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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제 개혁' 과시하던 범진보, 비례연합정당 놓고 사분오열 - 與 12~13일 연합정당 참여 여부 권리당원 투표 - 정의당 "與, 정말 하나도 부끄럽지 않은가" 비판
  • 기사등록 2020-03-12 17:5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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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민주당이 비례대표용 정당 창당에 참여할지 여부를 당원에게 묻기로 한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한 민주당 당원이 모바일 투표를 하고 있다. 투표는 오늘 오전 6시부터 24시간 동안 진행하며 문항은 연합정당 참여 찬성·반대를 묻는 1개로 구성됐다. [서울=뉴시스] 장세영 기자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골자로 한 선거제 개혁에 힘을 모았던 범진보 진영이 총선을 한 달 남짓 앞두고 와해되는 모습이다. 


12일 더불어민주당이 비례연합정당 참여를 기정사실화 한 가운데 정의당은 불참을 공식화하며 날을 세우고 있다. 호남 기반의 군소 3당이 모여 만든 민생당은 계파 간 의견이 정리되지 않고 내분 양상이다.


민주당은 이날 오전 6시부터 전체 권리당원을 대상으로 '비례연합정당 찬반 투표'를 시작했다.


지난 2월 미래통합당의 비례대표용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이 출범하자 "꼼수", "위장", "쓰레기", "속임수", "민주주의 모독" 등 비난에 앞장섰던 민주당이다.


민주당은 권리당원 투표 제안문에서 "당은 그동안 미래통합당의 위성정당 설립을 비판해왔다는 점에서 국민 여론에 대한 부담도 있다"면서도 "연동형 비례제의 취지 훼손을 걱정하는 소수정당 및 시민사회가 소수정당의 의회 진출을 보장하기 위해 우리 민주당에 '비례연합정당'을 제안해왔다"고 설명했다.


통합당이 미래한국당을 이용해 비례대표 의석을 과반 이상 차지하고 이를 통해 원내 1당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진보 진영의 비례대표 단일화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명분만 찾다가 원내 1당을 내어주느니 비난을 감수하고서라도 일단 보수 진영의 원내 세력 확장을 막고 보자는 다급함이 반영됐다. 통합당이 1당이 되면 공수처 설치 등에 제동이 걸릴 거라는 우려도 적지 않다.


민주당 내부에서 명분이 없고 실익도 의심스럽다는, 반대 의견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비례민주당'을 창당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미래한국당과는 다르다는 의견이 내부에서 힘을 얻고 있다.


이해찬 대표는 "(비례연합정당) 앞순위는 소수정당에 배정하고 뒷 순위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역할을 다하겠다"며 소수정당의 국회 진출을 돕겠다는,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취지를 최대한 살리기 위한 연대라는 점을 부각했다. 최대한 명분을 살려보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비례용 정당을 창당하자는 요구도 있다.


비례연합 참여 쪽으로 기운 민주당과 달리 정의당은 불참 방침을 확고히 굳혔다. 이 과정에서 민주당과 정의당은 설전을 주고받으며 감정의 골까지 깊어졌다.


비례연합정당에 찬성 입장인 민주당 송영길 의원은 지난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대해 '심상정의 부실 상정'이라고 비난하며 "(정의당은) 오로지 자신들 당의 의석수 늘리기에만 혈안이 되어 있다"고 겨냥했다.


같은 당 최재성 의원은 지난 11일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서 정의당의 지역구 후보자 추가 공모에 대해 "반동적, 보복적 정치같이 느껴지는 행위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날을 세웠다. 최 의원은 정의당이 합류하지 않으면 빼고서라도 비례연합정당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정의당은 "전국위원회에서 (불참) 특별결의문까지 채택해 발표했다"며 "민주당 일각에서 '정의당도 결국 들어올 것'이라는 근거 없는 주장을 펼치고 있는 점은 유감스럽다"고 맞섰다. 나아가 "선거제 개혁에 함께 한 주체로서, 그리고 미래한국당이라는 위헌 조직의 탄생을 소리 높여 비판했던 정당으로서 정말 하나도 부끄럽지 않은가 의문"이라고 일갈했다.


민생당은 바른미래당계와 나머지 대안신당계가 비례연합정당 참여 문제를 놓고 자중지란에 빠졌다.


바른미래당계 김정화 공동대표는 비례연합정당은 '친문연합정당'이라고 규정하며 "비례연합정당에 참여한다면 중도개혁 세력을 결집시켜야 할 우리 당의 목에 스스로 칼을 꽂는 결과가 될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반면 대안신당계 유성엽 공동대표는 "반성조차 없는 적폐 세력에 또다시 1당을 내주고, 나아가 정권까지 위협받을 수 있다. 반 적폐·반 한국당 연대가 필요하다"며 사실상 비례연합정당 참여를 주장하고 있다.


민생당은 내부 갈등으로 4·15 총선 선거관리위원회와 공천관리위원회 출범조차 못 한 상태다. 비례공관위 설치 여부 등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어서다.


민주당은 오는 13일 오전 6시에 권리당원 투표를 종료하고 당일 그 결과를 공개할 예정이다. 통합당에 1당을 내줘서는 안 된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만큼 '참여' 쪽으로 결론 날 거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시민을위하여'와 '정치개혁연합'이라는 플랫폼이 만들어진 가운데 녹색당, 민중당 등의 참여 여부도 주목된다. 참여할 경우 비례 순번 등을 놓고 힘겨루기도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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