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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속절없이 무너지는 대한민국 국방 - 요즘 우리 軍 모습, 이건 군대도 아니다! - 북한군 피격후 37분만에 대응, 그래도 ‘잘했다’고? - 군은 김정은 심기 살피고 미사일 실험은 실패하고...
  • 기사등록 2020-05-14 13:39:15
  • 수정 2020-05-14 21:2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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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무장지대(DMZ) 내 GP 모습. [사진=하태경의원실/뉴시스]


[요즘 우리 軍 모습, 이건 군대도 아니다!]


군(軍)의 기본은 적의 공격에 대비한 철저한 준비태세와 기강일 것이다. 그런데 지금 대한민국 군의 모습은 군대라고 말하기 창피할 정도로 무너져 내리고 있다. 합동참모본부는 13일, 지난 3일 있었던 북한군의 우리측 GP에 대한 총격에 대해 '우발적 사고'일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북한측이 ‘우발적 사고’라고 통지해 온 것도 아니다. 그저 우리측 군이 북한을 감싸면서 주장하는 것일 뿐이다.


우리 군은 북한군에 의한 GP 피격 직후에도 우리 대응이 적절했다"고 했다. 그런데 군의 그 말 자체가 완전 거짓이었음이 드러나고 있다. 도대체 이러한 군에게 어떻게 나라의 국방을 맡길 수 있을까 하는 한숨이 나올 지경이다.


그뿐 아니다. 대위와 하사가 영내 대기 지침을 어기고 유흥주점을 방문했다가 소속 장병 9명에게 2차 감염시키는 일이 발생했다. 이런 사례는 더 있었다. 영관급을 포함한 장병 수십명이 서울 이태원의 게이클럽을 비롯한 유흥주점에 갔다가 들통이 났다. 이들로 인해 지금 우리 장병들의 코로나19 감염이 얼마나 확산되었을지 모른다.


앞서 언급했던 GP는 시스템이 먹통상태였다는 것이 확인되었고 NLL 해군 신형 ‘검독수리’ 고속정 4척이 엔진 고장으로 운행이 올스톱 되는 사건도 발생했다.


또 있다. 언제든 출격 대기를 해야 하는 전투기 조종사들 16명이 비상대기중에 술판을 벌였다. 다른 때도 아닌 북한 미사일 도발과 러시아 군용기 침범으로 나라 전체가 위기감에 휩싸여 있을 때였다.


심지어 부대의 극비 사항인 암구호가 버젓이 카톡방에 나돌아 다니고 사병이 저녁시간에 핸드폰을 통해 성착취 동영상 장사를 하기도 했다. 사병들의 상관 성추행은 물론이고 폭력사태도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기밀유출 사건도 있었고 군단장회의 도청 사건, 민간인의 군부대 무단 진입 사건 등 황당한 일이 잇달아 발생하고 있다. 군부대가 기숙사인지 MT장소인지 분간하기도 어려울 정도다.


군 지도부는 지도부대로 한심하다. 국가재난기금을 온 국민들에게 선심쓰면서 그 재원마련을 위해 국방비를 대폭 삭감하고 있는데도 ‘아니 되옵니다’라고 직언하는 사람도 하나없다. 다른 것은 물라도 국가의 국방을 위해 만든 예산을 저렇게 삭감해도 되는지 고민하는 사람 조차도 없다.


이런 군을 나라를 지키는 군대라고 말할 수 있겠는가?


[북한군 피격후 37분만에 대응, 그래도 ‘잘했다’고?]


지난 3일 북한군의 감시초소(GP) 총격사건 당시 우리 군이 북한군의 도발에 대해 대응하기까지 걸린 시간이 무려 37분이나 걸렸음이 확인되었다. 피격 20여 분 만에 K-6 중기관총을 원격 조종해 북한 GP를 타격하려 했으나 고장이 나서 불발했고 10분 뒤에야 K-3 경기관총으로 첫 대응사격을 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5분 뒤 다른 K-6를 수동 조작해 2차 대응사격을 했다고 한다. 합동참모본부가 피격 10여일이 지나서야 겨우 공개한 GP 피격 당시 상황이다.


합동참모본부는 그동안 K-6 중기관총이 대응 사격을 못한 이유도 밝히지 않고 있다가 고장나 있었다는 것이 언론을 통해 공개되고 나서야 변명에 가까운 해명을 했다.


거기에다가 대응사격도 GP장이 아닌 대대장의 지시로 이루어졌음도 밝혀졌다. 그동안 지켜왔던 현장의 ‘선(先)조치 후(後)보고’ 원칙도 이미 깨졌음이 또 불거진 셈이다.


