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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文, 레임덕은 이미 시작되었다! - 靑 결정 뒤엎은 민주당 대선주자들, 흔들리는 권력의 추 - 이젠 실검 전쟁에서도 밀리는 문재인 대통령 - 레임덕, 민주당 전체를 혼돈 속으로 몰아 넣을 수도...
  • 기사등록 2020-07-21 10:17:45
  • 수정 2020-07-22 13:3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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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스크를 쓴 채 국무회의장에 입장하는 문재인 대통령과 홍남기 기획재정부장관 [사진=뉴시스]


[청와대 결정을 뒤엎은 민주당 대선주자들]


문재인 정권의 기반을 뒤흔들 정도의 엄청난 위력으로 진화중인 부동산 문제가 ‘문재인 레임덕’의 신호탄으로 작용하고 있다.


부동산 가격 폭등을 잡는 한 방법으로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 해제 문제가 부각되자 청와대가 앞장서 “수도권 주택 공급 방안으로 서울 그린벨트 일부 해제를 검토하기로 했다”면서 “이미 당정(黨政)간 협의로 의견을 정리했다"고 발표했다. 다름아닌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의 말이 그랬다.


이쯤되면 사실상 이미 결론난 것이고 더불어 그동안의 관례대로라면 민주당내 어느 누구도 시비를 걸지 못했을 것이다. 이미 민주당의 고위층과 청와대간에 합의가 되었다고 분명히 밝혔기 때문이다. 이 말은 사실상 대통령에게도 보고되었다는 것이고, 민주당내에서는 이해찬 대표를 포함한 최고위층의 승인까지 끝났다는 것을 뜻한다.


그런데 이러한 그린벨트 문제에 대해 제일 먼저 ‘선거법 위반’ 굴레에서 벗어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반기를 들었다. 이재명 지사는 17일 "서울의 그린벨트를 풀면 전국이 로또 광풍에 휩싸인다"면서 당과 청와대의 결정에 공개적으로 반대하고 나섰다. 이 지사가 이렇게 청와대의 결정에 공개적 반기를 든 날은 대법원 무죄 취지 파기환송 판결로 경지 지사직 유지가 결정된 바로 그 다음날이었다.


19일에는 호시탐탐 대권을 노리고 있는 정세균 국무총리가 “당정이 합의하거나 결정한 적은 없다”며 김상조 정책실장의 말을 뒤집었다. 정 총리는 “그린벨트는 한번 훼손하면 복원이 안 된다”며 반대쪽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


여기에 내심 내년 4월의 서울시장 재보궐선거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는 추미애 법무부장관도 뜬끔없이 “그린벨트를 풀어 서울과 수도권에 전국의 돈이 몰리는 투기판으로 가게 해서 안 된다”는 글을 올려 이전투구 판에 숟가락을 얹었다.


이렇게 판이 돌아가자 이젠 민주당 당대표 선거에 출마하는 이낙연 의원과 김부겸 전 의원도 그린벨트 해제에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이낙연 의원 측은 "그린벨트 해제는 마지막 수단"이라고 했고, 김부겸 전 의원도 최근 "그린벨트 해제는 마지막에 써야 할 카드"라고 했다.


이렇게 그린벨트 해제 반대 쪽으로 목소리가 커지자 급기야 문재인 대통령은 20일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그린벨트와 관련해 “미래세대를 위해 해제하지 않고 계속 보존해 나가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한마디로 홍남기 경제부총리와 김태년 민주당 원내총무, 그리고 청와대 김상조 정책실장이 결정해 추진하려던 그린벨트 해제 문제에 민주당 대선주자들이 반기를 들면서 대통령도 어쩔 수 없이 ‘그린벨트 해제 포기’를 선언하게 된 것이다.


이번 그린벨트 논란은 집권세력내 권력의 추가 이미 대통령으로부터 대선주자들에게로 넘어가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추락하는 대통령 지지율]


이러한 레임덕 경향은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도가 급격히 추락하면서 더욱 더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조사의 신뢰성이 담보되지는 않지만 그럼에도 여론의 추이를 볼 수 있는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의 ‘대통령 국정수행평가’ 결과는 가히 충격적이다. 대통령 국정 수행 지지도가 작년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 이후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미 부정평가가 긍정 평가를 앞질렀고 기울기 또한 상당히 심하다.


