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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우크라의 러시아 흔들기, “모든 것이 무너지고 있다!” - 러 본토 들쑤신 '자국인 민병대', "전쟁이 문 앞에 도착했다!" - 러시아 본토 피격에 동요하는 민심, 권부내 갈등도 폭발 - 딜레마에 빠진 러시아, “국경이냐 점령지냐”
  • 기사등록 2023-06-05 05: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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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본토 들쑤신 '자국인 민병대']


러시아가 딜레마에 빠졌다. 점령지를 지키자니 국경이 무너질 수도 있어서다. 어디에 우선 순위를 둘 수도 없고, 그렇다고 두군데 다 군대를 배치할 수도 없어서 난감한 상황에 놓여 있다. 여기에 러시아 본토가 공격을 당하자 러시아인들의 민심도 요동치고 있다.



CNN은 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침략자를 몰아내기 위해 러시아에서 새로운 전선을 열었다”며 “러시아 내부를 동요하게 만들려는 우크라이나의 의도가 먹혀들어 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CNN은 이어 “공격 주체가 아직도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이런 모호한 전술은, 과거 2014년 러시아의 크름반도 침공 등 현대 전쟁사에서 그 효과가 거듭 입증됐다”고 평가했다.


CNN은 “러시아도 과거 우크라이나에서 비슷한 작전을 벌인 적이 있다”면서 지난 2014년 러시아의 크름반도 점령 당시 있었던 일을 소개했다. 당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영토였던 크름반도를 침공했을 당시, 러시아 군복 차림을 한 남성들이 크름반도에 나타났었다.


이에 대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상점에서 어떤 종류의 군복이든 사 입을 수 있다”며 그들이 러시아 군대 소속 병사가 아니라고 부인했다. 러시아는 이 남성들이 친러시아 성향의 우크라이나인 민병대라는 입장을 고수했으나, 분쟁 이후 푸틴의 지시를 받는 정규군이 크름반도에 있었다는 것이 사실로 확인됐다.


CNN은 “우크라이나가 전략적 효과를 보기 위해 동일한 전술을 채택하고 있다”며 “주요 목표는 러시아를 불안정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했다. “전술적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으나, 러시아가 동요하는 모습을 보여 그 효과가 확인됐다”는 것이다.


CNN은 그러면서 “이번 작전을 군사적·비군사적 수단을 동원해 적군의 혼란과 불안을 야기하는 ‘하이브리드 전쟁’의 양상으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지난 5월 22일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댄 러시아 서부 벨고로드주(州)에서 교전이 발생, 이틀 만에 종료됐다. 장갑차와 군용차량으로 무장하고 자국 정규군에 총부리를 겨눈 러시아인 민병대원 일부는 군복과 헬멧에 우크라이나 국기 색깔인 노랑과 파랑을 칠하고 전투에 나섰던 것으로 목격돼 모호함을 증폭시켰다.


이들의 정체를 두고 반(反)푸틴 러시아인들로 구성된 러시아자유군단'(FRL) 내지는 '러시아의용군단'이라는 관측이 나왔으며, 우크라이나 국방부 산하 정보총국(HUR)과 연계된 것은 물론 미국산 무기를 사용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후로도 수도 모스크바를 포함한 러시아 본토 접경지 곳곳에 포격과 무인기(드론) 공격이 이어지고 있지만, 이에 대해 우크라이나는 공격의 배후 관련 언급을 자제하고 있어 추측만 더욱 무성할 뿐이다.


이와 관련해 CNN은 “우크라이나로서는 러시아인이 대신 러시아를 공격하도록 만드는 것이 주효한 방법일 것”이라며 “현재와 같은 러시아의 반응은 우크라이나에서 수행 중인 군사작전은 물론 자국 정치 상황마저 불안정하게 만들 수 있다”고 꼬집었다.


[러시아 본토 피격에 동요하는 민심]


이렇게 러시아 본토가 공격을 당하자 러시아내 지도부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고, 민심도 요동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2일 정례 국가안보회의에서 “러시아를 흔들려는 악의를 품은 자들의 시도가 늘고 있다”며 “그들이 어떤 경우에도 이런 일을 하지 못하도록 모든 것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러시아 방송들은 자국 영토 피격 사실을 대대적으로 보도하면서 일순간에 공포 분위기가 조성됐다. 뱌체슬라프 글라드코프 벨고로드 주지사는 긴급히 푸틴 대통령에게 전화로 연락을 취할 정도였다.



이와 관련해 뉴욕타임스(NYT)는 3일(현지시간) “전쟁이 모든 러시아인들의 문 앞에 도착했다”면서 “(본토 피격 이후) 전쟁의 모든 양상이 바뀌었다”고 보도했다. 그만큼 충격이 컸다는 의미다.


NYT는 특히 “모스크바는 지금 공격을 당하고 있는 국경지역에 관심도 가지고 있지 않다”면서 “러시아 국경지역의 주민들은 모스크바의 행태에 분노를 터뜨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현재 벨고로드주는 지난달 말부터 셰베키노와 그라이보론 등 국경 지역의 어린이 1천여명을 대피시키고 있다. 또한 지역 주민들도 가능한 한 국경으로부터 멀리 떨어진 지역으로 대피하도록 권하고 있다.


