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패세력 전면 근절’ 선언한 중국 군부]
중국 군부가 ‘부패세력과의 전면 단절’을 선언하면서 사실상 시진핑 세력과의 완전 단절을 공표했다. 이와 함께 중앙정치국회의를 열어 정치적 척결작업도 마무리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면서 시진핑 주석의 빠른 사임도 강력하게 압박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중국의 인민해방군보(PLA Daily)는 지난 21일자 1면에서 “중앙군사위원회가 최근 소위 ‘부패 세력의 전면적 근절과 정치 간부의 이미지와 위신 재건’에 관한 여러 규정을 담은 문서를 발표하여 정치 간부의 정치적 충성심 강화를 요구했다”면서 “관련 규정은 7개 분야 22개 조로 구성되어 있으며, 정치 간부의 소위 ‘정치적 충성심’ 강화 및 ‘당 정신 원칙 준수’에 대한 규칙을 정하고 있는데, 특히 정치 지도자들이 신뢰 구축 및 이미지와 위신 개선에 앞장서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해방군보는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이전의 군사 정치 사업 전통을 강조하는 논평을 내놓았는데, “철저한 자기혁명을 실시해야 한다”, “이미지와 위신을 훼손하는 각종 부정적 요소를 제거해야 한다” 등의 내용이 담겨 있었다.
[군부는 누구의 영향력을 완전히 근절하겠다는 것일까?]
그런데 중앙군사위원회가 주도한 이날 해방군보의 기사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우선적으로 ‘부패세력을 전면 근절하겠다’는 내용이었다. 그렇다면 여기서 드는 의문이 있다. 그동안 시진핑 주석 주도하에 군부를 향한 많은 부패청산 작업이 진행되어 왔는데 그러한 일련의 행동들과 이번에 새롭게 선언한 부패청산과의 차이는 과연 무엇일까 하는 점이다.
사실 시진핑 주석 집권 초기에는 쉬차이허우(徐才厚)와 궈보슝(郭伯雄) 전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 그리고 당시 중앙군사위원회 정치공작부 주임이었던 장양(张洋)을 포함한 수많은 장군들이 해임되었다. 또한 2023년 이후 중국 공산당은 로켓군(封蕁軍)의 또 다른 부패 스캔들에 휘말렸으며, 리상푸(李上夫)와 웨이펑허(魏鳳和) 전 국방부장을 포함하여 최소 수십 명의 장군들도 해임되었다.
이뿐 아니다. 중국공산당 중앙군사위원회 위원이자 중앙군사위원회 정치공작부 주임인 먀오화(苗花)는 작년 11월 말 검사를 받아 정직 처분을 받은 데 이어, 올해 5월에는 전국인민대표대회 위원직에서, 6월에는 중앙군사위원회 위원직에서 모두 해임됐다.
또한, 중국 공산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허웨이둥(何威東)이 3월 말 부패 혐의로 조사를 받고 현재 활동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허훙쥔(何鴻軍) 군사위원회 정무공작부 상무 부주임도 곤경에 처했다는 소문이 돌았다.
눈여겨볼 점은 과거 시진핑 주석의 파워가 강력했을 때와 지난해 4월 이후의 군부 부패 청산은 질은 물론이고 결이 상당히 다르다는 점이다. 과거 시진핑에 의한 군부의 부패청산은 시진핑의 세력을 강화하기 위한 ‘시진핑 충성심 강화’가 목적이었다면 지난해 4월의 시진핑 권한 약화 이후 장유샤를 중심으로 한 군부 핵심에 의한 부패청산은 반대로 시진핑을 등에 업고 부패를 저질러온 이들에 대한 숙청이라는 점에서 완전히 차이가 난다.
이에 따라 중국전문가들은 “시진핑의 반부패는 그가 권력을 독점하고 장기 집권할 수 있는 길을 닦는 데 초점을 맞춘 ‘선택적 반부패’”라고 정리한다.
문제는 시진핑이 중국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에서 중국공산당의 당규를 어기고 3선(兩選)을 마친 후, 당의 모든 고위 간부와 군 고위 장성들을 ‘시진핑의 군대’로 규정했음에도 시진핑이 군에 대한 숙청을 멈추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그러면서 사실상 시진핑의 핵심 세력이었던 자들도 부패청산 대상에 걸려 들어가기 시작했다. 먀오화를 비롯한 허웨이둥 등의 축출이 바로 그것이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그러한 시진핑파 군부 인물에 대한 청산작업은 사실상 시진핑의 뜻이었다기보다 장유샤를 비롯한 군부 개혁세력에 의해 이뤄졌다고 보는 것이 맞다. 그렇게 시진핑 핵심 옹위세력들이 군부에서 숙청되면서 시진핑의 중국 공산당에 대한 권력도 점점 약해지기 시작했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시진핑이 자신의 권력을 강화할 때 중국공산당의 영향력을 근절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시진핑은 공산당 내에서 자신에게 도전할 수 있는 인물들의 제거에 착수했고 이에 따라 반시진핑파들은 숨도 쉴 수 없도록 만들었다. 그러면서 사실상 1인 독재체제를 완성해 갔던 것이다.
