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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中 시진핑, 한국에 오는 이유? - 인도-태평양전략의 린치핀 뽑으려는 중국 - 시진핑, 미 새정부 출범전 대못박으려는 의도 - 한국 정부, 미중간 외교전쟁, 이제 결정내려야
  • 기사등록 2020-11-14 21:24:30
  • 수정 2020-11-14 21:3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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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19년 12월 23일 베이징에서의 한중정상회담 장면 [사진=청와대 공동취재단]


[12월초 한국에 온다는 中 시진핑]


중국 시진핑(習近平) 주석이 오는 12월초 한국 방문을 적극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복수의 중국 베이징(北京) 소식통들이 전하는 바에 따르면, 11월말에서 12월 중순 이전에 시진핑 주석이 한국 방문을 강력하게 희망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동안 한국 정부가 시진핑 주석의 한국 방문을 줄곧 요청해 온 사실도 있지만 이번에는 중국측의 뜻이 워낙 강하다는 것이 외교가의 전언이다.


지난 3일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만난 싱하이밍(邢海明) 주한 중국대사도 “시진핑 주석의 한국 방문 계획은 여전히 흔들림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시진핑 주석의 방한을 준비하기 위해 왕이 외교부장이 가까운 시일내에 한국에 올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그만큼 시진핑의 한국 방문을 본격적으로 준비하기 시작했다는 의미일 것이다.


[그동안 한국측 요청에 묵묵 부답이었던 시진핑 주석]


시진핑의 방한은 이미 오래 전부터 한국 정부의 강력한 희망사항이었다. 우리 외교당국은 북한과의 관계 개선에 있어 중국의 도움이 절실했기 때문에 미중 정면충돌 상황에서도 시진핑의 한국 방문을 지속적으로 요청해 왔던 것이다.


시진핑 주석은 지난해 6월 20일 평양에도 1박2일 일정으로 갔지만 한국에는 오지 않았다. 당시 국내 언론들은 평양-서울로 향하는 정상회담 일정까지 보도한 바 있었다. 그러나 그 모든 예측들이 불발됐다.


사실 국내 언론들이 창작했다기 보다 청와대의 희망사항을 국내 언론들이 앞다퉈 보도했던 것으로 보이지만 우리 신문은 중국이 그럴 계획이 전혀 없다고 단독 보도를 한 바 있다. .


그뿐 아니다. 지난해 6월말 일본 오사카(大阪)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시진핑 주석의 방한이 거의 확정적이라 국내 언론들은 보도했지만 이에 대해서도 우리 신문의 중국 특별취재팀은 역시 시 주석이 방한하지 않을 것이라 단독 보도를 한 바도 있다.


*관련기사: [단독] 中 시진핑 주석, 한국 방문 무산, 또 꼬이는 비핵화 외교

*관련영상: [제125회] 중국 시진핑주석 한국 방문 무산


우리 측이 이렇게 시진핑 주석의 한국 방문을 애타게 요청했던 것은 북한과의 대화 재개를 위한 다리 놓기를 원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북한에 대한 대규모의 식량지원 계획이나 통큰 대북지원 계획을 수립해 놓고 시진핑 주석이 측면 지원을 해 주기를 원했던 것이다.


그렇게 시진핑 주석의 중재로 한·중, 한·미 정상회담에 앞서 남북 정상회담을 성사시키고 남북→한·중→한·미로 이어지는 비핵화 협상 모멘텀(추진력)을 만들어내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특히 한중정상회담에 큰 의미를 두었던 것은 이를 통해 북한과의 대화 복원을 시도하려 했었고, 또 중국을 통해 북한 입장에서 미국과의 의견 조율을 시도해 보려고 했지만 중국이 다리 놓기를 거부함으로써 문재인 정부의 산법(算法) 모두가 수포로 돌아갔다.


그렇다면 중국은 한국 정부의 애절한 요구에도 왜 고개를 돌렸을까? 크게 두 가지의 이유가 있다.

