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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코너에 몰린 중국, 러시아 지원 들통났다! - 블링컨 장관 방중, 중국 큰 기대걸지만 동상이몽 - 불쑥 터져 나온 중국기업의 러시아 지원론 - 자칫 외교적 분쟁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있어
  • 기사등록 2023-01-26 13: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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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링컨 방문에 기대가 큰 중국]


중국이 미국과의 화해 분위기 조성에 발벗고 나서고 있다. 올해 시진핑 3기의 가장 큰 목표가 경제의 회복에 있는 만큼 무엇보다도 미국과의 관계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중국의 외교당국은 미국과의 부드러운 분위기 조성에 모든 힘을 쏟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당장 지난 18일 미중 양국의 경제팀 수장인 재닛 옐런 재무장관과 류허 부총리가 스위스 취리히에서 회담을 가졌는데 여기서 류허 부총리는 노골적으로 미국에 추파를 던지면서 관계개선 의지를 분명히 했다. 동시에 중국의 관영언론들도 미국과의 우호 분위기 조성을 위한 기사들로 지면을 채우고 있다.


이런 가운데 중국 외교 당국은 오는 2월 5일~6일 베이징을 방문하게 될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의 회담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블링컨 장관의 방중은 우선적으로 시진핑 3기 출범에 맞춰 이루어진다는 점, 그리고 친강 외교부장의 취임 직후 이루어지는 자리라는 점, 또한 지난 2018년 6월 당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방중 이후 첫 미국 국무장관의 방문이라는 점에서 미중간의 불편했던 관계를 새롭게 할 절호의 찬스라고 판단하고 있다.


사실 블링컨 장관의 방중은 지난해 11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G20 정상회의에서 블링컨 장관의 방중에 합의한 바 있다.


그래서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17일 브리핑에서 “중국은 미국이 중국에 대한 올바른 시각을 채택하고 대립보다 대화를 지지하며, 제로섬보다는 윈윈을 지지하기를 희망한다”면서 “블링컨 장관의 방문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왕 대변인은 이어 “중국은 시종일관 시진핑 주석이 제기한 상호존중, 평화공존, 협력상생의 3원칙으로 중·미 관계를 대하고 발전시키고 있다”며 “미국이 정확한 대중국 인식을 수립하고 대립보다는 대화를, 제로섬보다는 상생을 견지하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중국과 함께 양국 정상이 달성한 중요한 공감대를 실현하고 중·미 관계가 건전하고 안정적인 발전 궤도로 복귀하도록 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렇게 중국이 이번 블링컨 장관의 방중을 통해 원하는 것은 지난해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에 대한 보복으로 중국이 중단한 마약 통제 협력, 군사 대화 등에 대한 복원 추진이다. 이를 통해 정상적인 경제교류로 확대해 가는 것이다.


이렇게 중국은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통해 미중간 무역을 재활성화시키고 중국을 향한 디커플링에 제동을 걸 수 있기를 원한다. 그런데 미국은 그러한 중국 생각과는 상당히 다른 방향의 의견들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불쑥 터져 나온 중국기업의 러시아 지원론]


흥미로운 것은 블링컨 장관의 방중을 며칠 앞둔 시점에서 터져 나온 중국기업의 러시아 지원론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23일(현지시간) “중국 국영기업들이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에 지원을 제공했다고 의심할 정황을 미국 정부가 포착, 중국 측에 물밑으로 문제를 제기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이어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최근 이와 관련한 일부 증거를 중국측에 제시하면서 중국 정부가 이런 활동을 사전에 인지했는지 확인하려 시도했다”면서 “중국 측에서 러시아로 건네진 것은 비살상의 군사적·경제적 지원으로, 미국과 서방 동맹국들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부과한 제재 체제를 전면 회피하는 수준에는 이르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미국 관리들은 “중·러 관계가 극도로 밀착하고 있으며, 중국이 이전보다 더욱 러시아를 지원하고 있다는 데에 동의한다”고 언급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블룸버그는 이어 “미국 관리들이 중국 관리들에게 전쟁을 위한 물질적 지원 정황을 경고하고 나섰을 정도로, 관련 흐름을 둘러싸고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이라면서 “미국이 확보한 정황 증거의 구체적인 내용이나, 중국 측 접촉 결과에 대해서는 함구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24일 브리핑에서 “우리는 상황을 긴밀히 주시하고 있다”며 “우리는 중국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물질적으로 지원하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에 대해 앞으로도 계속 소통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피에르 대변인은 이어 구체적인 중국과 대화 내용을 공개하지 않으면서도 “우리는 이 사안에 대해 여러 번 논의했다”며 “우리 입장을 중국 정부에 매우 분명히 밝혔다”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그러면서 “바이든 행정부 사정에 정통한 인사들 사이에서는 이런 중국 국영기업의 움직임을 두고 ‘러시아의 전쟁 활동에 대한 의도적인 지원’일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고 전했다. 이 문제가 상당히 심각한 국면으로 흐를 수도 있다는 의미다.


