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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적신호 발령한 시진핑, “중대한 시련 대비하라!” - 시진핑, “모진풍파 대비하고, 정치안전 수호하라” - 시진핑의 심복 차이치를 주목하라! - 차이치와 ‘정치 안보’의 결합, 어두운 중국 미래 보인다
  • 기사등록 2023-06-01 12:2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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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모진풍파 대비하고, 정치안전 수호하라”]


중국의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국가적 위기에 대비한 적신호를 발령하고 나서서 그 배경이 주목된다. 심지어 시진핑의 발언 한 대목 한 대목마다 위기 의식과 함께 불안감마저 팽배하다는 점에서, 시진핑 3기 출범 3개월여만에 심각한 위기에 봉착한 것이 아닌가 하는 추측마저 낳게 만든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는 31일 1면 머릿기사를 통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전날 중앙국가안전위원회를 열고 “큰바람과 격랑 심지어 모진 풍파까지 중대한 시련에 대비하라”며 “임박한 위기에 대해 적신호를 발령했다”라고 밝혔다.


국가안전위원회는 중국판 확대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 해당하는 것으로, 지난 2014년 4월 시진핑 주석이 집권 후 당 중앙에 신설한 1급 위원회이며, 국가안보를 총괄 지휘 감독하는 막강한 권력기구다.


인민일보는 이어 이날 회의에서 시진핑 주석은 “국가안보가 직면한 복잡하고 엄준한 형세를 심각하게 인식해야 한다”며 “마지노선 사유와 극한 사유를 견지해 큰바람과 격랑, 심지어 모진 풍파라는 중대한 시련을 대비하라”고 강조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시진핑 주석의 위기 의식과 현상황에 대한 심각한 상황 판단은 미·중간 충돌이 격화되는 가운데 중국에 대한 경제적 디커플링 또는 디리스킹이 강화되고, 또한 3년간의 제로 코로나 이후 중국의 리오프닝 이후에도 경제 회복이 상상외로 둔화되면서 심각한 사회불안과 위기가 도래하고 있어서 그런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금 중국내에서는 청년 실업률이 사상 최고치를 찍고 있지만 완화될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으며, 여기에 더해 지방정부들의 부채를 감히 덮고 넘어가기에는 벅찰 정도로 상황이 좋지 않은데다, 반도체와 인공지능(AI) 등 기술발전을 독려하고 있지만 뜻대로 진행되지 않는 부담 등 중국 안팎의 위기가 이미 선을 넘어서고 있다고 판단해서, 위기 징후에 대한 대비책 마련을 촉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인민일보는 이와 관련해 이날 회의에서 시진핑 주석은 “국가안보 위기에 잘 대응할 수 있는 종합 체제를 완비해야 한다”며 “실시간 모니터링, 적시에 조기경보하는 ‘콤비네이션 펀치(組合拳·조합권)’를 갖추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시 주석이 이렇게 조기경보 체제를 강조한 것은 당연히 사전 위기 경보 시스템을 통해 난관을 극복해 나가자는 의미지만, 사실 그러한 체제 자체가 그동안 중국이 안고 있는 최대의 리스크 중의 하나였다는 점에서, 과연 시진핑의 뜻대로 작동할지는 의문이다.


사실 그동안 중국내 국가운영 체제 자체가 시진핑 보고용, 또는 시진핑의 심기를 거스리지 않기 위한 심기 경호용 보고들이 넘쳐 났으며, 이에 따라 어떠한 위기가 발생해도 오히려 이를 조작하고 덮어버리는 일들이 비일비재했기 때문이다.


[시진핑의 심복 차이치를 주목하라!]


또 하나, 이번 국가안전위원회 회의에서 눈여겨 볼 대목은 이 기구를 사실상 확대했다는 점이다. 시주석은 이날 기존의 리창(李强) 총리와 자오러지(趙樂際) 전인대 위원장 외에 차이치(蔡奇) 정치국 상무위원 겸 중앙서기처 상무서기까지 3인 부주석 체제로 확대 재편했다.



이와 관련해 홍콩 명보는 31일 “국가안보가 엄중한 상황에 처해 있음을 강조한 국가안전위원회에 차이치가 세 번째 부주석을 맡을 것이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면서 깜짝 인사라고 평가했다.


차이치는 시진핑 3기 출범시 서열 5위인 중앙서기처 제1서기에 뽑혔다. 선전·이데올로기를 담당하며 당의 일상 운영을 책임지는 서기처를 총괄하는 막강한 자리다.


차이치가 시진핑 3기 수뇌부에 발탁된 건 ‘숭배’에 가까운 충성심 덕분이다. 미국의 소리(VOA)는 “차이의 시진핑 치켜세우기는 ‘마오쩌둥(毛澤東) 숭배’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차이는 ‘시진핑=인민영수’ 만들기의 대표적 인물이다. 그는 20차 당 대회 개막 이튿날 베이징 대표단 토론에 참석해 “시진핑 총서기는 신시대 전 당·전국·각 민족 인민의 길잡이”라면서 “우리가 충심으로 추대하는 인민영수”라며 치켜세웠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0차 당 대회에서 시 주석 연설을 가장 적극적으로 받아 적은 사람이 차이치였다"고 전했다.


또 다른 석상에서 그는 시진핑이 곧 당의 핵심이라고 강조하며 "당의 핵심은 시대의 호소이며, 인민의 소망, 역사의 선택"이라 말했다. 이어 "우리를 과학적으로 이끄는 것은 시진핑 새 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이라며 "시진핑 사상은 깃발이자 방향, 신앙"이라고 했다. 그만큼 시진핑에 충성하는 이가 바로 차이치라는 것이다.


