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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중국 향해 외통수 던진 미국, 시진핑 과연 북한 압박할까? - 이어지는 북한 도발, 18일에도 ICBM 발사, 중국은 구경만... - 북한 도발문제 해결할 의사가 없는 중국 - 한반도와 남중국해 주변 美군사력 대폭 강화. 中긴장할 것
  • 기사등록 2022-11-20 06:4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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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지는 북한 도발, 18일에도 ICBM 발사]


북한이 18일에도 동쪽을 향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1발을 발사했다. 북한의 ICBM급 미사일 발사는 지난 3일 오전 평양 순안 일대에서 ‘화성-17형’으로 추정되는 장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이후 15일 만이다.


美본토를 사정권으로 하는 북한의 도발에 대해 한국은 즉각 NSC회의를 열었고, 미군과 함께 북한 미사일 이동식발사대(TEL) 가상 폭격 훈련을 실시했으며, 한미 공군은 동해상에서 연합 공격편대군 비행도 펼쳤다.


군에 따르면, 한국 공군의 F-35A는 필승사격장에서 정밀유도폭탄(GBU-12)으로 이동식발사대 모의 표적을 타격하는 훈련을 실시했다. 이와 관련, 군은 “첨단 스텔스 기능을 보유한 F-35A가 적에게 탐지되지 않고 목표물에 은밀히 접근하여 표적을 정밀타격하는 능력을 보여준 것”이라고 밝혔다.


[훈수하면서 구경만 하는 중국]


북한의 연이은 도발에 대해 중국은 팔짱만 끼고 있다. 특히 지난 14일과 15일, 미·중 및 한·중 정상회담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이 시진핑 주석에게 북한의 도발을 막기 위한 중국의 적극적 역할을 요구했지만 중국이 어떠한 조치를 했다는 가시적인 증거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 두 정상회담 이후에도 북한이 계속 도발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이러한 행동은 이미 예상됐었다. 14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시 주석에게 “국제사회의 모든 구성원이 북한이 책임 있게 행동하도록 촉구하는 데 관심이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바이든 대통령은 북한의 7차 핵실험을 포함해 북한의 도발을 자제하도록 중국이 설득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회담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도 “(시 주석에게)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 발사 및) 핵실험에 더 이상 관여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하려는 시도는 그들의 의무라는 점을 확실히 했다”고 했다.


그러나 시 주석은 이러한 바이든 대통령의 요구에 대해 분명한 대답을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어찌보면 대답을 회피했다고 보는 것이 옳을 것이다. 그래서 중국 외교부가 발표한 보도문에 북한이나 북핵 등의 단어나 표현을 전혀 거론하지 않은 것이다.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도 미중정상회담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각측이 한반도 문제의 난맥상을 직시하고 피차의 우려, 특히 북한의 합리적 우려를 균형있게 해결하길 희망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중국 외교부의 공식 논평으로도 발표가 됐다.


여기서 ‘합리적 우려’라는 것은 북핵·미사일 도발이 미국과 동맹국 간 연합 훈련 등의 위협에 방어하기 위한 ‘자위권 행사’라는 북한의 주장에 동조하는 표현으로 확실하게 북한 손을 들어준 표현이다.


또한 왕이 부장의 발언 내용을 살펴보면, 중국은 북핵 문제에 있어 당사국이 아니고 제3자적 입장에 서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한마디로 “우리는 북한의 도발 문제에 대해 간섭할 생각이 없다. 그러니 당사국인 미국과 한국, 그리고 북한이 알아서 잘 해결해라”는 식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것이다.


심지어 중국은 미국 책임론까지 들먹였다. 장쥔 유엔주재 중국 대사는 4일(현지시간) 북한의 미사일 도발을 논의하기 위해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회의에서 “미국은 긴장과 대항을 과장하는 것을 중지하고 북한의 정당하고 합리적인 우려에 대답해 의미 있는 대화를 재개할 조건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 대사는 이어 “복잡하고 불안정한 국제정세에서 각측이 냉정하게 자제하고 언행을 신중히 해 긴장을 고조시키거나 오판을 초래하는 행동을 피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중국측의 이러한 태도는 북한의 미사일 도발이 미 연합공중훈련 '비질런트 스톰'(Vigilant Storm) 등 한미 연합훈련 재개와 미국의 한반도 주변 전략무기 배치 등에 따른 자위적 조치라는 북한의 주장에 힘을 실어준 발언으로 해석된다.


중국이 이렇게 완전히 뒤로 빠져 있고 또 오히려 북한편을 들고 있으니 북한이 마음 놓고 이번엔 ICBM 도발까지 나서게 된 것이다.


[북한 도발문제 해결할 의사가 없는 중국]


이렇게 중국은 지금 한국과 미국을 향한 북한의 도발에 개입할 의사가 전혀 없다. 이유는 간단하다. 미중충돌이 날로 격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이 미국의 요청에 응할 이유가 전혀 없기 때문이다. 중국이 북한 문제에 발 벗고 나선다는 전제는 북한의 도발이 중국의 국익에 해가 될 때일 것이다.


