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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中 “5% 성장 달성 자신감?”, 이미 경기침체에 빠졌다! - 중국, 올해 빠른 소비회복 어렵고 다시 둔화할 듯 - 이미 경기 침체에 돌입한 중국 경제, 재정악화로 부양도 힘들듯 - 중국의 외교 실용화되지 아니하면 경제의 미래도 어두워
  • 기사등록 2023-03-27 04:4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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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국제회의서 “5% 성장 달성에 자신감”]


중국이 '제로 코로나' 정책을 폐기한 이후 첫 대규모 오프라인 국제회의인 중국발전고위급포럼이 25일 베이징 댜오위타이(釣魚台) 국빈관에서 열렸다. 27일까지 열리는 포럼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비롯해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 등 세계적 기업 고위 인사 약 100명과 중국의 지도급 인사, 국유 기업 등의 재계인사, 그리고 국내외 저명 학자 등이 참석했다.


회의 첫날 한원슈 중국 공산당 중앙재경위원회 판공실 부주임은 “중국은 올해 ‘5% 안팎 성장’ 목표 달성에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하면서 “외부의 억제와 탄압을 전화위복의 기회로 만들겠다”고 주장했다. 이른바 미국의 제재와 디커플링(탈동조화)에 굴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각국 기업들의 중국 투자를 환영하며, 중국에 장기적으로 투자하면 '대어'를 낚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마디로 외자 유치 확대를 위한 대외 개방 의지를 피력한 것이다.


이와 함께 중국 '전랑(戰狼·늑대전사) 외교'를 상징하는 인물인 친강 외교부장 겸 국무위원도 미국 기업인들에게 “더 나은 비즈니스 환경을 제공하겠다”며 '올리브 가지'를 흔들었다.


친강 부장은 25일, 중국을 방문한 미국 재계 인사 등과 회동한 자리에서 “중국은 높은 수준의 대외개방을 계속 추진하고 있고, 개방의 대문은 갈수록 커질 것”이라며 “중국 경제·사회는 이미 '재시동' 버튼을 눌렀고, 강한 회복을 맞고 있다”고 부연했다.


그런 뒤 친강 부장은 “하지만 아쉽게도 아직 중·미 관계는 꽃샘추위가 매섭다”며 “미국이 제로섬 사고를 버리고, 수단을 가리지 않고 중국을 억제·탄압하는 것을 중단하고, 중·미 관계가 현재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건전하고 안정적인 궤도로 돌아가도록 중국과 함께 추동하길 희망한다”고 부연했다.


찬강 부장은 이날 미국의 경재계 인사들에 대해서는 중국의 문을 활짝 열어두었다고 호의를 보낸 반면, 미국 정부를 향해서는 강경 메시지를 발한 것이다. 이러한 친강 부장의 발언은 미중간 관계 악화가 중국 경제에 미칠 악영향으로 인해 딜레마에 빠져 있음을 보여준다. 미중관계가 나빠지게 되면 곧바로 미국 경제계 역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고, 그렇게 되면 중국 경제 회복에도 치명적 영향을 줄 수 있어서다.


친 부장은 지난 7일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만약 미국 측이 브레이크를 밟지 않고 잘못된 길을 따라 폭주하면 아무리 많은 가드레일이 있어도 탈선과 전복을 막을 수 없고, 필연적으로 충돌과 대항에 빠져들 것”이라며 “그 재앙적인 결과를 누가 책임질 것인가”라면서 날을 세운 바 있다.


[중국, 올해 빠른 소비회복 어렵고 다시 둔화할 듯]


그러나 중국정부 당국의 이러한 의욕적인 전망 제시에도 불구하고 실제 올해 중국 경제는 상당히 어려운 국면에 처할 것으로 예측됐다. 중국 가계의 저축이 늘었지만, 이 초과 저축이 올해 소비로 빠르게 전환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는 26일 공개한 ‘중국 가계 초과 저축의 소비 전환 가능성 점검’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2020∼2022년 코로나 팬데믹 기간 중국 가계의 저축률은 2019년보다 2∼4%포인트(p) 높아져 축적된 중국 가계의 초과 저축이 4조위안(약 752조원)∼7조4천억위안(약 1천391조원)으로 추정된다”면서 “올해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으로 소비 활성화를 기대하고 있지만, 초과 저축이 온전하고 매우 빠르게 소비로 전환될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이 보고서는 이어 “일부 가계가 팬데믹 기간 중 소득 감소와 부동산 침체 등으로 손상된 가계 건전성을 회복하기 위해 저축을 더 늘리고, 고용 여건과 가계 소득이 개선되지 않는 상황에서 신중한 소비 태도도 이어질 수 있다”면서 “가구·인테리어·가전 등 부동산 관련 품목 소비의 경우, 올해 주택 경기 부진이 이어져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기 어려울 것”이라 봤다.


