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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박원순 시장 시신, 10일 0시 1분 북악산에서 발견 - 박 시장에 대한 성추행 고소가 극단적 선택 원인 - 전 여비서 "자신 말고도 여러 피해자 있다" 고소 - 안희정, 오거돈 이어 박원순까지... 충격에 빠진 집권여당
  • 기사등록 2020-07-10 05:11:08
  • 수정 2020-07-10 11:4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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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일 새벽 서울 북악산에서 발견된 박원순 서울시장 시신을 경찰이 수습하고 있다. [서울=뉴시스] 박주성 기자


[박원순 시장, 시신발견]


9일 실종된 박원순 서울시장의 시신이 10일 새벽 0시 1분 서울 북악산에 있는 성곽길 인근 산속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9일 오후 5시 17분쯤 박 시장 가족의 실종신고를 받고 7시간여 수색을 진행했다”며 “삼청각과 숙정문 중간 지점에서 박 시장이 숨친 채 발견됐다”고 밝혔다.


박 시장의 시신은 현장을 수색하던 소방 구조견이 먼저 발견했고, 이어 가던 소방대원과 기동대원이 함께 발견했다. 시신은 현장에서 검시를 마친 후 빈소가 마련되는 서울대병원에 안치됐다.


경찰은 일단 타살 혐의점은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


박 시장의 실종 후 수색에 나섰던 경찰은 CCTV를 통해 확인한 결과 공관을 나와 택시로 와룡공원까지 간 뒤 도보로 북악산 성곽길로 간 것으로 추정했다. 현장에는 물통과 명함, 약간의 돈, 필기도구 등이 있었으나 현장에서 유서가 발견되지는 않았다고 한다.


[박 시장에 대한 성추행 고소가 극단적 선택 원인]


박원순 시장이 극단적 선택을 하게 된 것은 최근 박시장의 전 여비서 A씨가 “지속적 성추행을 당했다”며 고소한 사건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박시장을 고소한 전 여비서 A씨는 본인이 직접 고소장을 종로경찰서에 8일 밤 접수시켰으며 9일 새벽까지 고소인 조사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고소인 A씨는 박 시장의 성추행이 수차례 그것도 지속적으로 있었다면서 박 시장이 A씨에게 신체접촉 외 휴대폰 메신저 '텔레그램'을 통해 개인적 사진을 수 차례 전송한 내용을 증거로 경찰에 제출했다. A씨는 또 경찰에 "더 많은 피해자가 있다"며 "박 시장이 두려워 아무도 신고하지 못했지만 본인이 용기를 냈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해 9일 경찰청장 등 경찰 수뇌부에게 해당 사안을 긴급 보고했으며 박 시장의 소환 일정을 조율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경찰은 박 시장이 시신으로 발견되면서 성추행 고소 사건도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처리된다.

'검찰사건사무규칙' 제69조에 따르면 수사받던 피의자가 사망할 경우 검사는 '공소권 없음'으로 불기소 처분하도록 되어 있다.


[안희정, 오거돈 이어 박원순까지... 충격에 빠진 집권여당]


박원순 시장이 미투 사건에 연루되어 극단적 선택을 하자 집권여당 민주당도 충격에 빠졌다. 안희정 전 충남지사와 오거돈 전 부산시장에 이어 또다시 현직 지방자치단체장이 미투에 연루되었다는 사실이 확인되었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9일 박시장의 실종 사실이 알려지면서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 충격파로 10일 오전 예정됐던 부동산 종합 대책 당정 협의회까지 취소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당정 협의는 취소했고, 정부에서 부동산 대책만 발표할 예정"이라며 "박 시장 소식으로 뒤숭숭해서 그렇다"고 말했다.


특히 광역단체장의 성추행 의혹은 여권에 대형 악재로 작용한다는 점에서 정국에 미칠 파장도 클 것으로 보인다. 더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오거돈 전 부산시장에 이어 서울시장까지 미투 사건에 연루돼 보궐선거를 치러야 한다는 점에서 내년 4월 선거 자체가 민주당에게는 심각한 국면을 가져다 줄 가능성도 있다. 더불어 이미 부산에서도 거론되는 것처럼 후보를 내지 말아야 한다는 여론까지 겹치면서 사실상 진퇴양난의 상황으로 몰릴 수도 있다.


이런 형국은 2022년의 대통령 선거 분위기에도 상당히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최익수 서울지방경찰청 형사과장이 10일 새벽 서울 종로구 와룡공원 앞에서 박원순 서울시장 사망사건과 관련해 브리핑을 하고 있다.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서울시 직원들 당혹]


9일 공관을 나와 연락이 두절됐던 박원순 서울시장이 10일 숨진 채 발견되자 서울시는 큰 충격에 휩싸였다.


