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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멘붕에 빠진 중국 반도체, “길이 없다!” - 중국 반도체 상징 화웨이, 칭화유니그룹 몰락 - 반도체 산업 국유화로 정면 돌파하려는 중국 - 中반도체 굴기의 좌절, 경제성장에 치명타 될것
  • 기사등록 2020-12-15 19:43:47
  • 수정 2020-12-15 19:4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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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러스트=EE Times Asia]


[중국 반도체 상징 기업의 몰락]


중국 반도체 굴기(崛起)의 상징으로 꼽혀온 칭화유니그룹(紫光集團·Tsinghua Unigroup)이 지난 9일 심각한 유동성 위기가 이어지면서 또다시 디폴트(채무불이행)를 선언한 데 이어 결국 13일, 상하이은행이 주관한 채권단 회의에서 13억위안(약 2200억원)의 회사채 만기 연장에 실패했다.


원래는 칭화유니그룹이 중국내에서 갖는 상징성 때문에 만기 연장에 80% 이상 채권단이 찬성했는데, 뜻밖에 중국 국유기업 채권단에서 반대표가 나오면서 최악의 사태를 빚게 된 것이다.


여기서 의문이 생기는 것은 중국 공산당의 지시를 받는 국유기업 채권단에서 왜 칭화유니그룹의 재생을 가로막았을까 하는 점이다. 답은 간단했다. 중국 정부 당국이 반도체 산업을 국유화하면서 경영권을 직접 장악하고 국가주도의 반도체 산업을 키우겠다는 전략으로 선회했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그동안 수십조원의 자금을 쏟아 부으며 ‘반도체 굴기’를 꿈꿔 왔지만 미국이 특허 소송이나 장비반입 금지 조치 등으로 인해 세계 반도체 시장 장악은커녕 중국내 자급조차 하지 못하는 상황으로 흘러가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최악으로 몰리다보니 국가 기간산업이고 중국의 미래를 좌우할 수 있는 반도체 산업을 더 이상 민간에 맡길 수가 없다는 판단을 한 것이다. 그래서 중국 정부, 엄밀히 말하자면 중국 공산당이 직접 반도체 산업을 주도하면서 일사분란하게 밀어 붙이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부족한 기술이다. 이제까지는 대만으로부터 핵심 반도체를 지원받아 왔지만 미국의 개입으로 좌절되자 이젠 일본과 한국을 기술 파트너로 바꾸려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칭화유니그룹이 갖는 상징성]


중국 공산당이 이렇게 직접 칭화유니그룹을 경영하는 체제로 가겠다는 것은 우선 칭화유니그룹이 갖는 상징성 때문이다.


칭화유니그룹은 중국의 명문 국립 칭화대가 51%의 지분을 보유한 메모리 반도체 전문 설계·제조 회사이다. 칭화대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이 나온 학교이기도 하다.


1988년 칭화대 과학기술개발총공사로 출범했던 이 회사는 낸드플래시 메모리 제조사인 양쯔메모리(YTMC)와 반도체 설계 분야에서 화웨이의 자회사 하이실리콘과 함께 중국 최고로 꼽히는 유니SOC 등을 계열사로 두고 있다. 명실상부한 중국 '반도체 굴기'의 상징이자 중국의 자존심으로 꼽히는 곳이다. 그러니 다른 회사는 몰라도 칭화유니 만큼은 중국 공산당의 명운을 걸고 살려내야만 하는 것이다.


그래서 지난 11월 11일 칭화유니가 회사채 만기 연장에 실패했을 때 국유기업 칭화홀딩스의 룽다웨이 공산당 서기가 회사 경영에 참여한다고 발표한 것이다. 그동안 칭화유니는 엔지니어 출신의 자오웨이궈 회장이 단독 회장(CEO)이었는데 앞으로 중국 공산당이 직접 경영에 참여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밝힌 셈이다.


[다른 반도체 산업도 국유화하는 중국]


중국은 칭화유니에 이어 반도체 위탁·제조(파운드리)업체 훙신반도체(HSMC)도 국유화했다. 이 회사의 민간지분을 모두 우한 지방정부 소유 기업에 넘겨 우한 지방정부가 100% 주식을 소유한 회사가 되었다.


세계 5위 반도체 파운드리인 중신인터내셔널(SMIC)도 이미 1·2대 주주가 모두 국유기업(다탕홀딩스 17%, 신신홍콩캐피털 15.76%)이다.


