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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금기’ 깨지는 우크라전쟁, ‘결정적 순간’ 포착했나? - 금기사항이었던 장거리미사일, F-16 지원설 나돈다 - 서방 스스로 세웠던 레드라인 허물었다~ - 우크라이나 전쟁에 결정적 순간 맞아
  • 기사등록 2023-01-28 07:09:35
  • 수정 2023-01-28 07: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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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체인저 탱크 지원받는 우크라]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가 전쟁에서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는 미국과 독일 등의 주력전차를 지원받게 됐다. 미국은 M1 에이브럼스 전차 31대를 원조하겠다고 발표했고, 독일도 자국 주력전차인 레오파드2 14대를 우크라이나에 보내기로 했다.


또한 독일이 협력국에 수출한 레오파드2 전차의 재수출을 승인하기로 하면서, 유럽 각국에 흩어져 있는 2천대가 넘는 레오파드2가 우크라이나로 갈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영국도 자국 주력전차 챌린저2 14대를 지원하겠다고 밝혔으며, 프랑스도 자국제 르클레르 전차를 지원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크라이나군이 레오파드2를 지원받게 될 경우, 기동력과 화력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국과 나토군의 주력 탱크인 두 탱크가 지원됨으로써 침공 1년을 맞아 춘계 대공세를 계획하는 러시아에게는 큰 타격이 될 수 있다. 이 탱크들이 소련제 T-72, T-80의 화력과 성능, 방어력 면에서 압도하기 때문이다.



[금기사항이었던 장거리미사일, F-16 지원설 나돈다]


이렇게 그동안 미국이 지원을 꺼려하던 전차의 우크라이나 지원이 결정된 직후인 25일(현지시간) 영국의 텔레그래프는 “우크라이나는 서방이 300km를 넘는 장거리 미사일을 보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면서 “만약 지원이 이루어진다면 러시아의 탄약고나 중요한 인프라 시설들을 공격하는데 유용하게 사용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텔레그래프는 이어 “미국은 그동안 사거리 300km의 지대지 미사일인 에이태큼스(ATACMS)의 지원을 거부해 왔지만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의 포돌야크 보좌관은 이 문제도 해결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의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26일(현지시간) 복수의 서방국 군사 및 외교 관계자들을 인용해 “현재 서방 동맹국 내부에서 우크라이나에 전투기를 지원해야 하느냐를 두고 논의가 진행 중”이라면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이 이제는 전투기로 자연스럽게 넘어가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보도했다.


서방이 확전을 우려하면서도 지난 1년간 재블린 대전차 미사일, 스팅어 방공 미사일부터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하이마스), 패트리엇 첨단 방공 미사일 체계에 이어 주력 전차인 에이브럼스와 레오파드2에 이르기까지 무기 지원 규모를 점진적으로 높여온 점에서 전투기 제공도 당연한 수순이 될 것이라는 것이 폴리티코의 분석이다.


이와 관련해 봅커 훅스트라 네덜란드 외무장관은 지난주 자국 의회에 “우크라이나가 요청할 경우 네덜란드는 F-16 전투기 공급 문제를 검토할 것”이라면서 “우리는 개방적이며 금기시되는 건 없다”고 밝혔다.


라스티슬라우 카체르 슬로바키아 외무장관도 지난 12월 “슬로바키아 정부는 우크라이나에 구소련제 미그(MIG)-29 전투기를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과 관련 논의를 하고 있다”고 확인했다.


물론 가장 중요한 것은 미국의 견해인데, 현재로선 전투기 지원에는 소극적이지만 앞으로 노선을 바꿀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이에 대해 북유럽 국가 출신 한 외교관은 “현재로선 미국의 전투기 제공은 '레드 라인'이 맞다”라면서도 “하지만 지난해 여름에는 하이마스가 레드라인이었고, 그다음에는 전차였던 걸 보면 레드라인은 움직이기 마련”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해 7월 미국 하원은 우크라이나 조종사가 미국 전투기를 조종할 수 있도록 하는 훈련에 1억 달러(약 1천200억 원)를 투입하기로 했으며, 같은 해 10월 우크라이나는 자국 조종사 수십 명이 서방 전투기 훈련 과정에 선발됐다고 발표한 바 있다.


