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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인도와 중국 정면 충돌, 미국의 전략은? - 인도-호주 포함한 인도-태평양전략, 중국 몰락이 목표 - 중국-인도 45년 만에 총격전… 일촉즉발 위기 - 인도도 미국따라 反중국정책 펼쳐, 중국은 사면초가
  • 기사등록 2020-09-10 22:02:18
  • 수정 2020-09-11 20:4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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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도와 중국이 정년 충돌했다. [그래픽=Onmanorama]


[45년 만에 총격전… 中-印 국경 충돌 일촉즉발 위기]


지난 7일 중국과 인도 국경 지역에서 45년 만에 처음으로 총격 사건이 발생한 데 이어 양측이 국경 인근에 폭격기와 곡사포, 탱크와 장갑차 등을 전진 배치하는 등 군사적 충돌 상황이 일촉즉발의 위기로 치닫고 있다.


지난 1975년 국경에서의 마지막 총격 사건 이후 1996년 두 나라는 국경에서 우발적 상황을 막기 위한 협정을 맺고 아예 총기 휴대를 금지시켰었는데, 이 협정이 45년만에 깨진 것이다.


총격 사건에 대해서도 인도와 중국 양측의 발표가 다르다. 중국은 7일 밤 성명을 통해 “인도군이 중국군에 위협사격을 했다”며 관련자 처벌을 요구했지만, 인도군은 “중국군이 먼저 공중에 총을 발사했다”면서 즉각 반박 성명을 냈다.


지난 6월 라다크 지방에서 인도군 20명이 사망한 이후 인도와 중국 두 나라간의 충돌은 본격화되었는데, 갈수록 상황은 악화되면서 이젠 양국이 진짜 전쟁까지 일으킬 수 있다는 각오로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 중국과 인도는 핵무기까지 보유한 나라이기 때문에, 그동안 총기휴대 금지협정을 먼저 깼다는 빌미를 주지 않기 위해 쇠몽둥이나 창으로 무장하거나 별도의 특수부대를 투입해 서로를 견제해 왔었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중국 인민해방군 중부전구 사령부는 인도와 국경이 접한 티베트 지역에 대형 장거리 전략 폭격기 H(轟·훙)-6을 배치하고, 중국 인민해방군 서부전구 소속 77그룹 여단도 최근 신장(新疆) 위구르 북서부 사막 지역에서 실탄 방공훈련을 벌이면서 인도를 위협했다.


지난 8일에는 공식 SNS 계정을 통해 티베트자치구로 추정되는 지역의 비행장에 최소 3대의 H-6 폭격기와 Y-20 수송기 1대가 배치돼 있는 모습을 공개했다. H-6 폭격기는 전투 범위가 2500㎞에 달하고, 공대지 또는 대함 순항 미사일 6개를 탑재할 수 있는 강력한 무기로 알려져 있다.


문제는 H-6폭격기의 배치 시점이다. 지난 7일 국경 지역인 판공 호수 일대에서 양측의 총격 발생 직후 곧바로 H-6 전략 폭격기를 티베트 지역에 배치했다는 것은 인도와 군사적 충돌도 각오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 할 것이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8일, “중국 인민해방군은 폭격기와 장갑차, 방공부대와 포병, 낙하산 부대를 고원 지역(티베트)으로 이동시켰는데, 이는 국가 주권과 영토 완결성을 보호하겠다는 강력한 의지와 능력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중국군은 인력과 장비, 전술·전략을 포함한 모든 측면에서 인도에 압도적 우위를 보이고 있다”고 보도해 인도와의 충돌을 대비하는 중국측의 의지를 대외에 공표했다.


중국이 이렇게 강경하게 나오자 인도도 최신예 전투기와 대공 미사일 시스템을 추가 배치하며 무력 대응을 하고 나섰다.


여기에 중국군 서부전구 후근보장센터는 지난 6월 말부터 1만t 넘는 각종 군수물자를 쓰촨성과 칭짱(靑藏) 고원에서 쿤룬산(昆崙山)의 티베트 쪽으로 운송했다. 이들 물자는 티베트에 깔린 도로망과 고속철로를 통해 접경지역으로 즉각 옮길 수 있다. 중국은 또 7월 들어 전쟁 사상자에 대한 응급수술 6000건에 충당할 수 있는 혈액 2.5t을 티베트로 공수했다.


중국은 또 유사시 군사통신을 보장하기 위해 통신차량도 대거 국경에 파견했다.


인도 매체들이 보도하는 바에 따르면 인도군은 최근 국경 인근에 7000명의 병력을 추가 배치함과 아울러 T-90 탱크를 투입하고 미그-29 전투기와 공격 헬기 아파치를 전진 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프랑스에서 들여온 라팔 전투기 5대 모두를 중국 국경에 배치했고 심지어 대공 미사일 시스템도 추가로 구축했다.


인도군은 이뿐 아니라 최근 러시아제 견착식 지대공 미사일을 갖춘 부대를 라다크 동쪽에 추가 배치했다. 대만의 자유시보에 따르면 인도군이 국경에 배치한 전력은 무려 2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마디로 ‘강(强) 대 강(强)’의 맞불 전략이다.


