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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우크라이나, “지금이 러시아에 반격할 역사적 기회” - 우크라이나, '진흙탕 시즌' 끝…우크라 대반격 때가 왔다 - 러시아 내부에선 반전 여론 들썩 - 절박한 선택에 직면한 러시아군
  • 기사등록 2023-05-29 05:4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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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지금이 러에 반격할 역사적 기회”]


우크라이나 군 당국이 오랫동안 기다려왔던 대반격 준비가 모두 끝났고, 곧바로 전면적인 공격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혀 우크라이나 전쟁의 판도가 출렁거릴 것으로 보인다.



영국의 BBC는 27일(현지시간) “올렉시 다닐로프 우크라이나 국가안보국방위원회 서기가 정확한 날짜를 밝히지 않은 채, 러시아군으로부터 영토를 되찾기 위한 공격이 ‘내일이나 모레 또는 1주일 뒤에 시작될 수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금이야말로 우리가 결코 잃어서는 안 될 역사적 기회이며 결코 실수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BBC에 따르면, 다닐로프는 인터뷰 도중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으로부터 전화가 와서 중단되었으며, 반격을 논의하기 위한 회의에 참석하라는 통보를 받을 정도로 우크라이나 전쟁 내각에서 핵심 중의 핵심 인물이다.


다닐로프는 이어 “바그너 그룹 용병 일부가 바흐무트에서 철수하고 있는 것은 맞다”고 확인했지만, “철수한 바그너 그룹 전투원들이 다른 곳으로 재편되고 있어서, 우리와의 싸움을 중단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러시아가 벨라루스에 핵무기를 배치하기 시작한 것에 대해, 다닐로프는 “전혀 동요하지 않고 있다”며 “우리에게 그것은 전혀 놀랄 만한 뉴스가 아니다”고 말했다.


다닐로프는 또한 “우리는 반격 준비가 돼 있지만 최상의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판단될 때, 반격을 시작할 것”이라며 “반격이 시간의 문제는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전쟁 시작 이후, 러시아의 통제센터와 군사장비를 파괴하는 것은 항상 우크라이나군의 임무였다”며 러시아에 대한 반격이 이미 시작됐다는 주장을 일축했다.


['진흙탕 시즌' 끝…우크라 대반격 때가 왔다]


워싱턴포스트(WP)도 26일(현지시간) “지난주 기온이 화씨로 최고 78도(섭씨 약 25.5도)에 이르는 등 우크라이나 남부 지방에 마침내 봄이 싹텄다”며 “겨우내 얼어붙었던 땅이 녹자 거대한 진흙탕으로 변했던 우크라이나의 들판이 단단히 굳으면서 우크라이나군이 별러 온 '대반격'의 서막이 비로소 열릴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WP에 의하면 지난달까지만 해도 이례적으로 많은 비에 무거운 군용장비의 이동이 제약됐으나, 이달 내내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우크라이나군이 공세를 펼치기에 최적의 상황이 조성됐다는 것이다.


사실 세계 3대 곡창지대로 꼽히는 우크라이나의 비옥한 흑토는 배수가 잘되지 않는 탓에 매년 봄과 가을 두 차례 눈이 녹거나 비가 오면 진창이 된다. 이를 러시아어로 '라스푸티차', 우크라이나어로는 '베즈도리자'로 부르는데, 이 현상은 1812년 나폴레옹 보나파르트의 러시아 원정과 1941년 아돌프 히틀러의 소련 침공을 좌절시킨 요인으로 꼽히기도 했다.


작년 2월 24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군도 온화한 겨울 날씨에 일찍 찾아온 라스푸티차 탓에 탱크와 장갑차 상당수가 진흙탕에 빠진 채 우크라이나군의 공격에 무방비로 노출돼 곤욕을 치른 바 있다.


특히 그동안 러시아군이 점령해 왔던 자포리자 지역은, 크름반도와 러시아 본토를 잇는 욱상통로여서 사실상 러시아 병참기지 역할을 해 왔던터라 반드시 우선적으로 수복해야할 곳이었는데, 드넓은 농경지가 펼쳐져 있어서 진흙탕으로 변해버려 대반격의 발목을 잡아 왔었다.


실제로 올렉시 레즈니코푸 우크라이나 국방장관은 이달 초 WP와 한 인터뷰에서 “5월 1일 기준 지하수 수위가 예년보다 4.7인치(약 12㎝)나 높다”면서 “올해는 봄철 수위가 엄청난 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런데 5월 들어 계속 따뜻하고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현재 자포리자와 헤르손은 오히려 가뭄을 걱정할 정도로 땅이 바싹 말라붙었다. 이 정도 상태라면 탱크가 진격하는데 전혀 문제가 없을 정도다.


WP는 이 상황과 관련해 “자포리자 서쪽에서 공세기동을 연습하던 우크라이나군 제1 전차대대의 부대장 중 한 명인 유리(29)가 자신이 지휘하는 T-64s 탱크의 경우, 진흙탕에 빠지기 쉬운 기종이지만 탱크는 물론 일반차량도 문제없을 만큼 땅이 단단히 굳어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상황이 이렇기 때문에 우크라이나 대반격의 때가 왔다고 말하는 것이다.