그런데 그러한 시진핑의 ‘중국 공산당 영향력 근절’ 주장이 이제 고스란히 ‘시진핑 세력 근절’로 되돌림을 받고 있다. 이번 해방군보의 ‘악영향력을 근절한다’는 강력한 슬로건은 바로 군부내에 남아있는 시진핑 세력 근절은 물론이고, 그 몸통인 시진핑의 영향력을 완전리 뿌리뽑겠다는 선전포고로 받아들여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중앙정치국회의 열어 시진핑 잔존세력 척결할 듯]

이러한 군부의 선전포고적 시진핑 잔존 세력 척결 선언이 있은 후 돌연 중국은 중앙정치국회의를 열기로 해 주목을 끌고 있다. 홍콩의 성도일보는 23일, “중앙군사위원회는 최근 ‘훌륭한 전통을 강력히 계승하고, 악영향을 전면적으로 제거하며, 정치 간부의 이미지와 위신을 재건하는 데 관한 몇 가지 규정’(이하 ‘규정’이라 함)을 발표했다”면서 “‘정치 간부의 이미지와 위신을 재건한다’는 것은 전 중앙군사위원회 위원이자 군사위원회 정치공작부 주임인 먀오화(苗花)의 실각 이후 군 정치 간부의 이미지가 심각하게 훼손되었음을 간접적으로 인정하는 것과 같은 것으로, 이는 다음 주에 열리는 중앙정치국 회의에서 먀오화의 범죄를 공식 발표하고 군부가 ‘규정’을 이행할 수 있도록 추진력을 제공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보도했다.
성도일보는 이어 “정치 사업은 인민해방군의 가장 큰 특징이자 가장 큰 장점으로 여겨진다”면서 “군은 지휘관을 견제하고 군에 대한 당의 절대적인 지도력을 보장하기 위해 정치위원과 정치부장을 두고 있으며, 중앙군사위원회 산하에는 정치사업부(구 총정치부)가 설치되어 있는데, 주로 인민해방군의 선전, 사상문화 사업, 그리고 고위 장군 평가 및 선발을 포함한 조직 건설을 지도한다”고 짚었다.
성도일보는 “그러나 지난 20년간 정치공작부(총정치부) 부장 4명인 쉬차이후, 이지나이, 장양, 먀오화가 문제를 겪었고, 그중 2명이 사망했다”면서 “군사위원회는 ‘독극물의 영향력을 전면적으로 근절할 것’을 제안했는데, 이는 먀오화의 잔존 독극물을 근절하는 것뿐만 아니라 다수의 장군을 숙청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성도일보는 “관례에 따라 중앙 지도부는 8월 초 해안 도시 베이다이허로 이동하여 2주간의 휴가형 업무를 진행할 예정이고, 7월 말에는 정치국 회의가 개최되어 현재 경제 상황을 분석하고 연구하며 하반기 경제 사업을 전개할 예정”이라면서 “이번 회의에서 중앙군사위원회의 '먀오화 문제 검토 결과 및 처리 의견 보고'도 검토 통과되고, 그의 범죄 사실이 공표되며, 장군 계급이 취소되고, 당에서 제명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분석했다.
성도일보의 지적대로 먀오화와 허웨이둥에 대한 공식적인 법적 마무리는 군부에게는 물론이고 시진핑에게도 상당한 압박과 함께 후과를 남기게 될 것이다. 당연히 시진핑의 핵심세력이었던 이들과 관련된 자들이 줄줄이 숙청 대상으로 오르면서 사실상 군부에서의 시진핑 세력을 완전히 제거하는 작업을 공개적으로 할 수 있어서다. 바로 그러한 군부 청산 작업에 시진핑 세력들이 개입해서는 안된다고 장유샤는 역설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경고성 멘트가 바로 해방군보에 발표된 성명에 그대로 묻어 있다고 보면 된다. 특히 시진핑이 가장 강력하게 밀었고 의지해왔던 먀오화의 몰락은 시진핑이 추천한 군부의 인물들을 전혀 신뢰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기 때문에 강력한 부패청산 작업, 이를 다른 말로 표현하자면 군부내의 시진핑 잔존세력 청산에 나설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렇게 중국의 군부, 다시말해 장유샤 세력이 강공책을 펼치고 있는 것은 더 이상 시진핑의 주석직 고수 작전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것이고, 시진핑이 비빌 수 있는 언덕들을 완전히 소멸시킴으로써 시진핑이 다른 생각을 갖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고 정리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관련해 중국전문가인 우쭈올라이(吳祚來)는 X 플랫폼에 올린 글에서 “중국 공산당 군대 내부의 현재 숙청은 시진핑의 적극적인 정치적 숙청과는 전혀 다르며, 오히려 군부가 주도적으로 나서서 시진핑 가문 군대의 영향력을 제거하려는 것과 더 비슷하다”면서 “모든 징후가 시진핑의 복귀 가능성을 거의 0으로 만들고 있다”고 강조했다.
우쭈올라이는 지난 16일 대만 중앙방송국(RTI)에 기고한 글에서도 “지난 반세기 동안 중국 공산당 최고 지도부의 권력 교체를 이끈 결정적 세력은 항상 군부였다”면서 “안정된 시기에는 ‘당의 총구’가 강조되지만, 특별한 역사적 순간에는 총구가 당 최고 지도자 선출을 결정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지적했다.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