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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우크라이나 대공세 시작?” 호들갑 떤 러시아 - "우크라이나 대반격 시작" 러시아군 주장, 가짜뉴스 가능성 - 우크라이나 본진은 아직 움직이지 않았다! - 크고 작은 전투는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 기사등록 2023-06-06 05:0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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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대공세 시작됐다”, 호들갑 떤 러시아}


러시아 국방부가 “우크라이나의 대반격이 시작되었다”면서 격하게 호들갑을 떨고 있지만 정작 우크라이나는 이에 대해 전혀 언급도 없고, 또한 CNN을 비롯한 서방의 언론들도 대반격이 있었다는 5일(현지시간) 이와 관련된 특별한 내용도 보도하지 않고 있어, 이러한 사태 흐름의 배경이 주목되고 있다.



영국의 가디언은 5일(현지시간) 러시아 국방부가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 남부 지역에서 우크라이나군이 전날 2개 전차 대대와 6개 기계화 대대를 동원해 공격을 펼쳤다”면서 “적(우크라이나군)은 4일 도네츠크 남부 전선 5개 구역에서 대규모 공세를 감행했는데, 적의 목적은 그들이 생각하기에 가장 취약한 구역에서 방어선을 돌파하려는 것이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어 “적은 그런 임무를 달성하지 못했고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면서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군 병사 약 250명을 사살하고 전차 16대와 보병전투차 3대, 장갑차 21대를 파괴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리아 노보스티 통신은 러시아 국방부가 공개한 자료라면서 드론으로 촬영한 듯한 영상을 홈페이지에 싣기도 했다. 이 영상에는 전차나 장갑차 등으로 보이는 차량들에서 하얀 연기가 뿜어져 나오거나 폭발하는 모습이 담겼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번 공세를 격퇴할 당시 발레리 게라시모프 러시아군 총참모장이 해당 방면 전방지휘소 중 한 곳에 머물고 있었다”고 전하기도 했다.


[러시아의 주장은 사실일까?]


그렇다면 러시아 국방부가 주장하는 것처럼 우크라이나의 대반격이 시작된 것이고, 그러한 우크라의 첫 공격이 실패로 끝났다고 말할 수 있을까?


일단 러시아가 주장하는 내용은 러시아 국방부의 주장말고는 어디에서도 확인이 되지 않는다. 심지어 러시아군의 공격에 반드시 끼어드는 친러시아 군사블로거들의 소식도 전혀 전해지지 않고 있다.


또한 우크라이나 군당국은 어떠한 공식입장도 내놓고 있지 않으며, 우크라이나 전쟁상황을 실시간으로 전하는 CNN조차도 자정 경에 러시아 국방부의 발표내용만 간략하게 보도하면서 “이 공격의 세부 사항을 독립적으로 확인할 수 없었다”는 단서를 달았다.


가디언은 이와 관련해 “올렉시 레즈니코프 우크라이나 국방장관은 4일(현지시간) 트위터에 디페쉬 모드의 트랙인 'Enjoy the Silence'를 인용하며 암호 메시지를 게시했다”고 보도했다.


레즈니코프 장관이 이 트윗을 올린 그 시간, 그는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 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 참석 중이었다. 일단 국방장관이 자리를 비운 사이에 우크라이나의 전면 반격이 시작되었다는 것 자체가 이해가 안가는 대목이기도 한데다 트위터에 올린 ‘침묵을 즐기라’는 암호같은 메시지를 볼 때, 러시아 국방부가 주장하는 대반격의 시작이라는 내용은 과장된 제스처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도 러시아의 대반격 주장이 나온 직후 “대반격에 대한 시작을 예고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복면을 한 무장군인이 손가락을 입술에 대고 ‘쉿’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을 공개했다. 침묵하라는 의미다.


[소규모 충돌은 분명히 있었다]


그렇다고 우크라이나 전역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간 충돌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러시아가 우크라의 대반격이 있었다고 주장했던 4일(현지시간) 도네츠크와 루한스크 지역에서 접전이 있었으며, 이 전투에서 우크라이나가 승리한 것으로 보인다.


CNN은 이날 올렉산드르 시르스키 우크라이나 지상군 사령관이 육군 웹사이트를 통해 “우크라이나군이 루한스크 지역의 스바토베(Svatove) 마을에 400미터 가까이 진격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스바토베는 러시아의 주요 공급 경로를 따라 위치하고 있어서, 궁극적으로 마을을 다시 점령하기 위한 중요한 전략적 의미를 갖고 있다.


그런데 우크라이나군의 이러한 진격 소식은,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군의 대반격 주장과 상당히 상충된다. 오히려 우크라이나군이 스바토베 지역에서 진군했다는 것이고, 이는 서방의 언론들도 확인해 주고 있어서다.