여기에 D램 제조업체인 푸젠진화(JHICC)도 중국 공산당이 경영권을 완전히 가져갔다. 1대 주주인 푸젠진장산업발전그룹(35.86%) 자체가 국유기업이기 때문이다. 심지어 푸젠진화는 지난 해 1월에 주주총회가 아닌 사내 공산당원대회를 열어 경영진을 선출했다.


중국은 이런 식으로 중국의 미래를 좌우할 수 있는 반도체 회사들을 국유화하면서 중국 공산당이 직접 반도체를 처음부터 끝까지 책임지고 만들어 가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왕즈쥔(王志軍) 공업정보화부 부부장(차관)은 지난 11월 28일 중국 발전 계획 포럼에서 “그동안 반도체에 맹목적인 투자가 이뤄졌다”며 “인수합병을 통해 전략적 신흥 산업을 빠르게 발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1조7000억위안(약 290조원) 규모의 50여 프로젝트가 진행됐지만 별다른 성과를 못 냈는데 정부가 직접 개입해 반도체 산업을 육성시키겠다고 한 것이다.


[중국의 반도체굴기에 태클거는 미국]


문제는 중국이 그렇게 반도체 산업 자체를 국유화하면서 직접 생산까지 하는 일련화 작업이 과연 제대로 진전될 수 있을까 하는 점이다. 왜냐하면 미국의 중국을 향한 거친 태클이 중국의 그러한 의도를 완전히 잠재울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중국은 1조위안(약 170조원)을 투자해 2020년 반도체 자급률 40%, 2025년 70%를 달성하겠다고 선언한 중국 정부의 '반도체산업발전추진요강'에 따라 반도체 산업 육성을 해 왔지만 올해 자급율이 겨우 15.6%에 그칠 정도로 지지부진했다. 원천기술을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또한 미국의 강력한 태클 때문에 그렇게 저조한 실적을 낸 것이다.


중국이 반도체 산업의 자급율을 높이려면 원천기술이 있는 회사들을 인수해야 하지만 미국은 이를 철저하게 가로막고 있다. 2015년에는 230억달러에 세계 3대 메모리반도체 업체인 미국 마이크론 인수를 시도했고, 2016년엔 낸드플래시를 만드는 샌디스크 인수에 나섰지만 미국 정부의 견제로 무산된 바 있다. 그러니 독자적 반도체 산업 육성이란 공염불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여기에다 미국의 중국 반도체 산업에 대한 태클은 더욱 더 심화될 것이다. 미국 하원은 지난 2일(현지 시각) ‘미국 증시에 상장한 외국 기업은 자국 정부의 통제를 받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하지 못하면 퇴출한다’는 내용의 법안을 처리했다. 이 법안은 누가 봐도 사실상 중국 공산당이 장악하고 있는 240여 중국 기업을 타깃으로 한 법안이다.


미국 국방부는 또한 지난 3일 중국 최대 반도체 위탁 생산업체인 SMIC와 중국해양석유(CNOOC)을 포함한 중국 기업 4곳을 규제 대상 목록에 올렸다. 국방부 블랙리스트에 오르면 미국 투자회사나 연기금이 해당 회사의 주식을 매수할 수 없는 등 투자와 거래 등이 금지된다.


여기서 중국 최대이며 세계 5위 반도체 파운드리인 SMIC(중신인터내셔널)는 전 세계 파운드리 시장 중 올해 2분기 점유율이 4.8%였다. 그런데 미 상무부는 미국 반도체 제조사가 바로 이 회사에 대해 반도체 생산 기술과 장비를 수출하려면 사전 승인을 받게 했다. 9월 트럼프 정부가 SMIC를 거래 제한 기업 명단(블랙리스트)에 올렸기 때문이다. 사실상 SMIC의 숨통을 조여버린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SMIC에 대한 제재다. 미국은 이미 지난 9월에 SMIC에 대한 제재를 예고했다. 그러자 당시 SMIC는 성명을 내고 “미국의 허가 없이는 매출의 20%이상을 차지하는 자국 기업 화웨이와 거래를 하지 않겠다”면서 자세를 완전히 낮췄지만 미국의 제재를 피해가지 못했다.


SMIC는 사실 중국 ‘반도체 굴기’의 핵심 기업으로, 현재 14나노 공정으로 반도체를 위탁생산한다. 그렇기에 중국의 반도체가 입을 타격은 상상을 초월한다.


