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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2-10-08 13:37:17
  • 수정 2023-03-19 20:3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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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택=뉴시스] 전신 기자 =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5월 20일 경기 평택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에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요즘 우리나라 외교는 중국 리스크나 우크라이나 전쟁 리스크에 큰 비중을 두는 것 같다. 특히 친미성향이 강한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에는 한미 관계는 리스크 측면보다는 우화관계의 강화에 큰 역점을 두는 것 같다. 덕분에 문재인 정권 때보다 한미관계가 덜 불편해 보이고 특히 안보 분야에서 국민들이 느끼던 불안은 상당히 줄어들고 있는 것은 다행이다.


그러나 국가들 간에는 안보문제만 중요한 것이 아니다. 경제문제도 민생과 직결되는 사안으로 안보문제에 못지않게 중요하다. 최근 미국 바이든 행정부와 미국의회의 경제입법들을 살펴보면 자칫 한눈팔다가는 한국경제에 큰 부담을 안겨줄 법 조항들이 포함되고 있다.


미국은 법치의 나라이기 때문에 법 조항 하나하나가 갖는 의미가 매우 중요하다. 요즘 미국 입법부의 동향을 보면 미국이 종래 실시했던 상품 중심의 바이 아메리칸(Buy American) 정책이 이제는 기술중심의 바이 아메리칸 정책으로 크게 바뀌면서 이를 뒷받침할 입법이 진행 중이다.


이 과정에서 반도체나 자동차 등 제품 생산의 핵심기술을 미국기술에 의존하는 국가들의 기업들에게는 통상 공정무역으로 말하기 힘든 특별한 제약들이 가해지고 있다. 명분은 미국에 도전하는 중국의 패권추구를 막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하나 그 여파는 중국과 거래하는 미국우방국들의 기업에도 큰 타격이나 불이익을 안겨주게 된다.


미국의 우방국 기업들은 미국에 협력하기 위해 반도체나 자동차산업에서 미국에 거액을 투자, 미국 현지에 공장을 세워줌으로써 서로 Win-Win 하는 상황을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 의회의 경제입법은 우방국 기업들의 대중국 수출에 심각한 제약이나 불이익을 가할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금까지 중국을 상대로 자유롭게 무역을 해오던 미국의 아시아 지역우방국 기업들은 미국의 새로운 경제입법으로 말미암아 기업운영에 큰 부담을 우려하고 있다. 미국은 자국이 임의로 정의하는 전략물자에 한정한다고 하지만 미국이 노리는 것은 반도체의 경우 Made in USA를 최종 목표로 하고 있다. 대미경제협력의 초기 단계는 프렌드쇼어링(Friend-Shoring)이지만 결국은 리쇼어링(Reshoring)이나 다름없는 상태로 상황을 바꾸면서 모든 주요전략 물자의 생산 관리는 미국이 통제한다는 것이다.


지금 윤석열 정부의 친미외교나 정책은 바람직하고 잘 구성된 외교팀에게도 신뢰를 보내지만 이들의 대미친밀도 때문에 한국기업이 받게 되는 불이익이나 제약을 가져오는 미국 리스크를 외면해서는 안 될 것이다. 친미(親美)만 하면 만사형통이라는 사고방식은 냉전시대의 이야기다.


미국 리스크도 심중하게 내다보면서 국익에 중심을 둔, 한국기업의 장단기 이익에 중심을 두는 외교의 전개가 절실한 시점이다. 미국 리스크를 따지지 않는 외교는 세계랭킹 10위에 오른 한국 경제의 현 단계 수준에 맞지 않기 때문이다.


중국은 우리나라에 경제적 리스크도 크지만 지정학적 리스크도 심각하다. 미국과 중국 간에 날로 격화되는 패권 싸움에 “등 터지는 새우”가 되었던 19세기 말이나 20세기 초처럼 되지 말고, 양자의 어느 편에게도 국익을 손상당하지 않는 돌고래처럼 국익을 잘 지키는 외교를 펼쳐야 한다는 학계의 목소리가 들린다. 그 길이나 방도가 어렵지만 응당 시도해야 할 것이다.


*필자: 이영일(전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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