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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우크라 전쟁 승패가 한국의 미래와 직결되는 이유? - 우크라이나의 생존, 한국·대만에 매우 중요 - 한국은 우크라를 외면해서는 안되는 이유 있다! - 푸틴 논리 수긍, 한국 둘러싼 강대국들의 무력 침공 합리화
  • 기사등록 2023-06-03 05:2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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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의 생존, 한국·대만에 매우 중요]


우리나라가 왜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 높은 관심을 보이는 것일까? 이유는 간단하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결과가 한국이나 대만 등의 국가 미래에 엄청난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들어 “왜 한국이 우크라이나를 도와야 하는가?”에 대한 문제들을 제기하는 이들이 있다. 만약 그런 질문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국제정세에 대해 너무나도 무지한 탓일 게다.



블룸버그는 2일(현지시간) 존스홉킨스 국제학부 석좌교수인 할 브랜즈(Hal Brands)가 쓴 “우크라이나의 생존은 한국·대만·일본에 매우 중요하다”는 제목의 기고 글을 통해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미국이 이 전쟁에서 철수하고 다시 아시아에 집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정작 아시아 국가들은 우크라이나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글로벌 정치, 특히 아시아 국가의 생존에 엄청난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마디로 “우크라이나에 대한 불법 침공이 성공적인 선례가 되는 것을 전 세계가 결코 허용해서는 안 된다”는 인식을 확실하게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블룸버그의 이 글은 그러면서 “대만에서도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대해 더 이상 관심을 가져서는 안된다고 말하는 이들은 전혀 없었다”면서 “우크라이나의 생존이 곧 대만의 생존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한국에 주는 교훈]


블룸버그는 푸틴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에게 네 가지의 중요한 전략적 교훈을 깨우쳐 주었다고 밝혔다.


(1) 핵무기가 재래식 전쟁에 사용될 수 있을까?


첫째, 우크라이나 전쟁은 핵무기가 재래식 침략에 사용될 수 있는지를 시험하고 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황폐화하고 영토를 빼앗으려는 동안 서방이 직접 개입하지 못하도록 핵 위협을 사용해 왔다.


그런데 만약 러시아의 핵 위협이 성공한다면, 수정주의적 의도를 가진 핵무장한 적들과 마주하고 있는 한국, 일본, 대만에게는 끔찍한 선례가 될 것이다.


(2) 글로벌 안보에 있어서 평화의 중요성


둘째, 역사는 글로벌 안보에 있어서 균형이 깨어지면, 곧바로 다른 역외 지역의 평화 또한 무너질 수밖에 없다는 교훈을 가르쳐주고 있다.


1930년대에 유럽에서 히틀러의 악행은 아시아에서 일본의 침략을 부추겼다. 한마디로 '깨진 유리창 세상'이 모든 유형의 포식자들을 부추기면서 세계 전쟁으로 번져간 것이다.


여기에 한국 역시 예외가 아니었다. 1950년의 북한의 남침으로 시작된 6.25전쟁에 미국이 개입한 것도, 소련이 서유럽의 취약한 자유 세계 공동체를 시험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였다. 다시 말해 미국이 한국을 지켰기 때문에 서유럽도 평화를 유지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만약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가 승리하게 된다면, 당연히 전 세계의 평화 역시 순식간에 무너질 수 있을 것이다. 미국이 주도하는 서방세계 연합은 흔들리게 될 것이고, 베이징과 모스크바가 연합한 독재세력이 전 세계를 흔드는 계기가 될 것이다.


우크라이나를 속국으로 만들거나 점령한 후에는, 러시아는 또다른 동유럽의 국가를 표적 삼아 점령 전쟁을 펼쳐 나갈 것이고, 이에 대해 이미 한 번 실패한 서방연합은 속절없이 무너지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아시아는 어떻게 될까? 핵을 앞세운 전쟁에서 승리했던 러시아 예 그대로 중국은 대만을 침공하게 될 것이고, 그러한 중국의 대만 침공과 함께 한국을 향한 북한의 침공도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주한미군의 대만 전쟁 참여를 막기 위한 중국의 한국 공격도 감행될 수 있다.


이렇게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승리는 당연히 서유럽의 평화는 물론이고, 아시아의 평화까지 송두리째 무너지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아시아의 지도자들은 분명하게 깨닫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일본도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으며, 동시에 러시아에 대한 제재도 강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기류와 관련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작년에 “오늘의 우크라이나가 내일은 동아시아가 될 수 있다”고 말했던 것이다.


(3) 군사적 억지력의 중요성


셋째, 억지력의 중요성은 군사력 균형 그 이상의 것이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중국이 서태평양에서 무력을 사용할지 여부는 상당 부분 적의 능력에 대한 평가에 달려 있다.


물론 미국의 아시아 방어정책에 대해 비판하는 이들은, 아시아 동맹국들에 대해 충분히 방어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지원하는 그 모습들을 보면서 만약 아시아의 미국 동맹국들에서 전쟁이 발발했을 때도 그럴 수 있지 않겠는가 하는 의문들이 그것이다.


