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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또 불거진 푸틴 대역설, 증거사진 3장 보니... - 우크라 내무장관, 최근 사진 3장 제시하며 턱선 차이 주장 - 일부 매체, 우크라 전선 방문 푸틴 영상 조작설도 제기 - 시진핑 주석과의 정상회담 앞두고 최전선 시찰 일정도 의문
  • 기사등록 2023-03-22 05:4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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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전장 방문한 푸틴은 가짜?]


지난 19일(이하 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도네츠크·루한스크) 지역을 사상 처음으로 방문해 놀라움을 안겨준 바 있었는데, 점령지인 마리우폴 등을 방문한 푸틴이 진짜가 아닌 가짜라는 주장이 제기돼 관심을 끌고 있다.



뉴욕포스트는 20일(현지시각)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여러 명의 대역을 두고 있다는 ‘가짜 푸틴설’이 또 등장했다”면서 “푸틴이 최근 점령지인 마리우폴 등을 방문한 모습이 그간의 얼굴과 다르다는 주장이 제기됐다”고 보도했다.


뉴욕포스트가 보도한 바에 따르면, 안톤 게라슈첸코 우크라이나 내무장관 고문은 이날 트위터에 푸틴 사진 3장을 나란히 올리고 “어느 쪽이 진짜라고 생각하냐”고 썼다.



첫 번째 사진은 지난달 21일 모스크바에서 연방의회 합동연설(국정연설)을 하고 있는 모습이고, 두 번째 사진은 지난 18일 크름반도 세바스토폴에서 촬영된 것이다. 마지막 세 번째 사진은 바로 다음날인 19일 마리우폴에서 찍은 것이다.


여기서 눈길을 끄는 것은 3장의 사진 속에 나타난 푸틴의 턱모양이 서로 조금씩 달라 보인다는 점이다. 모스크바에서 촬영된 사진의 경우, 턱이 앞으로 돌출되어 있고 턱선도 비교적 날카롭지만, 두 번째 세바스토폴 사진에서는 턱이 앞선 사진보다 들어가 있고 턱살도 두툼하게 늘어진 듯 보인다. 사실상 무턱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세 번째 흐릿한 사진에서 늘어진 턱살은 보이지 않는다. 턱선도 크름반도 사진보다 날렵한데 지난달 모스크바 사진보단 덜하다.


이러한 사진 차이에 대해 안톤 게라슈첸코는 이들 남성이 모두 다른 인물임을 암시하듯, 턱 부분을 빨간 원으로 강조하기도 했다. 또한 게라셴코 보좌관은 이은 트윗에서 푸틴 대통령이 마리우폴에서 주민과 대화하는 영상이 조작됐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당시 한 뉴스통신사 영상엔 "진짜가 아니다. 다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는 외침이 담겼는데, 또 다른 뉴스통신사는 이 부분을 잘라냈다고 게라셴코 보좌관은 주장했다.


한 러시아 소식통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치아가 없는 할머니'처럼 보이는 순간들이 있었다고도 했다.


또한 영국의 데일리메일은 “텔레그램 채널 '제너럴 SVR'이 푸틴 대통령이 세바스토폴과 마리우폴을 직접 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이 채널은 “푸틴 대통령의 방문은 사실이 아니며 대역임을 숨기기 위해 일정이나 회의를 짧게 잡고 의미 있는 대화를 하는 것이 금지됐다”고 주장했다.


크렘린궁과 러시아 국영 언론이 공개한 푸틴의 마리우폴 방문에서 주민들과 대화를 하는 장면과 푸틴이 직접 밤길을 직접 운전하는 장면까지 담겼는데, 이에 대해 일부 전문가들은 “경호 없이 거리도 막지 않은 채 최전방 점령 지역을 스스로 운전하는 상황 자체가 비현실적”이라고 주장했다.


또 하나의 의혹도 있다. 푸틴 대통령이 20일 모스크바를 방문하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중차대한 정상회담을 앞두고 마리우폴 등의 전쟁 최전선으로 시찰을 나갔다는 것 자체가 도저히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가는 일정이라는 것이다.


특히 이번 시진핑-푸틴간 정상회담은 전쟁 종식 및 중국으로부터의 무기 지원 등 러시아 입장에서는 정말 중차대한 주제를 놓고 대화를 해야 하는데, 그러한 일정을 두고 크렘린궁을 비우고 전선으로 향했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진짜 푸틴은 크렘린 궁에 머물고 대역 두사람을 마리우폴과 세바스토폴로 각각 보냈다는 추측이 나오는 것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우크라이나를 자극하기 위해 대역을 보내 이를 연출했다는 설이 나돌고, 또한 ‘가짜 푸틴설’ ‘푸틴 대역설’이 일고 있는 것이다.


