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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바흐무트 전격 방문한 젤렌스키, 격전지 사수 '기대감’ - 젤렌스키, "승리해야만 테러리스트 국가를 막을 수 있다” - 최대 격전지 바흐무트, 러시아군 진격 없어 - 1950년대 제작 탱크까지 창고에서 꺼낸 러시아군
  • 기사등록 2023-03-24 05:4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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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렌스키, 바흐무트 인근서 군인들 격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2일(이하 현지시간) 이번 전쟁 최대 격전지인 동부 바흐무트 인근의 부대를 방문했다.


뉴욕타임스(NYT)는 23일 “젤렌스키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저항의 강력한 상징으로 떠오른 황폐한 동부도시 바흐무트를 찾아 싸우고 있는 군인들에게 감사를 표했다”면서 “젤렌스키 대통령의 이번 방문은 러시아가 자포리자 지역 등을 향해 미사일 공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뤄졌다”고 보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어 “우리 땅을 지키고 우리 아이들을 위해 우크라이나의 모든 것을 돌려줘야 하는 우리의 운명은 너무나도 힘들지만 매우 역사적” 이라며 “모든 영웅들, 그리고 전선에서 잃어버린 여러분의 동지 모두에게 깊은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20일에도 바흐무트를 방문해 “러시아가 바흐무트를 포위해 점령하려고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크라이나는 바흐무트를 사수하기로 결심했다”고 밝히면서 군인들을 격려한 바 있다.


특히 젤렌스키 대통령의 이번 방문은 지난 18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동남부 점령지 마리우폴을 방문한 지 나흘 뒤에 이뤄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비록 대역설이 나돌고는 있지만 푸틴 대통령의 마리우폴 방문은 지난해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첫 번째 우크라이나 점령지 방문이었다.


이번 전쟁 기간 젤렌스키 대통령은 수시로 전선 지역을 찾아 병사들의 사기를 진작하고, 지휘부와 회의를 했으나, 푸틴 대통령은 주로 크렘린궁에 머물며 전선과 거리를 두고 있었다.


이런 관점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의 바흐무트 방문은 푸틴의 마리우폴 방문에 대응한다는 측면도 있고, 바흐무트에 모든 전력을 투입하고 있는 러시아를 향해 사수 의지를 천명했다는 점에서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던져준다고 할 것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번 방문에서 “악의 세력인 러시아군이 침략을 해도 우리는 반드시 승리해야 하고, 그래야만 테러리스트 국가를 막을 수 있다”면서 “우크라이나는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면서 병사들의 사기를 돋아주었다.


[우크라전쟁 최대 결전장이 된 바흐무트]


지금 바흐무트는 날마다 지옥과 같은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이번 전쟁에 있어서 최대 결전장이자 가장 많은 사상자가 발생하고 있어서다. 한때는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방어군을 압박하면서 승리를 눈앞에 둔 것처럼 보였다.


그래서 러시아 용병그룹인 바그너의 에브게니 프리고진은 바흐무트를 완전히 점령했다고 큰 소리를 친 적도 있었고, 3면에서 포위하고 있어 우크라군은 곧 무너지게 될 것이라고 장담한 적 있었지만, 22일 현재 전황은 러시아군에게 그리 호락호락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우선 러시아가 바흐무트 점령을 코앞에 두고도 공세의 한계에 가까워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는 22일자 최신 보고서에서 “바흐무트 주변에서 러시아군의 공격 잠재력이 감소되고 있고, 공세도 둔화되고 있다”면서 “반면 우크라이나군은 21일과 22일, 바흐무트 남서부와 북서부 외곽에서 반격을 가했다”고 밝혔다.


또한 영국 국방부(UK MoD)는 “러시아 국방부가 부대를 다른 방향으로 재배치하고 있기 때문에, 러시아군이 바흐무트 지역에서 추진력을 잃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와 관련해 전쟁연구소(ISW)는 “러시아의 봄철 공세가 정점에 가까워지고 있고, 주도권을 잃기 전 미미한 전과라도 얻기 위한 노력을 강화할 수 있다”며 “현재 러시아군은 부흘레다르 배치 병력을 일부 빼내 아우디이우카로 보내 작전을 강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ISW는 그러면서 “러시아의 진격으로 도네츠크시 북쪽의 아우디이우카나 바흐무트에서 우크라이나군이 철수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봤다. 곧 바흐무트 인근의 동부 전선에서 러시아군이 급격한 승전보를 올리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평가한 것이다.


[러시아군, 전쟁 지속 가능할지 의문]


한편 ISW는 러시아군이 “3월 21~22일 하룻밤 사이에 우크라이나에서 제한적인 드론 및 미사일 공습을 실시했는데, 이는 러시아군이 정밀 미사일 부족으로 계속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나타낸다”고 분석했다.


