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 기사등록 2018-10-11 20:01:37
기사수정




[펜스 부통령이 중국에게 보내는 경고]


국가 간 외교관계에서는 웬만해서는 극단적인 표현을 사용하지 않습니다. 그런 점에서 지난 10월 4일 미국 펜스 부통령이 허드슨연구소에서 트럼프 정부의 중국에 대한 인식과 정책에 대해 발언한 내용은 예외적입니다. 그 내용을 요약해서 설명하고자 합니다.


 펜스 부통령은 중국이 미국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 정치적, 경제적, 군사적 수단과 선전 등을 총망라한 중국 정부 차원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미국의 국내 정책과 정치에 간섭한다는 것입니다.


펜스 부통령은 지난 17년 동안 중국의 GDP는 9배 증가했고 중국의 경제 규모는 세계에서 두 번째이며 그 성공은 대부분 미국의 투자에 힘입은 것이라고 지적합니다. 그러나 중국은 관세, 쿼터, 통화 조작, 기술이전 강요, 지적재산 도난, 외국인 투자에 대한 산업 보조금 등 불공정한 정책 무기를 총동원, 주로 미국 업체들을 희생시키면서 제조업 기반을 구축했다는 것입니다.


지난해 미국 무역적자의 거의 절반인 3750억 달러가 중국과의 교역에서 발생했다고 합니다. 지난 25년 동안 미국이 중국을 다시 만들어줬다고 합니다. 옛날 임진왜란 때 명나라가 조선을 도와준 것에 대해 조선 선비들이 재조(再造之恩)이라고 했던 표현이 떠오릅니다.


중국은 이제 ‘중국 제조업 2025년(Made in China 2025)’ 계획을 통해 로봇공학, 생명공학 및 인공지능을 포함한 세계 최첨단 산업의 90%를 장악하려는 목표를 세웠고 이를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해 미국의 지적자산을 확보하려고 한다는 것입니다.


미국 기업들이 중국에서 사업하는 대가로 영업 비밀을 넘겨줄 것을 요구하고, 중국 보안기관이 첨단 군사 설계도 등 기술 도둑질을 주도했다는 것입니다. 도둑질한 기술을 사용하여 ‘쟁기를 검으로’ 바꾸고 있다고 비판합니다.


중국은 아시아의 다른 모든 국가들의 군사예산을 합친 것과 비슷한 돈을 군비증강에 쓰고 있으며, 육상, 해상, 공중, 우주에서 미국의 군사적 우위를 뒤집는 데 최고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고 합니다. 중국은 미국을 서태평양으로부터 몰아내려고 하지만 결국 실패할 것이라고 말합니다.


펜스 부통령은 중국의 인권 문제도 언급합니다. 중국은 유례없는 감시 국가를 건설했고 거기에 미국 기술을 활용한다는 것입니다. ‘중국의 위대한 방화벽(Great Firewall of China)’이라는 시스템을 만들어 정보의 자유로운 흐름을 차단한다는 것입니다. 


2020년까지 인간 생활의 모든 측면을 통제하는 빅브라더 시스템을 구현하려 한다고 지적합니다. 이른바 ‘사회신용 점수’를 평가해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은 천하를 마음껏 누비게 하고, 신뢰도가 떨어지는 인간은 단 한 발짝도 내딛기 어렵게’ 만드는 것이 이 계획의 공식 청사진이라는 점을 지적합니다.


종교 자유에도 엄청난 탄압이 가해지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중국 최대의 지하교회 하나를 폐쇄했습니다. 전국에서 십자가를 끌어내리고, 성경을 태우고, 신자들을 수감하는 한편 공산당이 가톨릭 주교를 직접 임명할 수 있도록 바티칸과 협상을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지난 10년 동안 150명이 넘는 티베트불교 승려들이 중국의 신앙 및 문화 탄압에 항의해 분신했습니다. 신장에서는 100만 명의 무슬림 위구르족을 정치 수용소에 투옥했으며 24시간 세뇌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부채 외교 즉 빚을 통해 다른 나라들을 옭아매는 정책을 펼치고 있습니다. 아시아, 아프리카, 유럽, 라틴아메리카에 이르기까지 각국의 인프라 구축에 수백억 달러를 제공했지만 대출 조건이 불투명하며, 그 이익은 결국 중국에 흘러간다는 것입니다.


스리랑카는 중국의 국영기업들에게 항구 건설을 맡기면서 막대한 부채를 짊어졌고 결국 그 항구를 중국에 넘겼다고 합니다. 그 항구는 이제 중국 해군의 전진기지가 될 것이라고 합니다.


