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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中 코로나 종식선언에 담긴 음흉한 외교술책 - 시진핑은 왜 코로나19 종식선언을 감행했을까?(2) - 대대적인 백신외교 통해 미국의 ‘중국 포위망’ 와해 의도 - 中, 코로나19 확진자 추가 발생해도 철저하게 감출 것
  • 기사등록 2020-09-13 21:08:14
  • 수정 2020-09-14 08:5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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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이 지난 8일 코로나19 종식을 공식 선언했다. [사진=CCTV 캡쳐]


[시진핑은 왜 코로나19 종식선언을 감행했을까?]


지난해 말 중국의 우한에서 기존 항생제가 듣지 않는 폐렴 환자가 생기기 시작하자, 우한의 의사 리원량(李文亮)은 보통 폐렴이 아니며 요주의가 필요하다는 문건을 보고 즉각 동료 의사들에게 SNS를 통해 전달했다. 그때가 12월 30일이었다. 이로 인해 ‘우한폐렴’이라 불렀던 코로나가 드디어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문제는 그 이후 중국의 대응이다. 중국 당국은 방역을 실시하기는커녕 새로운 질병의 존재를 알린 리원량을 덜컥 체포했다. 그러면서 ‘우한폐렴’의 존재 자체를 숨긴 것이다. 리원량에 대해서는 더 이상의 ‘유언비어’를 퍼뜨리지 못하도록 경고한 다음 풀어줬다.


그리고 우한폐렴이라 부르던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감염자가 무려 3000여명에 이른 다음에서야 중앙정부가 공식적으로 코로나 바이러스의 존재를 인정했다. 그때가 1월말이다. 그리고 나서야 시진핑 주석이 “모든 대책 강구”를 지시했다. 그러는 동안에 코로나 바이러스는 중국을 넘어 전 세계로 퍼졌고, 급기야 전 세계 확진자만 2866만 3127명, 사망자는 무려 91만 9797명(9월 11일 현재)에 이르게 되었다. 그리고 코로나 바이러스의 존재를 처음으로 알렸던 리원량마저도 사망했다.


이 과정에서 중국은 그야말로 무책임했다. 이미 코로나 바이러스가 퍼졌다는 사실을 중앙정부는 물론 시진핑 주석까지 인지했음에도 별 다른 대책을 세우지 않았다. 자체적으로 해결해 보려고 노력했을 것이다.


그 사이 우한시는 수만 명이 몰리는 음식 축제를 열었고, 베이징에서는 인민대표대회도 열었다. 더더욱 더 큰 문제는 춘제 연휴때 중국인들의 이동도 막지 않았다.


중국 당국이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고 우한을 봉쇄하기로 한 1월 23일에는 이미 우한시민 1100만 명중 절반 가까이에 해당되는 500여만명이 우한을 빠져나간 다음이었다. 그리고 이들 중 상당수가 해외로도 나갔다. 한국으로도 수만 명 정도의 엄청난 인원이 관광차 입국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1월의 중국인 입국자수는 무려 48만명이었다.


우한시가 뒤늦게 봉쇄에 나선 것은 베이징의 중앙정부의 허락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시진핑 지도부가 우한폐렴의 발병 사실이 전 세계에 알려질까 두려워 우물쭈물 하는 사이에 500만 명 넘는 우한시민들이 중국 각지로, 그리고 전세계로 여행을 떠나면서 온 지구가 바로 이 코로나 바이러스로 몸살을 앓게 만든 것이다.


그래놓고도 중국 당국은 지금까지 이러한 코로나 바이러스 전파에 대해 전 세계인들에게 한 번도 사과를 해 본 적이 없다. 오히려 ‘발병은 했지만 발원지는 아니다’라는 궤변까지 늘어놓고 있고, 심지어 왕이 외교부장 같은 이는 “중국이 각국의 코로나 방역을 위한 시간을 벌어줬다”면서 세계가 중국 덕을 보고 있다는 투의 망언을 하기도 했다. 여기에 역으로 ‘미국 발원설’까지 흘렸다.


중국 공산당이 일말의 양심이라도 있다면 코로나 바이러스의 전 세계 전파에 대해 한 마디 사과라도 했어야 했지만 중국 공산당은 그러한 개념의 발언은 아예 입밖에도 꺼내지 않는다.


그런 중국 공산당이 이젠 “코로나 방역 전쟁에서의 승리”를 선포하면서 “중국인임을 자랑스러워해야 한다”고도 했다. 바로 시진핑 주석의 말이 그러했다.


그렇다면 중국공산당의 시진핑 주석은 전 세계에 보란 듯이 왜 이렇게 코로나 방역 승리를 선포하고 나섰을까?


