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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러시아군의 조롱. “푸틴은 바보!” - 러 병사들이 전화기 너머 털어놓은 전쟁의 실상 - 드러난 러시아군의 현실, “전쟁은 이미 끝났다!” - 美 CIA국장 “푸틴, 30만명 동원해도 안된다!”
  • 기사등록 2022-09-30 13: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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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병사들이 전화기 너머 털어놓은 전쟁의 실상]


우크라이나 전장에 투입된 러시아군은 과연 싸워서 이기겠다는 의지가 있기는 한 것일까? 미국의 뉴욕타임스(NYT)는 9월 28일(현지시간), 러시아 병사들이 참호 속에서 지휘부 몰래 본국의 가족이나 애인, 친구들에게 전화를 걸어 통화한 것을 감청한 수천건의 내용을 입수해 전격 공개했다.


▲ 뉴욕타임스(NYT)는 9월 28일(현지시간), 러시아 병사들이 참호 속에서 지휘부 몰래 본국의 가족이나 애인, 친구들에게 전화를 걸어 통화한 것을 감청한 수천건의 내용을 입수해 전격 공개했다.


이번에 보도된 자료들은 우크라이나 전쟁 초기, 러시아군이 수도 키이우 방면으로 진격했으나 우크라이나군의 저항과 병참 문제에 부닥치자 키이우 북부 위성도시 부차시 등지에 진지를 구축하고 수개월간 머물렀을 때 이루어졌던 통화들이다.


NYT는 “병사들은 상관의 눈을 피해 몰래 가족이나 친구들과 통화하는 데 성공했다고 생각했겠지만 정작 이 통화 내용은 우크라이나의 정보당국에 의해 모조리 녹음되고 있었다”면서 “러시아 병사들의 통화 감청 자료를 입수하고서 거의 2개월간 전화번호와 소셜미디어 등을 교차 점검하며 신빙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NYT는 실제 감청한 자료의 일부도 그 목소리들을 그대로 공개했다. 그 중에는 “푸틴은 멍청이야. 키이우를 점령하라는데 절대 불가능해”라고 말하는 내용도 있었다.


한마디로 “우크라이나 전쟁초기부터 러시아군인들의 사기가 크게 저하되어 있고, 보급도 부족하며 자신들이 속아서 투입됐다고 밝혀, 최근 러시아군이 동부에서 크게 패배한 이유를 설명한다”고 NYT는 전했다. 실제로 한 병사는 “우리가 전쟁을 벌일 거라고 말을 들은 적이 없고 떠나기 전날 말했다”고도 했고, “우리가 훈련받은 건 고작 2,3일 뿐”이라면서 “훈련하러 간다고만 했는데... 이 나쁜 놈들이 아무 말도 안해줬다”고 하소연하는 대목도 있다.


NYT는 이어 “러시아군 공수부대와 국방경비대 소속 군인들의 통화 내용은 일상적 내용부터 푸틴 대통령과 군 지휘관들을 향한 강한 비판들이 포함돼 있다”면서 “이런 발언들을 러시아에서 할 경우 처벌될 수 있는 내용들”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통화 내용 가운데는 “전쟁을 벌인 정부가 정말 바보같다”고도 했고, “푸틴이 전쟁 끝난 뒤 변명이나 할 수 있을까? 나쁜 놈. 모든 게 계획된 일정에 따라 진행되고 있다는 건 말도 안되는 소리야”라고 말하기도 했다.


또한 NYT가 밝힌 바에 따르면, 군인들은 전략적 실수와 심각한 보급 부족을 토로했다. 그들은 비전투원들을 붙잡아 살해하고, 우크라이나 주민 가정과 상점 등을 약탈한 것을 대놓고 털어놨다. 많은 사람들이 군대를 떠나고 싶다면서 현장의 참혹한 현실을 호도한 러시아 언론의 선전 보도를 비난했다.


결국 우크라이나군이 기습 공격을 가하고 수도 접근로를 차단하자 우크라이나에 투입된 러시아 장병들은 침공 2주만에 키이우 점령이 불가능함을 깨달았다. 그래서 러시아 군인들은 가족들에게 군사전략이 실패했다고 밝혔다.


그들은 “콜콜(우크라이나인을 가리키는 속어)이 공격하는데 우린 여기서 꼼짝도 못해...이런 꼴을 당할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어”라면서 “우크라이나 군대가 뛰어나 놀랐다”고 말했고, 예프게니라는 병사는 대놓고 “지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병사들은 전술이 실패했다며 무기도 야시경과 제대로된 방탄복 등 기본 장비도 없다고 불평했다. 그리고 3월 중순에 들어서면서부터는 큰 피해를 입고 있다는 통화가 많아졌다.


국방경비대 656연대소속 병사인 니키타는 자신의 아내에게 부대가 차를 타고 이동하는데 기습을 당해 부대원 60%에 해당하는 90명이 전사했다고 했다.


또한 331공정연대 부대원들이 주고 받은 통화내용에서 세미온이라는 병사가 연대의 3분의 1이 전사했다고 했다. 다른 병사는 “공항에 젊은 공수부대원 관 400개가 있다”면서 “지휘관들이 죽으라고 내몰아서 그렇다”고 원망했다. 331공정연대 군인들은 제2대대전술단 소속 600명이 모두 전사했다고 보고했다.


