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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중국이 ‘사회공작부’를 부활시킨 이유? - 시진핑 1인 지배체제 확립한 중국, ‘사회공작부’ 부활 - 백지시위, 백발시위 등 중국사회가 그만큼 불안하나다는 의미 - 현재의 공안체제에 대해 불신, 더 강력한 통치체제 구축의도
  • 기사등록 2023-03-26 06: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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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심의 1인 지배체제 확립한 중국]


중국이 지난 3월의 양회를 거치면서 시진핑 1인 중심의 지배체제를 확고하게 정립했다. 지난 7일의 전인대에서 샤오제(蕭捷) 국무원 비서장은 이번 당정 기구개혁 중 정부에 해당하는 부분인 ‘국무원기구개혁방안’을 전인대 대표 2943명에게 설명했다.


샤오 비서장은 이번 기구 개혁에 대해 “당 중앙으로 집중되고 통일된 영도 강화를 중심으로 삼는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통일된 영도 강화’란 당의 핵심인 시진핑 총서기의 권한을 강화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번 개편의 핵심은 결국 총리가 맡고 있는 국무원에서 책임지던 치안 유지와 금융 감독, 첨단기술 부문에 대한 관리 권한을 아예 중국 공산당으로 넘겨 당 총서기인 시진핑 주석이 직접 관할한다는 내용이다.


결국 시진핑 3기는 국무원이라는 행정부가 아닌 공산당이 직접 중국을 통치하는 구조로 바뀌었다고 할 수 있다. 이른바 ‘당강정약(黨强政弱)’ 현상이 현실화된 것이다. 이러한 체제는 사실상 마오쩌둥의 초창기 체제로 회귀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시진핑이 부활시킨 ‘중앙사회공작부’]


그런데 이렇게 시진핑 1인 체제로의 조직 개편에서 눈길을 끌었던 것이 바로 ‘중앙사회공작부’다. 중앙조직부·중앙선전부 등과 동급의 조직인 중앙사회공작부는 사회의 여론 변화를 민첩하게 파악하고, 잠재적인 위험이 정권의 위기로 확대되는 것을 미연에 막는 것이 주 임무다.


부총리급의 인사가 맡게 될 ‘중앙사회공작부’에 대해 관심이 쏠리는 것은 중국이 이미 치안 유지를 담당하는 공안부와 간첩 적발을 책임지는 국가안전부 등의 사회안전 관련 부서들이 막강한 권한을 가지면서 지구상에서 최고의 감시 및 통제 체제를 구축하고 있는데, 옥상옥으로 또다시 ‘중앙사회공작부’를 신설하게 되기 때문이다.


사실 중국에서 사회공작부라는 조직이 이번에 처음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사회공작부의 시초는 지금으로부터 80여년전인 중일전쟁 때였다. 당시 국민당과 공산당의 첩보전이 치열했다. 그런데 국민당이 먼저 반당(反黨) 활동 처벌법을 만들어 공산당의 스파이 방어에 나서게 되자, 옌안의 공산당은 ‘중앙사회부’를 만들어 이에 대응했다.


그 당시 사회공작부에서는 “최근 일본 침략자·매국노·완고분자가 온갖 방법을 동원해 당 내부로 스파이를 침투시켜 파괴 음모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중앙과 지방 당 위원회는 정치 감각과 능력이 뛰어난 간부로 각각 사회부를 조직하라”는 문건을 하달하고, 소위 反 공산당 분자 색출을 독려하고 나섰다. 곧 내부의 반동분자를 색출해야 공산당이 굳건하게 설 수 있다고 강조한 것이다.


그 당시에 ‘사회공작부’ 신설을 주도한 이가 비로 리커눙(李克農·1899~1962)이다. 리커눙은 마오쩌둥(毛澤東)이 절대적으로 신뢰했던 인물로 아들 마오안잉(毛岸英)의 후계 교육을 그에게 맡길 정도였다. 그는 70년 전 판문점 한국전쟁 휴전협상을 막후에서 지휘하기도 했다.


이렇게 마오의 심복이었던 리커눙은 또 공작의 달인이기도 했다. 그렇게 ‘스파이의 왕’으로 불린 그가 1939년 옌안(延安)에서 중앙사회부 신설을 주도했다.


[‘중앙사회공작부’기 부활된 이유?]


그렇다면 시진핑 주석은 마오쩌둥 시기에 만들어졌던 ‘사회공작부’를 왜 또다시 만들게 되었을까? 물론 마오쩌둥의 권력구도를 그대로 닮기 원하는 시진핑이기에 그러한 조직도 유사하게 만들려고 했지 않나 싶기도 하지만 사실은 시진핑 3기를 시작하는 2023년의 지금이 공산당 정권 초기 ‘중화인민공화국’을 창설하던 그 시기때와 유사하게 사회적 안정이 아직 이루어지지 않았고, 사회갈등과 충돌이 빈번해지고 격화될 수도 있어서 과거의 강력했던 ‘사회공작부’의 추억을 꺼냈을지 모른다.


이런 점에서 사회공작부의 부활은 크게 두 가지의 의미를 갖는다. 첫째, 시진핑이 보기에도 지금의 중국 사회가 그만큼 불안정하다는 점이다. 지난해 말에는 백지시위가 중국 전역으로 확산됐다. 그런데 바로 그 시위를 벌인 주동자층이 공교롭게도 시진핑의 최대 지지층이었던 MZ세대였다. 또한 1월들어 벌어지는 백발시위는 사실 시진핑 주석과 고락을 같이 해 온 노년세대가 주동층이다.


