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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8-04-27 19:14:47
  • 수정 2018-12-29 11:3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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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 남북정상회담이 열린 27일 경기도 파주시 판문점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만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이럴려고 정상회담 했나? 이건 아니다!


2018년 4월 27일.

이 날은 대한민국 역사에 숨길 수 없는 수치스럽고 치욕스러운 날로 기록될지도 모른다.


대한민국 국군이 김정은에게 ‘받을어 총’으로 시작할 때부터 ‘이건 아니다“라고 생각했다.


제발 ’한반도 비핵화에 합의했다‘는 말만 안나오게 해 달라고 기원했다.

왜냐하면 그 말은 김정은만 춤추는, 김정은이 계획하는 대로 흘러가기 때문이다.


[관련기사: 남북정상회담 핵심, 남북이 어떻게 미국을 설득할 것인가?]


문재인 대통령은 정녕 그 의미를 모르는가?


27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사이에 “남과 북은 완전한 비핵화를 통해 핵 없는 한반도를 실현한다는 공동의 목표를 확인했다”는 내용이 담긴 공동 선언에 서명했다.


두 정상은 이날 판문점 남측 평화의집에서 열린 회담 후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을 통해 이같은 합의를 국제 사회에 내놨다.


두 정상은 선언에서 “남과 북은 북측이 취하고 있는 주동적인 조치들이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대단히 의의 있고 중대한 조치라는데 인식을 같이 하고 앞으로 각기 자기의 책임과 역할을 다하기로 하였다”고 밝혔다.


또 “남과 북은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국제사회의 지지와 협력을 위해 적극 노력하기로 하였다”고 밝혔다.


여기서 합의문 하나 하나를 분석해 보자.


우선 이 합의 문구들은 2005년 9·19 공동성명보다 훨씬 후퇴한 합의이다.


9.19공동성명은 “북한의 모든 핵 무기와 현존하는 핵 계획의 포기할 것”과 “조속한 시일 내 핵 확산금지조약과 국제원자력기구의 안전조치에 복귀할 것을 공약했다”는 내용이었다.


이번의 합의는 그동안 북한이 해 왔던 비핵화 약속보다 진전된 것이 하나도 없다.

오히려 남쪽만 ‘한반도 비핵화’라는 포장아래 끌려 들어갔다.


그 말은 북한이 핵을 포기하면 남쪽도 상응한 조치, 곧 미국의 핵우산을 걷어 내겠다는 의미와 상통하기 때문이다.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핵을 드러낼 때 남쪽도 그 수준에 합당하는 조치, 우선 미군 철수를 포함하여 사실상의 한미동맹 파기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한 것이나 다름없다.


정말 제 정신인가?

정말 대한민국 대통령 맞는가?

그 말의 의미를 알고 합의한 것인가?

김정은의 속 뜻을 모르고 합의해 준 것은 아닌가?

아니면 김정은과 마음을 같이 한 것인가?


“남과 북은 북측이 취하고 있는 주동적인 조치들이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대단히 의의 있고 중대한 조치라는데 인식을 같이 하고 앞으로 각기 자기의 책임과 역할을 다하기로 하였다”라는 합의문을 보는 순간 피가 거꾸로 솟았다.


지금 북한이 취하고 있는 일들, 곧 핵실험장 폐쇄와 핵·미사일 실험중단 등의 조치가 이미 한반도 비핵화의 첫걸음을 떼었다고 치하하면서 남쪽도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다하겠다고 약속해 준 것이다.


우리는 이미 여러차례 북한이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안하겠다고 약속해 놓고서 뒤집기를 반복했던 흑역사를 기억하고 있다.


그런데 구체적으로 폭파해 버리거나 해체한 것도 아니고 단지 말로만 약속했을 뿐인데 그에 합당한 남쪽의 조치를 한다는 것은 과연 무엇을 의미할까?


이제 사드 배치 물 건너가게 생겼다.

한미합동 군사훈련도 포기하든지 대충 시늉만 낼 것으로 보인다.

한미동맹? 겉으로만 든든한, 그러나 속은 병든 동맹으로 변질될지도 모른다.

미국보다 북한을 우선시하고, 트럼프보다 김정은의 뜻이 우선되는 나라로 변해갈지도 모른다.


더 이상 해양세력으로서의 대한민국은 포기하고 이제 완전히 대륙세력으로 나아가겠다는 선언,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게 생겼다.


그렇다면 미국은 이를 어떻게 받아 들일까?


모르겠다.

김정은이 비핵화의 확실한 시기를 못박지 않았는데 트럼프를 만나 1년내에 해체하겠다고 약속할지도 모르겠다는 의미이다.


그럴 것 같았으면 이번 남북정상회담 합의문이 저렇게 나오지 않는다.

보지 않아도 뻔하다.


이미 북한은 단계적으로 나아가겠다고 큰 소리쳤고 남쪽도 동의해 준것이나 다름없다.


미국의 백악관이나 국무부, 그리고 많은 전문가들이 예견했던 대로 흘러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도 ‘잘 협의해 보라’고 축원했지만 지금 당장 국가안보회의를 소집해서 처음부터 다시 계획을 짜야할 판이다.

폼페이오와 존 볼턴의 얼굴이 어떻게 변했을지 보지 않아도 뻔하다.


남북정상회담, 이게 끝이 아니다. 이제 시작이다.


그런데 시작부터 우산으로 앞을 완전히 가리고 걸어가니 동으로 가는지 서로 가는지도 모르는 형국이 되어 버렸다.


이제 미국과 북한간에 폭풍이 몰아치기 시작할 것 같다.

김정은이 미국과 마주하면서 태도를 180도 돌리기 힘들도록 문재인 대통령이 손을 꽉 잡아주고 있다.

그것이 비극이다.


다른 사람도 아닌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미국의 편이 아닌 김정은 쪽에 서서 가림막을 해 주는 비극이 지금부터 펼쳐지는 듯 해서 속상하기 그지 없다.


▲ [뉴시스]


합의문을 보라.


“남과 북은 우리 민족의 운명은 우리 스스로 결정한다는 민족 자주의 원칙을 확인하였으며 이미 채택된 남북 선언들과 모든 합의들을 철저히 이행한다”


그냥 ‘우리민족끼리’다. 지금 그 말을 하고 있는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그렇게도 원했던 ‘서해 북방한계선(NLL) 일대 평화수역화’도 이뤄지게 생겼다. 공동어로도 하고 그럴 것이다. NLL을 사실상 포기하는 합의이다.


군사회담 한다고?

DMZ 해체도 불사하겠다는 이 정부가 못할 일이 뭐 있겠는가?

초소도 해체하고 완전 무방비로 휴전선을 사실상 포기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것이 평화라고 주장할 것이다.


“한반도에서 비정상적인 현재의 정전상태를 종식시키고 확고한 평화체제를 수립하는 것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역사적 과제”이기 때문에 “정전협정체결 65년이 되는 올해에 종전을 선언하고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하며 항구적이고 공고한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남ㆍ북ㆍ미 3자 또는 남ㆍ북ㆍ미ㆍ중 4자회담 개최를 적극 추진해 나간다.”


말은 화려하다.

저대로 다 되면 얼마나 좋겠는가?


남과 북이 평화체제로 정착해 갈테니 다른 나라들은 더 이상 신경쓰지 말라고 한다면 주변국들은 어떻게 될까?


이번 회담의 결론이 뭐냐고?


"김정은의, 김정은에 의한, 김정은을 위한 남북정상회담"이다.


정말 대한민국의 미래가 어떻게 펼쳐질지 잠이 안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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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EDUIN News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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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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