새로 제재 대상에 오른 중국 기업들은 이뿐만이 아니다. 이번 블랙리스트 지정으로 미국의 제재를 받는 중국 기업은 35곳으로 늘어났다. 해당 기업은 미국 기업이나 개인의 투자를 받지 못하고 이들과의 모든 거래도 제한된다.


여기에 미국 의회는 또 ‘국방수권법(NDAA) 2021’ 법안에 반도체 진흥 조항을 넣었다. 미국에 반도체 공장을 짓는 기업에 건당 최대 30억 달러씩 약 250억달러 보조금을 지급하겠다는 것이다.


핵심 반도체 회사들이 미국에 직접 공장을 세우고 반도체를 생산하도록 적극 지원하겠다는 의미다. 이는 그동안 고부가가치를 좇는 미국 반도체 기업들은 주로 설계만 하고 생산은 외국 기업에 맡겨 왔는데 앞으로 이러한 원칙을 완전히 바꾸겠다는 것이다.


미국의 이러한 정책 전환은 반도체를 단순히 하나의 산업이 아니라 국가 안보 차원에서 바라보고 있음을 보여준다. 인공지능(AI), 양자컴퓨터, 5G(5세대 통신) 등 차세대 테크놀로지의 두뇌인 반도체 분야에서만큼은 중국에 틈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미국이 이렇게 정책 전환을 할 수밖에 없는 것은 중국의 반도체 굴기를 의식한 때문이다. 중국은 그동안 자국 기업에 설립 자금을 대고 외국 기업 공장도 유치했다. 2019년 새로 건설된 반도체 공장 6개 가운데 4개가 중국에 지어졌다. 그러다보니 반도체 단순 생산으로 보면 “2025년이면 중국의 반도체 생산량은 전 세계 24%로, 미국보다 2배 이상 커진다”는 전망이 나왔다. 미국반도체산업협회(SIA)의 6월 연례보고서가 그렇다.


이 추세로 간다면 반도체 설계는 미국이 하고, 생산은 중국이 하는 최악의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그래서 미국반도체산업협회는 “정부는 500억달러 규모의 보조금을 풀어, 미국 내 반도체 생산을 확대해야 한다”고 요구했고, 정부가 이 의견을 적극 수용하기로 한 것이다.


미국이 이런 결정을 내린 배경에는 핵심 반도체 생산·장비 회사인 대만의 파운드리 회사 TSMC와 네덜란드의 반도체 장비 회사인 ASML의 적극적인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TSMC는 미국 정부가 대 화웨이 수출 중단 지침을 발표했을 때, 화웨이가 애플 다음으로 두 번째 큰 고객임에도 불구하고 과감하게 미국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화웨이 입장에선 TSMC의 초미세 공정 공장이 없으면 프리미엄 스마트폰인 메이트40프로에 들어가는 독자 개발 ‘5나노 기린 9000 프로세서’를 만들 수가 없다. 그만큼 TSMC가 화웨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컸던 것이다. 오죽했으면 TSMC 때문이라도 중국이 대만을 접수해야 한다는 말까지 나왔겠는가?


여기에 지난 11월 10일(현지시간) TSMC는 미국 애리조나주(州)에 자본금 35억달러(약 3조9000억원)의 신규 법인을 설립했다. TSMC는 앞으로 5년간 120억달러(약 13조3000억원)를 투입해 최고 공정 기술의 반도체 위탁·제조 공장을 지을 예정이다. 이렇게 TSMC의 미국화를 착착 진행해 가고 있는 것이다.


더더욱 미국의 어깨에 힘을 넣어준 것은 반도체 장비 업체인 네덜란드의 ASML도 중국에 최첨단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 판매를 중단했다는 점이다.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는 경쟁사인 일본 니콘과 캐논도 개발에 실패할 정도로 오직 네덜란드 기업인 ASML만 유일하게 생산한다.


빛으로 회로를 그리는 장비인 EUV 노광 장비는 대당 2000억원이 넘을 정도로 고가이다. 심지어 대만의 TSMC도 이 장비를 쓰고 있고, 당연히 중국의 SMIC나 양쯔메모리도 이 장비를 쓰고 있는데 이 ASML의 장비가 없다면 첨단 반도체 생산이 불가능하다.


