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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트럼프, ‘김정은 참수작전’ 경고했었다! - 트럼프와 김정은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나?(3) - 김정은 참수가 주 목표인 작계5015, 2017년 검토돼 - 美, 저위력 핵폭탄 투하 본격 검토
  • 기사등록 2020-09-16 14:02:55
  • 수정 2020-09-16 23: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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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판문점에서 만난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사진=공동취재단]


[‘핵무기 80개’, 미국것 vs 북한 것 논란]


'워터게이트' 특종기자 밥 우드워드 워싱턴포스트(WP) 부편집인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18차례 인터뷰한 결과를 담은 ‘격노(Rage)’에서 2017년 한반도의 최대 위기를 말하면서 ‘핵무기 80개’를 거론했었다.


여기에 대한 오역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원문에 대한 해석을 어떻게 하느냐에 대한 부분이다.


“(내브래스카주) 오마하에 있는 전략사령부는 북한의 정권 교체를 위해 작전계획 5027, 즉 핵무기 80기 사용을 포함할 수 있는 공격에 대한 미국의 대응(the U.S. response to an attack that could include the use of 80 nuclear weapons)을 면밀히 연구하고 검토했다.”


여기서 논란이 되는 것은 “핵무기 80기 사용을 포함할 수 있는” 구절이 수식하는 단어가 북한의 공격(an attack)이냐 미국의 대응(U.S. response)이냐 여부다.


그러나 이 논란은 별 의미가 없다. 이는 미국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전략폭격기, 전략잠수함(SSBN) 등 핵전력을 다루는 책임자인 찰스 리처드 미 전략사령관이 14일(현지시각),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묻는 ‘미국의소리방송(VOA)’ 기자의 질문에 대해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거론했기 때문이다


리처드 사령관은 "어떤 상황에 처하든, 어떤 작전계획 검토가 필요하든 미 전략군은 명령을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한국에 대한 미국의 확장억제(extended deterrence)는 양국 모두에 이익”이라고 강조한 것이다.


여기서 리처드 사령관이 말한 ‘확장억제’란 북한의 핵위협이 가시화될 경우 미국이 핵무기 등으로 이를 격퇴한다는 개념이다. 그러니 북한에 대한 ‘최대의 공격’을 검토했던 2017년 상황에서 핵무기 80개가 북한 것인지 미국 것인지를 말하는 것 자체가 의미가 없다.


또 하나, 우리 청와대는 “핵무기 사용은 작계에 없다”고 주장했지만 이 역시 잘못된 주장이다. 우선 지난 2015년 한ㆍ미가 새로 만든 '작계 5015'에 북한의 핵을 억제하고, 북한의 핵 사용에 대응하는 수단이 포함돼 있다.


또한 우리 신문이 이미 거론한 바 같이 미국의 안전이 위협을 받는 상황이라면 한국 정부의 승인과 관계없이 북한에 대한 직접적 작전을 펼칠 수 있다.


특히 핵무기의 사용에 대한 결정은 미국 대통령이 독점적으로 결정한다. 동맹국의 의견을 듣고 결정할 수도 있겠지만 2017년 당시같이 한미간에 대북정책에 대해 이견이 있는 상황에서는 더더욱 한국 정부의 뜻과는 무관하게 북한에 대한 핵무기 사용을 결정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청와대의 해명은 문제가 있다고 봐야 한다.


[김정은 참수작전과 작계 5015]


그렇다면 우드워드의 책에서 거론된 ‘작전계획(작계) 5015’에는 어떤 내용이 담겨 있을까?


‘작계 5015’는 지난 2015년 4월, 워싱턴에서 열린 제7차 한·미 국방협의체(KIDD) 회의에서 새 작전계획을 수립하기로 합의하였으며, 2015년 6월, 최윤희 합참의장과 커티스 스캐퍼로티(Curtis Michael Scaparrotti) 한미연합사령관 사이에 서명, 즉시 발효됐다.


커티스 스캐퍼로티 주한미군사령관은 지난 2015년 4월 하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북한의 기습도발이 위기를 고조시킬 수 있어 대응능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보고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새 작전계획 5015에는 맞춤형 억제전략(TDS)과 '4D' 전략이 포함되었다. 4D는 탐지(detect), 방어(defend), 교란(disrupt), 파괴(distroy)를 합한 개념이다. 스캐퍼로티 사령관은 이 4D 개념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이 계획대로 지난 2015년 8월 17일부터 시행한 한미연합훈련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부터 이 작계를 처음 적용해 훈련을 해 왔다.


일정 장소까지 후퇴 후 전열을 재정비해 반격하는 개념인 작계 5027과는 달리 유사시 북한의 핵과 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WMD)를 제거하는 작전, 북한의 공격과 동시에 반격하는 ‘선제타격’의 개념이 적용되었다. 이로써 작계5015가 작계 5027을 사실상 대체하게 되었다.


여기서 선제타격이란 ‘참수(斬首)작전’을 말하는 것으로 적이 핵과 생화학무기 등 대량살상무기를 사용하려는 명확한 징후를 보이면 이 무기의 최종 승인권자를 제거해 이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한다는 전략이다.