아울러 “중국 경제 회복의 글로벌 경제 영향은 제한적으로 예상되며, 일부 전문가들은 중국 소비 회복이 2분기 고점을 찍은 뒤 다시 둔화세로 접어들 것이라는 전망도 제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미 경기 침체에 돌입한 중국 경제]


주목할만한 것은 중국 경제가 이미 침체기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는 점이다. 자유아시아방송(RFA) 중국어판은 17일(이하 현지시간) “리창 신임 총리가 중국의 경제회복을 강력하게 피력함에 따라 중국인민은행은 자본 흐름을 촉진하기 위해 금융기관에 대한 지급준비율을 다시 인하하기로 했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중국경제와 관련된 데이터들은 중국 경제가 이미 침체기에 돌입했으며, 이를 지준율 인하만으로 돌파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라 보도했다.



RFA에 따르면, 중국인민은행은 3월 27일부터 금융기관의 예금지급준비율을 0.25%p 인하하기로 했는데, 이는 지난해 코로나 펜데믹으로 인해 두 번씩이나 인하한 것에 이은 조치다.


문제는 중국 당국에 자금을 풀 여력이 별로 없다는 데 있다. 로이터통신은 “지난해 12월에 5000억 위안 규모의 장기자금을 풀었으며, 이번에도 대체로 예년과 같은 수준이 될 것”이라고 추정했다. 그런데 이에 대해 RFA는 “중국 당국이 경기 부양, 특히 가장 심각한 상황에 빠져 있는 부동산 산업 부양을 위해 겨우 5000억 위안 정도를 푼다면 이는 ‘언 발에 오줌누기’에 불과할 것”이라 평가했다. 결국 중국당국이 경기진작을 위해 지준율을 낮추면서 부양자금을 풀어도 현실 경기에는 ‘간에 기별도 안 갈 것’이라는 진단이 대세다.


이에 대해 로이터통신은 “중국 정부가 문제의 원인을 잘못 진단하고 있다”며 “지금 중국의 문제는 자본 유동성 부족이 아니라 사실상 중국 정부에 대한 신뢰성 부족에서 기인한 것으로 이로인해 소비자 신뢰 및 투자 신뢰 부족으로 나타난다”고 꼬집었다.


로이터통신은 심지어 “리창 총리가 취임기념 기자회견장에 나와 경제회복에 자신이 있다고 말했지만 리창 총리는 아직까지도 현실을 너무나 모르고 있다”면서 “리창의 주장은 달걀을 얻기 위해 닭을 죽이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그런데 이러한 중국 경제 상황을 반영이라도 하듯 지난 17일 중국 재정부가 발표한 올해 첫 두 달 동안의 재정 수입 및 지출 데이터를 보면, 1월부터 2월까지 국가 일반 공공예산 수입은 4조 5,642억 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 감소했고, 국세 수입은 3조 9,412억 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 감소했다.


그런데 지출면에서는 국가 일반 공공예산 지출이 4조 898억 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7% 증가했으며, 부채 이자 상환은 전년 동기 대비 27.3% 증가한 지출에서 높은 순위를 차지했다.


이러한 재정 상황은 지금 중국 정부의 경제상황이 최악으로 가고 있으며, 이미 경기침체에 들어섰다는 것을 보여준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이러한 재정적자라는 빨간불을 해결할 방도가 보이지 않는다는 데 있다. 국세수입 측면에서 보면, 상당히 큰 비중을 차지하는 소비세 및 인지세 등의 지표가 눈에 띄게 악화되고 있으며, 특히 세금 수입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토지 및 부동산 부문의 대대적 감소는 중국 경제지표 전망을 암담하게 만들고 있다.


RFA는 이와 관련해 “중국 정부의 재정 지출에서 부채 이자 지급 비율이 급속하게 늘어나고 있다는 것은 심각한 것”이라 지적하면서 “현재 중국이 직면한 가장 큰 문제는 지방 정부가 운영에 어려움을 겪을 때, 정부 운영 비용도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지방정부를 지원해 주지 못하는 것”이라 분석했다.


RFA는 그러면서 “중국이 단기 자금 조달 격차를 해소하려면 정부가 계속해서 차입을 확대해야 하지만 일단 부채가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된다면 중국 경제 전체가 큰 위험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 강조했다.


이러한 현실을 뒷받침해 주는 또다른 데이터가 있다.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은 21일 “중국의 1∼2월 수출입 감소로 항공화물 시장도 크게 부진했다”며 “이 기간 중국의 항공화물 수송량은 94만2천t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2% 줄었고, 이중 국제화물 수송량은 16.8%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차이신은 그러면서 “춘제(春節·설)가 1월 22일로 그즈음이 전통적 비수기인 점으로 고려할 때 2월 실적 감소는 심상치 않은 현상”이라 지적했다.


실제로 중국 해관총서(세관)에 따르면, 올해 1∼2월 수출과 수입 모두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 기간 수출은 5천63억 달러(약 658조 원)로 작년 동월 대비 6.8%, 수입은 3천894억 달러(약 506조 원)로 10.2% 각각 감소했다.


그렇다면 중국 경제가 대대적인 리오프닝에도 불구하고 왜 이렇게 실적감소로 이어질까? 이유는 간단하다. 외교가 경제를 강하게 억누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소위 말하는 ‘중국의 매력’이 급속하게 상실되고 있으며, 오히려 ‘중국과 거리두기’를 할 수밖에 없는 요인만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결국 중국의 외교가 실용화되지 아니하면, 경제의 미래도 어두울 수밖에 없다는 것을 말해 준다. 문제는 이러한 해법을 중국 지도부만 모르고 있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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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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