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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8-07-25 15:4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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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회찬 의원이 자살했다. 충격적이다. 


왜 이런 죽음이 특정 진영에서 집중적으로 일어날까? 

특히 정치적 사회적으로 심각한 이슈가 제기되고 그 진영의 입장에서 뭔가 국면 전환의 필요성이 생길 때마다 마치 준비라도 해두었다는 듯이 이런 불행한 죽음이 발생한다는 사실이 너무 희한하다. 


이런 드라마틱하고도 불행한 사건은 우리나라에서 이미 오랜 역사를 갖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자살이다. 

노무현에 대해서 무척 비판적인 편이지만 특히 그의 자살에 대해서는 결코 용서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노무현은 뇌물 수수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었다. 

그의 죽음으로 기소중지 처분을 하고 말았지만, 사실 그의 혐의는 분명했다. 

하지만 비극적이고 드라마틱한 죽음으로 그 모든 것을 그냥 유야무야 덮고 지나가게 됐다. 

이게 옳은 것일까? 


한 나라의 전직 대통령이 지은 죄를 단지 그가 자살했다는 이유로 덮어주고 나아가 미화까지 하는 게 정상적인 나라에서 있을 수 있는 일일까? 


그런데 우리나라의 현실은 정반대이다. 

자살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뇌물수수죄가 오히려 위대함의 징표로 여겨진다. 

극단적인 가치관의 전도이자 심각한 도덕적 타락이 국민 대중 사이에 확산되고 있다는 증거이다.


노회찬 의원의 자살도 비슷한 경로를 밟아간다는 불길한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노회찬이 얼마나 훌륭한 정치인이었고, 인간적인 성품이었는지 강조하는 메시지가 온오프라인에서 넘쳐흐르고 있다. 

노회찬이 스스로 인정한 그 뇌물수수죄는 어디로 갔는가? 


더욱 심각한 문제는 이런 현상이 매우 오랜 역사를 갖고 있다는 점이다. 


김지하 시인은 조선일보에 연쇄 자살을 비판하는 ‘죽음의 굿판을 걷어치워라’는 칼럼을 게재했던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죽음으로 모든 잘못을 덮을 수 있는 문화가 죽음에 대한 미화로 연결되고, 이것이 우리나라의 정치 사회 등 각 분야에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 관 장사, 시체 장사로까지 나아가게 된다. 


정치인 등의 자살을 바라보고 평가하는 우리의 관점도 이런 점에서 바뀌어야 한다고 본다. 잘못을 저지른 사람도 자진해서 죽어버리면 모든 잘못을 덮어버리고 오히려 우상이 되고 숭배의 대상이 되는 이런 미개한 분위기는 바뀌어야 한다.


  [관련기사: [주동식칼럼] 이제 정말 죽음의 굿판을 걷어치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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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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