우크라이나 총참모부는 “21일밤에 러시아군이 키예프, 지토미르, 자포리자, 오데사주의 주거 및 인프라 지역을 대상으로 21회의 드론 공격을 실시했으며, 우크라이나군이 16대의 드론을 격추했다”고 밝혔다. 키이우 당국에 따르면 이란제 샤헤드 자폭 드론이 이번 공격에 활용됐다.


아이러니하게도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격을 단행한 날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모스크바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을 위한 대화를 촉구하면서 ‘평화’를 말한 바로 그 다음 날이라는 점이다.


이런 점에서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모스크바에서 '평화'라는 말이 나올 때마다 다른 한편으로 이런 범죄와 같은 공격 지시가 내려진다”고 지적한 것이다.


그런데 흥미로운 점은 러시아군의 공격 강도와 사용된 무기가 예전같지 않다는 것이다. ISW는 이와 관련해 “러시아군이 지난 21일 행한 공격을 보면 고정밀 탄약 등이 부족하다는 점을 드러냈고, 이를 보면 러시아군이 지속적으로 공격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남부군 프레스 센터장 나탈리야 후멘유크도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 위협은 여전히 높지만 러시아군은 무기 부족으로 인해 제한된 공격만 수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영국의 탤레그래프는 22일, “러시아군이 심각한 장비부족으로 1950년대에 제작된 탱크를 창고에서 꺼내 전쟁터로 보내고 있다”고 보도해 눈길을 끌었다.


텔레그래프가 보도한 구형탱크는 1958년에 제작된 T-55로 판단된다. T-55는 1960년대 이후 후속급 전차들이 등장하면서 생산이 중단되었다. 역사상 가장 많이 생산된 탱크로도 유명하다.


텔레그래프는 이어 “이렇게 제작된 지 70년이 훨씬 넘은 구식탱크들까지 전투에 투입한다는 것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그만큼 신식 탱크들이 파괴되었다는 것”이라면서 “우크라이나군은 현재까지 러시아군 전차가 3557대가 손실되었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오픈소스 정보기관인 오릭스(Oryx)는 SNS나 언론 보도 등으로 확인된 것만 1700여대에 달한다고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영국군의 싱크탱크인 국제전략연구소는 “지금까지 러시아 탱크가 약 2000~2300여대가 손실되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이는 지난해 2월 24일 전쟁 시작 이후 현대식 탱크인 T-72의 잘번 이상과 T-80의 2/3 이상을 잃어버렸음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이렇게 러시아군의 주력전차가 상실되었다는 것은 보병과 탱크를 주로 활용하는 군사전략에 엄청난 차질이 생겼다는 것을 의미한다.


러시아군의 군사장비가 부족하다는 것은 이미 지난해 5월부터 확인된 바 있다. 당시 그야말로 구식탱크인 T-62전차가 헤르손 주변에 모습을 드러낸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T-62는 1961년부터 일선에 본격 배치되기 시작, 냉전시대 소련의 유물이다. T-62전차는 지난해 10월과 11월에도 우크라이나 전투에 투입된 것으로 확인되었다.


그런데 텔레그래프에 의하면, 올해 2월에는 1950년대에 도입되어 1970년대에 생산이 중단된 BTR-50 장갑차를 실은 또 다른 열차가 목격되었다. 얼마나 많은 노후한 차량이 전장에 도착했는지, 또는 현재 러시아에 배치된 병력 중 어느 정도를 차지하는지는 미스터리이다.


영국 국방부는 3월 초 정보 업데이트에서 러시아가 창고에 보관중이던 T-62 800대를 꺼내 수리를 한 다음 전장으로 배치한 것으로 확인했는데, 몇 대가 투입되었는지는 확인할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분명한 것은 러시아군이 무려 70여년 전에 제작된 노후 탱크까지 꺼내 전투에 투입할 정도라면 지금 러시아군의 무기가 어떠한 상태에 처해 있는지 짐작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군사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 동부전선에 배치된 신병들에게 소총도 제대로 배급해 주지 못하는 상황에서, 그들을 적진으로 내보내면서 완전히 노출된 상태로 총알받이로 내보내는 것보다는 70년이 지난 탱크라도 함께 출격시키면 좀 더 나은 전투를 벌일 수도 있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노후된 탱크를 창고에서 꺼내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와 관련해 텔레그래프는 “우크라이나도 지난해 12월, 슬로바니아로부터 T-55탱크 28대를 지원받은 바 있지만 이는 업그레이드 버전인 T-55S”라고 밝혔다.


이렇게 러시아군은 최대 격전지인 바흐무트에서조차 힘을 잃어가고 있으며, 원래 춘계대공세를 통해 전세를 뒤집으려던 계획은 완전히 소멸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금 상황에서 유일한 희망은 중국으로부터 무기를 공급받는 것이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여 암담한 처지에 놓여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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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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