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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3-03-25 11: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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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Why Times]


아침에 출근을 하면서 거울을 보았다. 머리를 빗으려는 것이었는데 먼저 보이는 것이 내 얼굴 모습이었다. 헌데 뭔가 불만스럽고 화가 나 있는 듯한 얼굴, 특별히 그럴만한 일도 없는데 왜 표정은 그럴까? 머리 빗는 것도 잊은 채 한참을 그런 내 얼굴을 바라보다가 그대로 얼굴 펴기를 해 본다. 웃어보기도 한다. 표정이 밝아지도록 얼굴 근육도 마구 움직여 본다.


문득 내 것이긴 하지만 나보다는 다른 사람들이 보는 것이 내 얼굴이란데 생각이 미친다. 내가 웃는 모습으로 얼굴이 밝으면 나를 보는 사람들의 마음도 밝아질 것이다. 그러나 내 얼굴이 어둡다면 그들은 나로 인해 유쾌해 질 수 없게 될 것이다. 어찌 보면 내 웃는 얼굴이란 그렇게 공동의 삶 속에서 서로의 행복과 기쁨을 여는 첫 문이 되는 것이다.


우리 속담에 웃는 얼굴에는 침 못 뱉는다.는 말이 있다. 아무리 화가 나있더라도 웃는 얼굴에는 더 이상 화를 낼 수 없게 되는 것이 사람이다. 그런데 도 우리나라 사람은 유독 웃음에 인색한 것 같다. 마치 잘 웃으면 실없는 사람으로 보인다거나 위엄을 잃는 것처럼도 생각한다.


어디선가 흥미 있는 실험보고를 읽었다. 21살 동갑내기 세 여자가 사진을 찍었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 중년이 된 후 그 사진 속 세 사람의 얼굴표정이 그들 삶에서 어떤 결과로 나타났는가에 대한 실험이었다. 사진에는 세 사람 중 가운데 한 여자만 활짝 웃고 있었는데 그녀만 아주 윤택한 삶, 행복한 삶을 살고 있었다고 한다. 왼쪽의 침울한 표정이던 여자는 이혼을 하고 여전히 침울한 표정으로 행복하지 못한 삶을 살고 있었으며, 웃는 것도 아니고 그냥 담담한 표정이던 오른 쪽 여자는 독신으로 살고 있었다고 했다. 웃음은 그 사람의 삶에도 대단히 큰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주는 한 예였다.


모든 날들 중에 가장 완벽하게 잃어버린 날은 웃지 않고 보내버린 날이란 프랑스 격언이 있다. 그런데 웃음이란 전염성이 강해서 누가 웃으면 금방 그 웃음이 옆으로 전염되고, 또 웃기를 잘 하는 사람은 더욱 잘 웃게 된다.


세계에는 800개가 넘는 웃음 클럽이 있는데 놀랍게도 인도에만 무려 600개나 있다고 한다. 인도 사람들은 그만큼 웃음의 효용가치를 잘 알고 있다 해야 할 것이다. 웃음이야말로 삶을 건강하고 활력 있게 하여 행복한 삶을 연다는 말이 사실일 것이다. 아침에 기분 좋게 한번 웃고 나면 하루 종일 기분이 좋은 것처럼 웃음이란 참으로 신기한 활력제다 .


이 웃음이란 것이 의학에서도 매우 중시되고 있는데, 사람이 웃을 때는 암을 이길 수 있는 엔터페롤이 평소의 200배나 더 많이 나오게 된다고 한다. 우리가 잘 아는 엔돌핀도 웃거나 감사할 때 생겨나는데 특히 기뻐서 웃고 즐거워서 노래까지 흥얼거린다면 엔돌핀의 4천배나 되는 다이돌핀이라는 성분이 생성되어 죽음에서 생명으로 치유되는 놀라운 기적까지 일으키게 된다고 한다. 웃음, 감동, 감사, 이런 것들은 사람의 마음을 따스하고 밝게 만드는 것들이다. 곧 사람의 마음이 모두를 사랑하며 늘 따스하고 밝게만 살 수 있다면 우리는 어떠한 질병도 이겨낼 수 있다는 말이다. 그것이 하나님이 주시는 선물 곧 자연 치유력이 아닐까.


엔돌핀, 도파민, 세로토민, 엔터페롤, 다이돌핀, 이런 것들은 삶이 기쁨과 감사로 넘치고 사랑과 행복이 넘칠 때 생겨나는 것들이란다. 아름다운 꽃을 바라보면 사랑의 마음이 생겨나듯 우리의 모습을 보는 조물주의 마음도 그러시지 않을까. 엔돌핀도 다이돌핀도 어디서 사서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오직 우리가 웃고 감사하고 감동하고 기뻐할 때 주어지는 하늘의 선물이란 얘기다.


개그 프로에도 폭소클럽이니 하는 것들이 있던데 특히 웃음이 인색한 우리나라야말로 인도보다도 더 많은 웃음클럽을 만들어야지 않을까싶다. 매일 시간을 정해놓고 웃는 연습을 해보고, 웃을 땐 얼굴 뿐 아니라 마음까지도 웃을 수 있도록 하며, 힘들 때도 웃어 보이며, 한번만 웃지 말고 연속해서 웃으며, 큰 꿈을 이루었을 때를 생각하며 행복 가득한 웃음을 웃는다면 우리가 계획하는 모든 일들도 잘 이뤄낼 수 있고, 건강하고, 행복하고, 장수도 할 것이란다.


맞을 것 같다. 예로부터 웃음은 만병통치약이란 말이 있는 것처럼 이건 오래전부터 내려온 입증된 사실인 것 같다. 장수의 비결, 건강하게 사는 비결도 많이 웃고 잘 웃고 누구에게나 웃음을 주는 삶이라는 것이다. 웃음클럽, 생각만 해도 즐거워지지 않는가. 무언가 좋은 일이 막 일어날 것 같지 않은가.


거울 속의 나를 다시 바라본다. 조금 웃는 얼굴로 거울 속을 바라본다. 훨씬 부드러운 표정이 된다. 웃는다는 것은 분명 봄바람처럼 마음도 몸도 열고 털고 벗게 하여 가벼운 마음이게 하는 것 같다. 나 하나면 어떻고 부부 둘이면 어떻고 가족끼리면 어떠랴. 너나없이 웃음클럽들을 만들어 웃고 살자고들 하면 가정에도 직장에도 즐거운 웃음꽃들이 피어나지 않으랴. 거울 속의 내 표정이 훨씬 밝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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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원현 칼럼니스트 최원현 칼럼니스트의 다른 기사 보기
  • 『한국수필』로 수필,『조선문학』에 문학평론 등단. 한국수필창작문예원장·사)한국수필가협회 사무처장. 월간 한국수필 주간. 한국문인협회 부이사장·국제펜한국본부 이사. 한국수필문학상·동포문학상대상·현대수필문학상·구름카페문학상·조연현문학상·신곡문학상대상 수상, 수필집《날마다 좋은 날》《그냥》등 16권,《창작과 비평의 수필쓰기》등 2권의 문학평론집, 중학교《국어1》《도덕2》,고등학교《국어》《문학》 등에 작품이 실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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