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신년 논평] 타는 목마름으로... 민주주의여 만세! - “대통령 지키는 결사옹위가 민주주의”라는 민주당 - 정권 ‘무오류성’, ‘무한 권능’ 행사, 북한과 너무나도 닮아 - "자유민주주의, 헌법 가치와 정신이 모두 무너져"
  • 기사등록 2020-12-31 13:25:00
  • 수정 2020-12-31 19:49:04
기사수정


▲ 강원도 하조대의 일출 [사진=Why Times]


[“대통령 지키는게 민주주의”라는 김두관]


듣는 순간 귀를 의심했다.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26일 “국민이 뽑은 대통령을 지키는 것이 바로 민주주의를 지키는 것”이라고 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김두관 의원은 ‘검찰, 언론, 야당’을 ‘삼각 기득권 동맹’이라면서 “이것을 해체하지 않으면 제도개혁도 쉽지 않다”고도 했다.


어찌 김두관 의원 뿐인가?? 친문 핵심 세력들은 지금 “대통령을 외롭게 해서는 안된다”면서 176석의 공룡답게 모든 것을 하고 싶은대로 다 해치우고 있다. 공수처법까지 무력으로 통과시켰다. 하다하다 이젠 ‘윤석열 죽이기’가 뜻대로 안되니 눈엣가시인 검찰마저 사실상 해체시키겠다고 한다.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가 과연 무엇인가? 딱 한가지로 관통된다. ‘대통령을 지켜야 하기 때문’이다.


같은 날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38노스가 “평양의 김일성광장에서 수천명의 사람이 1월 개최 예정인 노동당 제8차 대회를 준비하는 모습이 위성사진에 포착됐다”면서 ‘결사옹위’라는 네 글자가 새겨진 사진을 제시했다.


북한에서 사용하는 ‘결사옹위정신’이라는 말은 “수령의 업적을 결사고수하고 수령의 사상과 노선, 정책을 결사관철하는 정신”(1992년판 조선말대사전)으로 정의된다.


북한은 ‘김정은 수령 결사옹위’이고 남쪽은 ‘문재인 대통령 결사옹위’가 동시에 펼쳐지는 모습을 우리는 목도하고 있는 것이다.


‘결사옹위’의 공통점은 국민이나 인민은 안중에도 없고 오직 문재인과 김정은만 존재한다는 점이다. 최고 권력을 위해서라면 뭐든지 다 할 수 있다는 ‘굳건한 정신’이 바로 결사옹위다.


[‘선출된 권력’과 민주주의]


결사옹위를 하면서도 그들은 ‘민주주의’를 외친다. 그렇게 결사옹위를 밀고 나가는 정당의 이름도 ‘더불어민주당’이다.


민주당은 말한다. 선거에서 이겨 정권을 장악한 정당이 자신들이 공약한대로 마음대로 결정하는 게 무슨 문제가 되느냐고 말이다. 민주주의는 다수결인데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을 추구하려 하는 것이 왜 문제가 되느냐는 것이다.


그러면서 민주당의 열성파 친문세력들은 자신들만이 진리이고 정의이며 도덕성을 독점한 듯 행세한다. 자신들의 행보에 방해가 되는 세력들을 향해 ‘부도덕하다’고 외치며 “그들이 적폐이며 청산해야 할 대상”이라 우기면서 반대편을 가혹하게 압박한다.


정권의 ‘무오류성’을 외치면서 ‘무한 권능’을 행사하는 이들을 보면 북한 김정은의 그것과 너무나도 닮아 있다.


그래서 나오는 말이 바로 ‘민주 독재’이다. ‘국민의 이름’을 내세우면서 무소불위의 힘을 과시하는 정치체제, 그것을 우리는 ‘민주독재’라고 부르는 것이다.


그런데 역사는 우리에게 이렇게 교훈한다. “무제한의 권력을 쥐는 순간 타락은 시작되고 그것이 멸문지화로 가는 길”이라고 말이다.


김두관 의원은 윤석열 검찰총장의 직무집행 정지 관련 판결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법원의 판결은 대통령의 권력을 정지시킨 사법 쿠데타이다. 국민이 선출한 대통령의 통치행위가 검찰과 법관에 의해 난도질당하는 일을 반드시 막겠다.”


선출권력인 대통령의 통치행위는 초법적 행동을 할 권한이 있기 때문에 헌법이나 법률을 무시해도 된다는 논리다. 다시 말해 대통령의 권력 행사에 대해 반대하는 이들은 쿠데타 세력이나 다름없다는 것이다.


김두관 뿐만 아니다.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냈던 임종석도 “선출되지 않은 권력이 선출된 권력을 짓밟는 일을 반드시 막겠다”고 했다.


이들 논리대로 하자면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은 도대체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가? 이것도 “그때와 지금은 다르다”고 할건가?


그런데 이걸 아는가? 히틀러도 선출된 권력이었다는 것을 말이다.


[“타는 목마름으로,,,”]


신 새벽 뒷골목에

네 이름을 쓴다 민주주의여

내 머리는 너를 잊은 지 오래

내 발길은 너를 잊은 지 너무도 오래

오직 한 가닥 있어

타는 가슴 속 목마름의 기억이

네 이름을 남몰래 쓴다

타는 목마름으로

타는 목마름으로

민주주의여 만세


시인 김지하 선생이 1975년에 쓴 시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지난 12월 17일 윤석열 검찰총장 징계와 공수처법 통과를 지적하면서 "정권 관련 모든 수사를 중단하고 공수처로 가져가고 퇴임 이후 안전도 보장받을 수 있게 된 것을 진심으로 축하한다"고 비꼬면서 "지금 우리는 새벽에 타는 목마름으로 민주주의를 다시 찾아야 할 때"라고 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같은 날 "우리나라의 현재 정치 상황을 보면 6·25 이후 존립 자체를 위협 받는 심각한 위기에 직면했다"면서 "대한민국이라는 껍데기만 남고 자유민주주의, 헌법 가치와 정신이 모두 무너져 내리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은 "법치는 '셧다운', 민주주의는 사망선고를 받았단 지적도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지하 시인의 ‘타는 목마름’이 무려 45년이나 지난 지금 또다시 불려지고 있는 현실, 이를 어떻게 바라봐야 하나? “타는 목마름으로” 우리가 갈구한 민주주의가 지금의 이런 것이었는가?


3권분립 없는 민주주의, 대통령의 편이 아니면 적폐로 취급받는 나라, ‘당 중앙’이 결심하면 선출된 권력의 다수결로 뭐든지 하겠다는 나라. 이것이 바로 전체주의이고 인민민주독재다. 그리고 그 이름의 또다른 얼굴이 지금 중국의 모습과 똑 닮아가는 2021년의 대한민국이다.


그래서 다시 불러본다.


떨리는 손 떨리는 가슴

떨리는 치떨리는 노여움으로 나무판자에

백묵으로 서툰 솜씨로 쓴다

숨죽여 흐느끼며/ 네 이름 남 몰래 쓴다

타는 목마름으로

타는 목마름으로

민주주의여 만세






[덧붙이는 글]
[동영상은 1월 1일 오전 8시에 공개됩니다]
TAG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whytimes.kr/news/view.php?idx=7651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추부길 편집인 추부길 편집인의 다른 기사 보기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정치더보기
북한더보기
국제/외교더보기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