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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美 대선, “트럼프가 옳았다!” - 혼돈의 미국 대선, 우편투표가 선거 핵심이슈로 부각 - 美,예비선거에서 우편투표 결정적 문제 드러나 - 우편투표 개표 문제로 선거당일 대혼란 가능성 제기
  • 기사등록 2020-09-10 15:20:03
  • 수정 2020-09-10 21:4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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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Postal Reporter]


[혼돈의 미국 대선, 우편투표가 선거 핵심이슈로 부각]


오는 11월 3일 치러지는 미국 대선. 우편 투표에 대한 신뢰 여부가 대선의 쟁점으로 떠올랐다. 그동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우편 투표에 대한 불신을 드러내면서 이에 대한 여러 문제점들을 제시했었다. 심지어 우편 투표에 중국 같은 외국 세력의 관여설까지도 내세우기도 했다.


한마디로 현장 투표는 트럼프 대통령이 단연 우세하나 우편투표는 민주당의 조 바이든 후보가 훨씬 앞설 것이라는 것이 미 대선 분석가들의 평가이다.


NBC뉴스와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지난 8월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우편투표 의사 비율이 트럼프 대통령 지지층은 11%였지만 바이든 후보 지지층은 47%에 달했다.


실제로 노스캐롤라이나 주의 경우, 우편투표 신청 유권자를 분석해 보니 민주당 지지층이 33만7천명이나 되는 반면, 무당파는 20만명, 공화당 지지층은 10만명에 불과했다. 과거에는 공화당 지지층들이 우편투표를 많이 했던 것과는 확연하게 다른 성향을 나타냈다.


경합주인 플로리다의 경우도 우편투표 신청자들 가운데 민주당 지지자는 48%인데 반해 공화당 지지자는 32%였다. 이렇게 우편투표 선호자 중에 민주당 지지자들이 많은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그동안 우편투표에서의 부정선거 주장 때문에 공화당 지지자들이 현장투표로 몰린 이유도 있다는 것이 AP통신의 분석이다.


문제는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유권자의 83%인 1억9500만명이 우편투표에 참여할 권리를 얻은 것으로 추산된다는 점이다. 물론 이 중에서 우편투표를 하지 않고 현장으로 가서 직접 투표권을 행사하는 유권자들도 많겠지만 의외로 우편투표가 과거의 선거 때보다 훨씬 많아질 것으로 보는 것은 무리가 아닐 것이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이 미국 전역을 더 강타할수록 그렇게 될 것이다.


실제로 AP통신은 2016년 대선 때 우편투표 비율이 10%에도 못 미쳤지만, 올해는 절반 정도로 올라갈 것으로 전망했다.


이렇게 우편투표가 다가오는 미국 대선에서 당락을 가를 정도로 중요한 변수로 떠오르고 있는 상황에서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이 주장해 왔던 “우편투표는 사기”라는 주장이 사실로 드러나고 있어 이번 미국 대선에서 우편투표를 둘러싼 혼란은 가중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美, 예비선거에서 드러난 우편투표의 결정적 문제들]


그런데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이 주장해 온 대로 우편투표의 문제점들이 속속 드러나면서 과연 이번 미국 대선이 어떻게 흘러갈지, 혹시 대선 당일 개표 결과를 놓고 선거 불복 사태가 생기는 등 극심한 혼란사태가 일어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우편투표가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우선 지난 8일(현지시간) 확인된 바로는 지난 6월에 조지아주에서 치러진 예비선거에서 1000여명이 중복 투표를 한 사실이 확인돼 충격을 주고 있다.


브래드 라펜스퍼거 조지아주 주내무장관은 이날, 지난 6월 치러진 조지아주 공화·민주 양당의 대선 후보와 상·하원 의원 후보 등을 뽑는 예비 선거에서 약 1000명이 우편으로 부재자 투표를 보낸 후 선거 당일 투표소에서 중복 투표를 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예견했던 그대로의 문제가 터진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일(현지시간), 오는 11월 대선에서 유권자들이 우편 투표와 현장 투표에 모두 참여하게 해 우편 투표를 통한 선거 조작설을 검증하자고 제안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WECT-TV 인터뷰에서 우편 투표 조작설에 대한 질문을 받고 "유권자들에게 우편 투표를 하게 한 후, 다시 투표장에서 투표하게 해보자"며 "만약 알려진 대로 우편 투표 시스템에 문제가 없다면 그들은 현장 투표는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한 것이다.


