으로부터의 정보유입 때문이다.


남쪽 사람들이 얼마나 잘 사는지, 코로나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살고 있는지, 어떤 드라마들이 남쪽에서 방송되고 있는지... 등등의 북한 인민들이 모르는 새로운 정보들을 강력하게 차단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에 대북전단 문제를 저렇게 거론했을 것이다.


그런데 지난 12월 말 국경봉쇄를 강력하게 조이면서 이번에 보위사령부의 검열단이 국경 전 지역에 파견되어 샅샅이 뒤지는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다름 아닌 중국으로부터의 정보 유입을 막기 위한 조치다. 물론 내부 비밀의 외부로의 누설을 막기 위한 이유도 있겠지만 더 큰 것은 중국 휴대폰 등을 통한 북한 내부로의 정보 유입 차단이라는 것이다. 북송 탈북자들의 북한내 유입을 막는 것도 마찬가지 이유다.


VOA도 그렇게 분석했다. 이번 국경 봉쇄의 상당히 중요한 이유가 바로 외부로부터의 정보유입 차단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검열과 통제로 일관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외부 정보의 차단에 목숨을 걸다시피 적극적일까? 이는 그만큼 북한 체제가 위기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는 것을 반증한다.


북한에서 1호사업이 갖는 의미는 그야말로 엄중하다. 김정은이 직접 지시를 했고 이를 전 인민들에게 공지했다는 것은 반드시 이룩해야 할 사업이라는 것을 뜻한다. 그런데 2020년 들어 1호사업은 줄줄이 좌초됐다.


평양의 종합병원사업도 그렇고,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도 완전 중단됐다.


38노스는 지난 12월 23일(현지시간) “갈마지구 일대를 촬영한 상업용 인공위성 사진 분석 결과 초여름부터 거의 변화가 없었고 10월 들어 지구 남쪽의 ‘갈마 바닷가 양식사업소’ 지붕이 설치된 게 전부였다”며 “공사가 거의 진행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38노스’는 평양종합병원에 대해서도 “위성사진에선 병원 외부와 조경 공사가 마무리된 것처럼 보이지만 내부는 알 수 없다”며 “주변의 차량 이동이 드문 점 등을 감안할 때 아직 개원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김정은은 지난 10월 10일 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 연설에서 스스로 북한 주민들에게 경제적 어려움에 대한 미안함을 표시했다. 그러면서 북한 주민이 풍족한 생활을 누리게 하는 게 가장 큰 목표라며, 1월의 8차 당 대회에서 경제 번영을 위한 새로운 방안을 내놓겠다고 공표했다.


그때까지 새로운 경제 번영을 위한 전기점을 만들기 위해 80일 전투를 벌인다고 했었다. 그러나 이 80일 전투를 통해 분위기를 다잡는 것도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니 김정은 체면도 말이 아니다. 2020년은 ‘고난의 행군’이래 가장 힘든 한 해로 기록되겠지만 그래도 코로나 바이러스 핑계를 댈 여지가 있었다. 그러나 2021년은 상황이 다르다. 언제까지 코로나 바이러스 타령만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여기에 80일 전투까지 해 가면서 8차 당대회에서 북한 인민들에게 잘 먹고 잘 살 수 있는 희망을 제시한다고 했지만 이또한 갈 길이 막막하다.


이런 상황에서 외부의 소식들이 유입된다면 김정은의 입지는 언제 어떤 방식으로 흔들릴지도 모른다. 이런 상황에서는 일단 외부로부터의 정보유입을 최대한 막으면서 일단 북한 주민들의 눈과 귀를 가로막고 시간을 일단 벌어 보겠다는 심산인 것으로 판단된다.


그렇다고 뾰쪽한 방법이 생겨날 리가 없다. 이런 측면에서 김정은은 진퇴양난이다. 언제까지 밑장빼기만 할 수도 없는 노릇이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차기 한·미연합사령관으로 폴 라캐머러 미 태평양육군사령관(대장)이 부임한다. 그런데 폴 라캐머러 사령관의 이력이 특이하다. 바로 비정규전과 급변사태 대응 전문가라는 점이다.

이게 우연일까? 아니면 지금의 북한 상황을 내다본 배치일까?



TAG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whytimes.kr/news/view.php?idx=7652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추부길 편집인 추부길 편집인의 다른 기사 보기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정치더보기
북한더보기
국제/외교더보기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