우선 중국은 북핵 문제 해결에 있어 결코 ‘중재자’가 될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 한때는 그러한 능력도 있고 스스로 ‘중재자’ 역할을 자처하기도 했었지만 지금은 중국이 북한을 컨트럴 할 수 있는 여건도, 능력도 안되기 때문이다. 사실 이미 몇 번 시도를 했지만 김정은은 시진핑 주석의 요구마저 단호하게 거절하고 제 갈길을 갔다. 대외적으로는 발표를 하지 않았지만 시진핑 주석의 체면이 말도 안되게 깎인 것이다.


그래서 한국측의 요구가 무엇인지 뻔히 아는 상황에서 선뜻 한국측의 중재 요구를 받아들일 상황이 못되기 때문에 정상회담 자체를 미뤄왔던 것이다.


두 번째는 그야말로 본질적인 것인데 북중관계보다 더 중요한 것이 미국과의 관계 때문이었다.


특별히 미국과의 무역전쟁을 치르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을 도울 수 있는 북중외교가 아닌 미국을 자극하는 북중외교라면 자칫 시진핑 체제 자체가 흔들릴 수도 있는 위험을 감내해야만 한다.


중국은 지난해만 해도 북중관계를 지렛대 삼아 미국에 어퍼컷을 날릴 만큼 힘도 없고 여유도 없었다. 오히려 미국을 은근히 지원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호의를 유도하고 싶어 했다. 북중관계보다 미중관계가 훨씬 더 중요했기 때문이다.


그 당시 우리 신문의 취재에 의하면 ”시진핑 주석이 한국을 방문하고자 하는 의도는 분명히 있고 가능하면 빨리 가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시 주석이 한국을 방문한다는 것 자체가 미중 갈등 상황에서 문재인 정부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으며, 중국의 국익에도 이롭지 않다는 판단 때문에 한국 방문을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올해 초에도 우리 정부는 코로나19가 창궐하는 상황에서도 중국인의 입국금지를 막지 않으면서 시진핑 주석의 방한을 추진했고, 또 기정사실화 해 가면서 적극 구애를 했지만 정작 중국 정부가 난색을 표하면서 대외적으로는 “코로나19 상황이 진전되면 다시 검토하기로 했다”면서 무기 연기했던 것이다.


[시진핑 주석이 태도를 바꾼 이유?]


그렇다면 그렇게 방한 자체를 꺼려했던 시진핑 주석이 이번에는 태도를 바꿔 한국을 방문하려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유는 간단하다. 지금 중국을 둘러싼 대외 환경이 급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미국을 중심으로 중국 포위작전이 더욱 구체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의 새로운 정부가 들어와도 완화되기는커녕 더욱 압박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시진핑 주석의 마음이 급해졌다는 것이다.


중국은 그동안 11월 3일의 미국 대선에서 민주당의 바이든 후보가 당선되면 트럼프 정부와는 다른 방향, 곧 대중국 압박정책이 아닌 부드러운 관계 개선 방향으로 흘러갈 것으로 예상했다.


그런데 민주당의 정강정책에서 우선 일국양제라는 중국 외교의 철칙을 부인했을 뿐 아니라 바이든 후보의 연설에서도 ‘중국은 강도’라면서 미중간의 관계 개선이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되자 우선 주변국들을 중국쪽에 붙잡아 두려는 적극적 외교를 시도하기에 이르렀다.


중국은 이미 6월 일본을 중국쪽에 붙잡아 두려고 일본과의 정상회담을 추진했으나 잘 풀려가던 이 일정이 홍콩 문제 때문에 완전히 꼬였다. 시진핑 주석이 올 6월 일본과의 정상회담을 위해 일본 방문을 적극 원했지만 정작 일본 당국이 이를 거부했기 때문이다.


대외적인 이유는 코로나19 때문이었지만 사실은 중국의 홍콩 국가보안법 도입 등으로 관계가 악화되면서 일본이 중국에게 시 주석의 방일 연기를 통보했던 것이다.