또 하나, 중국이 지금 북한 문제에 개입을 하지 않는 또다른 이유중의 하나는 사실상 그럴 능력이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중정상회의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중국의 북핵 관여를 요구했다고 언급하면서 “중국이 그럴 능력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는 말을 덧붙였다. 이는 아주 의미심장한 발언이다.


그런데 바이든 대통령의 이러한 기조의 발언은 이번이 처음 아니다.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빅터 차 한국 석좌는 지난해 7월, “바이든 정부의 대북 정책은 중국의 역할을 크게 강조하지 않는다. 중국 역할에 한계가 있음을 깨달았기 때문”이라고 말한 바 있다.


사실 중국의 시진핑은 북한의 김정은을 제어할 능력이 없다. 또한 북한과 중국간의 관계는 겉으로는 혈맹을 말하면서 친밀한 외교관계를 거론하고 있지만 사실 속으로는 정략적 외교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북한도 중국을 전적으로 신뢰하지 않고 적당한 수준에서 타협하면서 이익을 취할 수 있는 범위내에서만 협력한다는 의미다.


역사학자인 미첼 러너 오하이오 주립대 교수는 이를 “실용적이고 이기적이며, 매우 차갑고 계산적인 방식으로 서로에게 이득이 될 때 결합되는 관계”라고 정의했다.


중국에서 근무했던 제임스 호어 전 북한 주재 영국 대리대사도 북한과 중국이 ‘가시 돋친’(prickly) 사이라고 표현했다. 다시말해 “북한은 중국을 필요로 하지만, 바로 그 의존성 때문에 중국을 원망할 수 있다”며 “현재로서는 북한을 공개적으로 지지하는 나라는 중국 밖에 없다”고 말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중국은 북한에 대해 미국식 민주주의가 들어오지 못하도록 하는 방파제 역할을 잘 해주는 것만으로 북한의 역할은 훌륭하게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본다. 그러니 어떤 방식으로든 김정은 정권이 유지되기만 한다면 무슨 짓을 하든 관여하지 않는다는 것이고, 또 관여하려 시도해도 김정은이 순수히 말을 들으려고 하지 않기 때문에 아예 시도조차 안하게 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상황이 이렇기 때문에 북한 비핵화에 있어서 중국 역할론은 중국의 능력을 과대 평가한 잘못된 판단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다시말해 중국이 북한에 일방적으로 비핵화 명령을 내릴 수는 없는 관계인데 그런 중국에게 북한 비핵화에 일조하라고 도움을 요청하는 것 자체가 문제 있다는 뜻이다.


북한은 결국 자신이 원하는 대로 움직일 것이고, 북한의 행동을 바꾸기 위해 중국이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런 차원에서 해리 카지아니스 미 국익연구소 국장은 “중국은 (한반도의) 현상유지를 원할 뿐 북한 비핵화가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면서 “미국의 비핵화 노력에 동참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본 것이다.


[중국이 북한 비핵화에 몸이 달게 만들려면...]


그렇다고 중국의 북한 비핵화 역할론을 완전히 포기할 필요는 없다. 중국이 먼저 북한 비핵화에 나서겠다고 몸이 달게 만드는 방법이 있기 때문이다. 그것이 바로 중국에 대한 군사적 위협을 고조시키는 방안이다.


이번에 바이든 대통령이 시주석과 회담을 하면서 북한이 도발을 지속한다면 한반도 주변에 주한미군의 군사력을 증강할 수밖에 없다고 말한 것이 바로 그 해법의 출발이다.


이에 대한 구체적 내용은 제이크 설리번 미 국가안보보좌관이 지난 11일 캄보디아로 가는 에어포스원 기내 브리핑에서 “대통령은 분명히 시 주석에게 ‘북한이 미국뿐만 아니라 한·일 등 지역(아시아) 전체의 평화와 안정에 위협’이라는 점을 말할 것”이라며 “북한이 그 길을 계속 간다면 역내에서 미국의 군사·안보적 현시(military and security presence·顯示)를 더욱 강화할 수밖에 없다”고 밝힌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설리번 보좌관은 “북한의 최악 행동을 그만두게 하는 데 건설적인 역할을 하는 게 중국의 이익에도 부합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전략은 지난 2010년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등으로 한반도에 긴장이 고조되었을 때 당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후진타오 중국 당시 주석에게 “중국의 도움이 없다면 미국은 동북아시아에 병력을 재배치하고, 방위 태세를 전환하며, 군사훈련을 강화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그러자 중국은 바로 움직였고 이후 북한의 도발은 멈췄다.


미국은 이러한 차원에서 괌에 핵을 재배치 하는 방안을 포함해 적극적인 군사력 증강을 준비하고 있다. 만약 서해상에 미국의 항공모함을 배치하면서 군사훈련을 하게 되면 중국은 어떤 표정을 지을까? 그럼에도 북한의 도발이나 핵실험을 용인할 수 있을까?


지금 미국이 바로 이 카드를 통해 중국을 압박하려 하고 있다. 과연 중국은 어떻게 나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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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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