중국은 베네수엘라 마두로 정권의 생명을 연장해주고 있습니다. 중국은 베네주엘라의 최대 채권단이며 민주주의가 사라지는 상황에서 500억 달러 이상의 부채 부담을 안겨주고 있다는 것입니다.


펜스 부통령은 미국이 ‘하나의 중국’ 정책을 계속 존중하지만, 3개의 공동성명과 대만관계법에 반영한 것처럼, 민주주의를 포용하는 대만의 노선이 모든 중국인들에게 더 나은 길을 제시한다고 말합니다.


미국의 이전 행정부들은 중국의 행동을 묵과했고, 심지어 조장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의 그런 행동을 묵과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레이건 대통령 이후 가장 대규모인 7160억 달러의 국방예산에 사인했다고 합니다.


핵무기를 현대화하고, 최첨단 전투기와 폭격기를 개발하고 차세대 항공모함과 전함을 건조하고 있다고 합니다. 과거에 존재한 적이 없었던 군대를 만들고 있다고 합니다. 우주공간에서 지속적인 우위를 보장하기 위해 미국 우주군을 설립하고 사이버전투 능력을 강화한다고 합니다.


2500억 달러에 달하는 중국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며 특히 첨단산업을 대상으로 최고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고 합니다. 공정한 협상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그 규모를 두 배 이상 증가시킬 것이라고 합니다. 


중국은 미국 기업, 영화계, 대학, 씽크탱크, 학자, 언론인, 지자체, 주 및 연방 공무원에게 대가를 주거나 강제력을 사용합니다. 2018년의 중간선거 및 2020년 대선에 영향을 주어 트럼프 아닌 다른 사람이 미국 대통령이 되도록 공작을 한다는 것입니다.


미국의 주정부와 지방정부 및 공무원을 대상으로 연방정부와의 정책적 분열을 조장하고 있다고 합니다. 지난 6월 중국 지도부가 회람한 <선전   및 검열 통지문>에는 “중국이 미국의 여러 집단들을 분열시키기 위해 정확하고 신중하게 타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합니다.


중국이 관세 타겟으로 정한 미국 지자체의 80% 이상이 2016년 선거에서 트럼프를 지지한 곳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중국은 유권자들이 트럼프 정부에 대항하기를 원한다는 것입니다.


중국 정부는 중국 내 미국 합작회사 내에 ‘당 조직’을 만들 것을 요구한다고 합니다. 공산당이 회사의 고용 및 투자 결정에 목소리를 내고 거부할 수도 있게 한다는 것입니다.


중국 정부는 또 헐리우드가 중국을 긍정적으로 묘사하도록 요구하고 응하지 않는 제작자와 스튜디오에게는 불이익을 준다고 합니다. 사소한 내용일지라도 중국을 비판하는 영화를 편집하거나 금지합니다. 영화 <월드워Z>의 경우, 해당 바이러스가 중국에서 시작되었다는 스크립트를 잘라야 했습니다. 영화 <붉은 새벽>에 등장하는 악당을 중국인이 아닌 북한인으로 만들기 위해 디지털 편집을 했습니다.


학계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미국 내 43만명의 중국학생 및 학자들의 단체를 만들어 미국 전역의 학교들에 150개가 넘는 지부를 두고 활동합니다. 그들은 중국 유학생이나 미국의 대학들이 중국 공산당의 노선에서 벗어났다 싶으면 중국 영사관과 대사관에 경고하곤 합니다.


최근 메릴랜드대학을 졸업한 중국 여학생은 ‘자유   언론의 신선한 공기’를 주제로 졸업연설을 했습니다. 그러자 중국공산당 기관지는 즉각 그녀를 비난했고 고향의 가족들은 괴롭힘을 당했습니다. 해당 대학은 중국과의 교환 프로그램이 급격하게 줄어들었습니다.


중국은 공산당이 싫어할만한 발언을 하지 않는다는 전제 위에서 미국의 대학, 씽크탱크 및 학자들에게 풍부한 기금을 제공합니다. 미국의 중국 전문가들은 자신의 연구가 베이징의 논점과 모순되면 자신들의 비자가 연기되거나 거부될 것이라는 점을 알고 있습니다.

허드슨연구소는 베이징이 좋아하지 않는 연사를 초대한 후, 웹사이트가 상해에 근거를 둔 사이버 공격에 시달렸습니다.  