일본의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은 지난 6월 4일 기자회견에서 "구체적인 일정을 조율할 단계가 아니다"고 했고, 정부 고위 관계자는 "연내 방문이 실현되기에는 환경이 적절치 않다"고 언급할 정도로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


이러한 사태에 대해 류장융 칭화대 국제관계학 교수는 "지난 2년 간 중국과 일본 관계가 개선되고 일본은 경제적으로 중국에 의존해 왔을지 모르지만 일본은 안보를 더욱 중요하게 생각하고 미국과의 관계를 우선시하고 있다"면서 "최근 상황이 염려된다"고 말했다.


류장융 교수는 이어 "미국은 동맹국들을 규합해 중국으로 집단적으로 공격하고 있다"며 "일본은 자연스럽게 미국을 따르면서 중국에 대한 정책을 조정할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중국은 필리핀과의 관계 개선도 시도했다. 그래서 중국산 코로나 백신 우선 공급을 약속하면서 두테르테의 마음을 잡기도 했다.


그런데 미국 대선 이후 중국을 둘러싼 상황이 더욱 악화일로를 걷게 되자 미국 민주당의 바이든 후보가 ‘린치핀’이라 지칭한 한국을 중국 쪽에 강력하게 붙들어 두어야 하겠다는 판단을 했던 것이다.


한국마저 강력한 한미동맹으로 묶여진다면 중국으로서는 그야말로 대내외적으로 난감한 상황으로 몰릴 수 있다고 판단했던 것이다.


특히 시진핑 주석이 미국의 강력한 압박 정책 때문에 국내 경제를 중심으로한 폐쇄적 쌍순환 전략을 수행하기로 결정한 상황에서 한국과의 교류마저 경색된다면 그야말로 중국 경제는 완전 ‘죽의 장막’ 당시로 되돌아 갈 수도 있기 때문에 문재인 정부를 중국의 영향권에 붙들어 두려는 시도를 하려 하는 것이다.


그것도 내년 1월 미국의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기 전에 못을 박아 두어야 한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사실 12월에는 시진핑 주석이 해외 방문 일정을 잡는다는 것 자체가 무리임에도 이렇게 한국 방문을 적극 추진하는데는 그만큼 상황이 급박하기 때문일 것이다.


또 하나, 올 12월에는 서울에서 한중일 정상회의를 연다. 그런데 이 회의에는 리커창 총리가 참석하기로 이미 결정되어 있다. 그런데도 시진핑 주석이 12월에 한국을 방문하기를 원한다는 것이다. 한 나라에 이렇게 시진핑 주석과 리커창 총리가 연달아 찾는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더불어 시진핑 주석은 지난 1월 코로나19가 활성화되면서 해외 순방 자체를 전면 중단했다. 그렇다고 지금 중국에 코로나 19 위기가 완전히 사라진 것도 아니다. 오히려 최근들어 방역 강도를 더욱 높이고 있다.


여러모로 보나 시진핑 주석의 해외 순방 여건 자체가 전혀 되지 않지만 그럼에도 한국을 찾겠다는 것은 그만큼 시간, 곧 미국에서의 새 정부 출범 이전에 상황을 마무리해야 한다는 절박감이 중국에 있다는 의미다.


[시진핑은 무슨 요구를 하게 될까?]


그렇다면 시진핑 주석이 한국에 오게 되면 무슨 요구를 하게 될까?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5월 13일 오후 9시부터 34분간 시진핑 주석과 통화했던 적이 있다.


당시 전화통화에 대해 청와대는 시진핑 주석이 "금년 중 방한하는 데 대해 굳은 의지는 변하지 않았다"고 했고, 문 대통령은 "한·중 관계에서 시 주석 방한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고 발표했다.


그런데 이러한 청와대의 발표와는 달리 중국측 발표를 대변하는 관영 신화사통신에서는 ‘시 주석의 방한’ 부분이 아예 빠져 있었다.


또 청와대가 “시 주석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대한 일관된 지지 의사를 표명했고, 문 대통령은 사의를 표명했다”고 했지만 이 역시 중국측 보도 내용에서는 빠져 있었다.


코로나 19 대응과 관련해서도 청와대는 “한국의 코로나19 상황이 문 대통령의 강력한 리더십으로 효율적으로 통제되면서 성과를 내고 있어 축하한다”고 시 주석이 말했다고 발표했지만 이 역시 중국측 보도문에서는 아예 보이지 않았다.