그러나 억지력은 공격을 가하는 국가가 만약 전쟁을 벌였을 때, 상대방으로부터 어떤 피해를 입게될지, 또 손실은 어느 정도일지 판단하게 만듦으로써 생겨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우크라이나 전쟁을 일으킨 러시아가 그 결말이 어떻게 되는지를 서방 국가들이 확실하게 보여주는 것이 중국이나 북한에게도 엄청난 교훈을 던져주는 것이고, 그것이 바로 중요한 억지력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다.


(4) 자유주의 연대의 중요성


넷째, 정말 중요한 것 중의 하나는, 이념적 가치관을 같이하는 국가들과의 연대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사실 이념적 가치관을 함께하는 국가들의 승리가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가 될 것이다.


만약 러시아가 승리하게 된다면, 전 세계의 질서는 더 이상 자유민주주의가 아닌 사회주의 독재가 판을 치는 세상이 될 것이다. 또한 그러한 이념을 공유하는 국가들이 세계 질서를 재편하려 들 것이다.


이런 면에서, 우크라이나가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 자유민주주의 가치관을 유지하려는 국가가 결코 전쟁에서 패배해서는 안 된다. 우크라이나의 미래가 바로 이웃 국가들, 심지어 지구 반대편의 아시아 국가들에게도 곧바로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 우크라를 도와야 할까, 외면해야 할까?]


요즘 한국이 우크라이나를 지원해야 하는지의 여부에 대해 논란이 뜨겁다. 분명한 것은, 이는 좌·우의 문제도 아니고, 정파의 개념을 떠나 냉정한 국제정세를 판단하면서 결정해야만 한다.


얼마 전, 한때 국무총리까지 지냈던 이해찬 씨가 “우크라이나는 우리가 신세 질 게 아무것도 없는 나라”라며 “왜 우리가 우크라이나 전쟁에 말려들어가야 하나”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포탄을 지원한다는 외신 보도에 근거해 현 정부를 비판하면서 “그 포탄이 우크라이나에 들어가는 순간 러시아가 보복하지 않겠나. 이런 짓을 겁도 없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해찬 전 총리는 이어 “우크라이나는 주로 농사나 많이 짓고, 우리나라 물건을 오히려 사가야 하는 나라”라고도 했다. 그러니 한국은 우크라이나를 손절하고 오히려 러시아 눈치를 보는 것이 맞다고 주장한 것이다.


2일 아침에도 기자 출신의 한 패널은 방송에 나와 “왜 한국이 우크라이나를 도와야 하느냐”고 물으면서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순간 러시아에 나가 있는 수많은 한국 기업들과 한국인들이 당장 보복을 당할 터인데 왜 그런 멍청한 짓을 하느냐?”며 몰아세웠다. 이해찬 전 총리와 같은 맥락에서 한 말이다.


우리는 이해찬 류(流)의 사람들에게 묻고 싶다. 1950년 6·25전쟁이 발발했을 때, 석유 한 방울 나지 않고 그렇다고 변변한 것 어느 것 하나 내세울 게 없었던 대한민국에 왜 22개의 나라들이 참전해 약 14만명의 사상자를 감수했을까? 그들 나라는 한국에 뭔가를 바라고 참전했는가? 그때 그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지금 대한민국이 존재나 할 수 있었을까?


또 하나, 만약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승리하게 된다면, 그 다음 당장 가장 국가 안보가 흔들리게 되는 나라가 대한민국과 대만, 그리고 일본이라는 사실을 알고나 있는 것인가? 그렇게 대한민국이 핵을 가진 중국과 북한, 그리고 러시아에 의해 풍전등화의 처지가 되어도 좋다는 것인가?


하나 더 있다. 우리가 우크라이나를 지원한다면 경제보복을 당할 것이라고? 제발 현실을 제대로 알고나 말하라. 러시아가 대한민국을 향해 제재할 게 뭐가 있는가? 경제적 약소국이 더 강한 나라를 향해 제재하는 것을 본 적이나 있는가?


한국은 지금 세계 10위권인 글로벌 중추국가이다. 그렇다면 이에 걸맞는 국제사회의 규범과 가치를 추구해야 하고, 동시에 평화를 위반하는 사례에 대해서 묵과해서는 안 된다. 러시아의 보복 운운하는 이들은 아직도 대한민국의 위상을 스스로 폄훼하는 낮은 자존감의 소유자들이라 해도 무방할 것이다.


외교부 장관을 지낸 윤영관 서울대 명예교수는 최근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푸틴의 논리를 수긍하면, 한국을 둘러싼 강대국들이 미래에 한국을 무력 침공하는 것을 합리화해주는 것이 될 것”이라고 했다.


다시 강조한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승패는 한반도의 안보와도 직결된 사안이다. 그런데도 러시아를 편들고, 우크라이나 지원을 반대하는 이들이 있다면, 분명히 자학사관을 가진 이들이거나 대한민국이 북한이나 중국의 속국이 되어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이들일 것이다. 제발 정신 차리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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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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