이에 대해 미국의 시민단체들은 "투표를 두 번 하는 것은 선거법 위반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말을 들어서는 안 된다"면서 강력하게 반발했고, 국내 언론들은 마치 트럼프 대통령이 부정선거 주장을 하고 있는 것처럼 오인할 수 있게 보도를 하기도 했다.


그런데 조지아주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우려했던 일이 실제로 벌어진 것이다.


이뿐 아니다. CNN은 8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 글렌데일의 한 상가 주차장에서 한 밤중에 미국 연방 우정청(USPS) 로고가 선명한 자루들이 대량으로 버려지는 영상을 공개했다.


상가에 설치된 감시카메라에 녹화된 해당 영상에는 대형 렌터카 트럭을 몰고 나타난 남성이 주차장에 우편 자루 수십 개를 내려놓고 사라지는 장면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는 우편투표 역시 그렇게 폐기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물론 우편투표에서 바이든 후보가 강세일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우편투표 행랑이 이런 식으로 버려진다면 오히려 트럼프 진영에 더 유리할 수 있지만 문제는 미국의 '우편물 관리'가 얼마나 허술한지를 보여주는 사례이고, 이는 '우편투표 관리'에도 허점이 있을 수 있음을 시사해 준다. 이런 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대로 외부세력의 개입이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할 것이다.


문제는 이런 일들이 벌어지고 있음에도 민주당이 주지사를 차지하고 있는 지역에서 오히려 우편투표를 독려하고 있어 더 큰 문제가 되고 있다.


이렇게 우편투표의 문제점들이 부각되자 윌리엄 바 미 법무장관도 “우편투표는 불장난”이라며 우편투표의 문제점을 부각하는 데 가세했다. 윌리엄 바 미 법무장관은 지난 2일(현지시간) CNN에 출연해 과거 1700장의 투표용지를 모아 모두 지지후보에게 투표하려 했던 남성의 사례를 들며 “투표할 사람들이 용지를 얻지 못하고 엉뚱한 이들이 투표를 하게 될 위험이 크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윌리엄 바 미 법무장관은 “언론과 학계 등에서는 오래 전부터 부재자 투표가 사기나 대리 투표로 이어질 가능성을 인정해왔다”고 말했다.


[우편투표 개표 문제로 선거당일 대혼란 가능성 제기]


우편투표의 이러한 문제점 외에 우편물 배송 지연 등으로 무효표가 되는 우편투표가 늘 수 있어서 이것이 선거 불복 사태로 번질 수도 있다는 주장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AP통신은 지난 7일(현지시간), 미 대선 때 무효로 처리되는 우편투표가 급증해 불과 몇 만명 차이로 당락이 달라지는 경합주의 선거 결과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이 통신은 올해 대선 때 애리조나·플로리다·미시간 등 7개 경합주에서 18만5000~29만2000명의 우편투표가 무효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2016년 대선 때(8만7000표)의 2~3배 수준이다. 이렇게 되면 당연히 바이든 후보가 절대적으로 불리해진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펜실베이니아주의 경우, 지난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힐러리 클린턴 후보에게 불과 4만4000여표 차이로 이겼는데, AP통신은 이 지역에서 올해 4만3000명의 우편투표 무효표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2016년 트럼프 대통령이 2만3000표 가량 이긴 위스콘신주도 우편투표 무효표가 승부에 변수가 될 수 있는 곳으로 꼽힌다. 미 대선은 득표율 1위를 한 후보에게 선거인단 전체를 몰아주는 ‘승자독식제’를 따르기 때문에 경합 주의 우편투표 결과는 큰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문제가 되는 곳이 한 두 군데가 아니다. 이는 2016년만의 일이 아니라 2020년에도 발생했다는데 문제가 있다.


지난 1일(현지시간), 미 연방우체국(USPS)의 내부감사 결과, 지난 6월2일부터 8월13일까지 치러진 예비선거에서 뉴욕주와 켄터키주에서 총 62만8000장의 투표용지가 늦게 발송되었으며, 17개 주에서는 투표용지 발송 마감일이 지나고 나서야 우편투표 용지 58만9000장을 발송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식이면 상당수 투표용지가 선거일까지 회신되지 않아 결과에 곧바로 반영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나온다. 여기에 우편투표 용지의 13%만 추적할 수 있는 바코드가 부착돼 있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선거 당일 개표결과가 최종 집계치와 다를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현장투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우편투표는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에게 유리해 대선 당일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앞서지만 우편투표까지 포함한 개표가 완료되면 바이든 후보가 최종 승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대선 당일에는 당연히 투표소를 직접 찾아 투표한 현장투표 위주로 개표되고 이후 부재자투표나 우편투표의 개표작업이 뒤따르게 되는데, 문제는 우편투표의 경우 어느 시점까지 개표장소에 도착하는 것을 집계 대상으로 삼을 것인가의 문제부터 여러 상황이 발생한다.