대신 청와대 설명에서는 보이지 않는 시진핑 주석의 리더십 부분, 곧 문 대통령이 “시 주석의 강력한 지도 아래 중국이 코로나와의 싸움에서 분명한 효과를 거뒀고 나는 이를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는 부분이 중국 언론에서는 포함되어 있다.


특히 당시 통화 자체가 중국측의 요청으로 이루어졌다는 점도 아주 의미심장하다. 바로 코로나19의 책임 문제가 불거지면서 중국과 미국 우방국들간의 전쟁으로 번져가고 있는데 이렇게 민감한 상황에서 시진핑 주석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전화를 했다는 점이다.


이는 우선 미국을 중심으로 코로나 19에 대한 중국책임론 부각에 한국을 열외로 하려는 시진핑 주석의 굳은 뜻이 숨어 있다고 할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중국은 이미 사드체계 배치로 불거졌던 한한령 등의 전격적 해제를 검토하고 있고 한중간 갈등도 풀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다. 한국 정부는 그 시점을 시진핑 주석의 방한으로 맞추겠다는 생각이다.


이러한 연장선상에서 12월 추진되는 시진핑 주석의 방한 의제도 추정해 볼 수 있다.


시진핑 주석은 미국이 추진하는 'ABC(Anything But China·중국 빼고 다)'정책에서 한국이 빠질 것을 강력하게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중국을 제외한 ‘믿을 만한’ 미국의 우방국들로 아시아ㆍ태평양 시장을 재편하려 하고 있고 이미 그 작업은 시작되었는데, 한국은 절대 그러한 그룹에 참여해서는 안된다는 강력한 경고를 하기 위해 한국을 찾는다는 것이다.


이미 지난 8월 20일 양제츠(杨洁篪, Yang Jiechi) 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원의 방한에서도 중국이 한국 정부에 무엇을 원하는지 알 수 있었다. 당시 양제츠의 방한도 중국 정부의 일방적 요구로 이루어졌었다.


양제츠 방한 당시에도 서훈 외교실장을 만나 “미국 줄에 서지 말 것”, “한국이 대중국 공격의 기지로 사용되지 않게 할 것” 등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11월 미국 대선이 끝난 후 아직 공식적 당선자가 결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미국 리더십의 빈틈을 이용해 시진핑 주석이 직접 문재인 대통령에게 한중관계 현안과 관련된 대못을 박으려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한국에 오면 경제(일대일로), 기술(5G), 가치와 이념(홍콩·신장·티베트 인권 문제) 이슈에서 협력 또는 적어도 중립을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이제는 결단 내려야 한다]


시진핑 주석이 한국에 온다는 것은 미중 충돌 상황에서 우리의 입장을 결정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 민주당의 조 바이든은 한국을 가리켜 “인도·태평양 지역의 린치핀(핵심축)”이라 말했다. 시진핑 주석은 그 린치핀을 아예 빼서 중국에 두겠다는 야심을 가지고 있다.


결국 그 린치핀을 더욱 강하게 박으려는 미국과 아예 그 린치핀을 빼 자기 품에 두겠다는 중국 사이에서 한국 정부도 뭔가 결단을 내려야 할 시점이 다가왔다는 의미다.


특히 미국에서 내년 1월 20일, 새로운 정부가 출범하게 되면 미국은 미국대로 분명한 결단을 요구할 것이다.


그런데 미국의 리더십이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한국 정부가 서둘러 중국 입장에 줄 섰다가는 진짜 엄청난 외교적 수렁으로 빠질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여기서 분명히 해 둘 부분이 있다. 시주석이 한국을 방문한다 해도 남북관계가 결코 긍정적 상황으로 변할 수가 없다. 남북관계는 중국이 아니라 미국이 키를 쥐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중국의 줄에 서서 뭔가 남북문제를 해결해 보려 한다면 오히려 엄청난 시련을 맞을 수도 있음을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이다. 이를 분명히 경고해 둔다.




[덧붙이는 글]
[동영상은 11월 15일 오전 8시에 공개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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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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