▲ [그래픽=리얼미터]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 13∼17일 전국 유권자 2천51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문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긍정 평가)는 전 주보다 4.6%포인트 내린 44.1%로 나타났다. 이는 ‘조국 사태’가 한창이던 10월 2주차(41.4%) 이후 9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부정 평가는 전주보다 5.2%포인트 오른 51.7%로, 긍정 평가를 앞지르는 ‘데드 크로스’ 현상이 나타났다. 조국 사태가 정점이던 작년 11월 1주차(51.7%) 이후 가장 높은 부정 평가율이다. 특히 문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으로 꼽혀왔던 여성과 30대층에서 지지율 낙폭이 컸다.


문제는 앞으로도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 상승 요인은 별로 없고 오히려 부정적 요인들만 즐비하다는 것이다.


이렇게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 하락이 커지면 커질수록 레임덕 현상은 더욱 더 크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 만약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30%대로 떨어진다면 그때는 대선주자들뿐만 아니라 내년 4월 재보궐 선거를 꿈꾸는 주자들마저도 대통령과의 차별화를 시도하게 되면서 민주당 전체가 흔들리는 엄청난 충격 속으로 빠져들 수도 있을 것이다.


[박원순 여파는 더 커지고, 검언유착 카드는 오히려 전세역전 되고...]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레임덕의 기울기가 얼마나 심할 것인가를 예측하려면 지금 대한민국을 사로잡고 있는 이슈가 어떤 것들이며 방향성이 어느 쪽인가를 진단해 보면 대충 짐작할 수 있다.


우선 아직도 연일 언론과 SNS를 달구는 뉴스가 박원순 성추행 사건이다. 경찰이 박원순 시장의 사망으로 성추행 문제 수사 자체를 하지 않겠다는 ‘굳은 결의’를 보이고 있지만 흐름은 결코 민주당이나 경찰이 원하는 대로 흘러가고 있지 않다는데 문제가 있다.


대충 덮으려 하지만 오히려 그 반작용으로 진상규명 요구는 더 커지고 여기에 경찰이 수사대상으로 전락하는 일까지 벌어지면서 이를 덮으려 했던 집권세력에 대한 비판도 날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이러한 상황은 고스란히 대통령에게 부담으로 다가온다.


특히 CNN 등에서 “페미니스트라 자처했던 대통령이 박원순 사건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고 있다”는 비판까지 나오면서 이래저래 대통령에 대한 호감도는 날로 부정적으로 덧칠되고 있다.


여기에 추미애 장관을 앞세워 ‘윤석열 검찰총장 죽이기’ 카드로 일격을 가했던 검언유착 사건이 KBS의 헛발질로 오히려 수세로 몰릴 수 있는 상황이 됐다. KBS의 한동훈 검사에 대한 왜곡 보도는 검언유착이 아닌 권언유착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국민들에게 보여주었고, 이는 결국 ‘윤석열 총장 죽이기 카드’가 사실상 실패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 역시 대통령에게는 아주 부정적인 이미지를 덧입혀 줄 것이다.


특히 부동산 가격 폭등으로 인한 문제는 이제 ‘민중봉기적 상황’으로 갈수록 악화일로를 걷고 있고 부동산 정책 책임자들, 특히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등의 말 실수는 국민들의 분노를 불 지르는 기폭제 역할을 하면서 정부 및 대통령에 대한 불신으로 번져가고 있다. 그러니 대통령 지지도가 낮아질 수밖에 없고 이러한 현상들이 대통령의 레임덕으로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이젠 실검 전쟁에서도 밀리는 문재인 대통령]


이러한 전반적 분위기가 국민들에게 얼마나 영향을 미치고 있는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 문재인 대통령과 관련된 실검 전쟁이다.