미국은 우편투표 유효일에 대한 기준이 주(州)마다 달라 대선일에 발송했다는 우체국 소인만 찍혀 있으면 유효표로 인정하는 곳들도 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 2일, 대선 당일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538명의 선거인단 중 167명을 더 확보해 승리를 한 것처럼 보이지만 뒤늦게 도착한 우편투표에 대한 추가 개표까지 완료된다면 일주일 후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인단 확보 우위가 83명으로 줄어들어 바이든의 승리로 끝날 수도 있다는 예측 모형을 보도했다.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가 보도한 민주당의 데이터분석기관인 호크피시의 분석 결과도 이와 유사하다. 선거 당일 우편투표의 15%만 개표된다고 가정할 때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일 밤 408 대 130으로 선거인단 확보 수에서 크게 앞서지만, 약 4일 후 우편투표 75% 개표가 이뤄지는 시점부터 바이든 후보가 전세를 역전하면서 결국 개표가 완료되면 바이든 후보가 334명, 트럼프 대통령이 204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해 바이든 후보가 승리한다는 것이다.


선거전문매체인 '파이브서티에잇'(538)도 최근 기사에서 "선거일 투표한 표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심하게 기울고 우편투표는 바이든 후보에게 심하게 기울 수 있다"며 이는 선거일 밤에 기묘한 일을 만들 수 있다고 했다.


바로 이런 문제 때문에 이번 미국 대선이 그야말로 미국을 혼돈으로 빠뜨릴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것이다.


그동안의 전례를 보면 선거 당일 개표가 어느 정도 마무리되면 그 결과에 따라 승리 선언과 패배 인정 메시지가 나왔었는데, 이번 선거에서는 그러한 장면을 보지 못할 수도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당일 투표 결과를 놓고 선거 승리를 해 버리게 되면 민주당의 바이든 진영이 어떻게 대응해야 할 것인가도 고민거리 중의 하나다.


이미 우편투표에 대해 '사기투표', '부정선거'라며 강한 반감을 보여왔던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일후 일주일이나 지나 결과가 바뀌었다는 것을 과연 받아들일 것인가의 문제도 생겨난다.


[바이든이 현장투표에서 이기지 않는 한 혼란은 불보듯 뻔해]


이렇게 오는 11월 대선에서의 혼란이 예상되자 지난 6월 워싱턴의 정치인, 전직 고위 관료, 학자, 언론인 등 100여명이 선거 이후 벌어질 수 있는 4개 시나리오를 ‘가상훈련(war game)’ 관점에서 ‘전환 무결성 프로젝트(Transition Integrity Project)’라는 이름으로 공개를 했다.


이 프로젝트에는 마이클 스틸 전 공화당 전국위원회(RNC) 의장과 존 포데스타 전 백악관 비서실장(빌 클린턴 대통령 시절) 등 초당적 인사들이 참여했다.


-시나리오 1: 조 바이든 민주당 대통령 후보의 압승

-시나리오 2: 바이든의 신승

-시나리오 3: 트럼프의 신승

-시나리오 4: 상당 기간 승자를 알 수 없는 경우


‘시나리오 1’은 바이든이 총득표수와 선거인단에서 모두 큰 차이로 이길 경우인데 당연히 질서 있는 권력 이양이 이뤄질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나 시나리오 2-3-4의 경우는 내년 1월 20일 취임식 직전까지 승자를 결정하지 못하고, 거리에서는 친(親)트럼프와 반(反)트럼프 시위대 간 폭력 사태가 이어지는 등 대혼란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결국 이러한 일이 벌어지는 것도 우편투표 때문이다. 이미 중복투표의 문제도 불거졌고 또 민주당은 우편투표를 관장하는 루이스 드조이 미 연방우체국장이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라는 점을 내세우며 우편투표의 고의적 지연 배송을 통해 무효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래저래 누구든 신승하는 경우 혼란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판세, ‘트럼프 맹추격중’]


한편 주요 경합 주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후보 간의 지지율 격차가 현격하게 줄어들면서 접전을 보이고 있다. 지난 6월 바이든 후보가 6개 경합 주 모두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했으나 8월 접어들면서 상황이 바뀌기 시작해 이제는 거의 접전 상황으로 변했다.


이래저래 미국 대통령 선거는 갈수록 점입가경의 형국을 보이고 있다. 과연 어떤 결말로 다가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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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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