[이미 불거진 푸틴 대역설]


푸틴의 대역설이 불거진 것은 이번이 처음 아니다. 키릴 부다노프 우크라이나 국방부 국방정보국장은 지난 1월 29일 영국의 데일리메일과의 인터뷰에서 “푸틴은 바보가 아니다. 그런데 러시아는 전쟁에서 어떤 논리도 따르지 않고 형편없는 전술을 쓰고 있어 당혹스러울 정도”라면서 “푸틴이 여전히 주요 결정을 내리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밝혀 주목을 끌었다.


이어 그는 “과거 특별한 경우 행사에 등장하는 푸틴 대역을 포착한 적 있다. 하지만 지금은 대역을 사용하는 게 관행이 되고 있다”며 “대역이 몇 명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최소 3명이 있고 그들은 모두 푸틴과 비슷해 보이기 위해 성형수술을 했다”면서 가짜 푸틴설을 주장했다.


지난 2월 11일에도 영국 매체 ‘데일리 스타’는 “발레리 콘드라티우크 전 우크라이나 군사 해외정보국장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심각한 질병과 암살 공포로 자신을 꼭 빼닮은 도플갱어(자기분신·분신복제) 사용을 늘리고 있다고 주장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보도에 따르면 푸틴은 공공장소를 방문하거나 공식행사에 참석할 때 자신의 신변 안전을 위해 대역을 사용하고 있다.


이외에도 푸틴의 건강 이상설이 꾸준히 제기되며 일부 행사에서 대역을 내보낸다는 이야기가 자주 있었고,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에는 암살 위험을 피하려고 대역을 쓴다는 주장이 나왔었다. 일부 외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대역은 대통령 전용 건물에 살고 있고 푸틴과 거주지를 공유한다”며 “심지어는 푸틴과 같은 걸음걸이를 구사하도록 훈련받기도 했다”고 전했다.


푸틴 대역 소문에 대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한 포럼에서 “푸틴이 아직 살아 있는지 알 수 없다”고 말하면서 기름을 붓기도 했다.


또한 지난해 2월에는 푸틴 대통령의 닮은꼴로 자주 언급되는 슬라브크 소발라라는 남성이 언론 인터뷰를 가지며 눈길을 끌기도 했다. 그는 “지난 10년간 푸틴의 공식 닮은꼴로 불려왔다. 거리에서의 사진 요청도 쇄도했다”며 “전쟁이 일어난 이후 누군가의 보복 가능성에 두려움을 느낀다”고 털어놨다. 다만 “여러 행사 속 푸틴 대역이 아니었냐는 질문을 받았지만 그건 내가 아니다”라고 했다.


[대역설 단호히 일축하는 크렘린궁]


이러한 푸틴 대역설에 대해 크렘린궁은 그동안 매번 단호하게 일축해 왔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지난 1월 31일 부다노프 국장 발언에 대한 논평을 요청받자 "그런 헛소리에 언급할 게 있겠냐"고 반박했다.


푸틴 대통령도 자신의 대역설에 대해 언급한 바 있다. 푸틴 대통령은 2020년 타스 통신과의 인터뷰 중 “체첸 분리주의자들과 전쟁을 벌이던 2000년대 초 신변 안전을 위해 대역을 도입하자는 아이디어가 측근들 사이에서 나왔지만 거부했다”고 밝힌 바 있다. 페스코프 대변인도 “대통령도 '가짜 푸틴설'에 대해 알고 있지만 이런 얘기를 들을 때마다 웃어 버린다”고 전했다.


[다시 불거지는 푸틴 교체설]


이런 와중에 푸틴의 교체설이 또다시 크렘린 내에서 일고 있어 눈길을 끈다. 미국의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지난 18일, “푸틴이 시작한 우크라이나 전쟁이 1년이 지났음에도 전선이 정체상태에 있고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는 동부의 바흐무트 장악 시도도 둔화되어 가고 있다”면서 “크렘린궁 내에서는 그동안 조건없이 푸틴을 지지해 왔지만 모스크바 경제는 계속 악화일로이고, 16만명 이상의 러시아 군인들이 전사하는 등 전쟁의 손실이 너무 커지면서 푸틴에 대한 피로감이 점점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와 관련해 우크라이나 군사 정보국 대변인 안드리 유소프는 최근 “크렘린 내부에서는 최근의 상황에 대한 전망이 어두워지면서 불만도 점점 더 커지고 있다”면서 “후계자 물색이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위크는 이런 상황에서 국제형사재판소(ICC)가 체포영장을 발부함으로써 푸틴의 미래에 대한 의문도 확산되고 있다면서 물론 체포 가능성은 지극히 낮지만 푸틴의 외교활동은 상당히 제약을 받게 될 것이라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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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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