이렇게 중국 반도체의 굴기를 한 방에 무너뜨릴 수 있는 TSMC와 ASML의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를 미국이 양 손에 쥐고 있다는 것은 앞으로의 반도체 시장이 어떻게 흘러갈 것인지 한 눈에 보여준다.


[5G는 밀렸지만... 6G 칼가는 미국]


사실 아직 5G시대도 본격적으로 열리지 않았는데 미국은 벌써 6G시장에 대해 관심을 가지면서 중국이 아예 6G시장에서 발호하지 못하도록 잰걸음을 걷고 있다.


이에 대해서는 미국 의회가 먼저 선전포고를 했다. 지난 3일(현지시간) 공개된 국방수권법안(NDAA·국방예산법) 2021’에 ‘위험한 5G 또는 6G를 쓰는 국가에 미국 병력 주둔 재검토’ 조항을 넣은 것이다. 이는 ‘미군이 주둔하는 동맹국은 5G는 물론이고 6G도 쓰지 말라고 강력하게 압박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미국이 동맹국들에게 중국과 6G기술 협력을 시도할 꿈도 꾸지 말라는 것이고 중국이 앞으로 개발하게 될 6G를 들여오지도 말라는 사실상의 선전포고라 해도 좋을 것이다. 그렇게 중국의 미래산업의 날개를 확실하게 꺾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이미 5G 시장에서 앞서가던 중국은 앞으로 6G시장에서도 가장 많은 표준특허를 낼 가능성이 많은데 이 싹을 아예 자르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다. 현재 5G시장 관련 표준 특허 가운데 20% 이상을 화웨이와 ZTE가 제공했다.


이런 관점에서 미국은 지난 10월 마이크로소프트와 페이스북, 버라이즌, 퀄컴 등 쟁쟁한 테크 기업이 참여한 ‘넥스트G 얼라이언스’를 출범시키며 “앞으로 10년간 6G의 미국 리더십을 확립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물론 한계는 있다. 핵심인 통신장비 회사 명단에 미국 기업이 아닌, 삼성전자(세계 5위)와 스웨덴 에릭슨(2위)이 들어갈 정도로 미국 혼자 힘으로는 중국의 독주를 막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미국 정부내에서는 미국 동맹국의 통신장비 회사에 적극적인 지분투자를 하자는 의견도 나온다. 윌리엄 바 미 법무부 장관은 지난 2월 한 콘퍼런스에서 “미국과 동맹국이 유럽 통신장비기업 노키아나 에릭슨 등의 지배적인 지분을 확보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한 것이다. 여기에 삼성전자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삼성전자는 이미 삼성리서치 산하에 차세대통신연구센터를 설립하고 6G 선행 기술 연구를 진행 중이고, 글로벌 표준화를 주도하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삼성전자에 대해 미국은 전폭적인 지원까지 하고 나섰다. 올해 미국 버라이즌이 8조원대 5G 장비 물량을 삼성에 몰아준 것도 바로 이러한 차원에서 이루어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 [일러스트=Quora]


[중국의 반도체, 미래가 없다]


이러한 거센 미국의 도전에 중국은 마치 연타를 맞고 비틀거리는 링위의 선수처럼 휘청거리고 있다.


중국의 자존심 칭화유니만 해도 과거 수조원대 자금을 투입해 충칭(重慶) 양장(兩江)신구에 D램 반도체 생산 공장을 짓고 2021년부터는 양산에 들어가겠다는 계획을 공개한 바 있지만 전혀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시진핑 주석이 직접 반도체 공장을 방문해 ‘반도체 굴기’를 강조했지만 이또한 별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지난 2018년 4월 후베이성 우한에서 낸드 플래시 메모리 공장 건설에 박차를 가하던 YMTC를 방문해 "반도체 기술에서 중대 돌파구를 서둘러 마련해 세계 메모리 반도체 기술의 높은 봉우리에 올라야 한다"고 강조했지만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중국 정부는 어느 누구든 반도체산업에 나선다고 하기만 하면 막대한 자금을 지방정부를 통해 투자했지만 오히려 자금만 날리고 있는 상황이다. 올해 1~7월에만 지난해 같은 시기의 두 배 수준인 600억위안(10조1000억원)에 달하지만 실적은 별로 나타나지 않고 있다.


