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정세분석] 미국이 대중전략을 디커플링에서 디리스킹으로 바꾼 이유?. - 설리번 “對中전략, 디커플링 아닌 디리스킹" - 디리스킹은 중국과의 공존전략, 중국이 욕심 버리면 된다! - 제로코로나정책, 중국 스스로 글로벌로부터 디커플링
  • 기사등록 2023-06-07 12:29:36
기사수정



[설리번 “對中전략, 디커플링 아닌 디리스킹"]


미국의 대 중국 전략이 디커플링이 아닌 디리스킹으로 변화되고 있다. 이러한 기류변화는 미국의 대 중국 전략에 대한 중요한 전환을 보여주는 것으로, 대 중국 전략의 자신감도 함께 묻어난다는 점에서 주목을 끌고 있다.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4일(현지시간) CNN에 출연하여 ”우리는 우리 경제가 중국으로부터 디커플링(decoupling; 탈동조화)을 추구하는 게 아니라 디리스킹(derisking·탈위험화)를 추구한다“면서 ”그것은 군사적 용도로 사용될 수 있는 첨단 기술을 보호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이어 디리스킹에 대해 ”그것은 먼저 청정에너지 기술이나 반도체 등 핵심적인 물품에 대해 탄력성이 있는 공급망을 확보해서, 우리가 한 국가에만 의존하지 않도록 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설리반은 ”국내 산업 원천에 근본적으로 투자해야 한다“면서 ”그래야 기술 영역이든 보건이든 청정에너지 분야든 간에 향후 수년간 우리가 의존할 수 있는 핵심적인 품목(산업)을 성장시키고 생산하는 능력을 갖출 수 있다“고 말했다.


설리번은 또한 ”중국과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으나 치열하게 외교도 하고 있다“면서 자신과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당 중앙 외사판공실 주임)간 지난달 회동을 거론한 뒤 ”향후 수개월간 미국 정부 인사들이 중국 측 카운터파트와 계속 관여하는 것을 보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설리번 보좌관은 그러면서 ”언젠가 조 바이든 대통령은 시진핑 국가주석과 다시 만날 것“이라면서 ”경제와 기술 등에서 경쟁하는 것과 그 경쟁이 갈등이나 대립으로 치닫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 사이에는 아무 모순이 없다“고 강조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중국과 첨예한 대립을 보이고 있는 대만 문제에 대해서는 ”이른바 '하나의 중국'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고 하면서 ”이 정책은 실제 대만해협에서 수십년간 평화와 안정이라는 목표를 달성하는 데 성공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상에 대한 일방적 변경이 없도록 보장하기 위해 하나의 중국 정책이 계속돼야 한다고 믿는다“고 지적한 뒤 ”저는 왕 위원을 만나 군사력 증강과 대만에 대한 공격적 태세로 평화와 안정을 훼손하는 방식으로 현상 변경을 하는 것은 중국이라고 분명히 말했다“고 밝혔다.


[왜 디커플링이 아닌 디리스킹인가?]


사실 미국의 대 중국전략이 디커플링에서 디리스킹으로 바뀐다는 것은, 정치적·경제적·외교적으로 아주 중요한 전환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한마디로 디커플링이 상대방을 완전히 배제하는 이기적 전략이라면, 디리스킹은 공생은 하되 핵심분야에서만 배제하는 것이라 설명할 수 있다.


핑퐁외교로 시작된 미중관계는 미국이 중국을 WTO체제에 가입시키면서 커플링(동조화) 관계로 본격적인 해빙무드로 들어섰다. 이러한 미중관계 해빙을 이끌어낸 당사자가 바로 올해 100세를 맞은 헨리 키신저로 당시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직을 맡고 있었다.


이때만 해도 중국은 철저하게 경제부흥 우선 기치를 내걸었으며, ‘세계속의 중국’을 추구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완전히 글로벌 국가의 일원으로 ‘중국 중심의 경제체제’를 구축해 갔다. 중국이 세계의 공장으로 자리잡게 된 것도 바로 이때부터다. 당연히 중국없는 세상은 상상도 못할 정도로 글로벌 경제체제가 중국 편향적으로 변해갔다.


이에 따라 중국 경제도 일취월장했다. WTO가입 직전엔 국민총소득(GNI)가 미국의 17% 수준이었으나, 시진핑 주석 취임직전에는 55%까지 상승했다.


이렇게 1979년의 미중 국교수립으로 본격화된 미중간의 커플링 시대는 2012년 시진핑이 중국 국가주석으로 취임하면서부터 삐끗해지기 시작했다. 시진핑 주석이 중국의 경제력에 자신감을 갖기 시작했고, 또 중국 중심의 글로벌 경제체제 구축에 대해 지나치게 확신을 가지면서 급기야 팍스시니카 야망을 꿈꾸기 시작했다. 중국이 미국을 넘어 세계 패권국가가 되겠다는 꿈이 그것이다.


그래서 중국의 외교기조도 그동안의 ‘도광양회(韜光養晦: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참고 기다린다)’에서 ‘주동작위(主動作爲: 적극적으로 자기 목소리를 낸다)’로 급선회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본격적으로 외교적 발톱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일대일로나 위안화 국제화, 디지털 위안화의 국제화 구상도 이런 차원에서 나왔다. 그러면서 ‘메이드인차이나 2025’ 구상도 내놓았다. 이 모든 것들은 결국 미국이라는 패권국가를 앞질러 중국이 세계 패권을 갖는 국가로 변화시키겠다는 구상이었다.