콜린 칼 미국 국방부 정책차관도 작년 8월 “서방측 전투기가 미래에 우크라이나에 제공되는 무기의 일부가 되는 건 상상 못 할 일은 아니다”라면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전투기 지원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미국의 CNN도 26일(현지시간) 올렉시 레즈니코프 우크라이나 국방장관과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산타글로스에게 전투기가 포함된 위시리스트를 보냈다”면서 “이에 대해 미 국가안보부 보좌관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폴리티코는 다음 달인 2월, 독일 람슈타인 미국 공군기지에서 열리는 서방국 정상회담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전투기 등 항공 지원이 핵심 의제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유럽 국가 출신의 한 고위 특사도 “2∼3주 후에는 전투기 제공과 관련된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이런 가운데 미국 방산업체 록히드마틴의 최고운영책임자(COO) 프랭크 세인트는 25일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뷰에서 “서방국 사이에서 F-16을 우크라이나로 양도하는 방안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면서 “이번 전쟁에서 F-16 양도 방식으로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려는 국가를 위해 F-16 생산을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탱크를 넘어 전투기 지원설까지 나오는 배경]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들이 공격용 무기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하지 않았던 것은 자칫 러시아의 확전 충동을 불러일으킬 가능성을 우려해서였다. 그래서 서방국가들은 스스로 레드라인을 규정하고 러시아 본토를 공격할 가능성이 있는 무기의 지원을 거부해 왔던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레드라인 자체가 완전히 폐기될 가능성이 엿보인다. 다시말해 더는 러시아의 '레드라인'을 넘는 걸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는 러시아가 반발하더라도 이번 전쟁이 감당하기 힘든 규모로 확전하지는 않으리라 판단해 공격무기를 지원한다는 의미다.


이를 구체적으로 설명하자면 재고를 메우는 데 수십 년이 걸릴 수 있는데도 자국 방어에 필수적인 무기를 대량으로 우크라이나에 반출한다는 것은 러시아가 이번 전쟁으로 나토 회원국을 침공할 역량을 이미 상실했고, 앞으로도 당분간 그럴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는 전략적 판단을 했다는 뜻이다.


이러한 징후는 이미 독일의 인식 대전환에서도 나타났다. 사실 유럽 중심국이면서도 러시아와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던 독일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전차 지원으로 친러노선에서 완전히 탈피했다. 또한 러시아 내부적으로 전쟁 회의론이 더욱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는 점 등도 주목할 지점이다.


실제로 러시아의 국방력은 이미 바닥이 난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군은 서방진영의 탱크지원이 결정된 직후인 26일(현지시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각지에 미사일과 드론으로 대대적 공습을 가했다. 이날 러시아가 발사한 미사일은 전체 55기 였는데 이중 47기가 요격을 당했다. 그런데 눈길을 끄는 것은 이날 러시아군이 발사한 미사일 가운데는 kh-47 킨잘 극초음속 미사일도 있었다는 점이다. 이는 한마디로 모기 잡는데 권총을 쏜 격이다. 그만큼 러시아내에 미사일 등의 재고가 부족하다는 것이고, 그래서 이란으로부터 미사일을 급히 수입해 오고 있지만 그만큼 한계가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고 판단할 수 있다.


결국 서방진영이 러시아의 레드라인을 무시하고 무기 공급 한도를 확장한다는 것은 그만큼 러시아의 국방력 상황을 충분히 분석하고 있고 러시아군이 대응하는 것에 대한 한계를 분명히 파악하고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동시에 이러한 흐름이 윌리엄 번스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의 우크라이나 방문 직후에 일어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번스 국장은 지난 1월 둘째주에 우크라이나를 비밀리에 방문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러시아의 향후 군사 계획을 브리핑했다.


물론 번즈 국장이 어떠한 브리핑을 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지난해에도 우크라이나를 급거 방문했을 때, 러시아의 침공 가능성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하면서 방어전략도 논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우크라이나 전쟁의 새로운 전기 마련을 위한 뭔가의 전략을 논의했을 가능성이 엿보인다. 특히 번즈 국장이 “지금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순간”이라고 암시했다는 점에서 더욱 눈길을 끈다.


이와 관련해 CNN은 지난 25일(현지시간), “미국을 포함한 서방국가들은 더 이상 러시아의 레드라인에 대해 두려워하지 않으며 러시아의 핵전쟁 가능성에 대해서도 그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면서 “서방진영은 러시아가 이번 전쟁에서 결코 승리하지 못할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전반적으로 본다면 서방진영은 이미 러시아의 현재 군사력에 대한 분석을 완전히 마쳤으며, 여기에 크렘린 내부의 상황까지도 파악을 완료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분석을 바탕으로 서방진영은 스스로 정했던 레드라인을 하나씩 넘어서면서 이젠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본토를 공격하는 수준으로 전쟁을 업그레이드 하고 있다고 보면 될 것이다. 이러한 전쟁 형태의 변화에 과연 푸틴은 어떻게 대응하려 할까?


이런 상황에서 번즈 미 CIA국장과 면담을 마친 젤렌스키 대통령이 한 말을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 그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결정 권한이 없는 '노바디'”라고 주장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번즈 국장에게 무슨 말을 들었길래 이런 주장을 했을까? 혹시 젤렌스키 대통령이 속시원하게 말할 수 없는 은밀한 내용이 은유적으로 담겨있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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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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