[권부내 갈등도 폭발]


CNN은 또 “전쟁 최격전지 바흐무트 점령 과정에서 공을 세운 바 있는 러시아 용병단 '바그너 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러시아 본토 피습과 관련해 군 수뇌부를 정면 비판하고 나선 것도 우크라이나로서는 의외의 수확”이라고 지적했다.


프리고진은 모스크바 드론 피습 때 “왜 드론이 모스크바를 때리도록 내버려 두고 있느냐”며 “젠장, 알게 뭐냐. 그냥 너희 집 불에 타버리도록 내버려 두라”고 공개적으로 언성을 높였다.


[당황한 러시아, 벨고로드에 특수부대 전격 배치]


이렇게 상황이 좋지 않게 돌아가자 러시아는 특수부대를 벨고로드 지역에 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CNN은 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국방부의 발표를 인용해 “다른 지역에 배치되어 있던 러시아군의 최정예 특수부대가 이날 긴급하게 벨고로드 국경 정착촌에 도착했다”고 보도했다.


벨고로드 지역은 자칭 친 우크라이나 민병대가 집중적으로 공격을 가한 지역으로, 2일 저녁에도 민병대로 추정되는 군인들의 공격으로 포격이 가해졌으며, 이로 인해 최소 2명이 사망하고 6명이 부상당하기도 했다고 CNN은 보도했다.


[딜레마에 빠진 러시아, “국경이냐 점령지냐”]


당장 급한대로 피습을 받은 벨고로드에 특수부대를 파견하기는 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민심을 달래기 위한 것이지 근본적인 방어대책은 아니다.


영국 군 정보기관인 국방정보국(DI)은 2일(현지시간) 러시아 국방부 자료를 인용해 “최근 러시아 본토를 향한 공격이 계속되면서 러시아군이 화력을 어디에 집중할지 고민에 빠졌다”고 밝혔다.


일단 러시아는 공격 헬기와 열기압 탄을 발사할 수 있는 다연장 로켓 발사대 TOS-1A(토스원 알파) 등 모든 종류의 군사력을 본토에 배치하기로 결정했다. 이러한 결정은 최근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댄 러시아 서부 벨고로드주에 우크라이나 공격이 이어지는 것과 맞물려 있다. 벨고로드주는 러시아의 주요 보급 기지 역할을 하는 곳으로, 최근 들어 우크라이나나 친우크라이나 러시아 민병대가 공격을 퍼붓고 있다.


문제는 러시아 영토내에 러시아군을 배치하게 된다면, 다른 우크라이나내 점령지에 대한 방어력이 약화된다는 데 있다. 이에 대해 영국 국방정보국(DI)은 “러시아군 지휘관들은 이제 러시아 국경 지역의 방어를 강화할지, 아니면 우크라이나 점령지에서 전선을 강화할지 심각한 딜레마에 직면해 있다”고 지적했다.


[러시아 점령지도 대대적 공격 당해]


여기에 러시아가 더더욱 곤혹스러운 것은 러시아 본토뿐만 아니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남부 점령지 여러 곳도 공격을 당했다는 점이다.


자포리자주 당국은 2일 오전 11시께 로조브카 지역의 병동이 포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주 관계자는 “사상자 및 피해 상황을 현재 파악 중”이라고 전했다. 로조브카 지역에서는 전날도 포격으로 인해 1명이 숨지고 1명이 다쳤다.


또한 텔레그래프는 2일(현지시간) “자포리자주 남부 베르디안스크 항구도 공격받았다”면서 “영국이 지원한 스톰 섀도우 미사일에 의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자포리지아 지역의 러시아 파견 관리인 블라디미르 로고프는 텔레그램에 “3~6발의 스톰섀도우 미사일이 도시를 강타했다”면서 항구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는 장면을 공유했다.


[대혼돈에 빠진 모스크바]


사실 우크라이나에 의해 러시아 본토가 공격을 당한다는 것은, 크렘린궁의 시나리오에는 전혀 없었던 것으로, 이러한 공격이 현실화되자 크렘린궁은 적잖이 당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당장 그동안 우크라이나내 점령지를 중심으로 군병력을 배치했던 전략을 이젠 전면 수정해야만 하는 상황으로 몰렸다. 우선적으로 모스크바에 대한 방공망 강화에 나섰으며, 동시에 최근들어 수차례 공격을 받은 벨고로드 지역에도 특수부대를 배치하기는 했지만, 문제는 이런 식으로 여기저기 한정된 병력을 재배치하게 되면 정작 점령지 수비가 약해지고, 그렇게 되면 우크라이나의 대반격에 취약해질 수밖에 없다는 문제가 생긴다.


여기에 우크라이나가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 크름반도도 방어해야만 한다. 여기에 러시아의 딜레마가 있는 것이다. 그리안해도 부족한 군병력에 바닥을 보이는 군수물자 배치를 어떻게 해야 할지 러시아 군부는 그야말로 가장 어려운 과제를 떠안았다.


당장 그동안 잘 방어를 해왔던 바흐무트부터 무너지기 시작했다. CNN은 4일(현지시간) “러시아가 바흐무트 근처에서 큰 손실을 입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렇게 러시아군의 방어전선은 하나 둘씩 무너지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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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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