네이버를 비롯한 인터넷에선 부동산 세금 인상에 반대하는 누리꾼들의 ‘실검 챌린지’가 시작됐다. 20일에는 ‘문재인 내려와’라는 검색어가 당당히 1위를 차지하고 있었다. 특히 ‘문재인 내려와’라는 검색어는 전 연령층에서 고루 높게 나타났으며 심지어 10대까지도 압도적으로 높게 챌린지에 도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 네이너 실검 순위


그동안 실검 챌린지에 나선 이들은 '김현미 거짓말' '6.17 위헌 서민피눈물' '문재인 지지철회' '소급위헌 적폐정부' '국토부 감사청구' '임대차 3법 소급반대' '못살겠다 세금폭탄' '3040 문재인에 속았다' 등 부동산 정책과 관련된 표어를 내걸고 도전했다. 중요한 것은 이번 실검 챌린지에는 막강 팔로워를 두고 있는 파워 인플루언서들이 활동하고 있어 실검 챌린지는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제까지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부정적 검색어가 뜨면 당장 문재인 골수지지층을 비롯한 ‘문빠 그룹’에서 대응을 했었다. 이번에도 물론 ‘문재인 힘내세요’라는 검색어 대결을 펼쳤지만 도저히 ‘문재인 내려와’를 이겨낼 수 없었다.


이것이 지금의 여론 추세를 확연하게 보여준다.


이러한 경향은 최근의 인국공 사태와 박원순 성추행사건, 그리고 부동산 문제 등이 엄청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한국갤럽이 최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응답자의 64%는 부동산 정책을 잘못하고 있다고 평가했고, 61%는 향후 1년간 집값이 지금보다 더 오를 것이라고 답했다. 이런 상황에서 국토위 소속 여당 의원 입에서 방송이 끝난 줄 알고 불쑥 내던진 “그렇게 해도 집값 안 떨어질 것”이라는 말이 더욱 더 불을 지르는 형국이 되었을 것이다.


결국 이러한 이슈들은 문재인 정권에 대해 부도덕, 무능, 무책임 등의 이미지로 이어지면서 문재인 정권으로부터 등을 돌리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는 것이다.


[레임덕, 민주당 전체를 혼돈 속으로 몰아 넣을 수도...]


대통령 선거가 다가왔다는 것은 권력의 재편이 이루어지기 시작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무리 180석의 거대 여당이지만 국회의원들 역시 차기 권력에 줄을 설 수밖에 없는 처지로 몰린다.


특히 민주당내 권력구도는 압도적 대세론이 형성되어 있지 않다. 이낙연 대세론은 이미 한풀 꺾였고, 벌써 이재명 지사의 지지율이 이낙연 의원의 턱밑까지 추격하고 있다. 여기에 친문 그룹의 지지자도 곧 부각될 것이다. 아마도 당 대표 선출이 끝나면 곧바로 내년 상반기에 치러질 대권 경쟁 속으로 빠져들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대권 후보들에 대한 줄서기도 오는 가을 정기국회 즈음부터 시작될 수 있다는 의미다. 그 말은 곧 대통령의 레임덕도 그때부터 본격화된다는 뜻이다. 불과 한두 달 후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도가 40% 초반 또는 30% 후반대로 몰린다면 차기 주자들은 당연히 자기 색깔을 강화하기 위해 문재인 대통령과의 차별화를 시도하게 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레임덕은 더욱 심화될 것이다.


과거 정권에서도 강력한 차기 주자가 부각되면 당연히 현직 대통령과 각을 세우면서 홀로서기와 차별화를 시도했었다. 그러다보면 대통령의 중요한 현안들마저 차기 대권주자가 삼켜버리는 일들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날 수 있다.


과거 이명박 정부 때는 야심차게 추진했던 세종시 수정안이 차기 대선 후보였던 박근혜 전 대통령의 반대에 가로막혀 결국 포기한 적이 있었다. 그렇게 되면 현직 대통령은 국정 운영 동력을 상당 부분 상실하게 된다.


아무리 민주당이 초 거대여당이라도 대통령의 레임덕과 함께 당내 분열 양상도 심각하게 돌아갈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특히 대통령 친위군단의 청와대 결사옹위는 민주당의 분란을 극대화시키는 요소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래저래 문재인 대통령의 레임덕은 어쩔 수 없이 본격화될 수밖에 없다. 불과 한 두 달 후면 그런 일들을 우리는 두 눈으로 목격하게 될 것이다. 어쩌면 그런 상황이 대통령에게는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했던 민주당’의 모습일 수도 있을 것이다.


이렇게 영원할 것만 같았던 ‘문재인의 시대’도 서서히 저물어 가고 있다. 과연 대통령은 그 패배감을 이겨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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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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