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당, 3지역 선거 승리로 트럼프 연합에 타격]
자본주의 심장 뉴욕에서 34살의 무슬림 출신 사회주의자가 시장에 당선되면서 미국 정가에 파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또한 동시에 치러진 뉴저지와 버지니아의 주지사 선거에서도 민주당이 승리하면서 공화당은 사실상 경고신호를 받았다. 그러나 민주당의 조란 맘다니가 뉴욕 시장에 선출된 것이 과연 민주당의 미래에 도움이 될 것인지, 아니면 오히려 발목을 잡게 될 것인지 논란이 분분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5일(현지시간) “민주당이 4일 치러진 선거에서 3지역 모두 승리를 거둠으로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집권하에서 힘을 잃었던 민주당이 부활의 길로 나아갈 수 있게 됐다”면서 “중도 성향의 두 여성, 곧 버지니아주 애비게일 스팬버거와 뉴저지주 미키 셰릴이 예상을 뛰어넘는 큰 격차로 승리했다”고 보도했다.
WSJ은 이어 “이들 두 여성 후보는 모두 생활비 절감 의제에 집중하며 일상생활비를 낮추겠다고 공약했고, 상대 후보들을 트럼프 대통령과 MAGA 운동에 연계시켰다”고 밝혔다.
WSJ은 “조란 맘다니가 뉴욕 시장으로 당선된 것은 유권자들이 새로운 세대의 지도자들을 육성하고 있음을 보여주며, 당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었지만, 여전히 과제는 남아 있다”면서 “당의 방향을 둘러싼 중도파와 진보파 간의 논쟁은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상태이며, 맘다니는 트럼프에게 새로운 정치적 경종을 울릴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WSJ은 “트럼프의 지지를 받고 뉴저지 주지사 선거 유세 기간 동안 MAGA 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던 잭 시아타렐리는 거의 최종 결과에서 43%의 지지율을 기록했는데,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뉴저지 주 내 직무 수행 지지율과 거의 비슷한 수준”이라면서 “SSRS가 4일 유권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대규모 여론조사(Voter Poll)에 따르면, 뉴저지 유권자의 42%가 트럼프 대통령의 직무 수행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WSJ은 “버지니아주에서는 트럼프와 연계된 공화당 윈섬 얼-시어스가 42%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유권자 여론조사에서 기록된 트럼프의 39% 지지율을 약간 넘어섰는데, 두 주 모두 트럼프에 대한 지지보다는 반대 의사를 표명하는 유권자가 더 많았다는 점은 유의깊게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선거 결과는 당장 공화당에 비상이 걸리도록 만들었다. 이번 선거 결과에 대해 공화당 전국위원회 정치국장을 지냈고 존 매케인 전 상원의원의 대선 캠페인을 이끌었던 마이클 두헤임은 WSJ에 “이번 선거 결과는 결코 미화할 수 없으며, 당에 정말 안 좋은 일”이라면서 “공화당원들은 이번 선거의 경고 신호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현명할 것이며, 내년 하원과 상원 선거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선거는 조기 경보 시스템이 작동한 것”이라고 밝혔다.
눈여겨볼 점은 대체적으로 비선거년도에 실시되는 선거의 경우 대통령선거때보다 당연히 투표율도 낮고 후보들이 얻는 득표수도 적게 나오는 것이 당연하지만, 이번 선거의 경우 공화당 후보 득표수와는 달리 민주당 후보의 득표수는 대선 당시 득표수와 거의 비슷했다는 점이다. 이는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원과 지지자들이 결집했음을 보여준다.
실제로 버지니아 선거의 경우 스팬버거의 총 득표수는 작년 대선에서 카말라 해리스가 얻은 득표수의 84%에 달했지만, 공화당의 얼-시어스는 트럼프의 2024년 득표수의 69%만을 얻었다. 뉴저지 선거에서도 민주당의 셰릴은 2024년 선거에서 민주당 득표율의 81%를 얻었는데, 반면 공화당의 시아타렐리는 트럼프의 득표율 가운데 70%만 획득했다. 그만큼 공화당의 결집도는 낮은 반면 민주당은 훨씬 강했음을 보여준다.
[민주당은 선거 결과를 잘 읽어야 한다. 교만하면 또 패배한다]
이번 선거 결과가 지난 대선 패배 이후 무기력에 빠져 있던 민주당에게는 새로운 활력소가 될 것은 분명해 보인다. 그러나 이번 선거 결과에 안주하게 되면 민주당은 또다른 패배를 맛보게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이와 관련해 WSJ은 “4일의 선거 결과를 민주당은 결코 과대평가해서는 안 된다”면서 “버지니아 선거의 경우 공화당의 스펜버거는 당원들의 지지를 별로 받지 못한 상태에서 선거가 진행됐고, 뉴욕시장 선거에서 맘다니는 경쟁 후보들이 3명으로 분열되면서 손쉽게 당선되었을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물론 공화당에게 주는 경고도 분명 있다. 이번 선거가 마가(MAGA·Make America Great Again)를 앞세워 국경을 봉쇄하고 동맹국에게까지 무자비한 압박을 가해온 트럼프 2기 행정부가 1년 뒤 치러질 중간선거를 앞두고 유권자들의 심판을 받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의 오랜 정치 고문인 크리스 라시비타는 “내년에 실시될 중간 선거는 완전히 다른 양상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조란 맘다니의 의미, 민주당에 득될까, 독될까?]