[우크라이나 본진은 아직 움직이지 않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가 한동안 봄철 해빙에 따른 진흙탕과 서방의 지원 지연 등으로 대공세를 늦춰왔으나, 최근 땅이 굳어지고 전력 보강도 이뤄지면서 대대적인 공격에 나설 것을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도 이날 WSJ과의 인터뷰를 통해 “러시아에 대한 대반격 작전을 시작할 준비가 됐다”며 “우리가 성공할 것이라고 강력히 믿는다”고 말한 바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또 같은 날 연설에선 대반격에서 핵심 역할을 맡을 지휘관과 장병 10여명의 이름을 일일이 호명하면서 “이들 덕분에 현재 우크라이나가 존재하고, 앞으로도 존재할 수 있는 것”이라고 격려하기도 했다.


그런데 우크라이나군의 대반격 핵심전력은 유럽의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기지에서 훈련받은 우크라이나 탱크 부대인 것으로 보인다. 그들이 선봉에 선다는 것이다. 특히 얼마 전 창설돼 독일의 나토 기지에서 훈련받아온 우크라이나군 제47기계화여단이 최근 전선 부근의 비공개 위치로 이동한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부대는 미국산 브래들리 장갑차 등 서방 동맹국들이 제공한 무기체계를 갖추고 영토 탈환을 준비하며 돌격 명령을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47여단은 그간 전장에서 직면할 수 있는 다양한 상황을 컴퓨터로 시뮬레이션하며 실전에 가까운 훈련을 거쳤고, 반격에 따른 러시아군의 대응 가능성 등까지 면밀히 분석해왔다.


이에 대해 워싱턴포스트(WP)는 “이번 반격은 우크라이나군이 스스로의 힘으로 싸울 수 있도록 무기를 지원해온 미국 전략의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만큼 철저한 준비를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군의 대반격을 언급하면서 지적한 우크라 군부대의 이름 가운데 이들은 아예 보이지 않는다. 이 점만 봐도 러시아군의 주장은 과장된 것이었을 가능성이 크다.


[크고 작은 전투는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대반격은 아니더라도 우크라이나 지역에서의 크고 작은 전투는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우크라이나 동부 바흐무트에서도 우크라이나군의 진격은 계속되고 있다. 시르스키 우크라이나 지상군 사령관은 최전선 부대 방문 후 텔레그램에 3일(현지시간) 올린 메시지에서 “적군은 바흐무트 방향에서 계속해서 상당한 손실을 보고 있다”라고 주장하며 “우리 군은 계속 싸워 승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우크라이나가 바흐무트 방면에 대한 반격을 강화하면서 러시아군에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시르스키 사령관의 발언은 최근 바흐무트를 어렵사리 점령한 러시아 사설 용병단 '바그너 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지난 2일 러시아 정규군에 도시를 넘기고서 자신의 병력 99%가 철수했다고 밝힌 지 하루 만에 나왔다”고 CNN은 전했다.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댄 러시아 서부 벨고로드 주에서도 5일 오전 드론(무인기) 공격으로 에너지 시설에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뱌체슬라프 글라드코프 벨고로드 주지사는 텔레그램을 통해 “에너지 시설 중 한 곳에 불이 났다. 초동 조사 결과는 드론이 떨어뜨린 폭발물로 인해 화재가 발생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벨고로드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군의 병참 거점으로 활용돼 왔다. 이 지역은 작년 2월 24일 전쟁이 발발한 이후, 우크라이나군 소속 헬기나 특수부대로 추정되는 병력에 의해 몇차례 공격받은 적이 있고, 최근에는 친우크라이나 성향 러시아 민병대의 급습을 받기도 했다.


[러시아는 왜 이렇게 호들갑을 떨었을까?]


지금까지의 상황을 놓고 보면, 우크라이나의 대반격은 아직 시작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도 러시아 국방부가 이렇게 호들갑을 떤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결국 자국 선전선동용 가짜뉴스일 가능성이 높다. 또한 자국군을 향한 사기진작용 과대포장 뉴스일 수도 있을 것이다.


이는 그만큼 지금 러시이가 우크라이나의 대반격을 두려워하고 있으며, 이로인해 러시아군들조차도 불안해 하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그래서 이번 러시아 국방부가 발표한 내용들을 보면,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군 병사 약 250명을 사살하고 전차 등을 파괴했다”면서 대단한 전과를 올린 것처럼 선전하면서 “우크라이나군의 대반격을 저지시켰다”는데 방점을 둔다.


이러한 러시아군의 선전선동용 뉴스에 우크라이나군은 미소를 지으면서 ‘쉿’하면서 “침묵을 즐기라”고 트윗한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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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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