여기에 양국 군대간의 육탄전을 위해 중국은 몽둥이와 창뿐만 아니라 ‘언월도(偃月刀)’라고 불리는 칼까지 소지한 특수부대원들을 국경쪽으로 내 보냈다.


그러자 인도 역시 이런 중국군을 상대하기 위해 중국에 대해 적개심이 큰 티베트 망명자 출신으로 구성한 특수부대(SFF)를 국경에 투입했다. 뭐든지 ‘한 판 붙자’는 식이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관영언론인 글로벌타임스는 9일 논평을 통해 “전쟁 준비도 돼 있다”고 위협했다. 이 매체는 “중국은 인도와 전쟁을 원하지 않지만, 전쟁 준비는 철저히 돼 있다”면서 “인도가 도발을 지속하거나 상황을 오판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달라진 인도, 중국군에 먼저 경고 사격]


이번 중국과 인도의 충돌에서 나타난 특이점은 인도군이 예전과 달리 아주 강경하다는 점이다. 지난 7일 일어난 총격전도 인도군이 먼저 중국군을 향해 경고사격을 하면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6월의 갈완계곡에서의 유혈 충돌때는 20여명의 인도군이 사망했는데 인도군은 더 이상 그런 치욕을 당하지 않겠다는 결의를 이번에 보여주었다는 것이 인도 매체들의 평가다.


당시 상황은 인도와 중국 사이에 비무장 완충지역에서 중국군이 진입해 초소를 짓기 시작하자 인도군이 이를 제지하려 접근하면서 시작되었다. 그런데 중국군이 못이 박힌 몽둥이로 무장하고 있었고 인도군이 이들에게 맞아 계곡 아래로 떨어지면서 사상자가 발생했다. 이러한 치욕에 대한 분노가 인도군에게 있었다는 것이다.


7일의 총격 사건은 한마디로 인도가 중국에 대하는 방식이 완전히 달라졌음을 의미한다. 그동안 양측은 종종 통제선을 넘어 대치 상황이 벌어져도 서로가 비무장 상태에서 주먹 다툼 수준의 충돌로 마무리됐지만 이번에는 달랐다는 것이다.


이번에도 중국군이 원시적인 무기를 들고 인도군 쪽으로 접근하자 인도군은 제2의 갈완계곡 사건이 일어날 것을 우려해 중국군에게 경고를 했지만 계속 중국군이 이를 무시하고 넘어오자 경고사격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인도군은 30~40명 수준이었고 중국군은 200여명 정도나 되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렇게 인도는 달라졌다. 중국을 대하는 태도만 달라진 것이 아니라 이젠 중국을 향한 강력한 군대로 거듭나려는 준비까지 하고 있다. 인도 정부는 우선 프랑스로부터 36대의 라팔 전투기를 도입하기로 했다. 그러면서 중국과의 충돌 조짐이 보이자 우선적으로 5대를 들여와 중국과의 국경에서 200㎞ 떨어진 인도 북부 암발라 공군기지에 배치했다.


인도 국방부는 미그-29 21대, 수호이-30 MKI 12대 등 러시아 전투기 33대도 1800억루피(약 2조9000억원)에 구입하기로 했다.


더불어 미국의 ‘클린 네트워크’를 본 따 우선적으로 중국산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 47개를 추가 금지했다. 인도는 이미 틱톡·위챗을 비롯해 UC브라우저, UC뉴스 등 59개 앱의 사용을 금지한 바 있다.


인도에서 미국이 하는 그대로 反 중국 정책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인도와 중국의 충돌, 그 배후에 미국이 있다]


원래 국경을 마주하고 있는 나라들은 결코 친할 수가 없다. 그럼에도 인도와 중국은 서로 핵보유국가이기도 해서 그동안 군사적 충돌을 최대한 자제해 왔다. 그런데 지금 이 두 나라들이 왜 이렇게 전쟁 직전의 일촉즉발 사태로 가고 있을까? 이를 이해하려면 미국의 아시아 전략을 이해해야 한다.


지구 표면의 절반 이상을 관할하는 세계 최강의 전구사령부인 미 태평양사령부가 창설 71년 만인 지난 2018년 5월 30일, '인도·태평양사령부'로 간판을 바꿔달았다. 이름 그대로 인도양과 남중국해 등에서 노골화되고 있는 중국의 해양 패권 추구를 견제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반영한 것이었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미국이 대 중국 견제의 기본 파트너였던 일본에 인도와 호주를 더해 대연맹을 구축했다는 점이다. 인도양은 특히 중국의 남진정책과 아프리카 해상 진출을 견제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미국에 전략적 중요성이 크다.


바로 이 인도-태평양사령부의 가장 큰 임무는 중국의 일대일로(One Belt-One Road)를 봉쇄하는 것이다. 다시말해 중국의 야욕을 꺾는 핵심 역할을 인도-태평양 사령부가 맡은 것이다.