경찰 등의 수색작업 보도 등에 귀 기울이며 늦은 밤까지 청사를 떠나지 못했던 직원들은 놀라움과 충격을 감추지 못한 채 망연자실 하고 있다.


박 시장의 실종 소식을 접한 후 4급 이상 간부직원들은 시청에서 비상대기 하면서 수색 작업 추이를 지켜보고 있었다. 직원들 상당수가 퇴근 시간이 지나서도 사무실을 지키며 대기했다.


시청 직원들은 퇴근을 미룬 채 사무실에 TV를 틀어둔 채 뉴스 속보에 모든 신경을 기울였다. 이들은 인터넷 뉴스를 통해 박 시장의 수색 작업에 촉각을 곤두세우기도 했다.


시청 간부들과 직원들은 무사히 박 시장이 돌아오기를 희망했지만 결과는 '사망'이라는 충격적인 소식을 듣게 됐다.


서울시 많은 직원들은 오랫동안 같이 일해 온 박 시장의 사망 소식을 듣자 "설마 했는데 충격적이다" "너무 슬프다" "사실인지 믿겨지지 않는다"라며 침통해 했다.


특히 박 시장이 전날까지만 해도 정상적으로 일정을 소화하며 평소와 다름없는 모습을 보인 탓에 갑작스러운 사망 소식은 그만큼 충격이 더 컸다.


시 관계자들은 말을 아끼며 향후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시장실이 있는 시청 6층은 건물 안에서도 엘리베이터가 서지 않게 바뀌는 등 접근이 금지됐다. 핵심 측근들은 거의 연락을 받지 않고 있는 상태다.


[서정협 행정1부시장, 9개월간 서울시장 권한 대행]


사상 초유의 서울시장 사망 사건이 발생함에 따라 향후 서울시장 권한대행은 서정협 행정1부시장이 맡는다.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는 내년 4월7일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와 함께 치러진다.


지방자치법 제111조 지방자치단체의 장의 권한 대행 등에 따르면 '지방자치단체의 장이 궐위, 공소 제기 후 구금, 60일 이상 입원한 경우 등에 해당하면 부지사·부시장·부군수·부구청장이 그 권한을 대행한다'고 돼 있다.


서울시의 경우 부시장이 2명 이상이어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순서에 따라 행정1부시장이 권한을 대행하고 직무를 대리한다.


서정협 행정1부시장은 제35회 행정고시 출신으로 강태웅 전 행정1부시장의 뒤를 이어 지난 3월부터 임기를 시작했다. 서정협 부시장은 서울시에서 언론담당관 행정과장, 시장비서실장, 문화본부장, 기조실장 등을 역임했다.


[외신들도 박시장 사망 긴급 보도]


한편 외신들도 10일 박원순 서울시장의 사망 소식을 긴급히 보도했다.


AP통신은 "한국 수도 서울의 3선 시장이 사망한 채 발견됐다"며 "박 시장은 경제 불평등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가이자 2020년 잠재적 대선 후보였다"고 전했다.


AP는 "박 시장은 한때 한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시민단체 두 곳을 이끈 진보적 인권 변호사"라며 "한국 최초의 성희롱 소송에서 변호인으로서 유죄를 이끌어 내며 인정받았다"고 설명했다.


AP는 "한국은 이전에도 주요 정치 인사의 갑작스러운 죽음을 보았다"며 2009년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와 1979년 박정희 전 대통령 암살 사건을 예로 들었다.


AFP통신은 "한국 경찰이 오랫동안 한국의 잠재적 대선 후보로 여겨지던 박 전 시장의 시신이 발견됐다고 밝혔다"며 "그의 딸이 실종 신고를 한 이후였다"고 보도했다.


AFP는 "박 전 시장은 집권 중도좌파 민주당의 거물급 인사로 10년 가까이 한국 인구 5분의 1 상당이 거주하는 거대한 수도를 운영했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문재인 현 대통령의 뒤를 이을 대선 레이스에서 잠재적 후보로 꾸준히 언급됐으며 스스로도 야망을 부인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BBC는 박 시장의 사망 소식이 그의 실종 몇 시간 전 한 여비서가 그를 상대로 성추행 고소를 한 뒤 나왔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에 관한 사실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어 "박 시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속한 진보성향의 민주당 구성원으로, 잠재적으로 2020년 유력 대선 후보로 고려되고 있었다고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도이체벨레는 "딸의 실종 신고 이후 한밤 필사적인 수색이 이뤄졌었다"고 전했다. 또 "박 시장은 한국의 사회경제적 불평등 심화를 비판해 온 오랜 경력의 시민 운동가이자 인권 변호사"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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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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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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