*이유1) 중국내 정치 국면 전환용


시진핑 주석이 이렇게 ‘코로나 방역 승리’를 선언하고 나선 배경에는 우선적으로 국내 정치의 국면전환을 하기 위함이다. 시진핑 주석은 지난 8월의 베이다이허 회의를 거치면서 상당히 체면에 손상이 갔다. 심지어 입지도 흔들리고 있다는 보도들도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시진핑 주석이 중국내 정치 상황을 획기적으로 전환하기 위한 포석으로 ‘코로나 방역 승리 선언’을 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중국은 지금 엄청난 경제 위기 상황으로 몰려가고 있다. 여기에 지난 8월의 대홍수로 말미암아 올 겨울부터 중국이 감당하기 힘든 식량난을 겪을 수 있다는 경고들이 나온다. 이런 국면에서 코로나19로 인한 통제를 계속한다면 중국이 진짜 상상할 수 없는 위기 국면으로 갈 수도 있기 때문에 이번 ‘코로나19 극복선언’을 계기로 분위기를 전환하고자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번 코로나 종식 선언은 중국내 언론을 통해 대대적으로 홍보했고, 인민일보 등의 관영매체들도 이날 일제히 “14억 중국 인민이 코로나19 전쟁의 승자” “방제 성과는 정신적 금자탑” 등 찬사를 쏟아냈다.


이렇듯 코로나19 승리선언을 통해 대대적으로 홍보하는 것은 10월의 5중 전회를 앞두고 대대적으로 시진핑 주석의 건재함과 아울러 지도력 과시가 필요한 시점에서 이러한 분위기 조성이 필요했다는 의미다.


이를 시각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쇼들도 연이어 기획되고 있다. 이미 코로나19의 발원지인 우한에서 지난 8월 15일, 대대적인 풀파티가 열렸다. 수천명의 사람들이 초대형 마이비치워터파크에 한데모여 고무 튜브에 몸을 싣고 물장난을 치면서 음악 축제에 맞춰 환호하는 일이 벌어졌다. 이미 사회적 거리두기와 마스크 의무 착용도 없앴다. 지금 우한은 워터파크와 야시장에 사람들이 가득 들어찬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


중국 동부 해변도시 칭다오도 9월 중 마스크 착용 의무화 없이 맥주 축제를 계획하고 있고 시안 등 여러 도시에서는 국내 여행이 재개되고 있다.


베이징 당국도 역시 실외 마스크 착용을 공식 해제했고, 상하이에서도 많은 식당과 술집이 활발하게 영업하며 ‘놀랄 정도로’ 정상적인 생활로 돌아갔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다만 최근 집단감염이 발생했던 중국 서부 신장 위구르자치구로의 여행만 계속 제한되고 있을 뿐이다.


이렇게 시진핑 주석이 원하는 대로 중국 경제의 V자 회복을 위한 정치적인 쇼로, 그리고 정치적 수세에서 벗어나기 위한 국면전환용으로 이번 코로나19 방역 승리를 선포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뉴욕타임즈(NYT)도 9일, 중국 정부의 이러한 행사에 대해 “초기 늑장 대응에도 극단적인 권위주의 체제 전술의 성공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이유2) 국제적인 국면 전환 의도


시진핑 주석이 ‘코로나19 승리선언’을 하게 된 배경에는 국제적인 분위기 전환을 위한 목적도 있다. 전 세계가 아직도 2차 감염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코로나 19 극복을 선언함으로써 우선 미국이 주도하는 反중국 캠페인으로 인한 수세에서 벗어나 보려는 의도로 보여진다. 이는 아직도 코로나19로 고생하고 있는 미국과 극명하게 대비시킴으로써 ‘중국의 우월성’을 과시함과 아울러 시진핑 주석 말대로 ‘중국의 위대함’을 전 세계에 과시하려는 목적도 있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코로나19 발원지로서의 책임론에서 벗어나기 위해 오히려 대대적인 백신외교를 펼침으로써 미국의 ‘反중국 포위망’을 와해시켜 보려는 조급함이 이러한 전략에 담겨 있다는 것이다.


이미 그러한 성과도 일부 거두고 있다. 11일 미국의소리방송(VOA) 중국어판은 “중국이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들이 3차 임상시험 절차에 들어가면서 중국 정부는 전략적 이익이 있다고 판단되는 나라에 ‘백신 제공 우선권’을 약속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이 코로나19 백신을 제공하겠다고 처음 약속한 국가는 필리핀으로, 아직 백신 개발이 완료되지도 않았으면서도 지난 7월 중국 외교부는 필리핀에 코로나19 백신을 우선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러한 중국의 약속 때문에 필리핀은 남중국해 분쟁에서 당초 미국 편에 섰다가 돌연 남중국해에서 실시하는 군사훈련에서 필리핀은 빠지겠다고 선언했다. 등을 돌린 것이다.


