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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사면초가 김정은, 미국 손 붙잡을까? - 퍼펙트스톰에 빠진 김정은, 결단의 시기 다가온다! - 10월 김여정 방미, 전격적 미북합의설도 솔솔 나와 - 미국과 관계개선, 제2의 고난의 행군 가운데 택일해야
  • 기사등록 2020-09-18 13:25:18
  • 수정 2020-09-18 21:3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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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llustration=Stanford University]


[미국-북한 물밑 대화설 솔솔....]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지난 15일, “북한과 여전히 많은 노력들이 진행 중”이라며 북한 문제 해결에 낙관적인 입장을 보여 그 배경이 주목되고 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워싱턴의 민간단체 ‘애틀랜틱카운슬’과의 온라인 대담 행사에서 “북한 문제에 있어 우리가 더 진전을 이룰 수 있고, 김 위원장이 다른 방향으로 갈 것이라는 희망을 가졌었다”면서 “나는 여전히 낙관적”이라고 말한 것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또 “공개적으로는 고요했지만 진행 중인 많은 노력이 여전히 있다”면서 “기회가 될 수 있는 곳을 알아내기 위해 심지어 북한과도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어떤 노력이 진행 중인지 구체적으로 말하지는 않았지만 지난해 10월 스톡홀름 노딜 이후 중단된 미·북 협상이 최근 들어 다시 양측 간 물밑 접촉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 것이다.


이러한 폼페이오 장관의 언급과 관련해 미 국무부에서 뉴욕채널을 통해 수해 복구 및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인도적 지원 등을 논의하기 위한 회담을 제안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물론 북한이 아직 알맹이 있는 답을 해 오지는 않았지만 미국은 상당히 긍정적 답변을 기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데이비드 스틸웰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도 지난 14일 북한의 최근 홍수와 태풍 피해를 언급하며 북한 비핵화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스틸웰 차관보는 이날 “홍수와 태풍, 북한의 상황에 대해선 다시금 비핵화의 필요성을 되짚고 싶다”면서 “진지한 비핵화 대화를 시작하기 위해 싱가포르 합의의 후속 조치를 한다면 해결될 것”이라고 했다.


[10월 김여정 방미설도 나와]


미국 정부 내에서 북한과의 물밑접촉설이 나오는 가운데 북한에서 대미 문제를 총괄하는 김여정의 ‘10월 방미설’도 흘러나오고 있다. 미 대선 직전 ‘옥토버 서프라이즈’(10월 깜짝쇼)가 김여정의 방미(訪美)일 수 있다는 것이다.


북한내 매체들에서는 김여정의 동정이 50일 넘게 나타나지는 않고 있지만 한미 정보당국에서는 김여정이 오빠 김정은과는 별도로 지난 13일 태풍·수해 복구 현장을 비공개로 방문하고 현지지도를 했다는 사실을 포착했다.


김정은이 지난 12일 황해북도 대청리 홍수 피해 현장, 14일 황해북도 강북리 태풍 피해 복구 현지 지도를 했지만 이와 별도로 단독 행보를 보였다는 것이다.


우리 정부는 이미 ‘김정은의 김여정에 대한 위임통치설’을 주장한 바도 있고, 갈수록 김여정에 대한 북한 정치의 무게가 가중되는 상황에서 김정은이 직접 나서지 않으면서 김여정이 미국과의 대화에 물꼬를 트기 위한 작업에 나설 수 있다고 관측하고 있는 것이다.


앞서 김여정은 지난 7월 “조(북)·미 수뇌회담 같은 일은 올해에는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본다”면서도 “미국 독립절 기념행사를 수록한 DVD를 개인적으로 꼭 얻으려 한다”며 대미 접촉 의사를 드러낸 바 있다.


[이 시점에 미북대화설이 나오는 이유는?]


북한은 지금 문을 꽁꽁 걸어 잠그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전염병 차단이 그 이유다. 그럼에도 미국과의 대화설이 지금 이 시점에서 나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홍콩에서 발행되는 아시아타임스(Asia Times)는 지난 10일자 “북한이 퍼펙트스톰 소용돌이에 휘말렸다(North Korea’s social order hit by a perfect storm)”는 제목의 기사에서 “전 세계적 유행병, 국경 무역 중단, 그에 따른 필수품과 식품 부족, 최근의 대규모 홍수, 미국을 비롯한 서방의 제재 조치 등이 ‘퍼펙트 스톰’으로 몰아닥쳐 사회 체제가 흔들릴 정도로 올해가 북한에는 끔찍한 한 해가 되고 있다”고 분석 보도했다.


