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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사라진 푸틴의 군사력, 막강 해군까지 지리멸렬 - 조롱거리가 된 푸틴의 전승절 퍼레이드, 83년된 전차가 전부? - 푸틴의 오판이 가져온 러시아의 쇠퇴, 사실상 회복 불가능 수준 - 해군력도 급격히 쇠퇴한 러시아, 전쟁에서 전혀 힘 못써
  • 기사등록 2023-05-12 12:2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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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의 군사력이 사라졌다!]


러시아의 호전성을 드러내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에서의 승리 의지를 과시하려 했던 푸틴의 전승절 행사는 오히려 러시아군에게 패전의 날이 멀지 않았음을 여실히 보여 주었다. 해외의 유력 언론들은 러시아군이 육·해·공군 모두 상상 이상으로 이미 궤멸상태에 빠져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영국의 텔레그래프는 10일(현지시간) “푸틴의 군사력이 사라졌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전승절에 모스크바 붉은 광장을 가로지르는 2차 세계대전 탱크 한 대의 광경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러시아에 끼친 피해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고 보도해 눈길을 끌었다.


텔레그래프는 이어 “전승절 퍼레이드에서 제작된지 83년된 T-34탱크는 전통적으로 상징적 의미에서 선두에서 달리지만, 통상적으로 바로 그 뒤에 러시아의 국방력을 과시하기 위한 현대식 탱크들이 줄을 이었었는데, 올해는 바로 구식 탱크 딱 한 대만 행렬을 이끌었다”면서 “다른 무기들을 다 포함했을 때, 전쟁 중이던 지난해에는 131대, 2021년에는 200여대였던 것에 비해 올해는 겨우 51대만이 행렬에 참여했는데, 이는 전쟁으로 인해 막대한 피해를 입은 러시아군의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었다”고 평가했다.


미국의 포브스지도 이날 “전승절 퍼레이드에 단 한 대의 전차만 등장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조롱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날 행렬에 참가한 병력들도 불과 8천여명이었는데 그들 역시 군인이 아닌 학생과 사관학교 생도 등으로 구성됐다”고 포브스는 전했다.


포브스는 이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상당수의 장비를 잃었기 때문에 행사에 동원되는 전차 수가 줄었을 것”이라며 “열병식에 내보낼 수 있는 여분의 현대식 전차가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포브스는 그러면서 “크렘린궁은 2019년에 구식 탱크 약 20대를 구입하는 등 국가 행사에 동원할 군용 차량을 확보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면서 “그렇다면 러시아는 왜 T-34를 더 많이 배치하지 않았을까? 아마도 러시아가 전장에서 전차뿐 아니라 전차병도 많이 잃었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와 관련해 우크라이나 내무장관 고문인 안톤 게라쉬첸코는 “모스크바 열병식에는 현대식 탱크, 보병 전투 차량, 군용기가 없었다”며 “역대 전승절 행사 중 규모가 가장 작다”고 말했다.


동유럽전문가인 세르헤이 숨레니도 “러시아군이 오늘 전승절 행사에 가져온 유일한 전차는 2차 세계대전 때 것이었다”며 “마치 3류 독재정권의 퍼레이드 같았다”고 밝혔다.


또한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트위터 계정 ‘텐다르’는 “모스크바에서 본 것 중 가장 굴욕적인 열병식”이라며 “진심으로 너무 한심해서 웃음을 멈출 수 없다”고 조롱했다. 그러면서 “러시아는 전방에 가능한 한 모든 장비를 투입해야 했을 것”이라며 “우크라이나는 러시아를 완전히 위기에 빠뜨렸다”고 덧붙였다.


[푸틴의 오판이 가져온 러시아의 쇠퇴]


사실 푸틴이 지난해 2월 24일 우크라이나를 전격 침공하면서 이른바 ‘특수군사작전’이라 이름 붙였을 때, 지난해 5월 9일 전승절까지 전쟁을 마무리할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우크라이나에 러시아가 지원하는 정권을 세우려 했었다. 그러나 푸틴의 이러한 계획은 모두 실패했고 이젠 오히려 거대했던 러시아가 수렁으로 빠져드는 것도 모자라 패전의 위기로 몰려가고 있다.


텔레그래프는 이러한 원인으로 “푸틴이 우크라이나의 저항정신과 용기, 그리고 서방진영의 단결을 과소평가한 반면, 러시아의 국방력을 지나치게 과대평가한 때문”이라고 짚었다.


이러한 푸틴의 오판은 결국 러시아의 국력과 국방력을 완전히 궤멸상태에 이르게 만든 것이다. 특히 서방진영은 앞서 언급했던 전승절 퍼레이드를 보면서 지금 러시아의 국방력이 생각했던 것보다 더 심각함을 깨닫게 되었다.


[무기 고갈 드러난 러시아의 전승절 퍼레이드]


뉴욕타임스(NYT)는 10일(현지시간) “이번 러시아의 전승절 행사를 지켜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는 러시아의 무기 고갈이 완벽하게 드러났다고 평가했다”고 보도했다..


롭 바우어(Rob Bauer) 나토 군사위원장은 10일(현지시간) 오후 벨기에 브뤼셀 나토 본부에서 열린 군사위원회 회의를 끝낸 뒤, 기자회견에서 ‘축소된 전승절을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러시아가) 군수품을 제대로 구비하지 않았고, 전쟁 초반 며칠 만에 전선의 연료 부족 등이 발생했는데, 이렇게 오판으로 시작한 전쟁 장기화로 현재는 굉장히 오래된 장비들을 동원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대표적으로 러시아군이 전선에 투입한 소련제 T-54 전차를 예시로 들었다. 해당 전차는 1954년 설계된 구식 모델이다.