[러시아 병사들이 털어 놓는 전쟁범죄]


그런데 주목할 것은 이들 러시아 병사들의 전화 통화를 통해 그들의 전쟁범죄도 낱낱이 드러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4월초 우크라이나 부차 등 지역에서 전쟁범죄로 보이는 학살 현장이 공개되면서 전세계 비난을 받자 푸틴 등 고위층들이 거듭 부인하면서 학살이 “도발이며 조작된 것”이라고 밝혔지만 러시아 병사들은 스스로 자신들이 저지른 것이라며 인정한 것이다.


3월 부차에 주둔했던 푸틴의 군인들이 직접 목격한 현장을 전했다. 세르게이라는 병사는 여자 친구에게 자기 상관이 “창고 앞을 지나가는 남자 3명을 죽이라고 명령해 자신이 ‘살인자’가 됐다”고 했다. 두말할 것도 없는 전쟁범죄 행위다.


몇 주 뒤 세르게이는 어머니에게 숲 속에 시신이 산처럼 쌓였다고 했다. 이러한 끔찍한 전쟁범죄 관련 내용은 숱하게 나온다. 방송으로는 차마 공개할 수 없는 그런 내용들도 많다. 그런데 전화통화를 한 러시아 병사들은 그러한 행위를 자신들의 지휘관이 명령해서 어쩔 수 없이 한 것이라 말한다.


3월말 러시아군이 퇴각한 뒤 우크라이나 당국자들이 부차의 길거리와 정원, 우물, 지하실, 집단 매장지에서 1100여구의 시신을 발견했다. 일부는 불에 탔고 손이 묶인 사람도 있었다. 안드리 네비토우 현지 경찰서장이 약 617명이 총격으로 숨졌다고 밝혔다.


[드러난 러시아군의 현실, “전쟁은 이미 끝났다!”]


우리 신문도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된 지 한달여가 지나면서부터 전쟁 상황이 이미 우크라이나로 기울어졌고, 러시아군은 질 수밖에 없는 전쟁을 치르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지만 러시아 병사들의 전화통화 내용에도 그러한 말들이 많이 거론된다.


3월말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의 저항에 막혀 전진하지 못하는 동안에 이뤄진 통화 내용들은 러시아 병사들의 사기가 크게 떨어졌으며, 초조감, 공포, 피로 때문에 부대가 지리멸렬이라고 입을 모았다. 세르게이는 여자친구에게 “솔직히 말해 왜 우리가 여기서 싸워야 하는 지 아무도 몰라”라고 했다. 그러한 병사들이 전쟁에서 이길 수는 없을 것이다.


한 병사는 “집에 가고 싶다. 너무 피곤하고 정말 무서워. 놈들이 우릴 구렁텅이에 처박았어. 제기랄 여기 있으면 죽기만 기다리는 꼴이야”라고 한탄하기도 했다.


또한 먹을 식량도 제대로 공급 안되고 또한 부상당하고도 제대로 치료도 받지 못하는 상황에 맞닥뜨리면서 많은 병사들은 지휘관들을 욕했다. 지휘를 잘못해 많이 죽었다는 것이다. 일부는 “저 위에 있는” 푸틴 대통령까지 심하게 욕했다.


[당장 그만두고 싶다는 러시아 병사들]


패배가 거듭되면서 죽을 걱정을 해야 하는데 화가 난 병사들이 군대에 질렸다고 했다. 그러면서 계약을 빨리 끝내거나 탈영하려 했다는 사실도 통화 내용에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또한 자신의 자녀들은 결코 군인을 시키지 않을 것이라 다짐하는 내용도 있었다.


[가짜뉴스를 비난하는 러시아 병사들]


전화 통화 내용 중에는 러시아 정부가 국민들에게 전파하는 전쟁 상황이 모두 거짓이라며 가족들에게 호통치는 내용도 있다. 한 병사의 아버지가 “TV에서는 모든 곳에서 러시아가 이기고 있다면서 우크라이나군은 하나도 남지 않았다고 하더라. 너희들이 사우나도 하고 빵도 구워 먹는다고 하더라”고 했더니 그 병사는 “그 모든 것들은 헛선전”이라면서 말싸움 하는 내용도 담겨 있었다.


그러면서 그 병사는 “엄마, 여긴 파시스트는 한 명도 없어요...거짓말로 전쟁을 일으킨 거라구요. 전쟁하고 싶은 사람은 없어요. 와서 보니까 사람들이 모두 정상이예요. 러시아처럼요”라고 말했다.


가족들 가운데는 제재 때문에 힘들다는 얘기도 했다. “맥도널드, H&M, 이케아 같은 브랜드가 철수했고, 미디어 회사들이 모두 폐쇄됐다”면서 “아무 것도 없어 90년대로 돌아간 것같다”는 말도 했다.


[美 CIA국장 “푸틴, 30만명 동원해도 안된다!”]


이러한 러시아군의 현실을 다 파악하고 있기 때문에 윌리엄 번스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28일(현지시간) “러시아가 예비군 동원령으로 충분한 병력을 확보하더라도 훈련·장비 부족 등으로 여전히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전망한 것이다.


그는 “30만명을 동원할 수 있다고 해도 (전투는) 그냥 전장에 총알받이로 던져넣는 것과는 다르다”면서 “동원된 이들 다수는 제대로 훈련받지 못하고 필요한 장비와 군수 지원을 받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번스 국장의 이 증언이 지금의 러시아군 현실을 있는 그대로 증언해 준다. 그런데도 러시아의 젊은이들을 사지(死地)로 몰아넣은 푸틴을 어떻게 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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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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