블룸버그는 더불어 “바이든 행정부가 사안의 중대성을 판단하고자 축적된 증거를 검토하고 있다”며 “중국 기업들이 러시아의 침공을 돕고 있다는 것이 사실로 밝혀진다면, 러시아와 중국에 대한 미국의 정책에도 부정적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만약 중국기업의 러시아 지원 문제를 중국측이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거나 이에 대해 중국측이 옹호하고 나선다면 미국은 전쟁을 일으킨 러시아를 국제적으로 고립시키고 경제적으로 질식시켜 전쟁 수행능력을 떨어뜨리려는 미국의 의도가 완전히 무너질 수도 있고, 특히 세계 2위의 경제 대국인 중국이 러시아를 돕는다면 이러한 미국의 전략이 크게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미국측은 이 문제를 심각하게 들여다 보고 있다.


그래서 블룸버그는 “중국 정부가 국영기업들의 행동에 관여했거나 이를 암묵적으로 수용했다는 판단이 내려진다면,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에 어느 수준으로 대응할지 결정해야 할 것”이라며 “반도체나 대만해협 등 이슈에서 미·중 양국간 긴장감이 높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블룸버그는 더불어 “중국에는 국영기업이 수천개 있으며, 장관급 경영자를 통해 직접적인 정부의 통제를 받는 경우도 있다”고 지적했는데, 이는 중국의 국영기업 자체가 중국 공산당의 지배를 받고 있다는 점에서 사실상 중국 정부가 개입한 것이나 마찬가지로 바라볼 수 있을 것이다.


[블링컨, 중국의 러시아 군사지원 가능성 경고할 것]


블링컨 장관의 방중을 앞두고 중국 국영기업의 러시아 지원설이 나왔다는 것은 블링컨 장관이 중국을 갔을 때 무슨 말을 꺼낼지 짐작하게 만든다. 한마디로 중국은 따뜻한 차 한 잔을 마시면서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만들기 원하지만 미국의 생각은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5일, “미 국무부의 네드 프라이스 대변인이 중국 기업들이 우크라이나와 전쟁을 치르는 러시아에 장비를 제공하고 있다고 확인했다”면서 “블링컨 장관이 방중하게 되면 중국에 러시아를 지원하고 있는지 확인하게 될 것이며, 이에 대한 경고를 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미국의소리(VOA) 방송도 21일 “미국이 최근 중국에 대해 ‘러시아를 돕지 말라’는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고 보도했다. VOA는 이어 “미 국방부의 마이클 체이스 중국 담당 부차관보가 17일 중국 국방부 국제군사협력판공실 송옌차오 부주임과 2시간가량 통화했다”면서 “이 통화에서 미국은 중국에게 러시아에 대한 군사 지원 가능성을 경고했다”고 전했다.


VOA는 그러면서 “중국을 수차례 오가는 러시아 수송기에 대한 보도를 언급했다”고 밝혔다.


앞서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중국이 러시아에 대한 안보 지원 여부를 묻는 VOA의 질문에 “새로운 평가가 없다”면서 “만약 중국이 체계적으로 러시아를 돕고 제재 회피를 하면 그에 따른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토니 블링컨의 베이징 방문에서도 바로 러시아를 지원하는 중국 문제가 가장 중요한 현안으로 다뤄질 수밖에 없으며, 만약 중국이 사실대로 인정하지 않는다면 친강 외교부장과 블링컨 장관과의 대화는 강력한 균열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점에서 중국의 대응이 주목된다.


물론 중국 입장에서는 비살상의 인도적 지원이라 설명할 수도 있겠지만 모든 것을 위성으로 상세하게 파악하고 있는 미국측에 어설픈 거짓말은 통용되지 않을 것이라는 점에서 미국측도 어떻게 이에 대응하게 될지 눈길을 끈다.


당연히 미중간의 경쟁이 충돌로 비화되지 않도록 대화는 하겠지만 블링컨 장관이 분명한 문제점을 제기하게 될 것이다. 문제는 평소에 중국 외교에서 최강의 전랑외교 전문가로 알려진 친강 부장이 과연 본인의 속성대로 미국과 불같은 충돌을 야기할지, 아니면 극도로 자세를 낮추면서 그럼에도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위한 행동을 취할지도 관전 포인트다.


그러나 시진핑 3기가 출범하는 올해 중국의 경제적 목표가 워낙 중요하기 때문에 제아무리 전랑외교의 대명사라 할지라도 제 성질을 부리지는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칫 친강의 칼같은 외교 스타일이 미국 의회의 분노를 일으키는 계기가 된다면 미중간 디커플링은 더욱 격화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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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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