바우어 위원장은 그러면서 “문제는 러시아가 T-54를 아직 다수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향후 몇 달간 러시아는 무기의 양과 덜 훈련된 대규모 병력 동원 등 물량 공세에 초점을 맞출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우크라이나는 서방의 최신 무기 체계와 서방식 병력 훈련 등 전력의 질적 측면에 집중할 것"이기에, 이것이 향후 몇달 간 보게 될 양국 전력의 큰 차이라고 바우어 위원장은 전망했다.


[해군력도 급격히 쇠퇴한 러시아]


러시아의 진짜 문제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본격적으로 투입하지도 않았던 해군력에서도 급격하게 쇠퇴하고 있다는 점이다. 텔레그래프는 지난 4월 29일(현지시간) 러시아 해군의 실태를 조목조목 설명하면서 “한때 두려움의 대상이었던 푸틴의 해군이 이젠 조롱거리로 전락하고 있다”고 보도해 주목을 끌었다.


푸틴 대통령은 이달 초 중국의 국방부장이 모스크바를 방문했을 때, 최강 러시아 해군 함대 중 하나인 태평양 함대에 훈련 명령을 내리면서 중국에게 외교적 자부심을 누리려 했던 것으로 보이지만 차라리 훈련을 시도하지 않음만 못한 결과를 초래했다.


태평양함대 사령관은 이 훈련 직후 군사체육관을 관장하는 자리로 좌천되었고 러시아 북부함대의 기함은 폐선처리되었다.


이에 대해 시드니 미국센터의 블레이크 허징거(Blake Herzinger) 연구원은 “이것이 러시아군의 평균 이하의 리더십을 반영한다”면서 “잇따른 해군내의 인사파동과 기함 폐선은 현재 러시아 해군의 실상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라 평가했다.


미국 해군 분석 센터의 드미트리 고렌버그(Dmitry Gorenbur)도 “태평양 함대 사령관을 사실상 해임하고, 발트함대 소속 제독을 새 사령관으로 승진시킨 결정은 크렘린궁이 태평양함대에 불만을 갖고 있음을 시사한다”면서 “이러한 결정은 최근들어 사실상 처음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러시아 언론에 의하면, 북방 함대의 핵 추진 기함인 표트르함의 현대화 비용이 너무 비싸서 폐기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700명의 승조원이 탑승하는 이 순양함은, 세계에서 가장 큰 비항공모함 전함으로 1998년 진수 당시 러시아의 힘과 영향력을 과시할 것으로 예상되었지만 한 번도 전투에 투입된 적이 없었다.


또한 표토르함과 비슷한 크기의 키로프급 순양함도 1999년에 수리를 위해 항구로 보내졌는데, 아직까지도 ‘수리중’ 팻말이 붙어 있다.


이와 함께 항해할 때 검은 연기를 뿜어내는 것으로 유명한 러시아 유일의 항공모함인 쿠즈네초프함도 2018년부터 ‘수리중’ 상태로 항구에 정박해 있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했고, 흑해에서 러시아 해군의 위용을 보여주려 했지만, 오히려 기함인 모스크바함이 우크라이나의 공격을 받아 침몰됐다. 그리고 두 달후 러시아는 흑해의 뱀섬에 대한 통제권도 상실하게 된다.


심지어 최근에는 크름반도에 대한 우크라이나군의 공격이 예고되면서 흑해 기지인 세바스토폴 항을 지키고 있던 잠수함 등의 전력도 모두 러시아 본토 기지로 이동시켜야 했다.


이러한 일련의 러시아 해군의 좌절은 푸틴에게 ‘해군 트라우마’를 상기시켜 준다. 푸틴이 대통령을 취임한지 불과 8개월여만인 2000년 8월 12일에 핵추진잠수함이었던 쿠르스크함이 바렌츠해에서 어뢰가 폭발하면서 침몰했고, 이로 인해 118명의 승조원 대부분이 사망하고 23명의 선원이 해저에 갇히는 사고가 발생했다. 구조활동은 실패했고, 영국과 노르웨이 잠수부들이 나중에 잠수함에 도착해 선원들의 시신을 발견했다.


이 참사는 푸틴에게는 굴욕적 사건이었다. 그런데 최근 막강 해군이라 자부했던 러시아 해군에게 일어나는 일들은 또다시 푸틴을 굴욕의 길로 이끌어 가면서 ‘해군 트라우마’를 불러오고 있는 것이다.


텔레그래프는 9일(현지시간) “러시아의 손실은 생각보다 심각하다”면서 “방탄복도 없이 전장에 투입되는 러시아군의 현실을 볼 때 앞으로가 더 문제”라고 지적했다. 무엇보다도 무기가 턱없이 부족한 상황에서 러시아군이 전세를 역전시키기는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 텔레그래프의 진단이었다.


[푸틴에게 남은 것은 핵무기뿐]


결국 지금 푸틴에게 남아 있는 유일한 전세역전 카드는 핵무기 뿐이다. 그래서 수시로 핵위협 카드로 전쟁 확대를 경고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핵무기 사용이 러시아의 승리를 담보해 주지 못한다는 점이다.


러시아의 핵무기 위협은 항상 깡패가 승리한다는 가정과 동일시된다. 그러나 깡패가 항상 이기는 것은 결코 아니다. 이미 소련은 아프간 전쟁에서 패배했고, 미국도 베트남과 아프간에서 승리하지 못했다.


이것이 역사다. 세계사적 흐름은 핵으로 위협하는 러시아가 결코 승리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핵위협으로 러시아가 승리한다면, 그때부터 세계는 ‘깡패의 지옥’으로, 힘이 모든 것을 지배하는 세상이 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러시아는 패배해야만 한다. 그것이 정의이고, 세상이 흘러가야 할 역사다. 그렇지 아니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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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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