그렇게 GP의 핵심 무기인 KR-6 중기관총도 고장나 있었고, ‘선(先)조치 후(後)보고’가 아니라 일일이 지휘관의 승인을 얻으려 하다보니 현장 대응에 무려 30분 넘게 걸린 것이다.


문제는 우리 군이 발사도 되지 않는 총기로 최전방을 지키고 있었다는 것이고, KR-6 중기관총이 고장난 줄도 모르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야말로 한심한 일이 발생한 것이다.


그런데도 합참은 ‘차분한 대응’이었다고 자화자찬하고 있다. “전반적으로 매뉴얼에 따라 움직이고 조치한 것을 봤을 때 해당 GP는 훈련이 잘되어 있었다고 본다”며 “(후속조치도) 적절하게 잘했다”는 것이다.


만약 이번 총격이 실제상황이었다면 대응에 걸리는 30분이면 이미 GP는 초토화되었고, 심지어 GP후방까지 북한군에 의해 점령되고도 남을 시간이었다. 그런데도 ‘잘했다’고?


여기서 꼭 짚고 넘어가야 할 사항은 KR-6 중기관총의 불발 원인에 대한 것이다. 합동참모본부는 13일 언론 브리핑에서 “상황 종료 후 사단 정비팀이 분해해 보니 파손돼 있었다”며 “하루에 한 번씩 점검했는데 확인이 안 된 게 아쉽다”고 했다. 그게 그렇게 말할 사항인가?


총기의 핵심 부품이 고장났다는 것은 일일 점검 부실 문제가 아니라 근본적으로 군의 대비태세 허술을 드러낸 것이고, 더 진짜 문제는 가장 기본적인 경계태세 자체가 허물어졌기 때문일 것이다.

여기에다 더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우리 군의 정신자세다. 마치 북한군의 대변인처럼 행세하고 있다는 것이다.


군은 당초 남북 GP 간 거리(1.5∼1.9km)가 북한이 쏜 고사총(14.5mm 기관총)의 유효사거리 밖이라는 점을 들어 ‘우발적 오발’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과거 군이 국회에 제출했던 KR-6 중기관총의 유효사거리는 3km였다. 북한측 입장을 대변하려다 거짓을 국민들에게 말한 것이다.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국방부도 이번 북한군 총격 사건이 9·19 군사합의를 위반한 것이라고 하면서도 "9·19 군사합의 이전과 비교해보면 상당히 군사적으로 안정돼 있고 (북한이) 9·19 합의는 실효적으로 지키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정말 한심하다 못해 이해가 안가는 국방부다.


[전력 예산 대폭 삭감되는데도 입 다문 국방부]


코로나19로 인한 재난지원금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문재인 정부가 국방예산을 손대고 있지만 국방부는 이에 대해 항의 한 번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


국회가 지난달 30일 통과시킨 12조2000억 원 규모의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2차 추가경정예산을 세울 때도 정부의 기존 사업예산 삭감액 4조3000억 원 중 34%인 1조4758억 원이나 되는 국방 분야 예산을 삭감하면서 만들었다.


F-35A 3000억원, 해상작전헬기 2000억원, 이지스함 1000억원 등 무기 관련 예산을 대폭 삭감한 것이다. 이뿐 아니라 킬체인 핵심 전력인 정찰위성 사업비 169억원도 깎았고, 차량 연료비와 난방비까지 삭감 대상에 포함됐다.


3차 추가경정예산을 위해서도 7000억원 정도의 국방예산 감축이 논의중이다. 이렇게 되면 2-3차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국민 1가구당 100만원(4인가구 기준)씩 지급하는 포퓰리즘 정책을 수행하면서 무려 2조원 넘는 국방예산이 사라지는 셈이다.


그런데도 국방부는 “무기 전력화 일정엔 차질이 없다" "군 대비 태세는 문제없다”고 말한다. 올해 국방 예산 전체 50조원 중에서 2조원이 사라져도 괜찮다는 뜻인지, 특히 방위력개선비 33조여 원 중에서 그 정도 삭감돼도 전지 작전권 전환을 하는데 별 문제가 없다는 것인지 도대체 알 수가 없다.


그렇게 2조원 정도가 삭감돼도 문제가 없을거라면 예산 수립 자체가 과잉이었든지 아니면 당장 연합 방위 능력 및 북한 핵·미사일 대응 능력을 획기적으로 강화하는 계획 자체를 포기한다는 것인지 둘 중 하나 아닌가?