중국은 또 8월 중국 제약사 시노백 바이오테크가 인도네시아 제약사와 협약을 체결해 향후 인도네시아에 2억5000만개 백신을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시노백의 백신은 현재 인도네시아, 브라질과 코로나19 백신 임상 3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이뿐 아니다. 중국은 미얀마에 대해서도 백신 우선 공유를 장담했고, 이제는 “중국이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성공한 이후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에 우선 제공하겠다”는 약속을 남발하면서 중국을 둘러싼 아세안 국가들이 反중국 전선에 가담하지 못하도록 당근을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중국의 외교적 시도에 대해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그레고리 폴링 동남아시아 선임연구원은 “이 지역(동남아) 국가들은 남중국해 문제나 기타 문제를 둘러싸고 중국에 큰 불만을 갖고 있지만, 코로나19 백신은 이들이 시급히 해결해야 할 사안”이라면서 코로나19 백신을 통해 동남아시아 국가들을 반 중국 전선에서 와해하려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런 측면에서 중국의 코로나19 백신은 ‘제2의 일대일로 전략’이라 할 수 있다. 일대일로 전략이 아주 조건 없이 다른 나라를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결국 중국에 속박당하게 함으로써 해당 국가를 좌지우지하는 채널을 만든다는 점에서 코로나19 백신을 통해 지원해준 나라의 외교문제까지 간섭하려 하는 것이 중국의 숨겨진 의도라는 것이다.


자칫 중국으로부터 백신을 얻기 위해 자국의 외교권 일부를 넘겨줄 수도 있다는 우려가 그래서 나온다.


중국이 이러한 백신 외교를 미국의 백신 개발 이전에 시도하려고 이번에 코로나 19 승리선언을 하게 되었다는 분석이다.


그런데 과연 그러한 중국의 의도가 뜻대로 이루어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VOA는 “자국내 코로나19 확산을 효과적으로 통제한 중국이 다른 국가와 백신을 공유할 여력이 있는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향후 중국 국유 바이오테크 회사들은 연간 2억개의 백신을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부연했다.


그러나 리스크도 분명히 존재한다. 황옌중(黃嚴忠) 미국외교협회(CFR) 고급위생연구원은 “만약 백신이 부작용이 있거나 충분한 효과가 없다는 주장이 제기되면 현지에서 논란이 일어나게 되고, 이는 중국의 국제적 이미지에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했다.


또한 중국의 백신이 아직까지 개발이 완료된 것도 아니고 또한 개발 시기도 문제다.


하여튼 중국의 코로나19 승리선언은 이러한 외교적 배경이 깔려있다는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너무 섣부르게 축포 터뜨린 중국, 이젠 모든 것을 숨길까?]


중국 공산당 시진핑 주석의 ‘코로나19 종식선언’은 듣는 이로 하여금 매우 불쾌한 감정을 주기에 충분하다. 전 세계가 여전히 고통받는 와중에 엄청난 참사의 ‘원인 제공자’가 아무런 사과나 죄책감도 없이 그런 선언을 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중국내에 코로나19 환자가 진짜 없는 것인지에 대한 신뢰 역시 아직 없다.


시진핑 주석이 지난 8일의 축제성 행사에서 “중국이 코로나19와의 전쟁에서 얻은 교훈이나 지식들을 전 세계인과 아낌없이 나누겠다”라는 말이라도 했다면 아마도 중국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졌을 것이다. 그러나 시진핑 주석은 그러한 말은 전혀 하지 않았다.


심지어 시진핑은 코로나19를 “지난 100년간 세계에서 발생한 가장 강력한 전염병”으로 규정하면서도 그러한 전염병을 전 세계에 전파시킨 것에 대한 일말의 미안한 감정도 책임감도 없었다. 오히려 “경제 발전의 여러 분야에서 정지 버튼이 눌러졌지만 인민의 생활에 큰 영향이 없었다”면서 이를 중국 사회주의 제도와 통치 체계의 성과, 곧 체제의 우수성을 강조했을 뿐이다.


그러나 중국 공산당의 이러한 대대적인 쇼가 과연 얼마나 지속될 수 있을지는 두고 봐야 한다. 중국 당국이 ‘코로나19 감염자 제로’라고는 하지만 우선 무증상 감염자는 전혀 계산에 넣지 않고 있기 때문이고, 두 번째는 중국 당국이 지난 6월에도 방역 성과를 자축했지만 얼마 뒤 베이징 집단감염 발발로 체면을 구긴 적도 있었기 때문이다.


분명한 것은 아직도 중국에 코로나19 확진자는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앞서 언급했던 3가지의 단서가 바로 그것을 보여준다.


그렇다면 앞으로 중국내에 코로나19 확진자가 추가로 발생하더라도 중국 정부 당국은 이를 철저하게 감출 것이다. 지난해 말에 우한에서 그러했듯 말이다.


그런데 중국 공산당 시진핑 주석의 ‘코로나19 종식 선언’을 바라보는 중국인들은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을까?


시진핑 주석이 8일 “엄청난 노력을 통해 인류의 질병 투쟁 역사에 있어 또 하나의 용감한 쾌거를 이룩했다”라고 선언하는 바로 그때 중국인들은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는 코로나로 숨진 30대 의사 리원량을 추모하면서 그의 계정에 "사실을 알린 당신이야말로 진정한 영웅입니다"라는 글들이 올라왔다. 이런 글들에 대해 무려 100만 건이 넘는 댓글이 달렸다. 이것이 지금 중국인의 심정을 대변해 준다.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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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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