중국의 반도체 기업 우한홍신반도체제조(HSMC)는 중국 반도체 산업의 메카인 우한에 약 200억 달러 규모 프로젝트를 추진했으나 공장 착공 2년만에 공사를 중단했다. HSMC는 중국 최초로 7나노미터 공정 양산을 성공해 삼성을 따라잡겠다면서 우한시 중대 프로젝트로 지정된 이 회사는 2017년 11월 설립당시 1280억 위안(약 22조2600억원)의 투자금을 확보했었다.


이 업체는 중국에서 유일하게 7㎚급 공정에 쓰이는 네덜란드 ASML의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를 도입해 보유하고 있었다. 그러나 자금난 끝에 이 장비도 지금은 현지의 한 은행에 압류된 상태다.


결국 자금난으로 우한시 둥시후구 정부에 인수됐다. 이같은 실패로 우한시 정부가 제공한 20조원 이상의 자금이 공중분해된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파운드리’와 청두시가 세운 1억 달러 규모의 반도체 제조공장도 지난 2년간 제대로 운영되지 않다가 올해 초에는 완전히 가동을 중단했다.


그러다보니 민간에 기업 경영을 맡기고 뒤에서 자금을 대는 방식으로 반도체 산업을 키워왔던 중국 당국이 이젠 국유화와 경영권 장악을 통해 반도체 산업을 직접 키우는 전략으로 바꾸겠다는 것인데 과연 성과가 제대로 날 것인지는 더 의문이다.


실제로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지난 7월 "경험, 기술, 인력이 없는 기업들이 반도체 산업에 뛰어들고, 지방 정부가 맹목적으로 이를 지원하고 있다"며 "누구 책임인가를 원칙으로 삼아 중대 손실이나 위험을 초래한 경우 문책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문제는 전문적인 기업인들이 아닌 중국 공산당 간부들이 어떻게 전문가들의 수준을 뛰어 넘는 실적을 보일 수 있을 것인가 하는 것이다. 더더욱 1차산업도 아닌 최첨단의 고부가 산업인 반도체를 전문적인 지식도 없는 공산당 간부들이 ‘돌격 앞으로’ 방식으로 일궈간다? 이게 과연 제대로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일까?


이뿐 아니다. 중국의 반도체 산업을 이젠 중국 공산당이 직접 경영한다면 사실상 국유기업인데 이를 다른 나라에서 받아들일 수 있을까?


반도체 산업은 전 세계 기술들이 어우러지지 아니하면 도자히 날개를 펼칠 수가 없는 특수 분야다. 독불장군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더불어 아무리 중국 정부 당국이 투자를 한다 해도 반도체 산업만큼은 전 세계의 기술적·재정적 투자 등의 지원이 있어야만 가능하다. 그런데 중국 당국이 반도체 산업을 스스로 죽의 장막으로 끌고 가면서 반도체 굴기를 꿈꾸고 있다는 것 자체가 한마디로 우스꽝스럽다고 아니할 수 없다.


중국의 자존심이었던 화웨이는 이미 몰락했다. 지난 8월 3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화웨이는 '중국 경제 발전의 상징'”이라면서 “화웨이가 흔들리면 선전 경제뿐 아니라 중국의 기술력과 경제력에 대한 신뢰도를 떨어뜨릴 것"으로 예상했다.


광둥성 산하 싱크탱크인 광둥성 체제개혁연구회의 펑펑(彭鵬) 부회장도 "화웨이 제재가 중국 전역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이는 전 세계 중국 기업들이 더 이상 환영받지 못하고 있음을 알리는 신호"라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펑 부회장은 "충격의 강도를 예측하는 것은 아직 어렵다"면서 "화웨이 문제가 중국 경제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단언했다.


여기에 충격적인 것은 그동안 중국이 반도체 굴기를 위해 중앙정부 및 지방정부의 엄청난 자금들을 쏟아 부어 왔는데 이 자금들이 사실상 공중분해 되면서 중국의 경제에 어두운 그림자를 던지게 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이런 상황에서 반도체 기업들을 중국 공산당이 직접 지배하게 된다면 마치 내리막길을 브레이크 없이 내려가는 자전거처럼 더욱 더 자금을 쏟아붓게 될 것이고, 이는 또다른 중국 경제의 치명타로 작용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할 것이다.


반도체산업 발전없이 중국 경제의 미래도 없는 상황에서 지금 중국은 스스로 목을 옥죄는 상황으로 흘러가고 있다.




[덧붙이는 글]
[동영상은 12월 16일 오전 8시에 공개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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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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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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