지금 상황에서 가장 주목되는 사항은 뉴욕시장에 무슬림 출신으로 사회주의자인 조란 맘다니가 당선되었다는 점이다. 우간다에서 태어난 인도계 사회주의자인 맘다니는 뉴욕을 그곳에 살고 일하는 사람들에게 더 저렴한 곳으로 만들기 위해 임대료 동결, 무료 버스, 무료 보편적 아동 보육을 약속하며 캠페인을 벌여 왔다. 특별히 그는 진보정치의 상징으로 당당하게 뉴욕시장에 당선되었다. 그렇기에 맘다니의 뉴욕시장 입성은 앞으로 민주당과 진보정치에 리트머스 시험지처럼 작동하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사실 미국에서의 민주당은 일반 대중들과 소통도 부족하고 제대로 정치력도 발휘하지 못하는 무기력한 정당으로 비춰져 왔다. 이런 시점에서 맘다니의 뉴욕시장 당선은 민주당에 한줄기 빛을 던져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 말은 역으로 맘다니의 뉴욕시장 입성 이후 새로운 정치, 뉴욕 시민들이 바라는 그러한 정치가 아닌 독선과 오만으로 흐르게 된다면 그때는 그야말로 민주당은 설 곳이 없어질 수도 있음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파이낸셜타임스(FT)는 4일(현지시간), “맘다니의 눈부신 부상은 당내에서 이미 치열했던 논쟁을 더욱 가열시키고 있으며, 당이 다시 주목받기 위해 어떤 길을 선택해야 할지를 놓고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면서 “일각에서는 버몬트 출신의 좌파 원로 상원의원 버니 샌더스와 뉴욕 출신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하원의원이 대표적으로 내세우는 진보적이고 포퓰리즘적인 정치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고 짚었다. 코르테스는 자본주의 종식을 외치는 완전한 사회주의자이다.
FT는 이어 “또다른 일각에서는 민주당이 미국의 선거에서 항상 내세워왔던 정치적 중도파를 고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면서 “공화당뿐만 아니라 무너진 민주당 기득권에 맞서 출마한다고 주장했던 맘다니는 이 논쟁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데, 그가 진보 성향의 성지 뉴욕에서, 특히 젊은 유권자들 사이에서 불러일으키는 찬사가 민주당에 활력을 불어넣었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FT는 “그러나 미국 정치 지형 전체에서 맘다니는 더욱 논란의 여지가 있는 인물”이라면서 “비평가들은 트럼프가 ‘100% 공산주의자’라고 칭한 맘다니의 정치가 내년 중간선거를 앞두고 민주당의 지지율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중도 또는 보수 성향 지역구의 유권자들에게는 혐오감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면서 “민주당 내 많은 이들은 2026년 선거를 트럼프의 거센 기세를 꺾거나, 적어도 속도를 늦출 수 있는 결정적인 기회로 보고 있기 때문에 민주당의 정체성을 어떻게 포지셔닝 할 것인지가 아주 중요한 아젠다로 떠올랐다”고 분석했다
FT는 “그래서 진보주의자들 사이에서는 맘다니가 민주당의 모델이 될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과 그를 당의 목에 걸린 가시로 여기는 사람들로 의견이 완전히 갈라졌다”면서 “이에 대해 과거 민주당 소속이었지만 이번 선거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한 앤드류 쿠오모는 ‘맘다니는 민주당에 짐이 될 것’이라고 단언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뉴욕의 정치 전략가인 제이크 딜레마니는 “뉴욕에서 맘다니가 인기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시장, 주 의회 또는 연방 의회 선거 등 전국의 민주당에게는 ‘취약점’이 될 수 있다”면서 “옳든 그르든, 공화당은 그를 새로운 위협으로 이용할 것”이라고 짚었다.
사실 맘다니의 과거 발언들을 뉴욕시장 재직중에도 재연한다면 미국 정치는 언제든지 소용돌이에 휘말릴 수도 있다. 그는 “만약 당선될 경우, 이스라엘 총리 베냐민 네타냐후가 뉴욕에 오면 체포하겠다”고 다짐하기도 했고, “이스라엘이 ‘우리 세금’으로 자금을 조달하여 가자지구에서 집단 학살을 자행했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이러한 발언들에 대해 심지어 일부 민주당 의원들조차 경악을 금치 못했다. 뉴욕 동쪽의 경합 지역구를 대표하는 로라 길렌 하원의원은 올여름 “맘다니가 뉴욕시를 이끌기에는 너무 극단적”이라며 “용납할 수 없는 반유대주의적 발언을 했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결국 뉴욕시장으로 당선된 젊은 후보 맘다니가 앞으로 어떠한 정치를 펴나가는가가 내년에 있을 중간선거는 물론, 어쩌면 트럼프의 정치 지형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맘다니의 진보정치가 완전히 실패로 끝난다면 미국 민주당의 미래 역시 암담해질 것이다. 그렇기에 맘다니의 뉴욕시장 당선을 많은 전문가들이 예의 주시하게 되는 것이다.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