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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또 시작된 한국당의 자해극, 국민적 기대 배신말라! - 명분없는 전당대회 연기 주장, 전당대회를 축제로 이끌라 - 박 전 대통령의 옥중정치, 문대통령에 대해 그렇게 소리쳐 보라! - 선거전략에 활용된 지만원의 5.18청문회, 당보다 개인이 소중한가?
  • 기사등록 2019-02-10 09:40:54
  • 수정 2019-02-10 09:5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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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선관위 회의를 마친 박관용 위원장이 전당대회를 연기없이 개최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하고 있다.【서울=뉴시스】이종철 기자


[#자해극 1: 전당대회 일정 논란 및 보이콧 사태]


당초 오는 27일로 정해졌던 자유한국당의 당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가 2차미북정상회담과 겹치면서 “흥행을 위한 연기 필요성” 주장이 강하게 일었다.


그럼에도 김병준의 비대위는 고심 끝에 원래 일정대로 강행하기로 결정했다. 문제는 그 후 홍준표·오세훈을 비롯한 6명의 당권주자들이 비대위를 격렬하게 성토하면서 “황교안 옹립을 위한 전당대회 보이콧”을 선언하고 나서 파문이 일고 있다.


심판 역할을 하는 비대위의 잘못도 분명히 있다. 대다수의 후보들이 일정 연기를 주장했다면 최소한 후보자 대리인 회의라도 해서 논의를 거치고 또 설득하는 기회가 있었어야 하는데 일방적으로 결정해 통보했다는 것이 문제이긴 하다. 물론 원래 쟁점이었던 TV토론 확대는 바른 방향이었지만 전당대회 자체 연기에 대한 후보들 설득은 부족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이콧을 선언한 6명의 주자들에게 묻고 싶다. 전당대회 연기를 주장하는 이유가 진짜 전당대회 흥행 때문인가? 이른바 ‘컨벤션효과’가 아쉬워서 그런 것인가?


홍준표 전 대표는 페이스북에 “문재인 정권의 의도대로 당이 끌려가는 모습”을 보였다고 비판했다. 무엇이 ‘문재인 정권에 끌려다닌다’는 것인가? 미북정상회담 날짜를 일부 SNS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문재인 정권이 한국당의 전당대회와 겹치도록 정하기라도 했다는 말인가? 도대체 그러한 발상은 어디서 나오는 것인가? 분명한 것은 문재인 정권이 미북회담 날짜를 정하는 데 영향을 미칠 정도로 능력도, 영향력도 전혀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김정은이 한국당을 방해하려고 하기라도 했다는 말인가? 사실 2월말 미북회담은 이미 지난해 12월부터 내정되어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당은 2월 27일로 전당대회 날짜를 선정했고 후보들도 다 동의하고 시작한 것 아닌가?


그런데 이제와서 보이콧이라니? 그것도 ‘황교안 후보를 옹립하기 위한 전당대회이니 보이콧 하겠다?’ 코미디다. 겉으로는 컨벤션 효과를 말하면서 속내는 27일 강행하면 불리하니 일단 시간이라도 더 벌자는 것 아닌가?


홍준표 전 대표는 또다른 페이스북 글에서 “진작 청산되었어야 할 부패, 무능 보수들을 데리고 정치 하기가 참으로 힘들다”고 썼다. 바로 그 말을 지금 전당대회에 출마한 후보들에게 다시 그대로 던져주고 싶다.


지금 한국당의 지지율이 올라가고 민주당과 한 자릿수로 좁혀든 것은 한국당이 잘해서가 아니라 민주당과 문재인정권이 헛발질을 계속 해서이다. 제발 정신 차리라. 지금 그럴 때가 아니다. 국민들의 한국당에 대한 기대를 배신해서는 안된다. 지금 국민들은 전당대회를 축제로 이끌면서 한국당에 대한 기대를 갖도록 해 달라는 것이다. 왜들 이런가?


▲ 지난 8일 TV조선에 출연하여 박 전대통령의 메시지를 전달한 유영하 변호사 [TV조선]


[#자해극 2: 박근혜 전 대통령의 옥중정치]


대통령직을 탄핵당해 옥중에 있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유영하 변호사를 통해 한국당의 전당대회에 사실상 개입하고 나섰다.


지금 드러나는 모습은 다름아닌 선두를 달리는 ‘황교안 후보 죽이기’라 봐도 과언이 아니다. 사실상 황교안 전 총리는 ‘박근혜의 호위무사’로 불릴만큼 돈독한 관계를 가지고 있었다. 그럼에도 이렇게 틀어진 원인 가운데 하나가 황교안 전 총리가 현직 재직 시절 교도소의 방에 책상과 의자를 협조해 주지 않은 것이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고들 한다.


이에 대해 항교안 전 총리는 “박 전 대통령에 대해 할만큼 했다”고 했지만 그 말로 박 전 대통령의 서운한 감정이 사라질 것 같지는 않다.