미국은 과거 이라크 전쟁과 리비아 내전에서 이 전략을 수행한 바 있었다. 이 작전은 첨단 정찰장비를 활용해 북한의 공격 징후가 명확하다고 판단될 경우, 북한군이 공격을 시작하는 것과 동시에 공격을 가하는 적극성을 담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여기서 말하는 참수작전이란 한마디로 북한의 최고지도자인 김정은을 중심으로 한 적의 지휘부를 제거하는 작전을 말한다.


바로 이 작전을 지난 2017년 한반도 위기때 미국이 만지작거렸다는 것이다. 전 세계에서 참수작전에 있어 가장 많은 노하우를 가진 나라가 바로 미국이다. 미군은 20세기 초반부터 다양한 수단을 통해 자국에 위협이 되는 적 지도부들을 제거해 왔다.


이 작전 수행을 위해 기존의 공격 자산 뿐 아니라 미 핵 잠수함과 B-2, B-52 폭격기 등 전략 자산의 운용을 더욱 강화하기로 구체화했다.


미국은 이러한 작계5015를 확정하면서 실제로 미 공군은 지난 2015년 8월 7일 B-2 스텔스 폭격기 3대와 운영요원 225명을 괌의 앤더슨 기지에 순환 배치하였다. B-2 스텔스 폭격기는 16개의 핵폭탄 등 각종 미사일과 재래식 무기를 최대 18톤까지 탑재해 공격할 수 있는 미군의 핵심 전략자산이라 할 수 있다. 북한군의 공격 징후가 확실하면 이런 전략자산을 동원해 공세적으로 선제 타격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양욱’이 쓴 “美, 참수작전의 세계"라는 글을 보면 ‘참수작전을 수행하려면 몇가지 사전 조건이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ISTAR(정보·감시·조준·정찰) 능력과 타격능력이 그것이다. 우선 적의 수뇌부가 어디 있는지 알아야 한다. 정보력이 관건이라는 것이다.


특히 참수가 제 기능을 다하기 위해서는 누가 적국의 전략적 중심인지 확고한 정보가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북한이 미사일을 쏠 수 없도록 김정은을 제거한다고 할 때, 과연 김정은 하나만 제거하면 끝나는 것인지 혹은 김정은 다음의 권력 승계 서열 몇 위까지 제거할 것인지 판단해야 한다. 이러한 정보력은 꾸준히 현지 첩보원을 관리하는 HUMINT(인간정보) 네트워크를 십수년에 걸쳐 양성해야 한다.


첨단 정찰시스템은 물론이다. 이렇게 해서 SIGINT(신호정보)와 IMINT(영상정보)를 갖춰야 한다. 이렇게 수집된 정보를 재빨리 분석해서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것은 더욱 중요하다.


이렇게 목표가 정해지면 때리는 능력도 중요하다. 광범위한 대량살상무기를 사용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매우 정밀한 타격능력이 필요하다. 달리는 차 안에 있거나 건물 또는 지하 벙커에 있는 경우에도 정확하게 제거해야 한다. 이를 위해 JDAM 같은 스마트 폭탄은 물론이고 벙커버스터처럼 지하의 목표도 타격할 수 있는 무기를 운용해야 한다. F-16이나 F-15같은 전투기는 물론이고 F-22, F-35같은 스텔스 전투기는 반드시 갖춰야 할 자산이다.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타이밍이다. 참수작전의 대상이 언제나 노출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가장 많이 활용되는 것이 무인기이다. 미국은 아프가니스탄이나 파키스탄, 이라크, 시리아에서 MQ-1 프레테터나 MQ-9 리퍼와 같은 무인기를 항상 띄워 두면서 실시간으로 정보수집과 공격을 동시에 수행한다. 이렇게 상시적 감시가 가능하다면 참수대상을 확인하고 공격하는 데는 십여 분이면 충분하다. 미군은 2025년까지 수십 초 이내로 단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국군의 참수작전 능력은 우선 북한 내부를 속속들이 볼 수 있는 수단이 없다. 그래서 우리 군은 정보 수집을 한·미 연합 정찰자산에 의존한다. 직접 보지 못하니 늦을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런데 2017년 당시 미국이 이렇게 김정은에 대한 참수작전을 준비했었다는 것이다. 특히 2017년 7월 4일 북한의 ICBM 화성-14형이 발사 다음날인 5일, 동해안에서 시위와 경고 목적의 작전을 펼쳤을 때, 발사한 전술미사일이 사실상 김정은 참수를 위한 훈련이었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현장의 김정은 위치까지 고려해 발사했기 때문이다. 그 의미는 분명했다.


이러한 이유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18년 5월 김 위원장과 합의에 이르지 못한다면 리비아의 카다피 같은 운명에 처할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이고, 6월 싱가포르에서 김정은을 만났을 때 “당신을 제거하길 원하지 않는다”고 말한 것이다.


특히 작계5015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합동요격지점(JDPI, Joint Designated Point of Impact)’도 새로 선정하였다는 점이다. 한·미는 2014년부터 ‘생물학무기 진원지’를 포함한 JDPI 700여 개를 새로 선정하고 검증도 마쳤으며 미국 주도하에 계속 업데이트를 해 오고 있다.


