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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0-10-23 14:3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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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감백신 접종후 사망신고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22일 경기 수원시 한 병원에서 의료진이 시민들에게 접종할 백신을 준비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인플루엔자(독감)백신 접종 후 사망했다는 보고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정부와 의료계 일부의 지침이 엇갈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동일 제조번호(로트번호)로 생산된 백신을 맞고 사망한 사례가 처음으로 확인돼 백신 접종을 둘러싼 혼란이 증폭되고 있다.


질병관리청은 "예방접종을 중단할 상황은 아니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지난 22일 질병청 종합 국정감사에서 "현재까지 사망자 보고가 늘기는 했지만 예방접종으로 인한 사망이라는 직접적 연관성은 낮다는 것이 피해조사반의 의견"이라면서 "아직은 중단할 필요가 없다는 게 전문가의 판단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같은날 의료계 일각에선 "국민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며 "백신 접종을 잠정 유보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개원의 중심 의료단체인 대한의사협회(의협)는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23~29일 일주일간 백신 접종 중단을 권고한다"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최대집 의협 회장은 "백신 접종과 사망의 인과관계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으므로 사인을 규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의료계 내부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한국백신학회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올해는 코로나19와 독감의 동시 유행이 우려돼 소아청소년과 고령자, 만성질환을 가지고 있는 면역저하자의 독감 백신 접종을 지속해서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백신 접종과 죽음과의 인과관계가 아직 1건도 확인되지 않았지만, 최근 백신이 상온에 노출된 사고에다 침전물까지 발견돼 불신이 퍼진 상황에서 잇따른 사망사례까지 나오자 불안과 공포가 증폭되고 있다.


여기에 의료계 일각에서 정부와 다른 독감백신 접종 지침을 권고하고, 의료계 내부 의견도 엇갈려 독감백신을 맞아야 할지, 말아야 할지 혼란스럽다는 목소리가 많다. 두 아이를 둔 서울의 주부 A(35)씨는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계속 나오는 상황에서 독감 예방접종을 꼭 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의사들이 접종 유보를 권고해 언제 접종을 해야할지 고민된다"고 말했다.


의협의 독감 백신 접종 잠정 유보 권고에 따라 접종을 중단하는 병원이 크게 늘어나면 현장의 불안과 혼란이 가중될 전망이다. 의료계 관계자는 "독감 예방접종을 맞기로 결정하고 병원까지 찾은 환자에게 어떻게 딱 잘라서 지금은 안 된다고 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의협은 산하단체와 의료기관, 전체 회원들에게 공문을 보내 23일부터 백신 접종을 중단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이번 권고로 접종 수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의협은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보건소나 국공립의료기관에선 접종이 계속되지만, 일선 병원에선 접종을 받지 못할 수도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22일 같은 제조번호로 생산된 백신을 맞고 사망한 사례가 확인돼 보건당국의 지침 변화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앞서 질병청은 같은 제조번호 백신을 맞은 추가 사망자가 나오면 접종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질병청은 23일 전문가들과 예방접종 피해조사반 회의를 열 예정이다. 질병청에 따르면 지난 16일 이후 방역당국이 보고받은 독감백신 접종 후 사망자는 32명(23일 0시 기준)이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정부가)독감백신 상온유통, 백색 침전물 사건도 조사에 속도를 내지 못해 백신에 대한 불신과 국민 불안감이 커졌다"면서 "이번에는 정보를 가능한 빠르고 투명하게 국민에게 공개해 불안을 해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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