이러한 중국의 변화에 미국이 그대로 두고볼 수는 없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정부 당시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이었던 피터 나바로는 결국 중국이라는 국가를 글로벌 경제체제에서 철저하게 배제시키는 디커플링 정책을 시행하기로 마음 먹게 된다. 이미 미국GNI의 75%까지 쫓아온 중국 경제를 마냥 방치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미국 조야에서도 중국에 대한 경계심들이 본격적으로 표출되기 시작했다. 미국의 싱크탱크들에서는 중국이 2027년에는 미국의 GNI를 추월할 수도 있다는 경고까지 나왔다. 2027년이면 불과 4년후다. 만약 조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된다면, 자신의 임기중에 미국 역사에 최대 치욕으로 남을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있었기에,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에 대한 디커플링에 가속도를 붙이게 된다.


그런데 이러한 디커플링을 중국 스스로 가속화하는 자충수를 범하고 말았다. 그것이 바로 시진핑의 제로 코로나 정책이었다. 전면 봉쇄 중심의 방역정책은 스스로 중국을 고립화시켰고, 글로벌 경제체제와 완벽한 디커플링을 무려 3년간이나 했다.


파급 효과는 너무나도 컸다. 당장 중국 경제는 더 이상 회복 불가능의 상태로 빠져들었다. 물론 중국 당국은 2023년 올해도 최소 5% 이상 성장할 것이라 장담하지만, 설사 수치가 그렇게 발표된다 할지라도 그를 실제로 믿는 사람들은 중국내부 말고는 없을 것이다. 그 정도로 중국 경제가 병들었다는 의미다.


문제는 그동안 지나치게 중국 경제에 함몰되어 있던 국가들에게서도 후유증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독일 등의 유럽이 대표적이다. 중국 경제가 추락하게 되면, 중국의 소비시장이 망가지게 되고, 그렇게 되면 글로벌 수출시장이 타격을 받게 된다. 지금 대한민국의 수출이 부진한 것도 바로 중국 내수시장의 부진 때문이기도 하다.


그래서 중국 경제가 어느 정도 숨을 쉴 수 있도록 만들어 주기는 하되, 국가안보를 해칠 수 있는 분야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봉쇄하는 전략으로 대 중국 접근 방식을 바꾸겠다는 것이 바로 디리스킹인 것이다.


미국이 중국과 대화채널을 적극적으로 살리겠다는 것도 결국 중국을 설득하기 위함이다. 중국이 세계 패권 장악 욕심이나 대만 등을 공격해 통일을 이루겠다는 영토 욕심 등을 버릴 수밖에 없도록, 그러한 안보분야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통제를 하되, 일반적인 경제체제에는 중국과 더불어 공존하는 세계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미국이 지금 보여주고 있다고 보면 된다.


[중국, 과연 세계패권 욕심 버릴 수 있을까?]


분명한 것은 미국을 비롯한 서방세계는 방위산업 등 군사분야나 반도체·AI·양자컴퓨팅 같은 첨단산업에 관한 한 철저하게 중국을 견제해 나갈 것이라는 점이다. 그래서 중국이 군사력을 통해 세계 정세를 좌지우지할 생각조차 못하게 만들어 나갈 것이다. 이러한 강력 제재를 5년정도만 지속할 수 있다면, 중국의 방위산업 수준은 현저하게 격차가 벌어질 것이다.


이러한 명확한 현실을 중국이 깨닫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이 문제다. 사실 시진핑 주석은 지나치게 추종세력에게 둘러쌓여 있어서 객관적 현실 판단을 하지 못할 때가 많다. 특히 시진핑 3기는 어느 누구도 시진핑에게 감히 다른 의견을 제시할 수가 없는 구조다. 지난 2기때의 리커창 총리같은 인물이 전무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그들이 시진핑의 눈과 귀를 가리면서 현실을 호도하고, 그러면서 국제정세를 오독하도록 유도할 가능성이 높다. 그렇게 되면 결국 국제적 충돌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 최근 대만해협에서 중국의 전투기나 함정이 미군 전력을 위협하는 것도 다 이러한 차원에서 나온 일일 것이다. 모두 다 중국을 과대평가하는 이들의 오판이고, 오독에서 나온 헛발질이다.


그래서 중국은 자신을 옥죄어오는 미국 동맹국들을 위협하고 협박하는 수단을 꺼내 놓을 수 있다. 희토류 등의 자원 무기화가 그래서 거론되는 것이다.


다행히 서방세계는 중국의 그러한 전략을 다 꿰뚫어 보고 있다. 미국이 주도하는 다자 경제협력체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를 만든 것도 다 이런 이유 때문이다.


분명한 것은 지금 미국은 중국에게 손을 내밀었다는 점이다. 그것이 디리스킹 카드다. 중국이 공존할 수 있는 길을 열어 주겠다는 의사표시다. 이는 그만큼 미국이 자신있다는 표현이기도 하다.


그러나 시진핑의 자존심이 미국이 내민 손을 붙잡지 못하도록 막고 있다. 중국의 국방부장이 미 국방장관과의 회담을 거부한 것도 이러한 오기의 발로다. 바로 그러한 알량한 자존심 때문에 중국은 더 망가져 갈 것이다.








TAG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whytimes.kr/news/view.php?idx=15178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추부길 편집인 추부길 편집인의 다른 기사 보기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정치더보기
북한더보기
국제/외교더보기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