아시아타임스는 이어 “북한은 전례 없는 위험한 내부 상황에 직면해 있는데, 심지어 군부와 엘리트 계층까지 절박한 처지에 놓여 있을 정도이며, 극심한 경제 상황으로 상위 계층의 불만도 가라앉히기도 어려운 지경으로 내몰리고 있다”고 했다.


아시아타임스는 또 “북한 주민 상당수는 어차피 전기가 들어오지도 않는 상황에서 국영TV도 보지 않는다”면서 북한 내부에 전반적 절망감이 확산되고 있다고 봤다. 그러다보니 북한 내부에서는 “조선은 내년에 굶어 죽을 것”이라는 말까지 떠돈다. 실제로 군대 배급량마저 3분의 1이 줄었고, 홍수 피해 지역 복구 작업에 파견된 병사들이 현지 주민들에게서 도둑질까지 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도 했다.


심지어 핵심계층이 모여 있는 평양마저도 식량 배급이 수개월 전에 끊겨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는데, 이는 ‘고난의 행군’이라 했던 1990년대의 살인적 기아 때도 없었던 일이라고 했다.


그래서 북한 당국은 군량미를 풀어 핵심 계층에게만 배급을 주고 있지만, 이마저 곧 바닥날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최악의 상황이 나아지기는커녕 갈수록 악화될 전망이라는 것이다. 특히 지난 8월과 9월의 엄청난 수해로 말미암아 가을 추수도 심각한 타격을 받은 상황이라 겨울이 다가오면서 식량 부족 현상은 훨씬 더 심각해질 것이고, 이 때문에 사회 체제 균열은 가시화될 것이라고 아시아타임스는 예측했다.


우리 신문은 지난 6일 ‘확 달라진 김정은, 이유는?’이라는 정세분석 기사에서 김정은이 수해를 입은 피해 현장을 여러 번 찾았고, 또 당 간부들을 대거 동원해 현장에서 직접 문제를 챙기는 모습까지 보여주는 이유는 북한이 그만큼 엄청난 위기에 직면해 있으며, 김정은 스스로 북한 주민들 위에 일방적으로 군림하는 통치가 아니라 북한 주민들이 동요하지 않도록 배려하는 방식으로 변하지 않으면 안될 정도로 북한이 달라지고 있다고 진단한 바 있다.


*관련기사: [정세분석] 확 달라진 김정은, 이유는?(9월 6일)

*관련영상: [Why Times 정세분석 529] 확 달라진 김정은, 이유는?


그러면서 우리 신문은 “어떤 방식으로든 김정은은 북한의 경제를 살리기 위한 새로운 시도를 해야만 하는 시점에 놓여 있다는 것만큼은 분명하다”고 했었다.


평양까지도 배급이 제대로 안될 정도이면 북한 내부에서의 민심이반도 심상치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그동안 믿고 기댈 언덕이었던 중국마저 식량 위기에 빠졌다. 미국의 대북제재에 코로나19, 그리고 식량난까지 북한은 지금 그야말로 사면초가에 빠져 있다.


이런 상황에서 김정은은 지난 2018년 6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에게 보여 주었던 북한의 미래와 관련된 약속을 곰곰이 되씹어 봤을 가능성이 있다.


미국은 미국대로 현재 북한이 처해 있는 상황이 어떠한지 손바닥 들여다보듯 꿰뚫어 보고 있다.


북한이 사면초가의 퍼펙트스톰의 위기에 빠져 있는 이때, 특히 중국도 도움의 손을 펼치기 어려운 이때가 북한과의 대화를 재개할 수 있는 적기라고 본 것이다.


미국은 지금 북한에게 두 갈래의 신호를 보내고 있다. 하나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미 제안한 “핵 없는 북한의 미래에 대한 약속”이고 또 다른 하나는 “중국의 몰락과 북한의 미래”이다.


전자는 긍정적 미래이고 후자는 북한의 어두운 미래다. 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한대로 북한이 비핵화 조치를 했을 때 북한의 긍정적 변화상을 말하는 것이고, 후자는 결국 북한의 정권교체까지 가는 최악의 상황을 말한다.


이번 밥 우드워드의 ‘격노’라는 책을 통해서도 드러난 바 있지만 김정은의 목숨은 결국 미국에 달려 있다는 것을 김정은도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도 김정은을 만난 자리에서 분명히 그 문제를 언급했었다.


여기에 지금 미국의 대 중국 정책이 어떠한지 김정은은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 중국이 무너지면 북한은 곧바로 질식사한다. 너무나도 뻔한 결말이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은 북한에 대한 제재들을 더욱 강화했다. 미 법무부가 지난 두 달간 북한과 관련한 더욱 강화된 조치들을 6건이나 발령한 것이다.


