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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붕괴된 러시아 무기산업, 치솟는 K무기 주가 - 러시아 무기시장 붕괴의 최대 수혜자는 한국 - ‘신냉전’에 올해 무기 거래 750조원, 한국 급성장 - 냉전시대 도래, 러시아와 중국 군수산업에 치명타 안겨
  • 기사등록 2023-03-27 12:3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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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괴된 러시아 무기산업]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무기산업 기반이 처절하게 무너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의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지난 23일(이하 현지시간) 스웨덴 싱크탱크인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SIPRI)가 지난 20일 발표한 자료를 인용하여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수익성이 높았던 러시아의 무기 수출 산업이 기술 변화, 국제 정치적 고립, 우크라이나에서의 비참한 전쟁의 무게로 인해 붕괴되고 있다”면서 “지난 5년 동안 러시아의 군사 수출이 이전 5년과 비교했을 때 31% 감소하여 세계에서 두 번째로 영향력 있는 무기 거래국으로서의 러시아의 지위가 위협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뉴스위크는 이어 “전 세계 무기 수출에서 러시아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3~2017년과 2018~2022년 사이에 22%에서 16%로 감소해, 무기 수출의 40%를 차지하는 미국보다 훨씬 뒤처졌으며, 지난 5년간 무기 수출의 11%를 차지한 프랑스보다 약간 앞선 수준에 머물렀다”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해 SIPRI 선임 연구원 시몬 웨즈먼은 뉴스위크와의 인터뷰에서 “정말 상당한 규모이지만 그리 놀랍지는 않다”면서 “우크라이나에서 일어나고 있는 전쟁 때문만이 아니라 이미 예견된 일”이라 지적했다.


다시 말해 러시아의 무기산업 붕괴는 지난 2014년 러시아가 크름반도 등을 강제합병하면서부터 서방세계의 제재가 시작되었는데, 이때부터 러시아의 무기산업 붕괴는 사실상 시작되었다고 본 것이다.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이 진행되면서 러시아산 무기플랫폼이 의외로 성능이 저조하며 심각한 결함들이 발견되면서 무기시장 장악에 치명타를 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앞으로의 군수산업 전망은 더욱 어둡다는 것이 한결같은 전망이다. 당장 서방의 제재로 외국산 부품들의 수입이 전면 중단된데다가 이번 전쟁을 통해 러시아산 무기의 현실이 있는 그대로 드러나면서 동남아시아를 비롯한 무기구매국들이 러시아로의 발길을 끊고 있다.


뉴스위크에 따르면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SIPRI)의 데이터를 기준으로 했을 때, 2013~2017년과 2018~2022년 사이 러시아의 10대 무기 수출국 중 8곳에서 무기 수출이 감소하는 등 러시아의 가장 중요한 고객들 사이에서 러시아의 매력이 감소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러시아의 최대 시장인 인도는 37% 감소했다. 이 기간 동안 중국으로의 수출은 39%, 이집트로의 수출은 44% 증가했지만 이는 과거의 일이고 장기적인 전망은 고무적이지 않다. 실제로 러시아는 최근인 2021-22년 이집트에 납품하지 않았고, 2020-22년 중국으로의 납품량은 2018-19년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었다.


또한 이 두 국가의 주문량은 앞으로 몇 년 동안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 뉴스위크는 “더더욱 중국은 더 이상 러시아에서 무기를 수입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중국은 기본적으로 러시아에서 필요로 하는 마지막 기술 개발을 몇 년 전에 끝냈고, 더 이상 필요한 것이 없다”고 지적했다.


또 하나 특이한 사항 중의 하나는 러시아 전투기에 대한 주문이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뉴스위크는 “5년 전만 하더라도 러시아는 매년 100대 이상의 전투기를 수주했지만, 지금은 100대 미만으로 줄어들었고, 일부 구매자들의 압박으로 인해 일부 전투기의 주문은 취소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실제로 지난해 여름 필리핀의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신임 대통령은 미국의 압력으로 러시아제 Mi-17 헬리콥터 16대 구매 계약을 취소했으며, 이집트, 알제리, 인도네시아는 모두 러시아의 Su-35 폭격기 구매 가능성을 배제했다.


이에 대해 SIPRI의 보고서는 “러시아의 주요 무기 인도 대기 물량이 적다는 것은 러시아의 무기 수출이 향후 몇 년 동안 계속 감소할 가능성이 있음을 나타낸다”고 지적했다.


이 보고서는 이어 “전투기와 전투 헬리콥터는 1992년 이후 러시아의 주요 무기 수출 품목 중 하나였는데,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총 328대를 납품했으며, 이는 같은 기간 러시아 무기 수출의 40%를 차지했다”면서 “그러나 2022년 말까지 인도 대기 중인 전투기와 전투 헬리콥터는 84대에 불과했다”고 언급했다.


뉴스위크는 그러면서 “푸틴이 꿈꾸던 '요새 러시아'는 무시무시한 군사력의 토대 위에 세워졌지만 크렘린궁이 우크라이나에서 당한 값비싼 굴욕과 경제 침체는 푸틴의 새로운 러시아 제국의 미래가 매우 달라질 것임을 암시한다”고 꼬집었다.