이는 시진핑의 핵심 지지기반이자 공산당의 뿌리가 되는 세대 자체가 총체적 위기 국면으로 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당연히 중국 사회가 불안정하게 흘러갈 수밖에 없다.


아마도 시진핑 지도부는 지금까지의 통치체계, 좀 더 엄격하게 말하자면 사회 감시 및 통제체제의 강화가 필요하다고 봤을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의구심이 드는 것은 그렇다면 당연히 현재의 공안 등의 경찰체제와 감찰위원회 등의 사법체계를 더욱 강화하면 될터인데, 왜 또다른 조직을 만들어 중국사회 감시를 강화하려 할까 하는 점이다.


그것이 바로 사회공작부를 만드는 두 번쨰 이유다. 지난해 중국에서는 유난히 공안파트의 절대권력에 대해 숙청을 비롯한 대대적인 사정작업이 벌어졌다.


중국 관영 매체에 따르면, 지린성 창춘시 중급인민법원은 지난해 9월 22일 푸정화 전 사법부장(장관)에게 사형 집행유예형을 선고했다. 사형선고를 하되 반성 여부에 따라 2년 후 무기징역으로 감형되는 판결이다. 재판부는 푸 전 사법부장이 지난 2005~2020년 베이징 공안국 부국장과 국장, 공안부 부부장, 사법부장을 맡는 동안 1억1700만위안(약 232억원)의 뇌물과 부당이득을 얻었다고 했다.


중국의 사정 당국은 푸정화 전 부장이 쑨리쥔 전 중국 공안부 부부장이 주도한 ‘정치 파벌’에 가담했다고 보고 있다. 푸 전 부장이 나이나 직급에서 쑨리쥔 전 중국 공안부 부부장보다 위이지만 영향력이나 인적 네트워크 면에서 공안 분야의 실세는 쑨 부부장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쑨 부부장은 지난 2018년 최연소 공안부 부부장에 임명될 정도로 출세 가도를 달렸지만, 2020년 4월 낙마한 데 이어 2021년 9월에는 당적·공직이 박탈돼 뇌물 수수, 불법 무기 소지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고 있다.


이런 식으로 지난해 중국에서는 공안분야 핵심 요직에 대한 대대적인 숙청 작업이 벌어졌다. 명분은 부패척결이지만 사실은 시진핑 주석의 권력 유지에 길림돌이 될 수 있는 인물들을 사정없이 가지치기하려는 의도가 있었다.


시진핑 주석은 지금도 중국의 공안체계에 대해 전적인 신뢰를 보내지 않는다. 지난 2012년 시진핑이 최고 지도자에 오르는 과정에서 사실상의 최대 정적이 바로 공안·사법 분야를 총괄하는 저우융캉 중국 공산당 중앙정법위원회 서기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시 주석은 취임하자마자 저우 전 서기를 비롯한 공안 분야를 숙청했다. 그러면서 무장경찰은 자신이 주석을 맡는 중앙군사위원회 지휘를 받도록 했다.


그 이후로도 시주석은 공안, 사법 분야에 자신의 최측근을 배치했다. 지난 6월 시 주석이 푸젠성 근무 때부터 친분을 맺어온 왕샤오훙을 공안부장으로 임명했다. 9월에는 후베이성 우한 코로나 위기 당시 후베이성 당서기에 파견했던 측근 잉융을 최고인민검찰원 부검찰장(장관급)에 배치했다.


그럼에도 공안 분야에 뿌리깊이 박혀 있는 反시진핑파가 암약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중앙사회공작부’를 만드는 것도 사실 공안파트에 대해 전적인 신뢰를 보내지 못하는 시진핑의 위기의식이 담겨 있다고 봐야 한다.


결국 중국내에서 ‘색깔혁명’이 일어나는 것을 절대적으로 방지하기 위해 사회의 안정을 책임질 특단의 공안통치 체제의 한 방편으로 만든 것이 ‘중앙사회공작부’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중앙사회공작부’ 신설 등의 체제 개편에 대해 덩위원(鄧聿文) 시사평론가는 “시진핑 주석의 위기감을 반영한다”며 “스스로 초래한 정권 안보의 곤경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시 주석은 권좌에 머무르는 동안 끊임없이 기구개혁을 시도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시진핑은 지금 불안하다!]


중국 관영통신 신화사는 지난 14일, 7000자(字) 분량 기사에서 총리·부총리 등 국무원(정부) 지도부,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국회 격)·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정책자문기구)의 1·2인자 등을 어떻게 뽑는지 상세하게 전했다.


신화통신은 중국 지도자의 자질 가운데 가장 중요하게 고려되는 요소는 ‘시진핑에 대한 충성심’이라고 했다. 또 새로 뽑힌 지도부가 시진핑에 대한 충성 경쟁을 해야 한다고 시사하기도 했다.


신화통신은 또 24일 “시진핑 국가 주석의 비서실장 출신인 리창 총리를 중심으로 새롭게 진용을 짠 중국 내각인 국무원이 공무원들에게 '시진핑 사상'을 정기적으로 학습하라는 내용을 담은 업무 규칙을 내놓았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고위 공무원을 대상으로 2개월에 한 번씩 시진핑 사상을 공부하는 집단 학습 프로그램을 제시했다.


중국은 도대체 왜 이럴까? 시진핑 자신에게 가장 충성스러운 신하들을 지도자들로 뽑았는데, 이들에 대해 또 '시진핑 사상'을 정기적으로 학습까지 시키고 일종의 테스트까지 한다는 것은 그만큼 충성분자들까지도 100% 믿을 수 없다는 불안감에서 나오는 것은 아닐까? 그러한 체제가 이른바 ‘새로운 시대(新時代)’라면 그들에게 더 이상 미래가 없을 것이라 단언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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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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