지난 8월 3일 인도·태평양사령부는 다영역특임단(Multi-Domain Task Forces:MDTF)이라는 '반중특임부대'를 창설한다고 발표해 주목을 끌었다. 이 부대는 첩보(Intelligence), 정보(Information), 사이버(Cyber), 전자전(Electronic warfare), 우주(Space) 영역의 전력을 통합해 시너지를 발휘하도록 설계됐다.


이러한 모든 것들이 딱 하나의 목표에 집중되어 있다. 바로 중국의 붕괴다. 과거 소비에트 연방을 허물 때 미국이 썼던 전략이 바로 이이제이(以夷制夷; 오랑캐를 이용하여 다른 오랑캐를 통제하고 부림) 전략이었다. 소비에트 연방을 붕괴시키기 위해 같은 공산주의 국가인 중국을 활용했던 것이다. 그래서 중국을 WTO에 가입시키고 미국에 물건을 팔 수 있도록 만들면서 바로 그 중국을 통해 소비에크 연방을 무너지도록 만들었다.


그런데 미국의 인도-태평양전략은 또다른 이이제이 전술의 차용이다. 소비에트 연방의 몰락에 결정적인 어시스트를 중국이 하도록 만들었다면 미국과 패권 다툼을 벌이는 중국을 흔드는 카드로 인도와 베트남 카드를 꺼내든 것이다.


과거 레이건 대통령이 소련붕괴 전략으로 중국카드를 썼던 그 방식대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 전략을 바로 인도를 맨 앞에 내세우고 여기에 베트남까지 뒷받쳐 주는 방식으로 중국 붕괴 전략을 쓰고 있다.


미국 외교안보 전문지인 ‘내셔널 인터레스트(National Interest)’지의 해리 카지아니스(Harry Kazianis) 편집인은 지난 2019년 9월 9일 FOX News에 보낸 기고문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대 중국전략을 레이건 대통령의 옛 소련 해체 전략과 비교했다.


그는 기고문에서 “이른바 전문가들이란 사람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대 중국 전략을 비판하지만 사실 이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전략적 포석이나 실행방법 등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꼬집었다.


해리 카지아니스 편집인은 한마디로 트럼프 정부의 대 중국 압박 전략은 너무나도 합당하고 정확한 판단이었다고 평가하고 있는 것이다.


해리 카지아니스 편집인은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대 중국 전략을 통해 경제 위기를 극복하는 동시에 희생을 일부 감수하더라도 공산주의의 위협을 억제하려는 철학과 강단있는 지도자라고 치켜 세웠다.


바로 이러한 미국의 대 전략을 이해한다면 지금 인도가 왜 중국에게 강력하게 맞서고 있는가를 이해할 수 있다.


반면 중국은 인도가 미국 편에 완전히 붙게 되면 경제적인 면만 아니라 군사·안보적 차원에서도 엄청난 치명타를 입을 수 있기 때문에 결사적으로 막기 위해 인도를 군사적 수단을 활용해 압박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때는 이미 늦었다. 위협과 협박으로 인도의 갈 길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다. 이미 미국이 인도와 하나 되어 중국에 대한 대항을 지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인도-태평양전략이란 중국에게는 급소를 찌르는 비장의 무기가 되었고 이렇게 인도를 사실상 미국의 군사동맹국 수준으로 끌어 올림으로 인해 중국은 최악의 경우 해양 항로까지 위협받을 수 있는 처지로 전락하게 된 것이다. 그러니 인도가 어찌 중국에 당당하게 대응 않을 수 있겠는가?


이러한 미국의 그랜드 전략은 미국의 대통령이 누가 되든 바뀔 수도, 또 변할 수도 없는 미국의 전략이 되었다. 중국으로서는 갈수록 우군이 사리지고 협력국도 줄어드는 형세로 몰리게 된 것이다. 그 말로가 어떻게 될까?


참고로 인도가 어떤 나라인지 간단하게 소개하고자 한다. 중국의 인구가 14억3900만 명인데 인도도 13억8000만 명으로 이 두 나라가 세계 1,2위 인구 대국이다. 이 두 나라만 합쳐도 세계 인구의 3분의 1이나 된다.


특히 인도는 땅도 넓지만 쌀농사에 적합한 기후와 토양을 가지고 있다.


두 나라의 관계는 그동안 형제와 같은 우의를 보여 왔다. 지난 2015년에는 모디 인도 총리가 시진핑의 고향인 시안을 방문했고 시진핑은 그곳으로 날아가 그를 영접했을 정도였다.


그때 양국의 정상은 "세계의 공장(중국)과 세계의 사무실(인도)이 힘을 합치자"며 "항공·우주에서 지진까지, 즉 하늘부터 땅까지 협력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을 정도로 꿈도 창창했다.


그런데 지금 이 두 나라가 어떻게 되었는가? 인도는 중국의 일대일로에 얽힌 속내를 다 읽어 버렸고 중국의 야심도 다 알아챘다. 그 틈을 미국이 끼어든 것이다. 그러면서 두 나라는 이제 원수지간으로 변해가고 있다. 이러한 관계전환이 중국을 몰락의 길로 이끌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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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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