그런 차이치를 국가안전위원회에 배치했다는 것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그는 한 번 목표를 세우면 인정사정없다. 19차 당 대회 직후인 2017년 차이치는 베이징 외곽의 이주노동자(농민공)들을 강제 퇴거시켜 거센 반발을 불렀다. 2022년 베이징 동계 올림픽을 대비한 도시 정비 사업의 일환이었다. “기층 민중을 대하는 데는 진짜 총칼을 빼들고(眞刀眞槍) 칼에 피를 묻히듯(刺刀見紅) 눈에는 눈으로 대응해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철거 지침이었다. 차이치가 이렇게 강공을 펼친 것도 바로 시진핑 주석이 지시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지난 2017년 11월 10일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방중 기간, 베이징 외곽 순이(順義)구 리차오(李橋)진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그러자 시진핑 비서실에서 미국 대통령도 와 있는데 이런 화재를 보여주어야 하냐고 강하게 질책했다. 그리고 8일 뒤에 또다시 남부 다싱(大興)구 농민공 밀집 지역에서 대규모 화재가 발생해서 19명이 사망했다.


그러자 차이치가 나서 화재 예방을 이유로 ‘하층민(低端人口) 정리 작업’이라고 명명한 대규모 빈민촌 철거 작업을 밀어붙였다. 하루도 안돼 시내 135개 구역에 중장비가 들이닥쳤다. 혹한기를 앞두고 농민공 10만명이 하룻밤새 거리로 내몰리자 "꼭 이렇게까지 해야 했냐"는 원성이 높아졌다. 중국 네티즌들은 SNS상에 "나도 하층민이다"라는 해시태그(#)를 달며 질타했지만 소용 없었다.


그러한 차이치의 돌격정신 때문에 베이징 올림픽은 무사히 치러졌고, 이로인해 시진핑의 총애를 받게 된다. 그런 차이치는 인터넷에도 능하다. 지방 근무 당시, 그는 1000만 팔로워를 거느린 SNS ‘인플루언서’였다. 친근하게 대중들과 소통한다 해서 '차이 삼촌'이란 별명도 있었다.


그런 차이치가 지난 2012년 "당이 권력을 공고히 하려면 인터넷 세상을 전쟁터로 봐야 한다"면서 당에 의한 인터넷 통제를 강조했다. 2014년, 국가안전위 판공실 부주임이었던 차이치의 건의로 시 주석은 인터넷안전위를 꾸리고 직접 위원장을 맡는다. 2017년에는 사이버보안법을 시행, 검열과 통제 강화에 기초를 닦았다.


차이치는 지난 2015년 7월 9일 대대적인 인권변호사 체포 작전을 막후에서 지휘한 것으로 알려진다. 그만큼 피도 눈물도 없고, 오직 시진핑의 안위만 24시간 생각하는 인물이라는 것이다.


그런 차이치가 국가안전위원회의 핵심 인물로 참여한다는 것은 앞으로 대대적인 공안 드라이브가 펼쳐질 것임을 예고한다. 사실상 국가안전위원회에서 리창 총리와 자오러지 전인대 위원장은 그저 형식적 참여자이고, 국가안전위원회를 사실상 차이치가 전면적으로 주도할 것으로 예상되는 것도 바로 이러한 점 때문이다.


[차이치와 ‘정치 안보’의 결합, 중국 미래 보인다]


또 하나, 눈여겨 볼 대목은 시진핑 주석이 이날 정치안보를 강조했다는 점이다. 이날 회의에서 시진핑은 “정치안보를 확실하게 잘 수호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여기서 ‘정치안보’란 중국 공산당의 안정적 통치를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시진핑 주석은 지난 2014년, 2018년 공개된 두 차례 국가안전위 회의에서 모두 “정치안보는 국가안보의 근본”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사실 시 주석이 말하는 국가안보 개념은 일반적인 국가안보 범위 이상이다. 시 주석은 지난 2014년 “정치안보·국토안보·군사안보·경제안보·문화안보·사회안보·과학기술안보·정보안보·생태안보·자원안보·핵안보 등 모든 국가안보 시스템을 건설하라”며 체제에 위협이 될 수 있는 사항을 모두 국가안보에 포함시켰다. 한마디로 중국 공산당이 굳건하게 보존될 수 있도록 모든 국가경영체제를 공산당 중심으로 운영하라는 의미다.


또한 이날 회의에서는 “인터넷 데이터와 인공지능 안보 거버넌스 수준을 업그레이드하고, 국가안보 법치 건설을 추진하며, 국가 안보 교육을 강화하라”고도 촉구했다.


중국은 지난 3월 양회에서 당·정부 기구 개편안을 통과시키면서 인공지능(AI) 산업의 기초 자원인 빅데이터 관리를 책임지는 국가데이터국을 신설했다. 또 사회 치안과 정보 기구를 총괄하는 중앙사회공작부를 신설했고, 스파이 행위를 폭넓게 확대 정의한 반(反)간첩법을 개정해서 오는 7월 1일 시행을 앞두고 있다.


한마디로 시진핑 주석이 국가안전위원회에서 행한 연설은 중국의 앞날이 어떻게 될 것인지 예상케 한다. 이미 중국은 엄청난 위기에 직면해 있는데, 이를 문제점 해결을 통한 긍정적 해법이 아니라, 그 위기로 인한 중국내 혼란을 공안통치, 공포정치를 통해 해결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보였다는 점에서 섬뜩함마저 느끼게 된다. 중국의 미래가 참으로 걱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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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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