그러나 이 논란을 바라보는 보수우파들은 심정이 착잡하다. 박 전 대통령의 어려운 처지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 이 상황에서 꼭 그러한 방식으로 정치에 개입해야만 했는가? 그동안 문재인 정권의 여러 가지 문제들에 대해서 한 번이라도 제대로 강력한 의견을 표출해 본 적이 있는가? 남북정상회담에 대해, 국방의 무력화에 대해, 대한민국의 안위에 대해 유영하 변호사를 TV에 출연시켜 강력한 뜻을 표출하도록 해 보기라도 했는가?


전직 대통령으로서 진짜 나서야 할 때는 침묵하다가 겨우 입을 연 것이 ‘교도소의 책상과 의자’인가? 도대체 이것은 무슨 경우인가?


지금 한국당의 전당대회에 개입해서 친박 후보들의 당선을 돕겠다는 것인가? 마치 ‘유승민 죽이기’를 했던 그 과거를 지금 옥중에서 또다시 시도해 보겠다는 것인가?


더불어 지금 이 시점에 그러한 발언을 함으로써 좌파들과 사이비 보수들에게 먹잇감을 던져 줘야만 했는가?


너무 노골적이라 보는 이들이 당황스럽다. 황교안 후보, 홍준표 후보들을 강력하게 비난하는 박 전 대통령의 모습을 보면서 지금 이 나라를 이렇게 만든, 그리고 대한민국의 보수우파 세력을 완전히 팽 당하게 만든 그 원죄를 완전히 잊어버리고 지금 청와대에 앉아 있는듯한 모습으로 비춰지는 것에 대해 그저 황망할 따름이다.


자유한국당의 자해극, 박 전 대통령도 한 몫 단단히 하고 있다.


▲ 지만원씨가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5.18 진상규명 대국민공청회에서 `5.18 북한군 개입 여부 중심으로`란 주제로 발표를 하고 있다. 【서울=뉴시스】이종철 기자


[#자해극 3: 지만원 박사 초청 5.18청문회]


또다른 한국당의 자해극은 한국당 일부 의원들이 주관한 5.18청문회이다. 8일 국회에서 “5.18민주화운동은 북한군이 개입한 폭동”이라고 규정한 이 청문회는 상당한 후유증을 낳고 있다.


지만원 씨는 이날 행사에서 대놓고 김성태 전 원내대표와 나경원 현 원내대표 등을 싸잡아 비난하면서 “그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국회 단상에서 5.18의 진실을 말하게 되었다”는 투로 의기양양해 했다.


정말 묻고 싶다. 이러한 행사를 전당대회 직전에 연 이유는 무엇인가? 진짜 5.18 진상조사를 위한 첫걸음인가? 아니면 5.18 청문회를 핑계로 자신들의 지지세 결집을 위하자는 것인가?


그것도 한국당의 현 지도부를 강력하게 비판하는 지만원 씨를 강사로 부른 이유가 무엇인가? 청문회라 하면 찬반 양측의 의견을 들으면서 실체적 진실에 접근하는 노력이 있어야 하는데 지만원 한 사람을 불러 그의 주장만 들은 이유는 무엇인가?


우리는 5.18에 대한 다양한 견해가 존재한다는 것을 부인하지 않는다. 당연히 지만원 씨의 주장도 충분히 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가 주장하는 것에 대해 실체적 접근도 이루어져야 한다고 믿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이 시점에서 당의 공식행사도 아닌 전당대회를 위한 행사로 당 전체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을 어떻게 봐야 할 것인가?


도대체 당의 사활은 아랑곳하지 않고 오직 자신들의 입지를 위해서라면 뭐든지 해도 괜찮다는 것 아닌가? 그것이 바로 자해극이다.


[정말 자유한국당에 기대를 갖도록 만들어 달라]


지금 문재인 정권을 바라보는 많은 보수우파 국민들의 한결같은 바램은 자유한국당에 기댈 수 있도록 만들어달라는 것이다. 정권 교체에 대한 기대감, 문재인 정권의 독주를 저지할 수 있는 능력있는 정당에 대한 기대감. 바로 그것을 원하고 있다.


지금 한국당의 당대표 후보로 나온 이들이 과연 그러한 국민적 기대감에 대한 부담을 조금이라도 가지고 있는가?


그저 안타깝고 또 안타까울 뿐이다. 당 대표 후보들이여, 제발 자중하라! 지금 대표가 누가 되는가 보다 더 중요한 것은 한국당에 거는 기대들을 한 곳으로 모으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 전당대회를 축제로 이끌어야 한다.


보이콧을 철회하라. 그리고 전당대회를 멋진 ‘국민적 기대의 퍼레이드’로 만들어 보라. 그래야 우리가 희망을 갖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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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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