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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푸틴의 마지막 승부수, 과연 성공할까? - 러시아 푸틴 벨라루스 방문, 우크라전쟁 참여 압박한듯 - 푸틴의 마지막 승부수, 결국 벨라루스의 참전 - 루카센코, 우크라 전쟁 참여시 국민들로부터 버림받을 수도
  • 기사등록 2022-12-21 06:27:49
  • 수정 2022-12-21 06:2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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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푸틴, 벨라루스 방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동맹국 벨라루스의 수도 민스크를 방문해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경제와 안보를 중심으로 한 양국 관계 강화 의지를 확인했다.



로이터통신은 20일(현지시간) 이같이 보도하면서 “정부 주요 인사들을 이끌고 하루 일정으로 벨라루스를 방문한 푸틴 대통령은 공동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쟁에 대해서는 거의 언급하지 않으면서 양국간의 긴밀한 관계에 대해 많은 발언을 했다”고 보도했다.


크렘린궁도 이날 양 정상의 기자회견 후 “러시아와 벨라루스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 동맹 관계의 발전을 위한 핵심 쟁점, 국제와 지역 내 시급한 문제 등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푸틴은 왜 벨라루스를 방문했을까?]


푸틴의 벨라루스 방문이 주목을 끄는 것은 방문 시점이 예사롭지 않기 떄문이다. 우선 푸틴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사실상 패배하면서 코너에 밀려 있는 상황에서 정말 중요한 정치적 행사인 년말 기자회견이나 의회연설 등의 일정들을 모두 취소하면서 두문불출하고 있는 가운데 벨라루스까지 날아갔다는 것은 그야말로 푸틴에게 중요한 뭔가의 이익을 얻기 위함이라는 것을 짐작해 볼 수 있다.


사실 그동안 루카셴코 대통령이 대부분 러시아를 방문하거나 카자흐스탄 등 다른 나라의 회담에서 6차례 교류했지만 푸틴 대통령이 직접 벨라루스를 찾은 것은 2019년 이후 3년 6개월 여만의 일이다. 그만큼 푸틴에게는 뭔가 절실한 것이 있기 때문에 벨라루스까지 날아갔다는 뜻이다. 그것도 길지도 않은 단 하루 일정이다.


그렇다면 푸틴은 왜 벨라루스를 방문했을까? 지금 해외의 언론에서는 벨라루스의 러시아 합병설을 비롯해 벨라루스의 참전설 등 여러 가지 내용들이 거론되고 있다.


일단 벨라루스의 러시아 흡수설은 사실 뜬금없는 것이고, 푸틴 역시 극구부인하고 있다. 푸틴은 루카센코와의 회담 이후 “러시아는 어느 나라도 흡수할 뜻이 없다”면서 “적들은 우리의 통합을 막고 싶어한다”며 결속 강화만을 약속했다.


실제로 지금 벨라루스는 러시아인들이 사실상 모든 것을 장악하고 있고 또 지배하고 있다는 점에서 흡수합병은 사실상 무의미하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벨라루스의 참전설에 대해서는 추측들이 난무한다. 일단 푸틴 대통령은 이날 벨라루스의 참전 여부에 대해서는 함구한 채 우크라이나 전황이 극도로 어렵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시인했다.


이와 관련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8일 “푸틴 대통령의 이번 방문으로 러시아가 벨라루스를 우크라이나 전쟁에 끌어들이려는 움직임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벨라루스군은 지난 10월부터 자국에서 러시아군 1만여 명과 합동훈련을 하고 있다.


하지만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 같은 관측에 대해 “근거가 없고 어리석은 이야기”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푸틴이 벨라루스를 방문한 것은 결국 현재 완전히 밀리고 있는 전세를 전환하기 위한 마지막 승부수로서 루카센코 대통령을 만나 마지막 압박을 가한 것이 아닌가 추정된다. 푸틴이 벨라루스로 가기 전인 지난 16일 군사령부를 방문해 의견을 수렴하는 등 우크라이나 전쟁을 진두지휘하는 모습을 공개한 뒤 벨라루스로 가 회담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특히 지난 11월 2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전쟁에의 참전을 계속 거부하면서 강력히 저항하던 블라디미르 마케이(Vladimir Makei) 외무장관이 돌연 사망한 바 있는데 건강하던 그가 심장마비로 갑자기 급사한데는 러시아의 독살 음모가 있었던 것이 아닌가 하는 추정들이 나돌았다.


당시 로이터통신은 “마케이 장관이 친러시아 노선인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내각에서 러시아를 비판하고 서방과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한 주요 인사였다”면서 “벨라루스가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하는 것만큼은 막아선 인물로 평가된다”고 보도했다.


심지어 데일리메일은 “마케이 장관이 우크라이나 동부 친러 반군 수립 정부인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과 루한스크인민공화국(LPR)을 독립 국가로 인정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현재 드러난 바로는 마케이 장관이 지난 10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계속 밀리면서 전세를 만회할 결정적인 카드로 우크라이나 북부의 벨라루스가 전쟁에 합세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북쪽을 공격하는 방안을 벨라루스측에 요구했지만 마케이 장관이 이를 끝까지 반대했다는 사실이다.