이렇게 무려 2조원이나 삭감돼도 괞찮다면 그동안 국방부가 예산을 남용해 왔다는 비판도 그대로 수용해야 되는 것 아닌가?


지난해 사상 최초 50조원을 넘는 국방예산을 확정하면서 김현종 국가안보실 2차장이 뭐라 했는가? “스스로 지켜낼 국방력을 위해 필요하다”고 하지 않았는가? 그런데 지금 국민들에게 포퓰리즘적 현금 살포를 하기 위해 그렇게 국방의 핵심 전력 예산을 삭감해도 된다는 것인가?


이에 대해 윤상현 국회외교통일위원장은 “(국방 예산 2조원의 삭감은) 아랫돌 빼서 윗돌 고이는 꼴만큼도 아니고 아예 그냥 아랫돌 빼버리는 격”이라고 질타했다.


윤상현 위원장은 이어 “계획된 전력증강예산이 갑자기 깎이면 전력화 시기가 늦어지고, 그러면 군 장비가 노후화되고 전력 약화를 초래한다는 것은 상식”이라면서 “전투기 편대를 지휘해 이런 문제를 가장 절실히 체득해온 정경두 국방장관에게 이 상식에 대한 물음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무기체계까지 북한에 뒤지는 현실]


이렇게 국방부가 스스로의 존재 이유를 망각하고 있는 상황에서 기존의 나라를 지키는 무기체계까지 형편없이 무너져 내렸음이 드러나고 있다.


북한은 지속적으로 우리의 군 기술을 해킹을 통해 탈취해 기술력을 높이고 있지만 우리 군은 지난 3월 신형 탄도미사일 현무-4(가칭) 시험 발사마저 실패했다. 추진체에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 군은 2017년 11월 한·미 미사일 지침을 통해 '사거리 800km, 탄두 중량 500㎏ 이하' 제한이 풀리자 신형 탄도미사일 개발에 나섰지만 첫 발사 시험에서 두 발중 한 발을 실패한 것이다. 반면 북한은 신형 4종 세트 완성을 눈앞에 두고 있고 이미 사거리 1만3000㎞, 탄두 중량 1t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에 성공했다.


[김정은 심기 살피는 군]


더더욱 큰 문제는 우리 군이 김정은 심기를 살피다보니 정작 해야 할 일을 등한시하고 있다는 점이다. GP총격 사건도 북한 눈치보고 있고, 우리 공군이 작년에 도입한 F-35A도 자랑스럽게 여기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숨기기에 급급하다.


F-35A에 대해서도 지난해 12월 '프리덤 나이트(Freedom Knight·자유의 기사)'라는 별칭을 붙여 놓고도 쉬쉬하다가 언론이 이를 취재하니까 그제서야 시인해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다.


F-35A는 북의 레이더망을 피해 평양을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 김정은이 가장 두려워하는 무기임에도 그저 김정은 심기 살피느라 꼭꼭 숨겨놓고 있는 셈이다. 이렇게 프러덤 나이트라는 ‘자유수호의지’를 담은 좋은 이름을 붙여 놓고도 마음대로 부르지 못할거면 뭐하러 엄청난 금액을 들여 사들여 왔을까?


[도대체 뭐하는 국방부인가?]


대한민국수호예비역장성단이 지난 달 28일 성명을 통해 “북한을 주적에서 삭제한 후 북한 위협에 대한 현실감이 떨어지면서 군 기강이 무너졌다”고 밝힌 바 있다.


그렇다. 지금 대한민국 국방부는 주적이 없는 군대를 이끌고 있다. 그렇다보니 저렇게 기강은 기강대로 해이해진 것이고 나라를 지키는 근본마저 실종되면서 도대체 있을 수 없는 일들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군기(軍紀)는 물론이고 나라를 지키려는 굳건한 의지마저 사라진 집단, 이것이 지금의 대한민국 국방부다. 이들에게 뭘 더 바라겠는가?


이런 상황에서 미군은 지난 달 23일과 이달 1일, 그리고 12일 세 번에 걸쳐 B-1B 전략폭격기 2대를 한반도 상공에 띄웠으며 '바다 위의 군사위성'으로 불리는 무인정찰기 MQ-4C 트리톤을 7함대 작전·훈련에 합류시켰다.


우리 국방부는 안보를 스스로 해체하고 있지만 미군은 더욱 대비태세를 강화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대한민국의 안보를 지키는 것이 대한민국 국군이 아니라 미군인가? 이 상황을 어떻게 봐야 할까? 할 말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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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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