펜스 부통령은 트럼프가 베이징과의 관계 개선을 희망하지만, 미국의 안보와 경제를 위해 계속 강한 자세를 유지할 것이며 미국의 이익, 미국의 일자리, 미국의 안보를 보호하기 위해 계속 단호하게 행동할 것이라고 강조합니다. 군대를 재정비해 인도태평양 전역에서 미국의 이익을 계속 강하게 주장할 것이라고 합니다.


자유롭고 공정하며 상호적인 경제적 관계를 중국에게 요구할 것이며 중국이 무역장벽을 무너뜨리고 의무를 이행하며 경제를 완전히 개방할 것을 요구합니다. 미국 지적재산권의 도용이 끝날 때까지 계속해서 중국정부를 상대로 조치를 취할 것이며 기술이전에 대한 강제적인 약탈 관행을 중단할 때까지 계속 강경한 자세로 미국 기업의 사유재산과 이익을 보호할 것이라고 말합니다.


인도에서 사모아에 이르기까지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들과 새롭고 강한 협력관계를 구축한다고 합니다. 지배가 아니라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하는 존경의 정신에서 그런 관계를 만들 것이라고 합니다.


한미FTA 무역협정 개정안에 서명한 것처럼 새로운 쌍무적 무역협정을 추진하며 곧 일본과 역사적인 쌍무적 무역협상을 시작할 것이라고 합니다. 부채로 덫에 걸리게 만드는 중국식 외교와 달리 정당하고 투명한 재정 프로그램을 제공할 해외에 제공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미국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외국인투자위원회를 강화하여 베이징의 약탈적 행동으로부터 국가안보를 보호하기 위해 중국의 대미 투자에 대한 감시를 강화했습니다. 미국 정치와 정책에 대한 중국의 악의적 영향과 간섭에 관해서는, 그것이 어떤 형태이건 계속 공개할 것이라고 합니다.


펜스 부통령은 이 문제와 관련해 미국 전역에 새로운 합의가 일어나고 있다고 말합니다. 비즈니스 리더들은 단기적 이익을 뛰어넘어 생각하고 있으며, 지적재산권을 넘기는 등의 요구가 있을 경우 중국 시장 진출을 재검토하고 있습니다. 구글에 대해 펜스 부통령은 공산당의 검열을 강화하고 중국 고객의 프라이버시를 손상시킬 앱 개발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경고합니다.


중국이 미국 사회를 어떻게 공격하는지 언론이 더 깊이 파고들어야 한다고 주문하고 전세계의 언론사들이 이러한 노력에 동참하기를 요구합니다. 학계나 씽크탱크에 대해서도 중국이 제공하는 돈을 버리고, 시장 수요에 상응하는 연구비 지원 외에는 기대하지 말라고 말합니다.


펜스 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 지도력에 확신을 갖고 있다고 설명하고, 중국은 미국민과 주요 양당에서 선출된 공무원들이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경고합니다.


미국은 중국과의 건설적인 관계를 통해 함께 성장하기를 원한다며, 중국이 이런 비전에서 멀리 벗어났지만 수십 년 전 양국 관계가 시작했던 개혁개방의 정신으로 되돌아와야 하며, 미국은 그 이상 중국에 원하지 않으며 그것은 중국인들의 최소한의 과제라고 지적합니다.


펜스 부통령은 중국의 소설가 루쉰의 말을 인용합니다. 루신은 자신의 조국이 “외국인을 짐승으로, 또는 성인으로 바라보지만 결코 ‘동등한 존재’로는 보지 못한다”고 한탄했습니다. 미국은 중국에게 손을 내밀고 있으며, 북경이 말이 아닌 행동으로 미국에 대한 존경심을 회복하기를 원한다고 합니다. 그러나 중국이 공정성, 호혜주의 및 주권 존중으로 미국을 대하기 전까지는 트럼프 정부의 조치를 중단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합니다.


서두에 말씀드린 것처럼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는 국가간 외교에서 웬만해서는 사용하지 않는 표현들이 많이 들어가 있습니다. 중국은 펜스 부통령의 발언에 즉각 반발하고 있습니다. 그 발언의 내용이 사실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확실한 것은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국 무역전쟁이 결코 무역의 차원에 그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일종의 선전포고라고 할 수 있는 이 내용이 향후 미중 관계에서 어떤 식으로 현실화될지, 한국에는 어떤 영향을 주게 될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TAG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whytimes.kr/news/view.php?idx=2571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추부길 편집장 추부길 편집장의 다른 기사 보기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정기구독
Why TV 논평더보기
Why TV 오피니언더보기
    게시물이 없습니다.
WHY TV 칼럼더보기
    게시물이 없습니다.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