실제로 10월 10일부터 러시아와 벨라루스가 지역연합군 활동에 합의함에 따라 우크라이나 전쟁에 가세할 것으로 서방진영은 예상했다. 러시아군은 이미 우크라이나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위협에 대응한다는 명목으로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233㎞ 떨어진 벨라루스 국경에 9천명의 군대를 파견한 상태였다.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도 징집병을 포함한 자국 군인 6만명이 지역연합군의 주축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금방이라도 전쟁에 참여할 것 같았던 벨라루스군은 그 이후 움직이지 않았다. 그리고 10월 14일에는 루카셴코 대통령이 미국 NBC방송에서 “우리는 아무도 죽이지 않았고 아무도 죽이지 않을 것”이라며 “지역연합군이 완전히 방어적 성격의 군대”라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금방이라도 합류할 것 같았던 벨라루스가 이렇게 마음을 바꾼 그 배경에 마케이 장관이 있는 것으로 의심했다.


이렇게 푸틴의 계산과는 달리 벨라루스가 전쟁에 참여할 생각을 보이지 않자 루카센코 대통령의 교체를 구상했던 것으로 보인다. 미국 싱크탱크 로버트 랜싱 연구소는 지난 11월 25일 “푸틴 대통령이 지난 23일 러시아군 정보부에 루카셴코 대통령을 겨냥한 암살 시도를 포함한 시나리오를 만들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우크라이나 국영 우크라인폼은 “러시아는 루카셴코 대통령을 제거한 후 크렘린궁에 완전히 충성하는 스타니슬라프 자스 집단안보조약기구(CSTO) 사무총장에게 루카셴코 역할을 맡기는 시나리오를 구상 중”이라 보도했다.


이런 정황으로 볼 때 푸틴이 벨라루스를 방문한 이유는 루카센코 대통령에게 우크라이나 전쟁 참전을 하라는 마지막 압박을 가한 것으로 보인다.


[푸틴의 마지막 승부수, 결국 벨라루스의 참전]


결국 푸틴은 벨라루스의 참전이라는 마지막 승부수를 던졌다. 이에 대해 우크라이나 합동군 사령부는 18일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군 지도부와의 공식 회의에서 이번 전쟁을 논의한 후 벨라루스로 향했다”며 “벨라루스군이 개입해 지상전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젤렌스키 대통령도 이날 군 수뇌부, 주요 장관 등과 회의를 열고 확전에 대비했다. 그는 심야 연설에서 “벨라루스군의 현재 상황에 대해 파악하고, 우리 군의 준비 태세를 점검했다”며 “우리 국경을 수호하는 것은 변함없는 우선순위로, 가능한 모든 방어 시나리오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벨라루스의 루카센코 대통령 역시 깊은 고민에 빠진 것으로 보인다. 일단 벨라루스가 참전하게 되면 벨라루스의 영토가 직접 공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리안해도 2020년부터 벨라루스 내 반정부 시위로 자신의 정치적 입지가 취약해져 있는 상황에서 벨라루스 국민들이 자국 영토에서의 전쟁을 반길 리가 없다. 이는 즉각 루카센코의 하야 움직임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다.


또 하나 WSJ은 “벨라루스군의 참전 가능한 최대 병력은 1만~1만5000명정도로 추산되는데. 이에 대해 군사 전문가들은 벨라루스군이 소련에서 독립한 후 30여 년 동안 제대로 된 전투를 치른 적이 없어 실전 전투력은 떨어져 있는 상태로, 전쟁의 향방을 근본적으로 바꾸지는 못할 것이라 진단하고 있다”는 점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이와 관련해 미국 전쟁연구소(ISW)는 이날 “푸틴 대통령과 러시아 사령부의 회의,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의 최전선 방문, 푸틴 대통령과 루카셴코 대통령의 회담 등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새로운 공격 작전의 전조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고문은 18일 미국 뉴욕타임스(NYT)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 열세에 따른 반발을 줄이기 위한 진격 작전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러시아군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소련군의 전술과 유사한 대규모 지상군 공격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발레리 잘루지니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 또한 “내년 1∼3월 수도 키이우를 포함한 러시아의 대대적 공격에 대비해 우크라이나가 예비군을 훈련하고 있다”고 영국 이코노미스트에 밝혔다.


러시아 국영방송 WGTRK는 “푸틴 대통령이 이번 주에 중대 발표를 할 예정”이라고 18일 보도했다. 아마도 러시아의 경제 체제를 전시 체제로 개편하는 내용이 될 가능성이 있다.


이렇게 푸틴의‘ 마지막 승부수’는 던져졌다. 그러나 ‘마지막’이라는 단어는 더 이상 길이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 말은 벨라루스의 참전으로도 러시아가 극적인 반전을 이루지 못한다면 푸틴의 운명도 더 이상 점칠 수 없다는 것을 뜻한다. 과연 푸틴의 미래는 어떻게 펼쳐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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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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