JDPI는 그동안 한·미가 훈련을 통해 북한이 보유하고 있는 세균보관시설 외에도 세균을 실은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이동 수단도 포함시켰다.


이외에도 작계 5015에는 서해 5도와 같은 곳에서 일어날 수 있는 국지 도발이나 북한에서 군사 쿠데타ㆍ민중 봉기ㆍ대규모 탈북 등이 일어나는 급변 사태에 대해 한ㆍ미가 군사적으로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에 대한 시뮬레이션도 존재한다.


또 하나, 작계5015에서 중요하게 봐야 할 대목은 미군의 지상병력 투입을 최소화하기 위해 북한의 핵심 공격지점(JDPI)에 대한 무력화, 그리고 핵시설의 제거·반출·통제에 중점을 두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이 검토한 핵무기는 저위력 핵폭탄]


그렇다면 미국은 북한에 대해 어떠한 핵무기를 사용할 계획을 가지고 있었을까? 또 어떤 종류의 핵무기이길래 80개나 되는 엄청난 수량을 구상한 것일까?


답은 바로 ‘저위력 핵무기’이다. 전통적 고위력 핵무기인 W88 핵탄두는 피해 범위가 워낙 광범위하다. 만약 북한지역에 도시를 초토화시킬 수 있는 고위력 핵무기를 10개만 사용해도 방사능 낙진이 한국 남서부 일부 지방을 제외한 전 지역 그리고 일본까지 영향을 미치고, 한반도에서만 최대 300만명의 사망자를 발생시키게 된다는 분석이 있다.


미국의 대표적 전략 핵무기인 W88 핵탄두는 위력이 무려 475㏏(킬로톤)에 달한다. 히로시마에 떨어진 원폭의 위력이 불과 15㏏이었던 것을 감안한다면 고위력 핵무기인 W88 핵탄두가 얼마나 위력적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반면 ‘저위력 핵무기’는 100명 미만의 사망자를 내고 북한의 5대 핵시설을 모두 파괴하면서도 피해 범위도 최소화된다.


지난 6월 15일, “북한 핵을 억제하는 데는 전통적 고위력 핵무기보다 저위력 핵무기가 더 효과적”이라고 주장한 키어 리버 조지타운대학교 국제안보연구소 교수의 분석이 그렇다.


리버 교수는 미 국방부 시뮬레이션 프로그램 ‘위험 예측 및 평가(HPAC)’를 사용해 전통적 고위력 핵무기와 저위력 핵무기가 한반도에서 사용되는 상황을 모의 실험한 결과를 발표했다.


리버 교수는 0.3㏏~340㏏까지 위력을 조절할 수 있는 B61 핵탄두 같은 저위력 핵무기를 같은 목표에 사용할 경우, 목표 지역 주변에서만 100명 미만의 사망자가 나왔으며 아주 낮은 수준의 낙진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목표물 인근에서의 인명피해는 재래식 작전 수준이라고 분석됐다.


이렇게 저위력 핵무기는 김정은 지하벙커 등을 족집게 타격할 수 있는 미국의 신형 전술핵 ‘벙커버스터’ B61-12 폭탄, 신형 저위력 핵탄두 (W76-2)를 장착한 트라이던트 II 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핵추진 잠수함 등에서 발사되는 핵탄두 장착 토마호크 순항(크루즈) 미사일 등에 장착할 수 있다.


[한국은 아직도 미국을 너무 모른다]


이번 우드워드의 ‘격노’를 읽어 보면 아직도 한국 정부는 미국을 너무나도 모르고 있다는 사실을 다시 확인하게 된다. 문재인 정부 들어 미국통들이 사라져서 그런 점도 있겠지만 자신들의 관점에서 자기들 멋대로 미국을 해석하고 읽어버리는 외교적 판단 실수를 거듭하고 있음이 확연하게 보인다.


‘미 중앙정보국(CIA) 코리아미션센터’만 해도 그렇다. 당시 CIA국장이었던 마이크 폼페이오 현 국무장관의 지시로 설립돼 앤드루 김이 맡았던 이 기관은 한마디로 ‘김정은 축출을 통한 북한 전복’이 미션이었다.


만약 한미간에 정보교환이 원활하고 서로 신뢰할 수 있었다면 굳이 엄청난 예산을 들여 만들 필요가 없는 기관이었다. 그러나 미국이 한국 정부를 전적으로 신뢰할 수가 없었기 때문에 CIA코리아미션센터가 만들어진 것이다.


이 기관은 지금도 존재한다. 그런데 이 기관이 북한 정권의 전복을 위해서만 일하고 있을까? 결코 그렇지 않다. 그만큼 한국은 미국을 모른다는 것이다.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이면서도 북한에 대해서도 잘 모르고, 우방인 미국 정부의 생각도 제대로 읽지 못한다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어떻게 흘러갈까?


우드워드의 ‘격노’가 주는 교훈이 바로 이것이다.

“너무 모른다. 그러면서도 다 안 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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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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