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정은의 고모 김경희가 6년만에 공식석상에 등장했다. [사진=KCNA]

북한 김정은의 고모이자 김정은에 의해 처형된 장성택의 아내인 김경희가 남편이 처형된 지 6년만에 공식석상에 등장했다.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은 26일 김정은과 부인 리설주 등이 지난 25일 삼지연극장에서 설 명절 기념공연을 관람했다고 전했다.

이 매체들은 이날 공연에 최룡해 국무위원회 제1부위원장과 김경희, 리일환 당 부위원장, 조용원 당 제1부부장, 김여정 당 제1부부장,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장 등도 함께 공연을 관람했다고 보도했다.

그런데 여기서 주목할 것은 김경희의 이름이 최룡해 바로 그 다음으로 거론되었다는 점이다. 또 공개된 사진에서 김경희가 김정은과 리설주의 왼쪽 옆자리에 앉아 있으며, 김경희의 왼쪽에는 김정은의 여동생 김여정이 앉아 있었다는 점을 통해 살펴볼 때 김경희가 정치적 입지를 회복했을 가능성이 충분히 있어 보인다.

▲ 25일 평양 삼지연극장에서 열린 설명절 공연 [사진=KCNA]

김경희는 김정은 체제 출범 이후 중요한 역할들을 맡아 사실상 김정은의 막후세력으로 활동해 왔으며 후견인 역할까지 감당해 왔었다. 그러나 2013년 12월 남편인 장성택이 처형된 이후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김경희가 마지막으로 모습을 드러낸 것은 2013년 9월 9일 김정은과 함께 정권 수립 65주년 경축 노농적위군 열병식에 참석하고 조선인민군내무군협주단 공연을 관람한 게 마지막이었다.

그래서 처형설에 사망설까지 거론됐었다. 지난 2015년 1월에는 강성산 전 북한 총리의 사위인 탈북자 강명도 씨가 김경희가 뇌졸중으로 사망했다고 말한 사실이 CNN을 통해 보도되기도 했다.

강씨는 당시 "김경희가 (그의 남편) 장성택이 처형되고 며칠 뒤 김정은 제1위원장과 전화통화를 하던 도중 세 번째 뇌졸중을 겪었다"며 "김경희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곧바로 숨졌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국정원은 지난 2017년 8월 29일 "권력에서 멀어진 김경희는 평양 근교에서 은둔하면서 신병 치료 중"이라고 국회정보위원회에 보고한 바 있다.

중요한 것은 이번 설날 기념 공연에 김정은 부부와 김여정에 김경희까지 총출동했다는 점이다. 이는 김정은이 지난 해 백두산을 등정해 백두혈통임을 강조한 데 이어 이번에 북한의 백두혈통이 총출동함으로써 강력한 체제 수호 의지를 피력하면서 내부결속을 다지려 한 것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북한의 매체들은 “부닥친 온갖 난관을 과감한 정면돌파전으로 뚫고나갈 불멸의 공격사상을 제시하고 그 진두에서 빛나는 예지와 위대한 령도력으로 사회주의조국의 승리적 전진을 힘차게 향도함으로써 세련된 혁명의 참모부로서의 위대한 우리 당의 존엄과 권위와 전투력이 그 어느 때보다 비상히 떨쳐지고 있는 력사적 시기”임을 강조하면서 "관람자들은 김정은 동지만을 절대적으로 믿고 따르며 위대한 우리 당의 탁월한 정면돌파사상과 실천강령을 받들고 불굴의 혁명신념과 견인불발의 투쟁정신으로 당 창건 75돌이 되는 뜻깊은 올해에 사회주의강국건설사에 특기할 새로운 승리를 이룩해갈 혁명적 열의에 충만되어 있었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김정은이 지난 17일 빨치산 황순희의 장례식에 나타난 후 8일만에 다시 공식석상에 나타남으로 인해 일부 유튜브들을 중심으로 “김정은의 심장마비로 북한이 충격에 빠졌다”는 등의 내용들이 모두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