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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9-12-31 13:2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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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Why Times]


“힘껏 산다. 시간의 한 점 한 점을 핏방울처럼 진하게 산다.” 

소설가 최인훈 님의 ‘광장’에 나오는 말이다.


요즘 내가 마음에 고이고이 담아두면서 되새기고 또 되새김질하는 말이기도 하다. 

인생을 저 모습으로 살아간다면 무슨 아쉬움이 있으랴! 


지금까지 어떻게 살았을지언정, 비록 후회도 있고 미련도 넘쳐나더라도 중요한 것은 뭔가 결단하는 순간부터라도 새롭게 정말 살고 싶은 모습으로 살아간다면 그것이 진짜 멋있는 삶이고 그것이 바로 오늘 또 새롭게 태어나는 지름길이 되지 않을까?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고 또 결단의 나날이다. 그래서 인생은 점 하나 하나가 연결된 선이라고 말하지 않는가? 그 점 하나 하나를 어떻게 찍으며 살아가느냐에 따라 그 사람의 인생 색깔은 물론이고 굵기도 달라지는 것 아니겠는가?


뒤늦게라도 결단한 것이 있다. 물론 그동안도 그렇게 살아온다고 자부를 했었지만 지금부터는 더욱 더 진하게 살아가자는 것이다. 그야말로 나의 에너지를 집중해서, 나의 모든 것을 다 부어서 점 하나 하나를 찍어보자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다른 이들의 시선이 아니었다. 내가 나를 바라보는 그 눈길이 진짜였다. 내가 나를 스스로 격려하면서 정말 진하디 진한 점 하나를 찍어갈 때 나 스스로도 자신감을 회복하게 되고 또 그로인해 나오는 결과물들이 훨씬 진하고 굵어진다는 것도 새삼 느끼게 되었다.


타인들의 시선을 의식할 때는 그 시선이 나의 삶의 기준이 되지만 그를 포기하고 내 마음에 모든 것을 쏟다보니 내 꿈이, 나의 열정이, 나의 핏방울이 시간 배분의 기준이 되었다. 그러고 나니 이렇게 행복할 수가 없다. 


요즘 나는 가끔 나 스스로 머리를 쓰다듬는다. “그래, 잘했어!”, “그래, 참 수고했어!”


어쩌면 내 삶의 모든 순간 중에서 지금이 가장 행복하고 가장 보람되며 가장 의미있는 시간들이 이어지는 듯 보인다.  


물론 시간이 더 지나면 그때 스스로 어떤 평가를 내릴지 모르겠지만 그럼에도 최선을 다하고 마음을 쏟다보면, 그리고 그렇게 힘껏 살다보면 그렇게 그렇게 진한 핏방울들로 또 하나의 시간이라는 점을 찍어가는 것 아니겠는가?


또 하나, 요즘 나는 나 자신의 나태함과 싸우고 있다. 그전에는 일중독자가 되어 일 자체가 스트레스가 되었지만 지금은 쉬는 것도 중요한 인생의 한 점으로 생각하면서 목적이 없는 나태함을 없애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깨닫는 것은 “그저 아무 생각없이 쉬는 것하고 쉬기 위해 쉬는 것은 다르다”라는 것이다.


TV를 보더라도 그저 시간보내기 위해 멍하게 바라보는 것은 그냥 시간을 죽이는 것이지만 의미를 가지고, 예를 들면 아예 TV 속에 빠져들어 그 프로그램의 주인공들과 마음이 하나되어 즐기면 확실히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그러니 TV와 하나되어 함께 웃고 함께 느끼며 같은 공간에서 함께 누리는 듯한 그러한 시간을 요즘 보내고 있다. 달랐다. 확실히 달랐다.


그렇게 변한 가장 큰 동기는 ‘진하게 살자’는 모토 때문이었다. 노는 것도 최선을 다해, 그리고 의미를 부여하면서 멋지게 놀자는 것, 절대 싸워서 지는 것을 두려워말고 싸우지도 않고 지는 것을 더 두려워하는 마음, 그러면서 그야말로 핏방울처럼 진하게 시간을 만들어가자는 그 생각이 지금 나의 삶을 완전히 바꿔놓고 있다.


물론 후유증은 있다. 얼마나 많은 글을 쓰고 키보드와 싸우며 마우스를 굴렸던지 손가락 마디마디가 욱신거리는 직업병이 생겼다. 


그러나 그게 대수인가? 

그러다보면 그 상황에 맞는 근육살도 생겨날 것이고 이또한 지나가지 않겠는가?


그렇다. 

인생이라는 ‘달’은 결국 내 마음에 모두 걸려 있었다. 

초승달이라고 실망하지 말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선을 다하다보면 대보름달이 언젠가는 떠오르지 않겠는가? 


오늘도 나는 핏방울처럼 진하게 살려고 결단하고 또 결심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래서 나는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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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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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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