지난 7월16일 미 연방검찰은 북한에 담배 필터를 수차례 불법 수출한 혐의를 받던 아랍에미리트(UAE)의 제조업체에 약 66만 달러의 벌금을 부과했고, 일주일 후인 7월23일엔 북한의 자금세탁에 관여한 기업 4곳의 자금에 대해 몰수 소송을 제기했다.


또 8월에는 북한의 가상화폐 거래소 해킹 자금과, 중국의 통신기업 ZTE와 북한 간 거래를 주선한 중국 회사의 자금에 대한 몰수 소장을 각각 제출했고, 영국령 버진아일랜드 소재 기업 ‘양반’에는 유죄 인정과 함께 거액의 합의금을 이끌어냈다. 여기에 지난 11일에는 북한 국적자 2명과 말레이시아인 1명을 기소하기도 했다.


이처럼 법무부는 연방검찰과 연방수사국(FBI) 등을 통해 민사는 물론 형사상 조치를 동원하며 북한의 대북 제재 위반 행위 등을 겨냥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 법무부의 이러한 조치들은 사실상 북한에 대한 ‘목조르기’이다. 이렇게 미국은 집요하게, 그리고 북한이 숨넘어갈 정도로 압박을 지속하고 있는 것이고, 이러한 제재들은 앞으로도 더욱 더 강화될 것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그러니 북한으로서는 살아갈 길이 없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김정은이 SLBM 시험발사를 서두르는 이유가 바로 미국에 대한 시그널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미국은 분석한 듯 하다. 오는 10월 10일의 노동당 창건기념일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같은 핵심 전략무기를 선보일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들이 연이어 나오고 있는 상황이 오히려 북한과의 대화를 촉진할 수 있는 호기라고 본 것이다.


폼페이오 장관의 대북대화 제의는 북한에게는 어쩌면 단비와 같은 상황으로 흘러갈 수 있다. 북한이 비핵화와 관련해서 대폭적인 양보를 하면서 대북제재 해제는 물론이고 미국의 경제적 지원까지 받을 수 있다면 북한으로서는 전화위복의 기회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런 관점에서 북한의 태도 변화가 어떻게 될 지 알아보는 두 가지 리트머스 시험지가 있다.


하나는 오는 29일(현지시간) 북한의 김성 주유엔대사 기조연설을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이날 연설에서 김성 대사가 북한의 비핵화에 대해 긍정적인 방향으로 거론한다면 미국과의 대화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는 것이고 그렇게 되면 진짜 김여정의 10월 방미도 가능할 수 있을 것이다. ‘옥토버 서프라이즈’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또 하나는 오는 10월 10일의 노동당 창건기념일 행사에 ICBM같은 미국을 겨냥한 무기가 행사장에 나오는가의 여부다. 만약 그날 행사장에 태평양을 넘어갈 수 있는 초위력 무기들이 나오지 않는다면 10월의 김여정 방미도 이루어질 수 있다는 시그널일 것이다.


[미국은 흔들리지 않는다]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미국의 의지는 확고하다. 폼페이오 장관도 북한과의 대화를 거론하면서도 미국의 종착점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것을 분명히 했다. 단 그 과정은 단계적일 수도 있다고 했다.


문제는 김정은의 결단이다. 사실 미국의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원칙이 흔들리지 않는다는 것은 김정은의 입장에서는 쳐다보기도 싫은 협상이다. 그 원칙에 합의할 것이라면 진즉 하노이 미북정상회담에서 끝날 일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미국 정부의 북한과의 대화설이 그냥 흘러가는 또 한 번의 정치적 제스처로 볼 수도 있다. 북한 김정은에게는 전혀 매력적이지 않은 내용이기 때문이다.

거기다 김정은 스스로 지난 달 13일 “어떠한 외부 지원을 받지 마라”고 공개적으로 지시한 점도 스스로 발목을 잡는다.


그럼에도 미국과 북한간의 대화에 대해 미련을 갖는 것은 지금 사면초가의 상황에서 북한이 살아갈 방법이 미국과 손을 잡는 것 말고는 다른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김정은은 한국 단독의 대북지원은 꿈도 꾸지 않은 것으로 보는 듯하다. 어차피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인영 통일부장관이나 대북지원파들이 아무리 용을 써도 미국의 동의없는 대북지원은 절대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을 김정은이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그러니 당연히 미국과 대화를 통해 지금의 난관을 헤쳐 나갈 필요가 있는 것이다.


과연 김정은의 선택은 어떻게 될까? 김정은이 그동안의 정치적 노선과는 확연히 다른 실용주의에 입각한 대전환을 하게 될까, 아니면 핵을 고집하다가 결국 ‘제2의 고난의 행군’으로 북한 주민들을 몰아넣게 될까?


불과 앞으로 한 달 여 안에 그 방향이 결정된다.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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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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