[러시아 내부에선 반전 여론 들썩]


이렇게 우크라이나가 대반격을 준비하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 내부에서는 반전 여론이 확대되고 있어 푸틴의 대응이 주목된다.



워싱턴포스트(WP)는 27일(현지시간) “러시아 정부가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비판 여론을 강하게 탄압해, 스탈린 시절처럼 러시아인들 사이에 불신과 적대감이 팽배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직후인 지난해 3월, TV 연설에서 “러시아인들은 진정한 애국자와 쓰레기, 배신자를 구별할 수 있고, 그들을 우연히 입안에 들어온 날파리처럼 뱉어낼 것”이라며 “국민들의 자발적인 '숙청'을 촉구”했다. 이후에도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가 생존을 위해 싸우고 있다”며 내부의 적을 향한 경고를 반복했다.


푸틴이 원하는 것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 반대 의견을 말하거나 반정부적 언동을 하는 사람들을 밀고하라는 것이다. 이로인해 수많은 러시아인이 말 한마디 잘못했다가 배신자로 찍혀 체포됐다고 WP는 전했다.


러시아 인권감시단체 'OVD-인포(OVD-Info)'에 따르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래 최소 1만9천718명이 전쟁에 반대했다는 이유로 체포됐고, 584명은 형사 기소를, 6천839명은 행정 제재를 당했다. 인권 단체 메모리얼에 따르면, 현재 수감된 정치범만도 558명에 달한다. 이외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당국의 협박을 받거나 일자리를 잃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카네기 국제평화재단 선임연구원 안드레이 콜레스니코프는 WP에 “이런 기류는 전체주의의 징후 중 하나”라며 “사람들은 대통령의 관점에서 무엇이 좋고 나쁜지를 따지기 때문에, '우리에게 반대하는 사람은 반드시 기소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콜레스니코프는 이어 “푸틴 정권의 전체주의적 성향 탓에 앞으로 러시아인들이 어려운 시기를 보낼 것으로 예상된다”며 “나는 그가 정상으로 돌아오지 않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의학적 의미에서 미치진 않았지만, 다른 독재자와 마찬가지로 정치적 의미에서 미쳤다”고 비난했다.


사회인류학자 알렉산드라 아르키코바는 “현재 러시아에서 타인을 밀고하는 이들은 자신을 ‘조국의 수호자’라고 생각해 마치 자신이 옳은 일을 하는 것처럼 느끼면서 푸틴과 정부를 돕고 있다”고 WP에 말했다.


아르키코바는 이어 “국가가 밀고자를 이용해 무작위로 사람들을 체포하는 건 강력한 사회 통제 수단”이라며 “중요한 건 모든 사람이 공포를 느끼게 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러한 분위기에 대해 뉴욕타임스(NYT)는 “푸틴 대통령이 이처럼 전쟁 반대 여론을 탄압하기 위해 애쓰고 있지만, 전쟁 장기화에 따른 사상자가 증가하면서 여론은 더 부정적으로 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NYT에 따르면 SNS 게시물이나 텔레그램 메시지 등을 통해 러시아 여론을 추적하는 '필터랩스 AI'사는 지난 2월 말부터 전쟁 사상자에 대한 러시아 여론이 점점 부정적으로 변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특히 우크라이나 격전지인 바흐무트에서 러시아군 10만명 가량이 다치거나 숨졌다는 소식이 여론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절박한 선택에 직면한 러시아군]


이렇게 러시아내 사회적 분위기가 흉흉하다는 것은 그만큼 반전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실사회가 그러니 전장에 나가 있는 군인들조차 사기가 완전히 바닥을 치고 있어서, 우크라이나군의 대반격을 제대로 저지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그래서 불과 3~4개월만에 10만여명 이상의 사상자를 냈던 바흐무트 전투가 우크라이나 전체 전선에서 재현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도 나온다.


영국의 더타임스는 27일(현지시간) “러시아군인들이 죽음, 항복, 탈영 등의 그야말로 매우 절박한 선택에 직면해 있다”면서 “수천명의 병사들이 우크라이나쪽으로 도피해 안전을 보장받으려 하고 있다”고 보도해 눈길을 끌었다.


더타임스는 장문의 르포 기사를 통해, 지금 우크라이나 전선에서 벌어지고 있는 러시아군의 지리멸렬한 모습을 소개하면서, 이뿐 아니라 징집을 피하기 위해 온갖 방법을 사용하고 있는 러시아의 현실을 실감나게 전달했다.


어디 그뿐인가? 영국 국방부 산하 국방정보국(DI)은 24일(현지시간) 러시아 독립 언론인들의 탐사취재 결과를 인용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군에서 기강해이의 단적인 신호인 탈영이 급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렇게 사기는 바닥이고, 전쟁을 할 의지도 없는 러시아군들이 어떻게 우크라이나의 대반격을 제대로 저지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이런 차원에서 이번 우크라이나의 봄철 대공세는 그야말로 매우 드라마틱한 장면들이 연출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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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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