[러시아 무기시장 붕괴의 최대 수혜자는 한국]


그런데 영국 이코노미스트지는 23일 '동남아에서 러시아 무기 수요 축소'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러시아 무기 판매가 급감한 뒤 최대 승자는 한국이라는 평가가 나왔다”고 보도해 주목을 끌었다.



이코노미스트지는 이어 “러시아가 동남아시아 지역 최대 무기 공급원이었지만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에 판매가 붕괴했고, 앞으로 살아날 것 같지 않다”면서 “이번 전쟁에서 러시아 무기의 성능이 형편없음이 드러났고, 일부 국가는 러시아 무기 구매로 평판이 나빠질까 봐 걱정한다”고 지적했다.


이코노미스트지는 또한 “러시아 무기를 계속 사려고 해도 힘들다”면서 “대러 제재 강화로 인해서 러시아 방산업체들이 무기 제작에 필수적인 첨단 기술에 접근하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라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코노미스트지는 SIPRI의 자료를 인용해 “러시아 무기 거래상들이 빠져나간 데 따른 최대 승자는 한국”이라면서 “한국의 무기는 가격, 품질, 금융, 신속 배송에서 강점이 있다”고 평가했다.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한국 업체들은 토착 방위산업이 없는 동남아 국가들에 기꺼이 기술을 전수한다”면서 “또다른 장점으로 동남아의 거대한 지정학적 이슈에 관여하지 않는다는 점으로, 이는 역내 국가들에겐 매우 중요한 일”이라 지적했다.


또한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은 러시아를 대체하려고 하지만 잘 되진 않는 것 같다”면서 “동남아시아에서 중국의 무기 판매는 2021년 기준 5년 전에 비해 40% 줄었다”고 진단했다.


중국산 무기 수출은 중국 주변국과의 관계가 또다른 장벽으로 부각되는데, 베트남 등 중국과 다툼이 있는 국가들은 잠재적 적국의 무기를 사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싱가포르는 서방과의 관계를 선호하고 있어 중국산 무기를 구매하지 않는다.


이와 함께 중국산 품질 문제도 중국산 무기구매를 망설이게 하는 요인이다. 태국은 2017년 중국과 10억달러(1조3천억원) 규모의 잠수함 구매 계약을 맺었지만, 중국 엔진의 성능 문제로 암초에 부딪혔다. 중국 역시 서방세계로부터 제재를 받는 품목들이 많기 때문이다. 심지어 미얀마 군사정권조차 중국-파키스탄 합작 기업이 제작한 전투기의 품질에 불만을 품고 있다.


한편, 이코노미스트는 “동남아 지역에선 강력 국방이 강한 국가의 출발점이라는 인식 하에 무기를 어디에서 사는지가 주요 이슈로 부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중국, 인도 등 강대국들이 경쟁하는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강력 국방은 강한 국가의 출발점이기 때문이다.


싱가포르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방비 비율은 3%로 그리스, 러시아, 우크라이나 외에는 유럽 국가들보다 훨씬 높은 편에 속한다.


러시아는 20년간 아시아 지역 최대 무기 공급원으로, 110억달러(약 14조원) 어치를 판매하며 미국, 프랑스, 독일 등에 앞섰다. 하이테크 무기를 저렴하게 제공하고 물물교환을 받아줬으며 인권에 관해 간섭도 하지 않았다. 부패는 거래에 윤활유가 됐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상황이 뒤바뀌었다고 이코노미스트지가 전했다.


[‘신냉전’에 올해 무기 거래 750조원]


러시아의 침공으로 시작된 우크라이나 전쟁은 미·중 갈등을 격화시키면서 ‘신냉전’ 기류가 강화되었고, 이는 그리안해도 우크라전쟁에 쏟아붓는 무기 수요급증과 함께 미래를 대비해 추가 무장을 서두르는 나라들이 늘면서 세계 방위산업이 최고의 활황을 보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비즈니스리서치컴퍼니는 올해 글로벌 방산업계 시장 규모가 5772억달러(약 752조원)로 작년보다 7.9%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한 해 사이에 무기 판매액이 424억달러(약 55조원) 늘어난다는 의미다.


글로벌 방산 전문 매체 에비에이션위크는 2021년 5500억달러로 추정되는 전 세계 무기 도입 예산이 천천히 늘어 2032년이면 6800억달러 안팎이 될 것으로 전망했었지만, 우크라전쟁 때문에 2032년엔 7500억달러가 될 것으로 전망을 수정했다. 글로벌 방산 업체들이 10년 동안 추가로 벌어들이는 돈만 780조원대에 달한다는 의미다.


이러한 호황에 한국의 K무기도 전성기를 맞고 있다. 작년 우리나라 방산 수출 수주액은 약 200억달러(약 26조원)에 달한 것으로 추정된다. 2021년 수출액 72억5000만달러의 2배가 넘는 액수다. 특히 우크라 전쟁 이후 우리나라의 무기들이 호평을 받으면서 주가도 치솟고 있다. K뮤직, K푸드에 이어 이젠 K방산이 세계 시장에서 당당히 어깨를 나란히 하는 시대가 도래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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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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